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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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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생송이 탐내는 이유

DUMMY

“메타전자가 통째로 우리꺼는 아닌줄 알았지만 새삼 내 위치를 확인하게 되네요.”


“일부는 우리 회사이기도 하지 우리가 주주니까.”


아무리 돈이 없어도 직원들 월급 밀린 적은 없었다.

몇번 거래처가 부도나는 바람에 사채까지 써가면서도 악착같이 버텼다.

형수 이예원에게 투자금을 받기도 수차례, 두번이나 살던 집을 팔기도 했었다.

그렇게 두 형제가 20년동안 피와 땀을 흘려가며 키워온 메타전자지만 이제 세상이 조금 바뀐거 같은 기분이다.


“형님! 정말 박민기 그 친구가 동의하면 메타전자 생송에 팔겁니까?”


“팔아야지···”


지금 수익성이 좋기라도 하면 버틸수 있지만 몇년째 마이너스였다.

아무리 열심히 아무리 잘 하려고 해도 시장에서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건 어쩔수 없다.


“우리 선택이 아니라 민기씨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니까 왠지 허무합니다.”


“그렇겠지··· 나도 그러니까.”


회사의 대표이사인데도 불구하고 결정권이 없다는게 이렇게 허무할 줄은.


“어쨌든 재미나지 않습니까? 그 친구 물건이었네요.”


“그러게···”


입사해 한 달여동안 그냥 조용히 심부름만 하는거 같더니. 이래서 사람은 겉만보곤 모르는 거였다. 그저 좀 착하게 생기고 어리숙해 보였는데··· 사업계획서를 떡하니 들고와서 말도 안되는 딜을 하더니. 이제 그 여파로 생송에서도 메타 전자에서 인수하겠다고 달려들고 있다.


“이제 우리 시대가 간 걸까요?”


“글쎄. 그건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진이사는 어때? 아예 한물 간거 같아?”


진성주가 물어보자 진형주가 눈을 반짝거린다.


“아니요. 전 아직 여기 입사할때랑 별로 달라진게 없습니다. 아직 뭔가 할게 많이 남은거 같고 더 열심히 쫓아다녀야 할 것 같고 그래요. 사장님은 어떠십니까?”


형님이라더니··· 진형주가 이제는 ‘사장’이라고 호칭하며 묻는다.


“나도 그래··· 아직 해야 할 게 많다고 느껴.”


“만약에 말입니다. 만약에···”


진형주가 눈을 반짝거리며 진성주를 바라보며 말한다.


“정말 메타전자가 생송에 팔리면 뭘 할 겁니까?”


“글쎄··· 그러면 놀아야지··· 당분간은 푹 쉬면서···”


“아니 그 이후 말입니다. 죽을때까지 놀진 않을거 아닙니까?”


진형주의 말에 진성주가 씨익 웃더니.


“너 꼬셔서 또 사업해야지. 아주 재미난 걸로···”


“또 날 꼬신다고요? 누굴 말려 죽일려고? 그런데 지금 메타전자보다 더 재미난게 있겠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던 진성주가 한숨을 쏟아낸다.


“휴우우우··· 그러게 말이다. 아주 애증의 대상이네··· 징글징글 하다가도 이 것 밖에 없는것 같기도 하고 이 마음을 몰라주는 직원들이 원망스럽다가··· 친동생 같기도 하고··· 실속만 챙기고 떠나는 놈 보면 야속하게 느끼다가도 미련하게 함께 일하는 놈들보면 애틋하고··· 메타전자 만한게 없지. 메타전자는 내게 사업체가 아니라 삶 그 자체니까.”


“나는 또··· 사장님이 늙었나 했습니다. 그럼 결국은 사장님도 넘기실 마음은 없다는 거네요?”


“그치··· 내 마음이나 진이사 마음이나 뭐 다르겠어?”


“알겠습니다. 난 또 사장님이 다 늙어버린 노인네가 되었는지 알았습니다. 죽으나 사나 사장님은 메타 전자 끌고 가고 싶으신거죠? 직원들 생각해서 생송에 인수되어도 괜찮겠다 생각하신 거란 말이죠?”


“아는줄 알았는데 몰랐다고? 쯧쯔··· 진이사 아직 멀었네.”


“멀다뇨? 척하면 척이지··· 아니까 다시 확인한거 아닙니까? 돌다리도 두들겨 보라면서요?”


아주 오래전 중요한 계약이 부러졌을때 그 소리를 진형주에게 했었더랬지.


“그래··· 운동 열심히 하자! 젊은 애들하고 부대끼며 일하려면 체력 딸리면 안돼!”


진성주의 말에 진형주가 피식 웃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그의 형이자 메타전자의 사장인 진성주가 나약한 뒷방 노인네가 되었을까봐 걱정했는데···

아직 그나 진성주나 달리고 있는 현역이었다. 그리고 더 달리고 싶었다.




***




“두 분은 나가 계시죠. 아니 돌아가셔도 됩니다.”


“네?”


“가, 가요?”


유상득과 이현일이 되물었지만 남자는 그쪽을 바라보지도 않았다.

철저한 무시··· 남자의 눈에는 두 사람이 자신과 비슷한 레벨도 아니며 말을 섞을 가치도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았다.


“그럼··· 나중에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럼···”


유상득과 이현일이 고개를 꾸벅 숙였지만 남자는 마주 고개를 까닥하며 인사하는척 할 뿐이다. 이윽고 두 사람이 나가고 박민기와 남자는 서로를 마주보고 있다.


생송전자 미래전략실 본부장 김성한.

40대 후반의 어린 나이에 사장급보다 더 위라는, 생송의 그룹사 전체를 지휘하는 미래전략실 본부장을 맡고 있는 남자.


“말씀하시죠.”


김성한이 금테 안경을 치켜 올리며 입을 열었다.


“먼저 어떻게 코딱지만한 메타전자에서 피부케어 제품을 개발하려고 한다는걸 아셨죠?”


“정보가 중요하니까요. 그정도 정보력이 없으면 벌써 문 닫았죠.”


어떻게 정보를 입수했는지는 말하지 않고 빗겨 대답한다.


“다음 질문 하시죠?”


이런식이로군.

박민기가 피식웃으며 질문을 한다.


“왜 메타전자를 인수하길 원하는 거죠?”


“메타전자를 인수하길 원해요? 누가요?”


“생송에서 인수하려고 한다던데.”


“그건 최악의 경우죠. 우린 TF팀의 인프라만 가져오면 됩니다. 주영신 교수의 임상자료, 그리고 AI.”


이건 또 말이 다르네.


“그걸 확보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 메타전수 인수였다는 건가요?”


“넵!”


인정하는건 깔끔해서 좋네.


“이해가 안가네요. 왜 생송에서 이제 막 시작한 메타전자의 TF팀을 탐냅니까? 그 이상의 자료들도 많고 더 고성능인 강인공지능에 근접한 AI를 개발중이잖아요.”


박민기의 말에 김성한이 피식 웃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말해야 하죠?”


“전부 다!”


그러자 흥미롭다는듯 박민기를 바라보더니.


“내가 여기서 말하는게 바깥으로 나가지 않는다면 말하죠.”


“약속합니다.”


박민기의 말에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듯 하더니.


“그게 아주 더럽게 꼬인 우연이에요. 5년전에 주영신 교수가 우리한테 연락했었어요. 자신이 만든 연구결과를 토대로 피부케어 제품을 만들어 보자고··· 그당시 주교수의 연구 실적 자료는 학계에 그닥 인정을 받지 못했던 논문이고 우리는 피부과 의료기기, 그러니까 탄산가스 레이저나 펄스레이저에 집중하고 있었을 때였어요.”


김성한이 씁쓸하게 고갤 흔들더니.


“당연히 거절했죠. 주류학계 인정도 못 받는 논문이었고 의료기기 아니면 개발할 생각도 없었으니. 그런데··· 그렇다고 비의료용 피부케어 시장을 외면하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우린 꾸준히 지켜보고 있었죠. 언젠가 시장이 무르익으면 제품을 재빠르게 내 놓기 위해서요. 그걸···”


김성한이 박민기를 노려보며 말한다.


“박민기씨가 채 간 바로 직후에 알았죠. 5년이상 주영신 교수의 연구 흔적을 분석하고 있었어요. 비주류였던 그녀의 이론이 이제 학계에 주류가 되었고 아주 자세한 임상실험 결과가 첩부되어있었죠. 우리가··· 세계 시장변화를 주목하며 트렌드 분석에만 수십억을 쏟아부어 결과를 얻기 전에 딱! 박민기씨가 채 간 거라고요.”


그제서야 왜 그 모든 일들이 일어났는지 알것 같았다.

왜 하루 아침에 생송이 TF팀을 못 가져서 안달이 난 것인지.

왜 메타 전자를 인수하겠다고 하면서까지 TF팀의 뷰티케어 제품을 탐내고 있는지.


자신이 주영신 교수와 계약을 맺은건 정말 기적적인 일과 같았다.

바로 며칠뒤 생송에서 주영신 교수를 찾아왔다고 하지 않았던가?


“미리 계약을 하지 그러셨어요?”


박민기가 말하자 김성한의 미간이 좁혀졌다.


“우리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우리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모든 기반이 마련되어야 하죠. 시장분석에서부터 제품 개발후 판매량 분석, 수익분석같은 답이 나와야 결재가 떨어지게 되죠. 아무리 보고체계를 건너뛸수 있는 미래전략실이라도 말입니다.”


“듣고보니 안타깝기는 하네요.”


이런 우연이 있을수가? 결론적으로 생송에서 5년이나 눈독들이고 있는 먹잇감을 박민기가 낼름 채 간 셈이었다.


“주교수한테 무슨 짓을 한거죠? 주영신 교수와 아무런 관계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주영신 교수한테 기존 계약을 파기하고 우리랑 다시 계약하자고 했었죠. 그런데 과거에 거절당한 것 때문인지 완고하게 버티더군요. 계약만 하면 계약금으로 10억을 주겠다고 했는데 말입니다.”


생송이라면 주영신 교수의 사돈의 팔촌까지 인적 관계를 다 조사해봤겠지.


“저는 그냥 교수님의 연구실적을 알아봐 준것 뿐입니다. 답이 나왔네요. 주영신 교수가 생송에 손을 뻗었을땐 생송은 거절했던 거고, 전 주영신 교수의 연구실적을 알아보고 제가 먼저 다가선 거였고. 제가 주영신 교수라도 알아봐주는 사람 손을 잡겠네요. 알아봐 달라고 말해도 모른척했던 쪽이 아니라.”


“대단하다고 해야할지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운이 좋은거죠. 저같은 풋내기가 뭘 알겠어요.”


“풋내기? 그래서 이지호를 데려오셨다?”


“응?”


박민기는 놀라 김성한을 바라봤다.

마치 뒤통수를 망치로 한대 맞은 느낌이지만 박민기를 쏘아보고 있는 김성한의 눈에서 레이저라도 나올것 같은 기분이다.


“이지호씨는 어떻게 알죠?”


이제 박민기의 미간도 구겨진 상태였다.


“이지호씨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는 있습니까?”


그건 또 무슨 소린가? 그걸 왜 당신이 물어?


“아마 소문은 들어서 알고 있겠지만 우리 생송에선 전세계의 인재들을 추적하고 분류합니다. 뭐 당연히 한국인은 특별히 더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죠. 이지호씨는 생송 기준의 분류 체계로 전 세계에서 몇명 없는 S등급으로 분류된 사람입니다. 최고의 대우를 해 반드시 생송 사람으로 만들어야 하는 인사팀 최고의 목표죠.”


‘S등급’? 이게 무슨 너 혼자만 레벨업 하는 판타니 소설같은 소린가?


“그 이지호씨 이야기만 해도 길어질듯 하니 간단히 말하자면 이지호씨가 트랜스포머 AI라고 말한 AI가 트랜스포머 수준이 아닙니다.”


박민기도 예전 구골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누구나 개발할 수 있도록 공개했고 그걸 ‘트랜스포머 AI’라고 명명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트랜스포머 AI’라고 한다면

방정식 세계에서 ‘X=3’과 같은 아주 기초적인 1차 방정식 같은 것이다.


“트랜스포머AI가 아니면 뭐죠?”


박민기의 질문에 김성한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간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군요.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 제품에 들어간 구골의 온바디드 AI 의 두 세대 정도 위의 버전이라고 할 수 있죠. 적어도 기술적으로 2년은 앞선 겁니다.”


무슨 말인지 정확히 알순 없지만 왜 생송이 그토록 TF팀을 욕심냈는지 대부분의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자 이제 제가 질문하죠.”


김성한이 자세를 간추리고서 박민기를 바라보며 물었다.


“말씀하십시오.”


“어떤 조건이라면 박민기씨와 그 TF팀이 우리 생송에서 일하게 될까요? 박민기씨의 의견을 알려주십시오.”


생송 책임자를 만나기로 할 때부터 이 말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제가 또 질문해야겠네요. 어떻게 하면 그런 무리한 조건을 거론하지 않고 생송 전자와 저희 메타 전자가 윈윈할 수 있을 까요?”


박민기의 말에 김성한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더니.


“메타전자요? 그 쓸데없는 메타 전자는 인수해봐야 어차피 다 팔아버리게 될 겁니다. 메타전자 인수 같은 말은 하지 마시고요.”


반면 박민기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한다.


“생송에겐 쓸모없는 쓰레기일지 모르지만 다른 이에겐 그 쓰레기가 꿈이며, 목표이며, 미래일 수도 있거든요.”


무표정하게 박민기를 바라보던 김성한의 입에서 바람이 픽 빠졌다.


“하하하 재밌네요. 박민기씨! 우리회사에 오시면··· 어디서도 얻지 못할 정말 귀한 정보를 얻으실수도 있습니다. 가령 예를 들면··· 갑자기 일어난 교통사고 같은거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거기까지만 말하죠. 후후후.”


그 순간 박민기의 머리속 아득한 기억속에 잊으려고 했었던, 잊고 싶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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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기우연인 +2 24.08.28 655 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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