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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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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10시50분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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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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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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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왕자의 저택

DUMMY

화장실이 있는 복도 끝 브레드가 핸드폰을 붙잡고서 30분째 통화를 하고 있었다.

브레드에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강태창은 브레드가 도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알아보기로 한다.


“시끄러 좀 꺼지라고!”


상태창을 불러 도청을 시전한다.

모든 신경은 브레드쪽으로 향하면서 강태창은 핸드폰을 보는 척 고갤 돌리고 앉아있다.


[어 미안! 오늘 밤 니네 집 못 갈거 같아. 갑자기 여기 행사가 길어져서··· 미국대사가 주최하는 자리야··· 응 그렇지··· 우리도 미국 진출해야 하거든··· 미안··· 내 마음 알지? 내일 내가 전화할게. 응 유정이 너밖에 없다. 사랑해 쪽!]


최유정, 둘이 사귀는 관계라고 소문이 돌더니 그 소문이 사실이었군.

집까지 오고가는 사이, 게다가 ‘사랑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버트의 말에 의하면 엔젤린이 브레드와 썸을 탄다고 알려진 가쉽을 이용해 대외적으론 브레드를 만나러 온 것으로 포장한 모양인데.

저렇게 양다리를 걸쳐서야.


브레드가 전화를 끊더니 다시 전화를 건다.

그 모습을 멀리서 강태창이 멀뚱히 바라보다 브레드와 눈이 마주치자 씩 웃고는 고갤 돌린다. 도청을 시전한 상태라 엿듣고 있다는 사실은 몰랐겠지만 그럼에도 강태창 쪽을 두리번 거리며 경계하면서 통화를 하고 있다.


[어 세라야 나야! 밥 먹었어? 응 나도 너 보고 싶어! 할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키스하고 싶지. 사랑해! 은세라··· 이 세상에 날 이해해주는 사람 너밖에 없다. 조금만 기다려 다음 앨범 발표하고 그 다음에 우리 함께 여행가자. 엔젤린?··· 별로야 얼굴 자세히 보면 주근깨만 가득해. 내일 밤에 갈게··· 그래. 응 끊어!]


강태창의 입이 떡 벌어졌다.

은세라? 그 유명한 아이돌? 이 자식 이거 양다리도 아니고 문어발이었네.

브레드가 강태창쪽을 한번 쓱 보더니 보더니 다시 전화를 한다.


[어 형! 응 나 브레드··· 응 엔젤린하고 같이 있어. 이거 말하면 안돼! 이 사실 지금 아는 사람 대한민국에서 몇 없어, 왜긴 왜야? 나보러 온거지 애가 좀 질척 거려···]


브레드가 태창쪽으로 고갤 돌렸기에 태창도 시선을 재빨리 옮겼다.

새끼, 엔젤린 팔아서 지 주가 높이네.


[애들 데려 왔다고? 또 단체로 그거 하는 거야?]


뭐? 단체로? 뭘?


[형 병걸린다. 형 다음엔 나 안해··· 그런 줄만 알아둬! 저번에 피가 났···]


컥!

다음 대사는 알고 싶지 않았다.

재빨리 도청을 끄고 피곤한듯 기지개를 켰다.


전화를 마친 브레드가 태창을 향해 걸어왔다.


“에바랑 친한가 보던데··· 안 들어가세요?”


티 없이 말고 깨끗한 환한 웃음, 저 웃음 때문에 쓰러진 여자애들이 수천명이라지.


“아 네 지루해서··· 좀 있다가 들어갈 거에요.”


“네!”


돌아서려던 브레드가 되돌아서 다시 활짝 웃으며 말한다.


“잘 부탁드려요.”


“아 네!”


말을 마치곤 브레드가 모델처럼 걸어 행사장안으로 들어간다.


“와 씨발··· 이건 무서워서 어디다 말도 못하겠네.”


연예계 사람들의 삶이 일반인과는 많이 다르다는건 알지만 갑자기 너무나 무서웠다.

양다리, 문어다리에, 남자? 그리고 또 뭐?


“하아아아···”


저도 모르게 한숨이 튀어나왔다.

어쩌면 이능력을 갖게된 자신보다 저 브레드가 더 무서운 존재인것 같았다.




***




‘하 기가 막히네···’


강태창은 지금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믿을수 없었다.


“차린건 없지만 많이들 드세요.”


첫번째,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어쩌고 저쩌고··· 하여간 슐레이만이라는 아랍의 왕자놈이 한국말을 기가 막히게 잘한다는 것, 한국 여자 아이들 궤보를 줄줄이 꿰고 있다는 것.


두번째는 이 슐레이만 왕자라는 놈이 어마어마하게 여자를 밝히는 놈이라는 것. 아무리 외모가 30대처럼 보인다고 하지만 살제 나이는 열여섯이라면서 이 자식이 오선영과 에바(엔젤린 플랭클린), 라사를 경매에서 구매해 버렸다.


세번째는 그 자리에 강태창과 브레드가 함께 앉아 있다는 것. 강태창을 오선영이 낙찰 받았고 브레드는 에바가 낙찰받았다.


네번째는, 에바와 라사는 100만원에, 오선영은 120만원이 낙찰 금액이었고 브레드는 200만원에 낙찰받았지만. 강태창은 시작가 2만원에 낙찰 받았다는 거.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낙찰해서 여섯명이 한꺼번에 모여 있는 것이었다.

뭐 그 덕에 카이막과 절인 대추야자, 꿀 바른 아랍 왕실 간식들을 맛볼수 있게 되었지만.


“야! 이만원, 어깨 펴! 기죽지 말고.”


오선영이 싱글거리면서 강태창을 놀리고 있다.

솔직히 백만원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래도 최소한 십만원은 넘을줄 알았지.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아서 유찰이 분명하던 때에 오선영이 손을 들어줘서 유찰은 면했지만.


반바지에 슬리퍼, 하와이안 셔츠에 페도라, 선글라스··· 이런 차림만 아니었으면 그냥 슈트만 입었어도 50만원은 넘었을텐데.


“한국에 인연이라는 말이 있더군요. 이게 바로 인연이지 않겠어요? 저녁에 가볍게 술한잔 하시려면 말씀하세요. 아무도 모르는 저희 가족전용 저택이 근처에 있습니다.”


짙은 눈썹과 파란 눈, 아랍계치고 꽤 잘생긴 얼굴인데 열 여섯살 밖에 안된 어린 놈이 누님들한테 수작을 부리고 있었다.


“거기로 가면 수영장에서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칵테일 파티도 하면서 재밌게 놀수 있어요. 기자도 없고 경찰도 모르는 그런 아주 아주 비밀스러운 장소에요. 아 물론 5성급 호텔 이상의 완벽한 침실도 있습니다.”


이 새끼가 그냥 확?

어디서 그런 음흉한 눈으로 오선영을 보면서 말해?

태창이 오선영을 돌아보았을 때 오선영이 눈을 반짝이고 있다.

뭔가 신기한 일, 재밌는걸 발견했을 때의 오선영의 특유의 눈빛이다.


썬더펀치와 승룡권으로 뒤통수를 때려주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을때 슐레이만이 이제 막 콧수염이 돋아난 징그러운 얼굴로 웃으며 에바를 바라본다.


“만남이라는게 신기하지 않습니까? 어쩌면 먼 곳에서 온 손님이 찾아올지도 모르고요. 그 손님이 여러분들이 기다리고 있었던 그 손님일지도 모르죠.”


응?

웃으면서 한 말이지만 슐레이만의 목소리는 진중하기 짝이 없었다.

그 순간 에바와 라사의 눈빛이 빛나는 걸 강태창은 놓치지 않았다.

먼 곳에서 온 손님? 사전에 무슨 암호라도 주고 받았던거야?


“재밌겠는데! 우리도 갈까?”


슐레이만의 말에 반응한건 오선영쪽이 아니라 에바였다.

에바가 브레드를 보면서 갈수 있겠냐고 말한다.


“응 에바가 가면 나도 가!”


엄마가 독일계라고 그랬던가? 허여멀죽 잘생긴 샌님 같은 브레드가 대답했다.


“스케줄 없어?”


“있어도 빼 놔야지.”


아니 왜 갑자기 스토리가 그렇게 전개되냐고?

좀 전까지 백만명을 구하느냐 마느냐? 전 인류애적인 임무를 수행중이었던거 아니었어?


“버트는?”


라사의 말에.


“참 우리 친구 한명 데리고 가도 돼?”


에바가 슐레이만, 그 아랍 왕자놈에게 물었다.


“얼마든지··· 침실은 많으니까요.”


아 있는 놈들 클래스는 이런 거구나.

대궐같은 집에 수영장도 있고 손님 불러서 마음껏 놀라고 하고.

그 순간 강태창은 오선영을 바라봤다.

오선영이 잔뜩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클클클··· 좀 전에 이만원짜리라고 그렇게 비웃더니.

설마 거기까지 따라간다고 하진 않겠지.

선영이 넌 집에 가야지! 응? 부모님이 허락해 주시겠어?




***




‘거기 사이다도 있어?’


‘공주님이 바라시면 구해다 놓을게요.’


‘그래 그럼 나도 간다.’


그렇게 말하곤 오선영은 부모님 자리로 가서 허락을 받고 왔다.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를 낀 열명에 가까운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슐레이만 왕자의 캐딜락 세 대가 앞장서고 곧바로 버트가 모는 차에 오선영까지 태우고서 따라 갔다.

슐레이만이 탄 차 뒤의 차엔 에바와 브레디가 함께 타고 있었다.


“야! 오선영! 넌 도대체 여기가 어딘줄 알고 따라와?”


“왜? 슐레이만이 나보고 와도 된다잖아.”


“그런다고 따라가냐?”


“내 맘이지···”


하! 이 정신나간 여고생 좀 보게.

어디 돈많고 잘생기고 연하에··· 왕자라지만··· 꼬신다고 넙죽 따라가?


“너는 가고 나는 왜 못가? 너도 이 예쁜 언니하고 놀러가는거 아냐?”


“고맙네. 예쁜 언니라고 해 줘서.”


“헉! 한국말 할 줄 알아요?”


“그럼··· 난 라사!”


“난 오선영이에요.”


“그냥 말 놓자! 존댓말 불편해!”


“그래···”


“니가 티씨 여자친구?”


“티씨? 티씨는 뭐야?”


“나다 나.”


“본격적으로 놀아보시려고 이름도 가명을 썼냐? 니가 셀럽이야?”


“······”


강태창은 대답대신 고개를 흔들고 말았다.

마음에 안든다. 이 상황도 이해할 수 없고.

아니 몇십만 몇백만명이 죽는걸 막아야 하는 중요한 작전을 진행하는 지금 시점에 아무리 자선 경매라고 하지만 단체로 아랍왕자 저택으로 놀러를 가?


도청으로 엿듣기로는 전쟁 시나리오를 가진 사람이 싱가폴에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무리 그 사람이 내일 온다고 하지만 이건 아니지.

언제 킬러가 들이닥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게다가.


태창은 고갤 돌려 오선영을 바라봤다.

여기가 어디라고 따라오냐고?

옷을 갈아 입어 지금은 반바지에 티셔츠에 샌들을 신었지만 화장은 아직 다 지우지 못한 상태였다.


그리고.

아직 태창은 라사나 버트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먼저 미얀마에서 작전을 진행하면서 동료의 능력을 파악하는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았다. 안재권도 부주찬도 처음엔 그저 짐덩어리라 여겼었지만 그 두사람 아니었다면 인질들을 무사히 구출해오지 못했을 것이다.


‘이게 참 아이러니지, 내 능력은 보여주기 싫지만 동료들 능력은 알아야만 하니까.’


결정되기 전이라면 모를까 모두 슐레이만의 저택으로 향하는 지금, 마음에 안든다고 무를수 있는 것도 아니니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유일하게 걸리는게 있다면.


“왜? 또 뭐가 마음에 안드는데?”


강태창이 오선영을 돌아보자 오선영이 투덜거린다.


개인적으로야 오선영이 정말 대단한 인간이라는 걸 알지만.

항상 함께 있고 싶고 좋아하지만.

지금은 오선영이 함께 있다는게 오히려 불안하게 느껴졌다.

엔젤린이 있는 곳엔 언제든 전쟁터가 될 수 있으니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과 함께 있다면 그 자체로 매우 위험할 수 있지.

그리고 강태창이 아는 사람중에 어디로 튈지, 한계가 어딘지 모르는 최고의 캐릭터는 오선영이니까.


[팔자 좋네. 아주 선남 선녀끼리 놀러다니고···]


이어폰으로 최창이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이 있어서 강태창은 대답할 수 없었다.


[저기 그냥 듣기만해! 안재권이 할 말이 있다니까. 안재권 말해 봐!]


잠시 부시럭 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아! 강태창! 아까부터 좀 기분이 그래서 그렇거든··· 뭔가 느낌이 좀 안 좋아! 내가 태창이한테 느꼈던 거랑 비슷한 그런 느낌이 들거든.]


강태창이 알아들었다는듯 이어폰을 한손으로 툭 쳤다.


[이정도로 감한 느낌이 드는 존재가 주변에 있다는게 좀 이상해. 국장님한테는 보고 했거든. 그러니··· 태창이도 방심하지말고 바짝 긴장하고 있어.]


혹시 그게 버트나 라사 때문에 그런것이 아니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그 둘때문에 안재권의 사이키스트 능력에 영향을 받은건 아닌지.

안재권은 이능력자의 능력을 파악하는 능력이 있으니까.


[혼돈될까봐 말하자면 그 버트나 라사 때문이 아니야! 그쪽이 아니라 그 주변에 있는 누군가라고··· 어쩌면 미행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 말은 강태창이 긴장하기에 충분한 말이었다.

지금 상황은 도저히 집중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다가 슐레이만도 그렇고 오선영도 그렇고 예상치 못한 뜬금없는 캐릭터가 등장한 상태다.

뭔가 중요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면 작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어야지 이게 뭐냐고?


[아무튼 조심해!]


안재권의 말을 끝으로 이어폰은 꺼졌다.


‘아아 될대로 되라!’


뭔가 뒤죽박죽 섞인 기분이다.

하지만 이 중에 누군가 단 한사람, 자신만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있다면 배가 산으로는 가지 않겠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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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너무나 평온한 일상 24.05.23 640 24 12쪽
102 한국 NSSA의 정체 +1 24.05.22 656 27 12쪽
101 신가혁을 데려오다 +1 24.05.21 674 27 13쪽
100 재생인간 이해룡 +1 24.05.20 736 26 13쪽
99 열명을 살리자 +1 24.05.19 754 29 12쪽
98 감히 형님한테 +1 24.05.18 808 32 12쪽
97 그가 돌아왔다 24.05.17 858 30 12쪽
96 공부는 언제 해요? 24.05.16 848 28 12쪽
95 멀티 플레이어 +1 24.05.15 869 30 12쪽
94 오덕규 이사되다 +1 24.05.14 877 30 13쪽
93 새 장비들 +1 24.05.13 905 28 12쪽
92 그 사실을 누가 아는데? +2 24.05.12 947 3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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