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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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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soooon
작품등록일 :
2024.05.08 17:32
최근연재일 :
2024.05.22 21:15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216
추천수 :
5
글자수 :
96,609

작성
24.05.22 12:30
조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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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9쪽

교활함을 속임수로

DUMMY

‘아니, 저건... 아, 왜 이러지 내 몸이? 어떻게 된 거야? 움직일 수가 없어!!’


아무리 말을 하려 해도 秀의 입에서는 끙끙대는 신음소리 외에 말이 되어 나오는 소리는 없다. 완전무장한 검정 휴머노이드 병사들이 레이저건으로 秀를 겨냥하며 한 발짝씩 다가오지만 秀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움직일 줄 모른다. 휴머노이드 지휘관이 조심스럽게 명령한다.


“朴秀, 그대로 있어. 좋아. 꼼짝 말고 그대로 있어.”


秀가 아무런 대응을 안 하고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자 휴머노이드들도 쉽사리 방아쇠를 당기지 못한다.


국가안전국의 벙커에서 김만성 집무실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미국 정보기관의 한국지부장이 영어로 지시를 내린다.


“현장, 뭐하고 있나? 뭘 망설이나, 계획대로 하라고, 사살!”


국가안전국 벙커의 모니터에 휴머노이드 병사들의 레이저건이 일제히 광선을 발사하는 장면이 보인다.

너무도 허무하게, 너무도 무기력하게 秀가 휴머노이드들의 레이저광선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온몸이 갈기갈기 찢기고 터지고 산산조각이 나 공중에 뿌려진다. 秀의 몸에서 뿜어져나간 선혈이 햇빛을 받아 반사하며 커다란 호(弧)를 그린다.


김만성 집무실의 작전을 지켜보던 벙커의 사람들이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한국지부장이 아차! 하는 표정을 짓는다.


“사격중지, 사격중지!”


국가안전국장이 영문을 몰라 한국지부장을 바라본다. 한국지부장이 낭패스런 표정을 짓고 이마에 손을 얹고 있다.


만성건설 회장실에서는 휴머노이드 병사들이 완전 너덜너덜해져 바닥에 쓰러져 있는 秀 가까이 접근한다. 秀의 얼굴이 찌지직~ 감전이 된 듯 빛줄기를 사방으로 뿌리며 몇 차례 발작적으로 흔들리더니 秀의 얼굴이 사라지고 대신 다른 사람의 얼굴이 서서히 떠오른다. 휴머노이드 지휘관이 헬멧을 벗고 자세히 들여다본다. 점점 김만성의 얼굴이 완성되어간다. 지휘관이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지휘관이 아직 중계를 하고 있는 TV 모니터를 바라본다. 김만성이 사회환원 발표를 마치고 智의 손을 잡고 카메라를 향해 절을 하고 있다. 기자회견이 끝나가는 중이다. 지휘관이 손을 들어 TV모니터를 가리킨다.


“저놈이다!”


휴머노이드 병사들이 일제히 집무실 문을 박차고 뛰어나간다.


김만성과 智가 발표를 마치고 회견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아빠, 잘했어. 후회 안 하는 거지?”

“그럼, 너 앞에서 국민들한테 약속한 건데.”


그런데 아버지의 목소리가 아니다. 秀의 목소리이다. 智가 이상함을 느끼고 김만성의 얼굴을 올려다본다. 김만성의 얼굴이 秀의 얼굴로 변해 있다. 秀가 웃으며 智를 내려다보고 있다.


“어머, 어머. 뭐야? 아빠 아니었어?”

“나중에 설명해줄게.”


복도 맞은편에서 검정 휴머노이드 병사들이 레이저건을 쏘며 두 사람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秀가 예상했다는 듯 여유있게 투명 2차원 나비 모양으로 변해 智를 감싸안고 공중으로 떠오른다.


秀가 사옥 밖 공중으로 힘차게 솟아올라 智를 품에 안고 초고속으로 날아간다. 휴머노이드 병사들도 나비로 변신해 뒤따라 날아올라 지치지 않고 따라온다. 그중 하나가 秀에게 근접해 주둥이 빨대를 뻗는다. 秀의 날개에 금방이라도 닿을 것 같다.


“智, 꼭 잡아!”


秀가 전투기들이 곡예비행을 하듯이, 나비로 변한 몸을 이리저리 뒤집고 급선회를 하면서 휴머노이드 나비들을 따돌리려 한다. 그러나 나비로 변한 휴머노이드들이 떼로 덤벼들고 있어 금방이라도 잡힐 것 같다. 휴머노이드 나비 한 마리가 빨대를 쭉 뻗는 게 智의 눈에 띈다.


“오빠, 왼쪽!”


智의 외침에 간신히 공격을 피한 秀가 고도를 확 높인다. 또다시 따라붙은 검정 휴머노이드들이 秀를 둥그렇게 포위한다. 포위망이 점점 좁혀온다. 秀의 눈에 뭔가가 보인다. 원형의 평행우주 게이트(gate)이다.


“꽉 잡아!!”


秀가 게이트를 향해 돌진하자 휴머노이드들이 육탄공격으로 길을 막는다. 타다다닥! 소리와 함께 휴머노이드들의 날개와 숱하게 부딪치면서 가까스로 게이트로 뛰어드는 秀. 秀가 게이트(gate)를 통과하자 허공에 큰 원형 물결이 출렁인다. 쫓아오던 휴머노이드 나비들이 자동차가 급브레이크를 밟듯 하늘 한가운데서 급정지를 한다.


수십 마리의 휴머노이드 나비들이 원형의 물결 모양이 사라지고 있는 게이트(gate)를 하릴없이 바라볼 뿐이다. 특이점을 돌파한 파랑 휴머노이드와의 기술 격차를 실감하는 순간이다. 닭쫓던 개꼴이 된 검정 휴머노이드 나비들이 이제는 흔적 없이 사라져버린 게이트(gate) 앞에서 하릴없이 절망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잠시 후 본부의 지시를 받은 휴머노이드 나비들이 체념한 채 질서정연하게 편대를 이루더니 방향을 돌려 날아간다.


秀와 智는 평행우주로 통하는 터널을 한참 비행한 끝에 마침내 ‘쌍둥이 지구’의 상공에 도착한다.

基地 상공에 도착한 秀가 智를 안고 저택에 내려앉는다. 秀의 나비 날개 여기저기가 상처투성이이다. 秀가 3차원 인간 모습으로 변한다. 3차원 인간 몸에도 상처가 여기저기 보인다. 智가 놀라 秀에게 달려든다.


“어머, 오빠, 어떡해?”

“괜찮을 거야. 걱정마. 죽었다가도 살았잖아?”


智에게 웃음을 보여준 秀가 저택 정원의 파빌리온 바닥에 눕는다. 몸 내부의 치료 시스템이 가동된다.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상처들이 감쪽 같이 사라진다. 智가 신기한 듯 상처가 있었던 부위를 만져본다.


“신기하네...”


秀가 일어선다. 아무일도 없었던 것 같은 모습이다.


“조금 그런가? 이상해? 이렇게 금방 나으니까?”


秀가 씨익 웃는다.


“오빠, 난 뭐가 뭔지, 도대체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아무것도 모르겠어.”

“다녀와서 다 설명해 줄게.”


秀가 다시 2차원 나비로 변해 날아오르려 한다.


“오빠, 어디 가는데?”

“그분 괜찮은지 확인해야지.”

“그분?”

“응, 그분. 나를 또 죽이려했거든. 아버님이란 말이 쉽게 안 나오네? 허허허”


秀가 허탈하게 웃자 아버지를 아무리 끔찍이 사랑하는 智라고 할지라도 할 말이 없다. 너무나 미안하고 죄스러울 뿐이다.


“오빠, 정말... 정말 미안해.”


智가 눈물을 떨어뜨린다. 눈물이 계속 흐르도록 놔둘 수 없다. 智를 가볍게 안는다.


“너무 이러지 마. 자기 맘 다 알아. 지금 이렇게 지체할 시간 없어. 아버지 상태를 빨리 확인해야 하거든.”


秀가 하늘로 솟아오른다.


‘원래의 지구’로 다시 돌아온 秀, 3차원 사람으로 변신해 만성건설 사옥의 회장 비서실을 거쳐 뚜벅뚜벅 회장실로 향한다. 한바탕 전쟁이 휩쓸고 간 건물에는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국가안전국장과 한국지부장 등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秀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지부장이 의기양양하다.


“제가 뭐라 그랬습니까? 분명히 돌아온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휴머노이드도 그럼 인간의 감정을 체득했단 말입니까?”

“아니요. 단지 인간인 여자친구가 원하는 것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거나 그거나... 그게 사람의 감정이지...”


만성건설 회장 집무실. 秀가 문을 열어젖히자 온몸이 너덜너덜해진 김만성이 바닥에 누워 숨을 거두기 직전이다. 秀가 김만성을 향해 급히 뛰어가 김만성 옆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김만성이 秀를 향해 안구(眼球)를 돌린다. 머리를 돌릴 힘도 없는 단계이다.


“아버님!”


김만성 집무실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벙커의 한국지부장이 몹시 긴장한 가운데 명령을 내린다.


“공격준비.”


김만성 회장 집무실의 사방 벽에서 나비들의 모습이 보이는가 싶더니 일제히 검은 전투복을 입은 병사들로 변해 秀와 김만성을 포위한다. 수십개의 레이저건에도 秀는 전혀 당황하는 기색 없이 집무실을 휘이 둘러본다.


“아버님, 조금만 참으세요. 제가 살려드리겠습니다.”


秀가 양손을 머리 뒤로 올리고 서서히 일어난다.


국가안전국 벙커는 혹시라도 돌발상황이 벌어질지 몰라 극도로 긴장한 분위기이다. 작전 지휘를 맡은 한국지부장이 명령을 내린다.


“가능하면 놈의 동력원만 제거하라.”


시간은 어느덧 저녁, 만성건설 사옥 밖 하늘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秀를 포위한 검정 휴머노이드, Black Company의 지휘관이 秀에게 지시한다.


“돌발적인 움직임을 보이면 바로 사살한다. 그 자세 그대로 있어라.”


Black Company 지휘관이 옆의 부하에게 눈짓을 한다. 부하 병사가 손에 권총 같은 자그마한 장비를 들고 조심스럽게 秀에게 접근한다. 지휘관이 秀에게 다시 명령한다.


“동력원을 제거할 테니 순응하도록.”


秀의 등뒤로 접근한 지휘관의 부하 병사가 秀의 목덜미를 향해 동력원 제거 기구를 내뻗는다. 권총처럼 생겼는데 총구가 권총보다 크게 생긴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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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사이보그 24.05.22 5 0 9쪽
» 교활함을 속임수로 24.05.22 7 0 9쪽
21 인간의 교활함에 두 번 속지 않는다. 24.05.21 5 0 9쪽
20 연인의 아버지라는 존재 24.05.21 7 0 9쪽
19 빌런도 자식을 위해 목숨을 버린다. 24.05.20 9 0 9쪽
18 눈물방울로 秀를 살리다 24.05.20 8 0 9쪽
17 Black Company와 평행우주 24.05.19 8 0 9쪽
16 秀가 사라진 사이에... 24.05.19 8 0 9쪽
15 智, 秀의 정체를 알다 24.05.18 9 0 9쪽
14 미끼를 문 秀 24.05.18 8 0 9쪽
13 사면초가 24.05.17 8 0 10쪽
12 탄로난 정체 24.05.17 7 0 10쪽
11 갈대같은 서장님 24.05.15 9 0 10쪽
10 형사가 검사를 잡았더니 24.05.15 6 0 9쪽
9 휴머노이드의 존재이유 24.05.14 12 0 10쪽
8 검사를 다루는 재벌의 자세 24.05.14 9 0 10쪽
7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24.05.13 10 0 9쪽
6 아파트가 무너지다 24.05.11 12 0 10쪽
5 삼각관계 24.05.10 11 1 10쪽
4 美순경, 수배범을 잡다 24.05.10 11 1 10쪽
3 美 순경과 파트너가 되다 24.05.09 11 1 9쪽
2 소설 '나비인간' 사용법 24.05.09 13 1 9쪽
1 재벌회장 딸의 가출 24.05.08 24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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