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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soooon
작품등록일 :
2024.05.08 17:32
최근연재일 :
2024.05.22 21:15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212
추천수 :
5
글자수 :
96,609

작성
24.05.18 12:30
조회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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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미끼를 문 秀

DUMMY

“그럴 리가 있습니까? 그런 종류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놈을 합법적으로 그리고 내 손이 아닌 국가의 손으로 제거할 수 있는 엄청난 정보를 갖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김만성이 이승철의 작전에 걸려든다.


“국가의 손으로? 간첩이라도 된다는 말이요?”

“기껏 간첩 정도 가지고 제가 이러겠습니까?”


이승철이 김만성의 애를 좀 태운다. 김만성은 궁금해서 애가 탄다.


“그러지 말고 어서 말해 보시오.”

“그런데 이 정보가 어렵게 얻은 정보인데다 아직 국가에서조차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있는 초특급 정보라...”


‘그러면 그렇지... 그래, 앓던 이만 빼준다면 응분의 대가는 치르마.’


“쉽게 말해 돈을 좀 달라...? 그래, 얼마면 되겠소?”


이승철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비굴하게 고개를 조아린다.


“저는 회장님이 여느 회장님들보다 통이 크다고 들었습니다. 한 50억 정도 주시면 자세한 정보를 넘기겠습니다.”


‘뭐어? 50억? 이 자식이 나를 호구로 본 게 확실하구먼.’


돈에 민감한 김만성의 얼굴이 표변한다. 김만성이 버럭 소리를 지른다.


“허허, 이 사람. 내가 무슨 호구로 보이는 거요? 무슨 대단한 정보길래... 50억이 애들 이름도 아니고...”


김만성이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외로 꼬자, 이승철이 김만성의 기색을 잠시 살펴보다가 벌떡 일어난다.


“회장님, 저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놈을 활개치고 돌아다니도록 내버려두다 무슨 일이 터지든 그것은 회장님의 책임입니다. 지난번 그 부장검사 돈 받은 걸 그놈이 도대체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궁금하지도 않습니까?”


이승철이 일어선 채 또박또박 말을 하고 나서 공손히 예를 갖추더니 문 쪽으로 서서히 발걸음을 옮긴다. 김만성이 졌다.


“어이, 잠깐.”


이승철이 걸음을 멈추고 한 템포 느리게 뒤돌아본다.


“나와 우리 그룹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면 50억 그 까짓 돈쯤이야...”

“그럼 다시 자리에 앉을까요?”

“내가 가란 적 없잖소.”


이승철이 다시 비굴한 자세로 자리로 돌아와 앉는다.


“하나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번 붕괴사고 당시 어떤 이상한 괴물이 등장해 사상자들 수십명 구조한 거, 이상하지 않았습니까?”

“그럼 그놈이...? 그건 나를 도와준 거 아니오?”

“그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을 회장님을 파멸시키는 데 쓴다고 상상해보십시오.”

“우리 이승철 반장, 뭔가 확실한 걸 갖고 있는 게 분명해 보이는구먼.”


두 사람이 한동안 서로의 귀에 대고 속닥인다. 김만성이 놀란 눈을 하고 계속 고개를 끄덕이는 게 50억원이 아깝지 않은 듯 하다.


그 시각, 秀는 자신의 집 2층 발코니에 나와 산 아래 펼쳐진 주택가의 야간 풍경을 내려다보고 있다. 바람이 찬지 거실로 다시 들어와 소파에 앉는다. TV에서 뉴스가 흘러나온다.


“지난번 미국 실리콘벨리에서 발생한 폭발사건과 관련해 폭발은 안전사고가 아니라 공군에 의한 의도적 폭격이었다고 미국 국방부가 발표했습니다. 워싱턴 특파원을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이상진 특파원, 왜 민간공장을 미 공군이 폭격했다는 건지 설명해 주시죠.”

“네, 수퍼휴머노이드 사(社)가 인류에게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는 휴머노이드를 대량생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미국의 국방장관이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인류에게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건 이 회사에서 제조되는 휴머노이드가 특이점을 돌파해 인간의 지배에서 벗어났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휴머노이드의 대량생산이 어쩌면 인간이 아닌 AI에 의해 주도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강력한 증거들도 있다고 발표한 점입니다...”


뉴스를 보는 秀의 표정이 충격에 휩싸인다.


서울 외곽의 산자락 깊숙이 자리잡은 국가안전국의 벙커, 대형 원탁 주위에 정장을 한 국가안전국장과 관계자들, 그리고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굳은 표정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의 한국지부장이 벙커에 들어서자 원탁 상석에 앉아있던 한국의 국가안전국장이 벌떡 일어난다. 국가안전국장과 한국지부장이 악수를 하고 모두 자리에 앉는다. 조명이 꺼지고 정면 벽 스크린에 영상이 뜬다. 국가안전국장이 영어로 설명한다.


“지금 보이는 저 놈이 용의자입니다.”


秀가 출근하는 모습,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모습, 동료들과 회식을 하는 모습 등이 화면에 등장한다. 미 정보기관의 한국지부장이 다짐을 받는다.


“그가 휴머노이드라는 사실은 확실합니까?”


화면에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당시 秀가 인명구조할 때의 영상이 띄워진다. 국가안전국장이 설명을 이어간다.


“현재 경찰로 위장해 있는 휴머노이드가, 구조활동을 벌이는 저 괴물이 자기 자신이라고 인정했습니다. 놈의 상사가 놈이 그 사실을 인정하는 목소리를 녹음한 파일을 우리가 확보해 검증했습니다. 또하나, 놈의 과거 기록을 뒤져본 결과 놈의 출생, 성장, 재학 기록들이 모두 위조된 걸 확인했습니다. 우리는 놈이 미국 수퍼휴머노이드 사(社)의 휴머노이드라는 걸 100% 확신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어떤 작전을 생각하고 있나요? 공습, 지상전? 어떤 방식을 생각하고 있습니까?”

“주택가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고는 하지만 놈의 원자력배터리에서 실리콘벨리에서처럼 방사능이 누출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야기될 겁니다. 그래서 놈을 인가에서 떨어진 곳으로 유인해 폭격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청평호수 근처에 위치한 김만성의 별장. 智가 아버지의 엄명으로 보안요원들의 감시를 받으며 아버지의 별장에 며칠째 갇혀 지내고 있다. 청평호수가 바라다보이는 2층 침실의 창가에 서서 넋을 잃고 호수를 바라보다 노크 소리에 뒤를 돌아본다. 24시간 智를 감시하는 경호원 중 하나가 핸드폰을 손에 들고 다가온다.


“智 아가씨, 회장님이십니다.”


경호원이 핸드폰을 건네주자마자 말이 고팠던 智가 속사포로 따지고 든다.


“아빠, 나 언제까지 여기 가둬둘건데? 응? 나 이러면 죽어버릴 거야.”

“생각 많이 했어? 똑똑한 우리딸이니까 많이 생각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제 서울로 올라와라.”


이 시각, 秀가 운전하는 검은색 승용차가 청평호 근처 국도를 빠른 속력으로 달리고 있다. 싱글벙글하며 가속기를 최대로 밟아대는 秀가 김만성이 전화한 걸 생각하고 있다. 얼마나 기뻤던지 아직도 김만성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사실 자네와 떼어놓으려고 우리 智를 별장에 좀 가둬놓았는데, 이러다 멀쩡한 딸 앞세울 것 같아 내가 생각을 바꾸기로 했네. 대신 내 딸 정말 행복하게 해줘야 하네.”

“알겠습니다, 아버님. 감사합니다.”

“자네가 원한다면 지금 달려가서 만나도 좋네. 통화는 안 될 걸세. 내가 미워서 휴대폰을 빼앗았거든.”


秀는 그동안 찾아헤매던 智를 만난다는 생각에 이거저거 생각할 여유가 없어보인다. 국도 맞은편에서 智를 태운 외제 SUV가 달려온다. 두 대의 차, 스치듯 교차한다. 두 사람, 서로 다른 차에 타고 있는 걸 모른다. 秀의 눈앞에 이윽고 김만성의 별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秀의 승용차가 별장 정문에 도착한다. 인터폰에서 보안요원의 목소리가 들린다.


“누구세요?”


秀가 차창을 내리고 말한다.


“朴秀라고 합니다.”


별장 정문이 좌우로 열린다. 문이 채 완전히 열리지 않았는데도 급한 마음에 서둘러 차를 몰고 들어가다 오른쪽 차 옆구리가 살짝 긁힌다. 별장 건물에 도착하자 별장지기인 촌부(村夫)가 나타난다.


“어서 오세요.”


秀가 별장 안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기대하던 智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秀가 두리번거린다.


“저... 智는 어디에 있나요?”

“금방 올겁니다. 저녁 준비할 거 좀 사오겠다고 읍내 5일장에 갔습니다. 금방 올겁니다.”


거실 창밖으로 별장의 정원이 바라다보인다. 秀가 창가로 가서 잘 가꿔진 정원 풍경에 시선을 둔다.


같은 시각, 공군부대 활주로에서 폭격기를 비롯해 몇 대의 공군 비행기가 잇따라 이륙한다.


정원을 바라보다 기다림에 지친 秀가 손목시계를 내려다본다. 먼 하늘에 노을이 지는 걸 얼핏 보고 거실 안쪽으로 자리를 옮긴다. 주위가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별장지기가 집안의 조명을 켠다. 다시 환해진 거실. 秀가 다시 별장지기에게 묻는다.


“시골장이 여기서 먼 모양이죠?”

“예.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만 금방 올겁니다. 올 때 됐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군공항을 이륙한 폭격기의 모니터에 폭격기에서 내려다 본 별장이 잡힌다.

열화상카메라에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도 포착된다. 조종사가 본부에 보고한다.


“표적 위치 확인 완료. 명령 대기 중.”

“잠시 대기하도록. 지상 상황 확인하겠다.”


폭격기가 별장의 상공을 아주 높은 위치에서 선회하고 주변에 작전을 엄호하는 전투기들도 보인다.


휴머노이드인 秀의 청력은 인간 이상이다. 아까부터 별장 상공에서 비행기들이 선회하고 있는 소리를 듣는다. 지나가는 소음이 아니라 체공하면서 내는 소음인 걸 감지하고 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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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Black Company와 평행우주 24.05.19 8 0 9쪽
16 秀가 사라진 사이에... 24.05.19 8 0 9쪽
15 智, 秀의 정체를 알다 24.05.18 9 0 9쪽
» 미끼를 문 秀 24.05.18 8 0 9쪽
13 사면초가 24.05.17 8 0 10쪽
12 탄로난 정체 24.05.17 7 0 10쪽
11 갈대같은 서장님 24.05.15 9 0 10쪽
10 형사가 검사를 잡았더니 24.05.15 6 0 9쪽
9 휴머노이드의 존재이유 24.05.14 12 0 10쪽
8 검사를 다루는 재벌의 자세 24.05.14 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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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삼각관계 24.05.10 10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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