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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타로 님의 서재입니다.

나혼자 물약독점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완결

단타로
작품등록일 :
2019.07.30 13:42
최근연재일 :
2019.08.12 21:40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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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07
추천수 :
696
글자수 :
154,918

작성
19.08.0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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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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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나혼자 물약독점 13화-뱀파이어의 관(1)

DUMMY

나혼자 물약독점 13화


남은 약초로 물약을 마저 만들고, 창고에 갈무리할 즈음.


“오빠! 나 시험 끝났어!”


가을이가 접속했다.


“아. 잘 봤어?”

“음···. 그럭저럭?”

“매일 게임만 하느라 망한거아냐?”

“응···. 사실 망했엉···. 어떡행···.”


가을이는 울상이 돼서 말했다.


“오빠! 곰 잡으러 가자! 나 때문에 돈 못 벌었잖아.”

“아냐. 오늘은 너 시험 끝난 기념으로 영화보고 같이 밥이나 먹자. 어때?”

“오늘? 오늘은 좀···.”

“왜? 저번엔 같이 안 본다고 뭐라고 하더니···.”


가을이는 한참 우물쭈물하더니,


“오늘까지 시험 보느라 나 완전 폐인 상태란 말이야. 내일 보자! 내일!”

“내일? 뭐···. 그래. 내일 보자”


내가 영화를 보자고 한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내가 만들어놓은 물약만 십만 개가 넘었다. 십만 개나 되는 물약을 만드는데 필요한 자금은?

당연히 약초값으로 다 쓴 상황.

내 인벤토리에 있는 금액은 0이었다. 가을이도 그건 마찬가지고.

그럼 물약을 게임머니로 바꿔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 거기에 가을이가 필요했다.


“어쨌든 파티용 공용창고에 물약 넣어놨으니까. 그거 노점에 깔고 로그아웃하고 전화하자.”

“알았어.”


나는 그렇게 말하고, 세컨드 월드에서 로그아웃했다.

상인에게 있는 ‘노점’스킬은 상인이 로그아웃 중이더라도 미리 설정해놓은 가격에 다른 사람들이 상점을 이용할 수 있는 스킬이다.

그러므로 마을 중앙에는 항상 노점이 가득했다.

십만 개나 되는 물약을 팔려면 적어도 이틀 이상은 걸릴 테니, 내일까진 플레이를 잠시 쉬어도 될 거라 생각한다.


-따르르릉


“오빠?”

“어. 노점 열어놨어?”

“응. 열어놨징! 내일 영화 뭐 볼 거야?”

“영화? 글쎄 요즘 뭐가 재밌어?”

“그거 재밌다던대? ○○○!!”

“아! 그거? 공포영화 아니야?”

“공포영화 맞아! 근데 엄청 재밌대!”


공포영화는 그렇게 취향은 아니었지만, 가을이가 보고 싶다는 영화를 보기로 했다.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는 놀라는 장면마다.


“꺄악!”


소리를 지르며 내 팔을 붙잡고 떠는 가을이.

영화를 보고 있긴 한 건지. 반이 넘는 시간은 눈을 질끈 감고 영화는 하나도 안 본 것 같은데···.

영화는 나름 재미있었다. 별점을 주자면 10점 만점에 7.5점 정도?

와! 진짜 대박이다. 싶은 영화는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볼만했다.

다만, 가을이는 놀라서 눈을 질끈 감고 있느라 영화에 집중을 못 했다면···. 나는···. 팔에 전해오는 그 부드러운 감촉···. 때문에 집중을 못 했다.

...착한 생각...

...착한 생각...

...착한···.

어쨌든 풀다이브 게임이 나오고 나서, 영화산업이 다 망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었지만, 의외로 영화산업은 건재했다.

‘자신이 하는 스스로의 체험’도 좋았지만, ‘잘 짜인 스토리 안에서의 간접체험’도 사람들을 여전히 자극하는 좋은 매체였기에.


“영화 너무 무섭지 않았어?”

“응. 솔직히 놀라는 장면이 좀 많긴 했지.”

“진짜···. 그 콩콩이 귀신 나올 때 나는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니깐!”

“하하···. 공포영화 보자고 한 건 너였으면서 뭘.”

“진짜···. 다른 거 볼 걸 그랬어. 너무 놀라서 진짜···. 심장이 지금도 두근거려”


그렇게 영화 이야기로 들뜬 우리는 한참을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다 헤어졌다.

그리고, 이변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 * *


광전사의 물약을 만든 지 두 달째. 두 달째 정산 금액은 가을이가 2주간 쉬어서, 약간 적긴 했지만, 만족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정확히 800만 원. 본래라면 한 달의 반을 쉬었으니 반 토막 나야 했지만, 그동안 원가절감이라든지, 둘 다 요령이 늘어서 예상보다는 수익이 줄지 않았다.

800만 원에서 30%인 240만 원을 떼고, 나머지 560만 원이 내 수익.

공장에서 2교대로 일하면서 뺑이치면서 번 돈의 두 배를 벌었다.

이 정도만 벌어도 만족스러웠다. 그럼 한 달 내내 물약만 제조한다면? 1000만 원? 꿈만 같은 금액이다.

그렇게 큰돈을 만질 수 있다니.

게다가, 매일 게임만 하느라 돈을 쓰지도 않아서, 통장에 돈은 자꾸 쌓여만 갔다.


“얘가 자꾸 왜 이래? 아빠한테 들었어. 너 저번에 아빠한테 돈 줬다며!”

“그러니까 우리 양 여사님도 받으셔야죠. 앞으로 생활비로 드리던 돈에 100만 원 더 얹어서 드릴 테니까! 받으셔요”


내가 어머니 통장으로 돈을 부치자, 어머니가 금세 전화가 와서는 무슨 돈이냐고 꼬치꼬치 물었다.

“이번에 승진해서, 월급 늘어서 드리는 돈이야. 걱정 말고 받아요.”


빨리 우리 집 사정이 좋아져야 했다. 빚도 빨리 갚고 좋은 집으로 이사가서 우리 두나도 시집보내고 해야지···.

어머니께 억지로 돈을 드리고 나서, 세컨드 월드에 접속하니, 가을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너 요즘 방학이라 너무 오래 하는 거아냐?”

“그것보다 오빠, 요즘 시장이 좀 이상해”

“뭐가···?”

“회복 물약 파는 사람이 좀···. 아니 많이 늘어난 것 같앙···.”


회복 물약? 저가아이템이지만, 중국발 물약 공장이 생기는 건···. 아직 더 먼 미래의 일인데···.

나는 가을이를 따라 상인들이 노점을 푸는 마을광장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물약 팔아요. 42코퍼”

“물약 팜. 42코퍼. 대량 구매 시 할인 가능”

“물약 팝니다. 대량 매매 가능”


수많은 알케미스트와 상인들이 물약을 팔고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렇진 않았는데···.

상인들이 파는 것은 양반이었다.

알케미스트들이 직접 주변을 향해서 외치고 있는 모습.


“...”


나는 말문이 막혔다. 어쩌면 이 모든 변화가 내 탓이기 때문이다.


“오빠?”


가을이가 나를 불렀지만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타임 패러독스’


시간여행의 모순. 미래의 사건을 알고 있는 내가 그 지식을 이용해서 미래가 바뀌어버린 것이었다.

생산직 중 알케미스트는 인기가 없기로 유명한 직업이었다. 내가 죽기 직전까지도 완전히 비주류 직업으로 플레이하는 사람이 극도로 적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상황은?


“가을아. 나 잠깐만 로그아웃할게”

“응. 알았어.”


내 심각한 태도에 가을이는 순순히 나를 보내주었다.

로그아웃하자마자 나는 비씨아웃사이드에 접속해서 현재 상황을 알아보았다.


-야, 나 캐릭터 초기화하고 알케미스트 새로 키우는데 이거 왜 이렇게 재미없냐?

-‘광전사의 힘’ 합성법 알려줌. ᄏᄏᄏ알고싶으면 야짤 달려라.

-유동닉 분탕 치는 거 보소···.

-대형 길드마다 지금 알케미스트 새로 키우는 사람들 하나씩 있다던데?

-그래서 요즘 알케미스트 많잖아.

-뭐, 늘어난 알케미스트 덕에 물약 싸게 이용해서 좋다. 솔직히 가격 상점 거보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알케미스트들이 합성한 물약 효율 꿀 아니냐?

-인정. 또 인정. 너는 노인정.

-근데 알케미스트 늘어난 거 치고는, 아직도 ‘광전사의 힘’ 파는 건 그 ‘하닐’인지 ‘개닐’인지 하는 새끼밖에 없는 거 리얼?

-화랑 길드 발 정보임. ‘광전사의 힘’ 만드는데 그렇게 높은 레벨 필요 없다는 거 같던데?


...

광전사의 힘을 만들어서 이 시점에 푼 게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줄은 상상도 못 했었다.

물론, 어느 정도 영향은 있겠거니···. 하고 막연히 생각했지만, 게임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이 이렇게 크게 변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

나는 잠시 헷갈렸다.

미래가 바뀌면 안 되는 것인가? 누가 죽는 것도 아니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아닌가?

어쩌면 바뀔 미래로 인해 내 계획이 틀어질 게, 아니면 내가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이 두려운 건가?

나는 나 스스로 지금 이 상황이 ‘무언가 잘못됐다’라고는 느끼고 있었지만,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푸하···.”


냉장고에 들어있던 생수를 꺼내서 마셨다.

차가운 냉수의 기운이 목을 타고 흘러가 정신을 맑게 해주었다.


“이러나저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이미 일어난 일은 일어난 거다. 나는 그 상황에서 나의 최선을 다하는 거고.

만약에 미래가 변해서 문제가 생긴다더라도, 나는 지금 내가 하는 살고자 하는 발버둥을 그만둘 수 없었다.

미래의 나를 죽인 게, 세상인데. 그 세상이 변해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나는 살아야 한다.

이 삶에서는 행복을 쟁취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나는 세컨드 월드에 다시 접속했다.


“한일 오빠. 괜찮아?”

“왜?”

“아니. 아까 나갈 때 오빠 표정이 너무 안 좋아 보여서 걱정됐어. 근데 겨우 회복 물약이고···.”


가을이는 내가 걱정되는지 안심시키려고 말을 이었다.


“어차피 우리가 파는 ‘광전사의 힘’은 오빠만 알고 있으니까···. 알케미스트가 늘어나도 괜찮은 것 아냐?”

“...음···. 그렇지”


그녀는 내가 ‘타임 패러독스’가 아니라 ‘우리의 사업’이 잘못될 것을 걱정하는 것 같았다.

뭐···. 미래에서 온 걸 말할 순 없으니까···.


“아냐. 그냥 잠깐 놀랐을 뿐이야. 어쨌든 우리는 우리 일을 하면 되는 거지 뭐. 네 말대로. ‘광전사의 힘’은 나만 알고 있으니까”


그래. 지금은 할 수 있는 걸 해둘 뿐이다. 그리고, 다음을 위한 준비도 사실 이미 끝내두지 않았던가.

걱정할 일은 없다.

그렇게 믿고 싶다.


* * *


하지만, 가을이와 사냥과 물약 작업을 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금세 또 다른 변화가 찾아왔다.


[경매소]

-‘하급 광전사의 힘’ 매매 시작가 300코퍼.

-판매자 : 신라상인

-제작자 : 화랑길드물약맨


보란 듯이 경매소에 올라와 있는 ‘광전사의 힘’.

상인이 경매소를 이용하더라도 300코퍼의 수수료가 든다. 거기에 10%의 이용료까지 생각하면, 300코퍼에 팔아선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다.

저건 그냥 나에게 보라고 올려놓은 것이었다.

우리도 만들 수 있다.

별 것 아니다.

그런 시위용 경매아이템.

판매자와 제작자의 아이디를 보건대, 분명 ‘화랑길드’의 사람이겠지.

내가 레벨이 낮은 것.

그리고 아마 내 뒷조사를 통해 나와 가을이가 회색곰을 주로 사냥한다는 것.

그리고 가을이가 잡화점에서 재료아이템을 살 때 무얼 사는지도 뒷조사를 했겠지···.

멍청하게 초보자 마을에서 거래하는 게 아니었다.

적어도 중수 이상의 마을에서 거래를 해야 했었어···.

이미 늦은 후회였지만, 내 실책이 뼈저리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며칠 후 우리가 파는 ‘하급 광전사의 힘’은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더 이상 팔리지 않게 됐다.

비씨아웃사이드에서도,


- 야, 인던 파티 짤 때 광전사의 힘도 안 빨고 하는 무개념 없지?

- 솔직히 최소 5개는 들고 오는 게 기본 예의 아니냐. 비싼 아이템도 아니고···.


고수들이나 쓰던 아이템을 중수들도 벌써 사용하기 시작했고, 랭커들의 렙업 속도도 내가 알고 있던 속도보다 높아져 있었다.

다만, 아직 마지막 희망은···.


-‘상급 광전사의 힘’이나 ‘중급’은 그래도 아직 그 하닐좌만 만들 수 있는게 갓갓아니냐? 하닐 걔는 진짜 개꿀 빨고 있을 듯.

-다른 직업은 숙련도만 오르면 상급이나 유니크 등급 아이템 만들던데 알케미스트는 왜 그거 하나 못 만드냐?


아직 ‘연금술사의 감식안’에 대한 비밀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 이건 다른 생산직들에도 있는 스킬이니 금방 밝혀지겠지만.

레벨, 숙련도, 재료의 등급이라는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는 사실은 아직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급조돼서 흥미도 없던 생산직을 하는 사람들이 그런 걸 일일이 신경 쓰면서 하지는 않기 때문에 아직은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더 늦기 전에 다음 아이템 제작으로 넘어가야 했다.

그리고 사냥터와 거주하는 마을도 옮겨야 했다. 되도록 사람이 적은 곳으로.


작가의말

NineC님. 취서생님. 니트로서님 댓글 감사합니다.

그 외에도 추천 및 선작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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