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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깎이 님의 서재입니다.

헛똑똑이 봉봉선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추리

B급깎이
작품등록일 :
2019.09.11 20:19
최근연재일 :
2020.01.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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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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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법정. Chapter 13: 오페라 작전

DUMMY

“모든 일은 정보를 팔아먹으려던 한 깡총거미에게서부터 시작되었지.”

방방이 입을 열었어요. 봉봉은 방방의 왼쪽 겹눈이 완전히 박살난 걸 보고 그걸 물으려고 했지만 젠틀하게 참으며 이야기를 들었어요.

“깡총거미 홉홉은 법정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서 몸을 의탁하려고 우리에게 접촉을 시도했어. 그러나 로즈나이프가 정보가 가득 담긴 수첩을 가로채고 홉홉과 우리 쪽 요원을 죽여버렸지. 그래서, 킹스비의 설립충이자 최고의 특수 작전 요원인 내가 다시 수첩을 되찾아왔어. 우리는 그 정보가 꼭 필요했거든.”

“킹스비가 뭐야?”

봉봉이 물었어요. 방방은 짧고 간결하게 설명해줄 말을 찾아 잠깐 동안 고민했지요.

“킹스비는 반딧불이 법정에 맞서기 위해 조직한 꿀벌들의 비밀단체야. 주로 외국에서 활동했었지.”

“그러다가 이번에 넥터 허브에 진출했다고 하더군요.”

판판이 말을 받았고 방방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이었어요.

“다시 수첩 얘기로 돌아가자면, 수첩을 훔친 것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그것을 되찾으려고 로즈나이프의 일벌 군단이 우리를 습격했다는 거야. 기지가 싹 털렸지. 남은 동료는 스무 마리도 되지 않고 말이야. 다행이 수첩을 빼앗기지는 않았지만 지금껏 쌓아올린 인프라를 모두 잃었지.”

이야기를 듣던 진드기가 고통을 호소하며 몸을 말더니 힘겹고 어눌하게 “주식 준다며!”라고 외쳤어요. 방방은 미안해서 뒤통수만 벅벅 긁었답니다.

“그래서, 날 구해준 이유는 뭔데?”

봉봉이 화두를 원래대로 돌리기 위해 물었어요.

“남은 요원들로 작전을 수행하는 게 불가능해서 우수한 실적을 쌓은 탐정님을 아군으로 만드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지. 간만에 인사도 하고 말이야. 그 와중에 네 친구인 판판과 제제를 만났고, 함께 너를 구출하기로 한 거야.”

“방방, 잊을 까봐 미리 얘기해주는데, 왕자 얘기 아직 안 했어.”

“이제 해주려고 했어. 어디 보자, 왕자는 고작 애벌레야, 아직 번데기도 되지 못했지. 법정 놈들은 어린 핏핏 왕자를 구금하고서 나라를 자기들 마음대로 하고 있어. 핏핏이 번데기가 되고나서도 그들과 함께 있으면 법정에 물들어버릴지도 몰라. 국가 전체가 반딧불이 숲이 되는 거지.”

“그런 꼴을 눈을 뜨고 볼 수는 없지!”

봉봉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주먹을 꼭 쥐며 말했어요.

“내가 좋은 생각이 하나 있네.”

대형 석궁을 든 채로 창문 옆에 서서 망을 보고 있던 제제가 테이블에 몰려 앉은 봉봉, 방방, 판판, 총총, 라라, 진드기를 보고 말했어요.

“차차가 다람쥐 돌격대를 끌고 돌아온 지금, 왕궁을 돌파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을 거야. 나와 방방이 그들에게 합류하는 정도면 충분할 걸세. 남은 자네들은 G와 토토 박사를 처리하게.”

“제 누이들도 간다고요?”

판판이 기겁하며 누이들에게서 손가락을 치켜들었어요. 누이들을 사지로 몰고 가기 싫었기 때문이지요. 라라는 한숨을 푹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판판, 네가 네 형제들이랑 다르게 자라서 착각하는 게 있는 모양인데 원래 팽팽 노는 건 수개미 역할이야. 그리고 변장해서 들어갈 거니까 괜찮아.”

총총과 라라가 커다란 박스에서 귀엽고 작은 매미 옷을 꺼내들었어요. 봉봉은 그걸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서 의자에서 자빠졌답니다. 겨울에 길가에서 악몽을 꾸었던 때가 떠올랐지요. 매미들이 표절곡만 부르면서 흐물흐물 녹아내리는 배딱지를 쫙쫙 긁어대는데 얼마나 소름끼치던지요.

“탐정님 왜 그러세요, 마음에 안 드세요?”

라라가 물었어요. 봉봉은 마음에 안 드는 건 아니라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답니다.

“그게 아니고 저놈들이랑 악연이 좀 있어서 그렇습니다.”

“헝겊이랑요?”

“예, 헝겊이랑요.”

그리하여 봉봉과 판판, 그리고 그의 누이들은 통통한 매미 옷을 입고서 오페라 하우스 안에 들어갈 준비를 했답니다. 진드기도 부하들에게 오페라 하우스로 오라는 명령서를 보내고서 봉봉의 옷 안에 들어갔지요. 봉봉은 우쿨렐레를 통통 튕기면서 오페라 하우스까지 갔어요.

“세상에, 죄다 법정 놈들이군.”

봉봉의 걸음으로 겨우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서는 한창 왕궁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사치를 부리는 법정의 곤충들을 보자니 토악질이 나오려고 했어요. 그런데 문제가 있었어요. 경비가 삼엄해서 건물 안에 몰래 들어갈 수가 없었답니다. 물론 진드기는 달랐지요. 몸이 아주 작았으니까요. 진드기는 뒷공작을 미리 해놓겠다며 부하들과 함께 건물 안으로 쏙쏙 들어갔답니다. 진드기 중 하나가 너무 살이 쪄서 동그란 수챗구멍에서 버둥거리자 동료들이 발로 엉덩이를 뻥뻥 차서 밀어 넣었지요.

“저러다 엉덩이가 터질 것 같은데.”

판판이 신나게 맞고 있는 진드기를 보며 말했어요.

“지금 그걸 신경 쓸 게 아니라 안으로 들어갈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봉봉이 주변을 살피면서 말했어요. 그런데 라라가 봉봉의 소매를 잡아끌었답니다.

“탐정님, 저 곤충한테서 예약 표를 훔치는 건 어때요? 아주 멍청해 보여요. 뺏기 쉬울 것 같은데요.”

그래서 봉봉은 개미 친구들과 함께 멍청하게 생긴 여치들한테 가서 젠틀하게 인사를 하고 헛소리를 지껄이며 주의를 끌었어요. 그 틈에 총총과 라라가 옷 주머니에 비죽 튀어나온 좌석 표를 훔쳤답니다.

“그러면 다음에 또 뵙지요. 미스터 AA. 다음에는 꼭 당신의 종이공장을 방문해보고 싶군요.”

봉봉이 여치와 악수를 하며 말했어요. 여치도 다음에 또 보자며 껄껄 웃었지요.

이렇게 티켓을 얻은 봉봉은 티켓 부스로 가서 붐디야다를 한바탕 부르고 오페라 하우스 안에 들어갈 수 있었던 거예요. 그리고 먼저 안으로 들어와 있던 진드기가 G와 토토 박사의 좌석을 알려주었죠. 판판이 G와 토토 박사가 화장실에 간 틈을 타 보초병을 두드려 패서 숨기고 라라가 대신 보초를 선 것이랍니다. 그 뒤에는 2막이 시작하자마자 넷이서 다같이 G를 습격한 거고요. 간단하죠? 여러분께는 이걸 다 알려드렸지만 G와 토토 박사는 하나도 듣지 못했어요. 질문할 곤충은 그들이 아니라 봉봉이니까요.

“이 녀석들! 어떻게 들어온 거야!”

“질문은 내가 한다니까!”

봉봉이 입을 열은 토토 박사의 뺨을 석궁의 개머리판으로 후려쳤어요.

“너희들의 목적이 뭐야! 뭐 하러 번거롭게 정치충들을 잔뜩 살충한 거지? 뭐 하러 지하수로를 이용해서 도시를 삶으려고 했냔 말이야?”

“그걸 내가 불 것 같냐!”

“좋아, 그러면 이렇게 하지. 말하지 않으면 이 극장 안에 있는 네 부하들을 다 죽이겠어.”

“흥! 네가 무슨 수로! 그 석궁에 들어있는 볼트로는 부족할 걸?”

G가 으르렁거리며 말했어요. 봉봉은 혀를 쯧쯧 차고 판판과 함께 그들을 일으켜 세워 일반 좌석 사이사이를 보게 했지요.

“저 통통한 진드기들 보이나?”

G와 토토 박사는 어두운 관객석을 살펴보았어요. 관객 사이를 오가며 투명한 액체들을 뿌려대는 진드기들이 보였지요.

“저놈들이 뭘 뿌리는 거지?”

“뭘 것 같나? 휘발유지.”

봉봉이 말했고, 총총이 고개를 까딱거리며 손에 든 라이터를 툭툭 튕겼어요. G는 땀을 삐질삐질 흘렸답니다. 진드기 한 마리가 칸막이석으로 기어오더니 G와 토토 박사의 머리에도 기름을 뿌리고 커튼 뒤로 나갔어요.

“네 부하들 목숨은 아깝지 않아도 네 목숨은 아깝겠지.”

봉봉이 말했어요.

“좋아, 말하겠네. 인섹토피아의 국력이 인섹타디아보다 부족해서 이런 일을 벌였어. 전쟁이 너무 빨리 종결되어서는 안 되니까. 지지부진하게 길게 늘어지면서 양쪽 모두 국력을 소진해야 하거든.”

망설이는 G 대신에 토토 박사가 말했어요.

“토토, 그걸 말하면 어떻게 합니까?”

“그만, 나는 내 목숨이 더 중요하오.”

토토 박사가 말리려는 G의 말을 싹 잘랐어요. 봉봉은 법정의 궁극적인 목적이 뭐냐고 물었지요.

“반딧불이를 본 적이 있나?”

토토 박사가 봉봉에게 물었고 봉봉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했답니다. 반딧불이들은 오래전에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췄으니까요.

“그들은 지구의 비좁은 청정 구역에 숨어있네. 법정은 모든 곤충들이 천수를 누릴 수 있는 자연 상태로 돌아가고자 하는 곤충들의 모임이지. 그러기 위해서는 강대국 둘을 먼저 정리해야 하네.”

“정말 다 불어버리는군.”

G가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렸지만 토토 박사는 계속 나불거렸답니다.

“허나 그건 설립 이념일 뿐이고, 나는 전쟁을 질질 끌면서 이윤을 빨아먹을 생각밖에 없네. 물자를 대면서 폭리를 취하는 거지. 허나, 자네들이 이걸 알아냈다고 해서 뭘 바꿀 수 있을지는 모르겠군. 이미 인섹타디아는 충분히 약해졌고, 오늘 아침에 인섹토피아에 있는 동료들에게 진군 명령을 내렸으니까!”

“그렇다면 내가 그 전쟁을 막겠어! 너희들을 모조리 벌하고, 내 누이도 처리할 거야.”

봉봉이 토토 박사에게 석궁을 들이대면서 말했어요. 토토 박사는 커다란 날개를 펄럭이며 그를 비웃었지요.

“겨우 그걸로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보나? 멍청하기는! 애초에 너는 나를 건드릴 수도 없어!”

토토 박사가 길고 높은 휘파람을 불었어요. 돌연 오페라 하우스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지요. 무대의 가벽이 갈라지더니 강강이 벽을 뚫고 나와 곧장 봉봉에게 돌격했답니다.

봉봉은 재빨리 G와 토토 박사를 밀어서 아래로 떨어트리고 그곳에 라이터를 던졌어요. 극장 곳곳에 불길이 번지기 시작했지요. 다행이 진드기들은 낌새를 채고 진작 내뺐답니다. 봉봉은 G와 토토 박사, 법정의 당충들이 불길에 신음하는 소리를 들으며 뿌듯해했어요.

“문을 다 잠가두었으니 너희들이 나갈 길은 없다. 저승으로 가서 도토리 장군에게 용서를 빌어라.”

큰 문제가 하나 있었어요. 매서운 불길조차 강강을 막을 수가 없었답니다. 오히려 불길을 받아 더욱 음산하고 맹렬하게 울부짖는 푸가가 봉봉을 압박했지요. 하지만 봉봉은 물러설 생각이 없었어요.

“증기선으로 때려 박는 한이 있더라도 여기서 끝장을 보겠어!”

봉봉은 굳이 남으려고 발버둥치는 판판과 총총, 라라를 밀어서 내보내고 칸막이 좌석의 문을 닫아버렸어요. 등 뒤에서 문 열라고 고함을 치는 판판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봉봉은 문을 잠그고 지네 괴물과 마주했지요.

곤충들의 키틴질 몸이 타들어가는 소리가 극장을 울렸고, 강강은 느릿느릿 불길을 뚫고서 봉봉에게 다가왔답니다. 봉봉은 강강의 머리가 보이자마자 눈을 향해 석궁을 쏘았어요.

“흥! 고작 그런 걸로?”

지네가 소리를 지르며 커다란 독니를 봉봉에게 들이댔답니다. 봉봉은 날개를 퍼덕여 간신히 몸을 피했지만 칸막이 좌석이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어요. 봉봉은 벽을 달리면서 계속해서 석궁을 쏘았답니다. 강강은 페이퍼 나이프로 편지 봉투를 자르는 것처럼 독니로 벽을 찢어대면서 봉봉을 쫓았지요. 그렇지만 봉봉은 강강이 꼬리마저 머리처럼 자유자재로 휘두를 수 있는 건 몰랐답니다. 제 아비인 캉캉보다 더 잘 다루는 거 있죠? 봉봉은 강강이 능수능란하게 휘두르는 꼬리에 맞고서 나가떨어지고 말았어요. 날개에 힘을 잃은 채 불타는 관객석으로 추락했지요.

봉봉은 바닥에 쓰러진 채 점점 꺼져가는 시야로 보이는 강강을 바라보았어요. 강강은 느긋하게 봉봉의 숨통을 끊으려다가오고 있었지요.

그러나 진정한 승리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곤충에게 오는 법이에요. 봉봉은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남은 힘을 모아 석궁을 겨냥했어요. 그리고는 방아쇠를 당겨 연발 석궁에 남은 마지막 볼트를 쏘아 올렸지요. 볼트는 강강의 머리에 맞고 튕겨나가 천장에 박혔답니다. 천장에 균열이 일었어요. 봉봉은 거대한 그림자가 균열을 뚫고 극장 안으로 내려오는 걸 보고는 그만 기절하고 말았답니다. 작은 곤충의 몸으로 그 이상의 열기를 이겨내는 건 불가능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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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반딧불이 법정. Chapter 08: 깊은 저 지하 속 스위트룸 20.01.07 24 0 13쪽
52 반딧불이 법정. Chapter 07: 마지막 20.01.06 19 0 12쪽
51 반딧불이 법정. Chapter 06: 글로리어스! 20.01.05 23 0 13쪽
50 반딧불이 법정. Chapter 05: 문은 두 번 두드려야 열려 -2 20.01.02 23 1 7쪽
49 반딧불이 법정. Chapter 05: 문은 두 번 두드려야 열려 -1 20.01.01 24 0 9쪽
48 반딧불이 법정. Chapter 04: 도넛 회동과 티타임 19.12.31 19 0 14쪽
47 반딧불이 법정. Chapter 03: 라멘 19.12.30 23 0 13쪽
46 반딧불이 법정.Chapter 02: 봉봉과 바다 19.12.29 18 0 13쪽
45 반딧불이 법정, Chapter 01: 에이전트 로즈나이프 19.12.28 22 0 13쪽
44 작전명 곤충구이 스튜. Chapter 16: 법정의 선고 19.12.27 22 0 2쪽
43 작전명 곤충구이 스튜. Chapter 15: 휴가 19.12.26 22 0 5쪽
42 작전명 곤충구이 스튜. Chapter 14: 격돌! 봉봉 VS 캉캉 19.12.25 18 0 9쪽
41 작전명 곤충구이 스튜. Chapter 13: 넥터 허브 지하 미로 2 19.12.24 25 0 13쪽
40 작전명 곤충구이 스튜. Chapter 12: 넥터 허브 지하 미로 1 19.12.23 19 0 13쪽
39 작전명 곤충구이 스튜. Chapter 11:과학 진드기 수사 19.12.22 22 0 12쪽
38 작전명 곤충구이 스튜. Chapter 10: 신문물 19.12.21 21 0 11쪽
37 작전명 곤충구이 스튜. Chapter 09: 안 남아있는 나날 19.12.20 22 0 12쪽
36 작전명 곤충구이 스튜. Chapter 8: 봉봉, 복귀하다-2 19.11.13 19 0 6쪽
35 작전명 곤충구이 스튜. Chapter 8: 봉봉, 복귀하다-1 19.11.12 35 0 7쪽
34 작전명 곤충구이 스튜. Chapter 7: 코코-2 19.11.11 21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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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작전명 곤충구이 스튜. Chapter 5: 역습의 봉봉-2 19.11.08 18 1 7쪽
30 작전명 곤충구이 스튜. Chapter 5: 역습의 봉봉-1 19.11.07 23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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