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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월 님의 서재입니다.

1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건보
작품등록일 :
2020.11.24 15:24
최근연재일 :
2022.09.2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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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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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51,055

작성
21.01.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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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4화

DUMMY

44.


쾅!


“커헉!”


그런 생각이 든 순간 뒤에서 폭발 소리와 함께 거센 폭풍과 뜨거운 열기가 유리를 덮쳤다.

뒤는 타는 것을 넘어 완전히 익어버렸고.

좁은 통로를 비집고 부는 폭풍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멀리 튕겨 나갔다.

벽에 부딪히기 전에 마나를 일으켜 다행히 몸은 보호했으나.


“오웩!”


폭풍과 벽에 부딪힌 충격으로 내부가 진탕이 돼버리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방금의 폭발로 지하가 흔들려 돌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억지로 일어나 벽을 짚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시체···. 시체를 찾아야 해···.’


벽은 폭발의 열기로 뜨겁게 달궈져 있었다.

그런데도 유리는 손이 익는 건 신경 쓰지 않고 벽을 짚으며 걸어갔다.

바닥은 그을리거나 불길이 넘실거렸다.

옷자락에 불길이 옮겨붙는데도 계속 발을 옮겼다.

힘겹게 길드장실로 들어가 터져나간 살점과 팔다리를 확인했다.


‘단서가 될만한 건 없어···.’


몸체도 확인하고 싶었으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만큼 터진 데다 재로 변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지하의 진동이 점점 거세지고 낙석의 크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떨어지는 돌 하나가 유리의 머리를 찢었다.

피가 흐르더니 눈으로 들어가 그는 눈을 찌푸렸다.


‘다시 시작해야겠어.’


죽기를 기다리는 것도 힘들어 단검으로 망설임 없이 목을 그었다.


***


정신이 깨어난 유리는 회귀의 후유증을 겪었다.

힘들게 진정시키자마자 황도를 향해 움직였다.


‘지금 녀석들은 내 능력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어.’


중간중간 나뭇잎도 확인했다.


‘그리고 수법도 더 악랄해지고 있어. 그 녀석을 아예 실험 쥐로 사용하고 있고.’


유리는 잘 가다 말고 갑자기 발을 멈추더니 마나를 끌어 올리고 주먹으로 나무를 강하게 쳤다.

나무는 힘을 버티지 못하고 부러지고 쓰러졌다.


“미치겠군.”


한그루로 그치지 않았다.

주위의 모든 나무에 힘을 썼다.

그것에 그치지 않고 고함까지 질렀다.

거칠게 숨을 내뱉으며 가슴을 진정시키며 다시 발을 움직였다.


‘몇 번 더 죽으면 아예 미쳐버리겠군.’


계속 심장이 세차게 뛰며 진정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발을 멈출 수 없어 그저 참으며 버텼다.

이상한 쪽으로 빠지려는 정신을 억지로 부여잡았다.

이동한 지 어느새 10시간째.


‘그래도 늦을 줄 알았는데 딱 맞춰 도착했네.’


이미 해가 뜬 뒤라 문이 열려 있어 들어가려는 줄에 가서 섰다.

자신의 차례가 와 보증서를 보여줬고.


“그저 지나가는 길이니 방문은 비밀로 해라. 시끄러운 건 싫다.”


경비병의 경례를 받으며 무사히 들어갔다.

그리고 벌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길베르트와 만나 부탁할 것을 맡기고 밖으로 나가기 전 한 가지를 물었다.


“가게에 화약 있지?”

“어. 근데 왜?”

“한 줌 정도만 줘.”

“너한테 화약을 주라고?”

“내가 미쳤다고 황도 안에서 이상한 짓을 하겠어? 잔말 말고 주기나 해.”


길베르트는 수상하다는 듯한 눈빛을 지으면서도 바텐더에게 시켜 자그마한 화약 한 자루를 가져와 건넸다.

유리는 그것을 배낭에 넣고 다시 움직였다.

가게를 나와 콜크에게 가고 있는데 가장 처음 만났던 여자가 골목으로 들어가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황급히 뒤를 따라갔다.

다행히 그녀는 사라지지 않았다.


“아직 그쪽 주인은 내가 같은 편에 설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유리는 냉소를 지었다.


“어리석네.”

“말을 함부로 하지 마시죠.”


여자가 발끈했으나 유리는 가볍게 무시했다.

그녀가 마나와 살기를 일으키려는 순간 가까이 붙어 가면을 벗기고 입을 틀어막았다.

동시에 검을 뽑고는 목에 가져다 뎄다.


“가서 그쪽 주인에게 전해.”


유리의 눈이 푸르게 빛나며 서늘한 귀기를 흘렸다.

주위로 짙은 살기가 슬며시 퍼져나갔다.


“내 모든 걸 빼앗아갔으니 그만한 각오를 하고 있으라고.”


살기를 온전히 마주하고 있는 여자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렸다.

심지어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 실금도 해버렸다.

마나와 살기를 일으킨 탓에 기사들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것을 느꼈으나 가라앉힐 생각도 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네가 어디에 있든 기필코 찾아내서 모든 걸 부숴버릴 거다.”


그 말과 함께 얼굴에 긴 자상을 낸 걸 끝으로 기운을 가라앉히고 가면을 챙겨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뒤로 서둘러 콜크와 만나 대화를 끝내고 길드로 이동했다.

지하로 내려와서는 필요한 물건을 배낭에 넣었다.


‘이곳에 있던 걸로 아는데···. 역시.’


그렇게 찾은 것은 실처럼 얇은 철사였다.

유리는 그 철사를 보라색 시약에 잠깐 담갔다가 꺼냈다.

그리고 입구로 걸어가 발목 높이에 철사를 박아넣었다.

아래에는 티가 나지 않게 화약을 길게 뿌렸다.

해야 할 준비가 끝나 길드장실로 들어가 기다렸다.


‘빨리 와라. 아직 2번으로는 정보가 부족한 건 안다.’


단검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기다렸다.

10분. 20분. 30분.




기다리던 소리가 드디어 들렸다.

유리는 의자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걸어 나갔다.


“으아아악!!!”

“유리 리버스!!!!”


사내는 사라진 발목을 부여잡으며 그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닥쳐.”


가까이 다가가 손을 발로 차 단검을 멀리 날려버렸다.

뒤에서 발목을 붙잡고 있는 조직원에게 다가가 목뼈를 부러트려 죽였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사내가 날아간 검을 잡기 위해 바닥을 기고 있었다.

유리는 말없이 사라진 발목을 짓밟았다.


“끄아아악!!!”


사내는 고통에 몸부림쳤다.

유리는 길드의 문을 닫고 사내의 뒷덜미를 붙잡았다.

그대로 길드장실로 끌고 가 바닥에 내팽개쳤다.

이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몸을 일으키려고 해 얼굴에 주먹부터 날렸다.

가면이 날아가고 이빨 몇 개가 바닥을 뒹굴었다.


“또 폭발해봐.”


눈높이를 맞추며 단검을 허벅지에 꽂아 넣었다.

비명을 지르려고 하자 복부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사내는 배를 부여잡으며 몸을 웅크렸다.


“엄살피우지 말고 가만히 있어.”


허벅지에 꽂혀있던 단검을 뽑아냈다.


“이런다고 뭐가 달라질 줄 알아?! 포기해. 가족도 지키지 못하는 병신이면 가만히 짜져서 살아!”


유리는 그를 무미건조하게 쳐다보기를 잠시.

무릎을 짚고 몸을 일으켰다.


“뭘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유리의 시선은 단검으로 향해 있었다.


“정보는 네가 아니더라도 알아낼 방법은 많아. 뭐 처음에는 얻어 내려고 한 게 맞지. 그런데 가면 갈수록 생각이 바뀌더라고.”


몸도 살짝 풀었다.


“어차피 너희는 지금 나를 죽이기 위해 안달이 나 있어. 이렇게 확신하는 이유가 뭐냐고? 계속 나를 찾으러 다니잖아, 불안하니까.”


유리의 눈이 푸르게 빛을 띠었다.

방 안의 공기를 짙은 살기가 무겁게 짓눌렀다.


“몇백 년 동안 아무도 모르게 진행되던 주술이. 완성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죽지 않는 이가 훼방을 놓으려 하니까. 어떤 방법인지는 모르겠으나 너희를 찾아내고 다 죽여버리잖아.”


사내의 멱살을 붙잡고 얼굴을 들이밀었다.

유리의 푸른 눈과 사내의 눈이 마주쳤다.


“내 모든 걸 뺏어간 죄는 똑똑히 치르게 될 거다.”


사내는 겁도 먹지 않고 냉소를 지었다.


“해볼 테면 해봐! 네가 뭘 하든 다 헛수고일 뿐이니까!”


유리가 배낭에서 유리병 하나를 꺼내 뚜껑을 열고 사내에게 뿌렸다.

기름 냄새가 확 올라왔다.

사내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끝없이 발버둥을 쳐봤자 너는 결국 혼자일 뿐이야!”


유리가 성냥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던졌다.

온몸에 불이 붙는 와중에도 사내는 계속 말했다.


“페하! 걱정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결국 승리하시고 원하는 바를 이루게 되실 겁니다! 부디 부활하셔서 온전한 용체로 이 제국을 뒤바꿔주십시오!”


차가운 눈빛으로 타들어 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캬하! 캬하하하하!”


사내는 천천히 새까만 재로 변해갔다.

그의 웃음소리가 사라지고 나서야 길드를 벗어나 지상으로 올라갔다.

발을 움직여 다음 장소로 움직였다.


‘시간은 저녁이 지난 후에나 가능하겠지.’


이미 점심때가 지나 한산한 시장을 넘어 주택가로 넘어갔다.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은 적었으나 그래도 시선을 신경 쓰며 조용히 움직였다.

그렇게 도착한 집의 문고리를 잡고 돌렸다.


‘역시 잠겨있네.’


유리는 열쇠 구멍에 단검을 집어넣고 억지로 돌려 잠긴 문을 열었다.

안으로 들어가 가운데의 소파에 몸을 기댔다.


***


“이게 현 수사상황 그리고 인원 배치입니다. 나머지는 기사들 리스트, 각 기사단의 보고서입니다.”

“고맙습니다. 시간도 많이 늦었으니 이만 퇴근해 보시죠.”

“단장님께서는 퇴근 안 하십니까?”

“저는 1단장님과 잠시 할 얘기가 있어서 말이죠. 빨리 들어가세요. 식사도 못 했지 않습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고생하십쇼.”


라이라는 듀크에게 경례하고 단장실에서 나왔다.

그대로 황궁을 나와 시장으로 걸어갔다.

간단하게 고기와 채소를 구매한 뒤에 집으로 향했다.

몸을 숙여 화분 아래에서 열쇠를 꺼내고 문 앞으로 걸어갔다.


‘문이 열려있다?’


라이라는 검을 바로 뽑을 수 있게 손을 올리고 마나를 끌어 올렸다.


‘일단 느껴지는 기운은 없지만.’


문에 등을 기대고 조심히 문을 열었다.

당장에 눈에 보이는 건 자신의 가구들뿐이었다.

라이라는 검을 뽑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검을 감싼 마나가 은은한 빛을 내며 집안을 밝혔으나 평소와 다른 점은 없었다.


‘도둑치고는 건드린 물건이 없는데?’


안으로 더 들어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흡!”


단 한 발자국이었다.

그 순간에 뒤에서 누군가가 입을 막으며 자신을 붙잡았다.

그래도 재빨리 반응해 뒤로 검을 찌르려 했으나.


“기운을 가라앉히고 검을 집어넣어라.”

“예.”


그 말과 함께 라이라의 정신이 날아갔다.


***


“오늘 너에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알겠지?”


유리는 그녀의 입에서 손을 떨어뜨렸다.


“예.”

“그리고 지금 황궁 도서관으로 들어가 헤파이 스테이트와 내전에 관해 서술한 자료를 찾아와야 한다. 대여는 불가능하지만, 필사는 가능하니 스테이트의 경력과 루테프의 움직임, 그리고 내전의 발단을 조사하고 가져와라.”

“예.”

“최대한 티가 나지 않게 행동해라. 또 너는 단 한 순간도 날 보지 못한 거다. 최대한 서둘러라.”

“알겠습니다.”


라이라는 집을 나서 황궁으로 향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움직일 수 있다.’


***


황궁에 입성한 라이라는 곧장 도서관으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간 뒤에는 사서에게 말을 걸었다.


“헤파이 스테이트와 내전에 대해 자세하게 서술한 서적이 있나?”

“1급 기밀에 해당하는 서적들입니다. 상부의 허락이 떨어지거나 열람 가능한 지위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라이라는 사서에게 검 손잡이에 달린 보석을 보여줬다.

독수리 문양이 새겨진 붉은 보석이었다.


“2기사단의 부단장님이시군요.”

“대리지만 말이야.”

“대리라고는 하지만 그 보석을 지니고 계시니 상관없습니다.”


사서는 서랍을 열고 녹빛 열쇠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도서관 끝에 있는 문을 열 수 있는 열쇠입니다. 그 안에 필요로 하시는 자료들이 모여있습니다. 참고로 그 안에서 마나를 사용하면 경보가 울리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필사를 하려 하는데 종이와 펜이 있나?”


사서는 종이 5장과 펜을 건넸다.


“전체는 불가능하고 일부분만 가능합니다.”

“알고 있다.”


그녀는 종이와 펜을 챙기고 도서관의 끝으로 걸어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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