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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월 님의 서재입니다.

1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건보
작품등록일 :
2020.11.24 15:24
최근연재일 :
2022.09.2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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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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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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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0화

DUMMY

40.


어떠한 반응도 없었다.

한 번 더 두드린 후에야 반응이 나타났다.

눈높이에 있던 작은 판이 열리더니 한 쌍의 눈동자가 나타났다.


“뭐 문제 있어.”


그의 목소리는 굉장히 잠겨있었다.


“급한 일이 있는데 문을 좀 열어주지.”

“그게 뭔.”


유리는 그의 말을 무시하며 구멍으로 보증서를 집어넣었다.

얼떨결에 보증서를 받고 다 읽은 경비병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쪽문을 열었다.


“새벽에 고생하십니다.”


어떻게든 목을 풀려는 경비병의 경례를 받아주며 보증서를 돌려받았다.


“그냥 지나가는 길이니 비밀로 해라. 새어나가면 수사국으로 연행될 거다.”

“예.”


언질 후 발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갑자기 경비병이 말을 걸었다.

그는 한 손으로 코를 막고 있었다.


“혹시 클린 마법을 사용하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시간이 꽤 걸리는 걸로 알고 있는데?”

“동쪽은 다른 곳과 달라서 몇 초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부탁 좀 하지. 이대로는 말을 타지 못할 것 같군.”

“예. 그럼 바로 가져오겠습니다.”


경비병은 서둘러 안으로 들어가 손바닥만 한 구체와 로브를 들고 왔다.


“손에 드신 다음 가운데 단추를 누르시면 작동이 될 겁니다. 그리고 얼룩이 많이 생겼길래 새 걸로 가져왔습니다.”

“고맙군.”


유리는 설명대로 오른손에 쥐고 단추를 누르자 시원한 바람이 주위를 맴돌고 지나갔다.

그제야 경비병은 코에서 손을 내리고 얼굴을 폈다.

유리도 구체를 돌려주며 말했다.


“괜찮군.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내 출입은 비밀로 엄수 해라.”

“명심하겠습니다.”


유리는 경비병에게 받은 로브로 갈아입었다.


“이건 처리해줬으면 좋겠는데.”

“알겠습니다.”


그리고 마구간으로 향했다.

마부를 만나 빠르게 대금을 치르고 말을 타고 입구로 걸어가 보증서를 이용해 영지를 빠져나왔다.

아직 동이 트지 않아 길목이 어두워 어쩔 수 없이 말에서 내린 뒤 고비를 잡은 채 움직였다.


‘빨리 움직여도 모레 아침은 돼야 황도에 들어가겠어.’


그렇게 몇 시간을 걷디 보니 동이 터 말을 타고 빠르게 달렸다.


‘대충 시간을 맞추고 이동해야겠어.’


중간마다 말을 쉬어주며 꾸준히 움직였다.

그렇게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이동했다.


‘용병단인가.’


유리는 멀리서 30명의 기운을 느꼈다.


‘상급이 둘, 하급이 하나, 나머지는 다 중급이라. 용병단치고는 경지가 쓸데없이 높아. 사람도 많고. 분명히 평범한 집단은 아닐 텐데.’


무시하고 지나치려 했는데 갑자기 말이 울음소리를 내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다행히 유리는 직전에 말에서 뛰어내려 바닥에 착지했으나 말은 피를 흘리며 일어나지 못했다.


‘혹시나 했는데.’


유리는 자신을 찌르려는 검을 피하고 팔을 붙잡아 그대로 바닥에 메쳤다.


“컥!”


이에 그치지 않고 팔을 꺾어 어깨를 부수고 일어나며 짓밟아 발목도 함께 부숴버렸다.

그는 고통에 몸부림을 치며 일어나지 못했다.


‘움직임이 확실히 훈련을 받았어.’


동시에 자신을 공격하던 검을 챙기고 그 자리를 물러났다.

물러나기 무섭게 화살이 내리꽂히며 부상자를 죽였다.


‘게다가 힘으로 부숴버렸는데 소리도 안 지르는 걸 보면 길드 쪽일 가능성이 커’


그리고 시선을 살짝 돌려 검신과 상대를 확인했다.


‘독은 발라져 있고. 숨어있는 놈이나 가면을 쓴 놈은 없어.’


유리는 날아오는 화살을 몸을 젖혀 피하고 적들을 향해 쇄도했다.


‘죽이지를 못하는군.’


주웠던 검을 버리고 자신의 단검을 뽑았다.

남은 적들이 유리를 향해 쇄도했다.


‘방금 행동으로 봐서는 동료를 방패로 써도 서슴없이 죽이겠고.’


그는 위에서 떨어지는 도끼를 피하고 손바닥으로 복부를 가격해 멀리 날렸다.

동시에 날아오는 두 개의 화살을 붙잡았다.


‘검에 발라져 있는데 화살에 독이 안 발라져 있는 게 이상하지.’


화살을 버리며 흙을 줍고 다시 움직였다.

위에서 떨어지는 검사의 공격을 피하고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마무리는 짓지 않고 사방에서 찔러 들어오는 병장기를 피하며 호위가 사라진 궁사들을 향해 달려갔다.


“막아!”


뒤에서 여럿이 달려들었으나 유리는 흙을 뿌려 움직임이 잠시 멈춘 찰나에 순식간에 도달했다.

궁사들은 뒤늦게라도 검을 뽑으려 했다.

그보다는 유리가 훨씬 빨랐다.

하나는 턱을 후려쳐 기절을 시키고 남은 둘의 손목을 붙잡고 악력으로 부서뜨렸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적들을 향해 집어 던졌으나.


“으랴아!!!”


적은 유리와 함께 베어버릴 기세로 검을 휘둘렀다.

유리도 앞으로 달려가려 했으나 시체 아래에서 올라오는 검에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그럼에도 검은 빠르게 유리를 쫓았다.


‘상급은 상급이란건가.’


그렇다고 상대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미 유리는 그의 위치를 알고 있었다.

검을 피하고 팔을 붙잡아 당기며 팔꿈치에 단검을 박아 넣었다.

다음 단검 손잡이를 붙잡고 힘을 줘 그대로 팔을 뜯어냈다.


“크헉!”


동시에 검 한 자루가 복부를 뚫고 나왔지만, 발로 밀어내며 공격을 피했다.


‘저것도 상급.’


상대는 복부에서 검을 뽑고 동료들과 같이 달려들었다.


“컥!”


유리도 달려들려 했으나 한 명이 발로 동료를 차며 그에게 밀어붙였다.


‘남은 상급이 무리의 대장인 거 같은데.’


달려드는 상대를 피하며 상급에게 달려들었다.

상급은 재빨리 동료를 방패로 삼았으나 힘을 실어 둘을 함께 발로 밀어냈다.

둘은 함께 날아가더니 나무에 부딪힌 충격에 몸을 늘어뜨렸다.

유리는 재빨리 다가가 방패로 쓰인 놈의 어깨를 부수고 밀쳐낸 뒤 상급의 멱살을 붙잡고 끌어냈다.

그 행동에 남은 이들이 쉽사리 덤벼들지 못했다.

유리는 얼굴을 가리고 있던 로브를 벗겨냈다.


“사이드 길드의 길드장이 직접 올 줄은 몰랐는데. 받은 액수가 좀 큰가 봐.”


동시에 그의 검을 뺏으며 목에 들이밀었다.


“내 얼굴을 아는 이는 얼마 없는데. 누구지?”

“머더러즈라고 하면 알아들으려나.”

“알지만 무슨 상관이 있지. 생존자는 하나밖에 없는 걸로 아는데.”

“그렇지. 길베르트가 있지.”

“그럼 누가 또 있을까.”

“길베르트의 옛날 파트너가 누구인지는 알지?”


그 얘기에 목에 검이 다가와 있는데도 길드장은 냉소를 지었다.


“그게 너라는 증거는 있나? 길베르트가 자기 입으로 실종됐다고 했다.”

“그 자식한테 물어보면 알게 될 거야.”


그리고 푸르게 빛나는 눈을 들이밀며 그와 눈을 마주쳤다.


“뭐, 나는 상관없지만, 옛날처럼 괴멸 상태가 되고 싶은 건 아니지?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인가?”


길드장은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입을 열었다.


“만약 네가 길베르트의 파트너였던 그 아이라면 우리는 이 일에서 손을 떼지.”

“어떻게 믿으라고. 지금 내가 갑인 건 알고 하는 얘기지?”

“어떻게 해야 믿어줄 텐가?”

“지금 이 자리에서 너를 제외한 모두를 다 죽여. 그럼 믿어는 볼게.”


유리는 멱살을 놓고 머리 옆에 검을 꽂으며 일어났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검을 정리했다.


“모두 자결해라.”


그의 명령에 남은 스무 명은 망설임 없이 목을 그으며 자결했다.


“이 정도면 됐나?”

“아니.”


유리는 그의 팔을 붙잡고 역으로 꺾어 부러뜨렸다.

상대는 고함은 지르지 않았으나 주저앉고야 말았다.


“가봐.”


길드장은 그 길로 팔을 부여잡은 채 떠났다.

유리는 말에게 다가가 상태를 확인했는데 달릴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날카로운 물건이었는지 발목이 반쯤 날아가 있었다.

고통스럽지 않게 직접 목을 베고 마을을 향해 움직였다.


‘말없이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


마나 결핍으로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 마나를 사용하며 부지런히 이동했다.

물을 먹지도 음식을 섭취하지도 않고 말없이 계속 이동했다.

그렇게 이동한 지 3시간째.


‘7명.’


앞에서 사람들의 기운을 느꼈다.


‘기운으로는 일반인이랑 용병이기는 한데. 가는 길이 같으면 태워 달라고나 해야겠군.’


20분을 더 이동하고 나서야 느꼈던 7개의 기운과 마주했다.


“저기 실례합니다만 목적지가 어떻게 되십니까?”

“일단 황도가 목적지인데, 무슨 일인가?”

“가능하다면 이 앞에 있는 마을까지 태워주실 수 있으십니까?”

“의뢰인, 그렇다는데 상관없나?”

“예. 어차피 저희도 오늘은 이 앞마을에서 쉬려 했으니 상관없습니다.”

“그전에 신분을 증명할 건 없나?”

“혼자만 보십쇼.”


용병은 유리가 건넨 보증서를 빠르게 읽고 돌려줬다.


“이 정도면 확실하니 같이 가지.”

“감사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일행들과 함께 움직였다.


“그런데 말은 없는 건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습니다. 갑자기 안 좋은 일이 생겨서 말이죠.”

“고생하는군. 그보다 혼자 다니는 건가?”

“서쪽도 아니고 동쪽에서 마수가 나타날 일은 없지 않습니까. 사막을 가지 않는 이상에야 굳이 같이 다닐 필요는 없죠.”


그 대화를 끝으로 더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

이따금 마차가 덜그럭거리는 소리만 들려왔다.

그렇게 1시간, 2시간.

어느덧 7시간째.


“오늘은 이곳에서 노숙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많이 왔으니 점심때가 되기 전에는 도착할 것 같군요.”

“별수 없죠.”

“그럼 불침번은 제가 제일 힘든 시간에 서겠습니다. 얻어타는 입장이다 보니 그런 거라도 해야겠죠.”

“그래 주면 고맙지.”


불침번을 정하고 일행들이 자리에 누웠다.


‘7명 중에서는 거칠게 마나를 뽑아도 느낄만한 사람은 없겠어.’


유리는 그들과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


***


8명은 일찍이 일어나 마을로 향하고 있었다.

별일 없이 3시간이 지난 후 안전하게 마을에 도착했다.


“태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는 길목이라 다행이었어. 아무쪼록 고생하게. 이번엔 말을 잃어버리지 말고.”


그렇게 7명은 작별인사를 했다.

그들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유리는 팔찌를 확인했다.

나뭇잎이 황도와 북서쪽을 번갈아 가리켰다.


‘틀리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이야.’


그리고 북서쪽을 향해 움직였다.

6시간째가 되어서야 조직의 동굴을 발견했다.


‘다행히 입구는 안 무너졌어.’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동굴 주위를 둘러보며 느껴지는 게 없나 살폈지만.


‘아무것도 없군.’


별다른 소득이 없어 곧바로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직 폭발의 여흔이 남아있던 것인지 잔해나 부스러기가 위에서 떨어졌다.

유리는 신경 쓰지 않고 주위를 살피며 최대한 갈 수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느껴지는 게 하나도 없군. 가장 아래에 강대한 마나가 있었단 게 거짓말 같아.’


올라가면서 다시 살펴봤지만 역시나 단서가 발견되거나 기운이 느껴지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밖으로 나와 팔찌도 살펴봤다.

나뭇잎은 이곳을 가리키고 있지 않았다.


‘사기가 사라진 건가.’


그리고 심호흡을 한 뒤 단검을 들고 목을 그었다.

그의 몸은 쓰러졌고 흙을 피로 적시며 정신을 잃었다.


***


정신이 든 유리는 경련과 발작을 일으켰다.

마나도 거칠게 들끓었고 주위로 살기도 퍼져나갔다.

하지만 다들 경지가 낮아 그것을 느끼고 일어날 사람은 없었다.

유리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마나와 살기를 조금씩 진정시켰다.


‘많이 겪어서 그런가, 점점 이 시간도 줄어들고 있어.’


그리고 자신의 차례가 와 불침번을 서고 다시 순서를 바꿨다.

시간이 지나 동이 트기 시작했고 일행들이 일어나 몸을 풀고 움직였다.

3시간이 지난 후 일행은 마을에 도착했다.


“태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는 길목이라 다행이었어. 아무쪼록 고생하게. 이번엔 말을 잃어버리지 말고.”


7명은 작별인사를 했다.

유리는 우선 시장으로 이동해 식수를 구하고 마구간으로 향했다.

대금을 치러 말을 구한 뒤에는 서둘러 황도를 향해 움직였다.


‘지금부터 반나절이면···. 보증서를 밤에 사용하면 상부에 보고가 올라갈 테고 입구의 마법 장치에 들킬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으니 능력도 사용하지 못할 테고.’


유리는 짧게 혀를 찼다.


‘모레 아침은 되어야 황도로 들어갈 수 있겠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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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화 21.01.03 2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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