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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월 님의 서재입니다.

1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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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건보
작품등록일 :
2020.11.24 15:24
최근연재일 :
2022.09.20 19:45
연재수 :
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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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51,055

작성
21.01.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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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2화

DUMMY

42.


바텐더가 돈을 정리하고 술잔에 술을 따르는 사이 길베르트가 입을 열었다.


“일단 아직 기사단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지는 않았지만, 네가 기사단을 나간 거 아니냐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긴 하더라.”

“아무래도 모습을 안보인지 오래됐으니까. 기사단 움직임은 어때?”

“네가 있을 때랑 다를 거 없어. 게다가 수사에 진척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아마 기사단으로는 힘들 거야. 제국이 모든 신경을 이쪽으로 쏟아야 가능성이 보이기라도 할걸.”


그 말에 길베르트가 눈을 빛냈다.


“너 알고 있구나?”

“괜히 이곳저곳을 쏘다닌 게 아니니까. 그렇다고 너한테 말해줄 정보는 없어.”

“단 하나도?”

“단 하나도. 괜스레 기대하지 말고 계속 얘기나 해. 시체가 나왔지 않아?”


길베르트가 아까움에 입맛을 다시며 술로 목을 축였다.


“3일 전에 발견됐어.”

“그럼 내일 또 시체가 발견되겠네.”

“아무래도 그렇겠지. 그리고 사이드 쪽은 또 언제 만난 거야?”

“황도로 오면서. 누가 그쪽에 의뢰를 넣었나 봐.”


유리도 앞에 놓인 술을 한 모금 마셨다.


“이쪽으로 들어온 정보는 없어?”

“들어온 것도 없고 찾아도 나오지를 않는다.”

“그러니 좀 알려줘라.”

“정보료는 네 목숨값인데 괜찮냐.”


그 말에 길베르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개새끼.”

“그러다가 뒤져, 새끼야.”


험악한 말과 살벌한 웃음에 그는 지레 겁을 먹고 화제를 돌렸다.


“계속 얘기나 하자. 음, 우리 말고 다른 정보 길드나 흥신소도 마찬가지야. 부모들이나 용병들이 계속 찾아오기는 하는데 알 턱이 있어야지.”

“너희들도 못 찾는데 그쪽은 어련할까.”

“그것도 그렇지. 그리고 사이드 길드 말고 다른 곳도 비슷한 의뢰가 들어갔나 봐.”

“길드장이 말했나 봐?”

“어. 한두 군데 빼고는 그 유리란 걸 알자마자 다 이 일에서 손을 뗐다더라.”

“사이드 길드가 포기했는데도 손을 안 떼는 게 병신이지. 네가 말한 한두 군데는 신생 길드인가?”

“경고를 하기는 했는데 귓등으로도 안 듣더라고.”


유리는 바텐더에게 다시 술을 받고 홀짝였다.


“많이 쳐봤자 사이드 수준 아니야?”

“그것도 안 돼. 사이드도 꽤 힘은 있잖아. 머더러즈가 워낙 컸을 뿐이지. 우리만 없었으면 이쪽은 꽉 잡고 있었을걸.”

“그렇지. 우리는 머리들부터 평범하지 않았으니까.”

“그래. 그리고 물어본 거 계속 얘기해줄게. 좀 있다가 나가야 하니까 빨리 끝내자.”


길베르트는 빠르게 정세에 대한 얘기를 이어갔다.

그래도 유리가 묻는 것에는 하나하나 자세하게 얘기했다.

이제 자신이 들어야 할 것은 다 들은 것인지 유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냐?”

“그래.”

“콜크한테도 갈 거지?”

“맡겨놓은 일이 있으니까. 아, 그리고”


그는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무언가를 끄적이곤 길베르트에게 건넸다.


“2주 뒤에 발신지를 알 수 없게 해서 기사단으로 보내줘.”

“네가 직접 하면 되는 거 아니야? 그 정도 지위는 되잖아.”

“하라면 해. 그리고 이것도.”


그리고 배낭에서 꺼내 건넨 것은 꽤 무거운 돈 자루였다.


“이건 또 왜?”

“데슬리 길드 터뜨렸을 때 기억나지?”

“설마 이걸로 다?!”

“어. 1주일 내로 준비해놔. 그리고 주술이란 거에 대해 좀 알아봐 줘. 나중에 찾으러 올게.”


그리고 가게를 나와 오두막으로 걸어갔다.

벌집과 오두막은 정 반대편에 있어 유리는 어쩔 수 없이 대로를 통해 이동했다.

감각계 마나 사용자들에게 걸리지 않기 위해 모든 기운을 가라앉힌 채 움직였다.


“얼마인가요?”

“한 병당 1실버.”


길을 걸으며 들린 상점에서 산 물을 배낭에 집어넣으며 길을 걸어갔다.


“기다려!”

“마리아?!”


딸의 이름을 부르며 옆을 달려가는 금빛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아이의 손목을 붙잡았다.

아이는 깜짝 놀라며 유리를 바라봤다.

잔뜩 겁을 먹었다.


“미안하다. 아저씨 딸이랑 헷갈렸구나.”


손을 놓아주자 여자아이는 황급히 친구 곁으로 다가가 유리와 멀어졌다.


“아빠!”


‘점점 미쳐가는군.’


귓가에 들리는 딸의 목소리를 무시하며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복잡하군.’


시장의 인파가 워낙 많아 유리는 이동에 불편함을 느꼈다.


‘뭐야 저건···.’


힘겹게 인파를 헤쳐나가는 와중 유리의 눈에 익숙한 행색이 들어왔다.

새하얀 바탕에 커다란 외눈이 그려진 가면.

조직의 가면을 쓴 여자가 숨지도 않은 채 시장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녀가 보이지 않는다는 듯 전혀 관심을 주지 않았다.

유리는 홀린 듯이 그녀를 따라갔다.


“아씨, 뭐야.”


인파를 거칠게 헤집고 다니면서 불평이 들려왔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자를 따라갔다.

여자가 골목길로 들어가자 유리도 따라 들어갔다.


‘어디 갔지.’


사라진 여자를 찾기 위해 감각을 넓게 펼쳤으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빨리 움직이자.’


겨우 잠깐 마나를 사용한 탓에 몇 개의 기운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유리는 황급히 기운을 지우고 자리를 벗어났다.

다시 시장의 인파 속으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뒤늦게 기사들이 나타나 골목을 살폈으나 발견한 게 없어 곧바로 돌아갔다.

그들에게 향해있는 시선을 거두며 서둘러 움직였다.


‘어디로 사라진 거지.’


황도를 포진한 기사들 때문에 함부로 마나를 일으킬 수도 없어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

아쉬움을 느끼면서 오두막을 향해 움직였다.

시장을 빠져나가려 하는 와중에 유리는 다시 그 여자가 시야에 들어왔고 골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봤다.

그는 그녀를 따라 골목으로 들어갔다.


“대로에서 잘도 그 가면을 쓰고 다니는군.”


이번에는 여자가 사라지지 않았고 유리가 검을 겨눴다.


“알지 않나요, 저희가 주술을 사용한다는 것을? 저들은 저를 보지도 듣지도 못해요.”


여자는 숨길 생각도 하지 않았다.

당당한 모습에 살기가 일어나려 했으나 황도 안이기에 유리는 억지로 참았다.

그 사이 여자가 얘기를 이어갔다.


“싸우려고 온 게 아니니 일단 진정하시죠?”

“그럴 거면 애초에 눈앞에 나타나지를 말던가. 내 딸을 납치해놓고서는 잘도 그 주둥이에서 개소리를 지껄이는군.”

“어쩔 수 없는 게 저는 단지 폐하의 말을 전하러 왔을 뿐이니까요.”

“내가 들을 거라고 생각하나?”

“딸과 관련된 얘기인데도요?”


딸이라는 말에 살기가 들끓을뻔했으나 억지로 참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딸과 관련됐다는 게 무슨 얘기지.”

“폐하께서 말씀하시길 당신이 자신을 위해 힘을 써줬으면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굳이 내가 필요할까 싶은데.”

“북동쪽과 남쪽에서 간부 둘을 죽임으로써 당신의 실력이 자신들을 찾는 데 쓰이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고 하셨습니다.”


유리는 짧게 혀를 찼다.


“그러면 애초에 우리를 건드리지 말던가.”

“그 점에 관해서는 사과를 하시더군요. 자신의 실수로 변화할 제국에 사용될 힘을 엉뚱한 데에 쓰고 있다고 자책하고 계십니다. 딸을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준다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웃기지도 않는군. 그 말을 지금 나보고 믿으라는 건가?”

“믿어주셨으면 하기에 말씀드리는 겁니다.”

“맨입으로 그러는 건 아니겠지?”

“뭘 원하십니까?”

“절름발이.”


그 단어에 당당하던 여자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절름발이의 모든 것에 대해 말해. 추가로 그놈의 목도 가져오고.”

“그에 관해서는 말씀드리기도 행동하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른 필요한 건 없으십니까?”

“글쎄···.”


유리는 뜸을 들였다.

동시에 검도 늘어뜨렸다.

그 모습에 분위기가 살짝 가벼워져 여자가 긴장을 살짝 풀었다.

유리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다섯 걸음 정도의 거리를 순식간에 이동하더니 여자의 머리를 부여잡고 능력을 사용했다.


“지금 무···.”


팔을 붙잡으려던 여자의 손이 힘없이 아래로 떨어졌다.


“너희들은 조직에 대해 얘기를 할 수가 있나?”


여자의 머리에서 손을 떼며 유리가 입을 열었다.


“자의라면 가능하나 타의라면 저희에게 걸려있는 주술이 발동해 목숨을 잃습니다.”

“절름발이에 관한 얘기는?”

“간부들의 스승님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게 없습니다.”

“주술에 관해서는?”

“불가능합니다.”


유리는 잠시 생각을 하고 입을 열었다.


“너희 조직은 나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건가?”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 황도에 있으면 그나마 자세하게 알 수 있으나 밖을 나간 순간 방위만 알 수 있습니다.”

“여태까지 네가 한 말은 다 진실인가?”

“확신을 할 수 없으나 당신이 조직을 위해 힘을 써줬으면 한다는 것은 진실입니다.”

“너희 조직의 상급 이상의 실력자는 얼마나 있지?”

“스물 이상이라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시기가 다 달라 정확히는 모릅니다.”


유리는 최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신중히 질문을 던졌다.


“너희들이 나에 대해 알고 있는 건 뭐지?”

“세간에 알려진 것을 포함해 어떻게 인지 시간을 돌린다는 것과 저희의 위치를 찾아낸다는 것 그리고 목적 말고는 아는 게 없습니다.”

“같은 조직을 제외하고 확실하게 너희의 존재를 아는 이가 있나?”

“오직 당신뿐입니다.”


‘부하들은 소크테라와 울드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군.’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 몇 가지를 더 알아낸 것을 끝으로 목을 졸라 기절시켰다.

그리고 등에 업은 뒤 오두막으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간 뒤 이름을 말하고 문을 지키는 코볼트를 지나 콜크의 앞에 도착했다.


“밧줄 좀 가져와 봐.”

“케르르륵!”


콜크의 울음소리에 코볼트 하나가 밧줄을 건네고 사라졌다.

유리가 밧줄로 여자를 묶고 있는 와중 콜크가 곁으로 와 말을 걸었다.


“케륵, 너는 여색에는 취미가 없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새로운 취미라도 생긴 건가?”

“그런 거 아니야.”


밧줄을 단단하게 묶고 배낭에서 시약을 하나 꺼내 여자에게 먹였다.


“최음제라도 먹이는 건가?”

“몇 시간 동안 마나의 흐름을 막아주는 거야. 머더러즈의 부산물이지. 이 정도면 몸부림을 쳐도 안 풀리겠네. 내가 나가고 나면 이 여자를 길베르트에게 보내.”

“그 여자가 뭐라도 되나?”

“조직의 일원이야. 길베르트한테 말해서 정보를 불게 만들어. 흠도 안 냈으니까 마음대로 하라고 해.”


여자가 쓰고 있던 가면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굴을 보니 꽤 비싸게 팔릴 건 같군.”

“코볼트가 인간 외모 평가하지 말고 조사한 정보나 불어.”


가운데의 소파에 앉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건 필수야, 케륵. 그보다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기간은 충분히 줬을 텐데.”


유리는 맞은편에 앉은 콜크를 귀기가 서린 눈빛으로 바라봤다.

동시에 살기를 풍겼고 방 안의 공기가 끈적하고 무거워졌다.


“케르르. 일단 진정을 해줬으면 하는데···. 우리는 인간들보다 그런 부분에 훨씬 민감하다고.”


유리가 살기를 어느 정도 가라앉혔다.

콜크가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열었다.


“일단 조사는 얼추 다 끝냈어. 다만 곧 있으면 정보원이 돌아올 테니 그것까지 듣고 가라고 말하려 했을 뿐이야.”

“기다릴 테니 빨리 말하기나 해.”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서쪽과 북쪽 위주로 활동을 하더군. 근데 알 수 있는 건 그게 한계야. 우리로서는 무리가 있으니까.”

“그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그래서 다음은.”

“혼자서 움직이지는 않더라고. 아홉의 수행원들과 항상 같이 다니더군.”

“당연히 너희들로서는 실력을 알지는 못하겠지.”


콜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블린도 아닌 하찮은 코볼트라고. 많은 걸 기대하면 안 되지.”


콜크가 담배를 깊게 한 모금 빨고 내뱉었다.

유리가 연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보다 네가 말한 정보원은 언제 오는 거지?”

“아마 곧 있으면 올 거야. 조금만 기다려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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