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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월 님의 서재입니다.

1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건보
작품등록일 :
2020.11.24 15:24
최근연재일 :
2022.09.2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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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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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2화

DUMMY

2.


“본제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3기사단 부단장인 칸나의 말로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됐다.


“주제는 최근 들어 발생하고 있는 실종사건입니다.”


칸나는 손에 들린 서류를 넘기며 말했다.

하지만 말을 꺼내기 무섭게 한 사내가 손을 들어 그의 입을 가로막았다.


“3부단장, 그런 사건은 수사국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원정에서 방금 돌아와 자세히 훑어볼 수는 없었지만, 우리가 할 일은 아니었는데.”


그 주인공은 제1기사단장 프릭이었다.


“금일 새벽, 새 서류를 1기사단으로 보냈는데 받지 못하신 겁니까?”


칸나의 질문에 프릭의 옆에 앉아있던 부관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오늘 새벽? 부단장, 내 책상에 올라온 서류는 분명히 어제의 것이었는데.”


칸나도 미간을 좁힌 채 그를 바라봤다.

그렇다고 회의를 멈출 수는 없어 그는 프릭을 위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1단장님은 아직 소식을 접하지 못한 것 같으니 저희 쪽으로 수사권이 넘어오게 된 연유를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칸나는 서류를 한 장 넘겼다.


“전일 밤 10시경 상급 기사 둘과 중급 기사 하나가 음주 후 귀가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검은 로브를 두른 자가 나타나더니 셋을 모두 제압한 후 중급 기사를 납치해갔습니다.”

“한 명인가?”

“예. 그리고 상급 기사 2명의 말로는 다가오는 것을 눈치도 못 챘을뿐더러 건드리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연유로 저희가 사건을 맡게 되었습니다.”


프릭은 이해를 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질문 한 가지를 던졌다.


“그런데 3부단장. 상급 기사 둘이 어떻게 하지 못했다는 것은 범인은 조장급 정도의 실력자라고 봐도 되겠나?”

“그것보다는 부단장급이라고 참고를 하는 게 낫겠죠.”


대답은 칸나가 아닌 다른 곳에서 들려왔다.

유리의 좌측에 앉아있는 기사에게서였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듀크?”


듀크라고 불린 기사는 제2기사단 단장직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부단장급의 실력을 가지려면 최소 10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희 중에서 제일 빠르게 올라온 유리조차 12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프릭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제국을 제외한 국가 중 제일 빠르게 올라온 이도 17년이 걸렸다고 기록이 되어있죠. 그렇기에 조장급 정도의 실력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옳겠지만.”

“그럼 에도 부단장급이라고 하는 이유는?”

“만에 하나라는 것 때문이죠. 부단장 한 명의 전력은 조장 50명에 필적합니다. 저희의 착오로 그들에게 해가 생기면 국력의 손실로 이어집니다. 조장 1명을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알고 있지 않습니까.”


곰곰이 생각을 해보아도 틀린 주장은 아니었다.


“그것도 그래. 부단장급이라고 생각하고 조사하는 것이 옳겠어.”

“그 재능이 우리를 향하고 있다는 게 너무나도 안타까운 현실이야.”


롬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이는 없었다.


“그럼 지금까지의 내용을 잠시 정리하고 넘어가지.”

“알겠습니다.

“범인은 최소 부단장급. 우리들이 나서지 않는 이상 피해만 생기겠지.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는 개별 행동은 금하라고 지시하도록. 그리고 적이 사용하는 마나의 성질도 확인된 게 없으니 그 점도 명심하도록. 회의를 이어가게.”


칸나는 서류를 한 장 넘겼다.


“먼저 범인의 인상착의나 생김새에 대한 것은 검은 로브를 제외하고서는 그려지는 것이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특징이 있다면 범인의 오른쪽 다리가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듀크가 손을 들었다.


“그 정보는 어디서 가져온 겁니까? 근거는 있습니까?”

“이 정보는 2단장님 뿐만이 아니라 모든 분이 궁금해하실 것 같으니 말씀드리겠습니다. 근거 있는 정보일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8명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제압당했던 기사 중 한 명에게서 들은 내용입니다. 그 기사가 말하길 정신을 잃기 전 중급 기사를 둘러메고 가는 범인이 오른 다리를 절뚝였다고 하더군요.”

“그것만으로는 근거 있는 정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의 목격 정보를 믿을 수 없는 게 정상입니다만···. 그래서 각자의 판단에 맡긴 것이군요.”

“2단장님의 말씀대로 입니다. 이 정보는 신뢰할 수 없는 것입니다.”


잠시 뜸을 들이고 칸나가 말을 이어갔다.


“기사를 포함해서 여태껏 납치된 아이들의 수를 합치면 총 열다섯입니다. 하루에 한 명꼴로 납치되고 있죠.”


그 얘기에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오늘도 당장 누군가 납치될 수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이 정보는 거짓일 가능성도 있겠지만 범인을 찾아낼 수 있는 유일한 단서입니다.”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는 정보지만 유일한 단서이기도 하지.”


롬이 칸나의 말을 받으며 회의를 이어갔다.


“그러니 둘 다 조사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절름발이라고 가정을 한 조사는 우리가, 반대쪽은 수사국이. 하지만 그쪽이 범인을 만나지 않을 거란 보장도 없지. 회의가 끝난 직후 각 기사단은 조장 3명을 수사국으로 증원을 보낼 것을 명령한다.”

“““예.”””

“2단장, 더 물어볼 게 있는가?”

“범인에 대한 정보는 정말 그것밖에 없는 겁니까?”

“예.”


단호한 대답에 듀크는 별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알겠습니다.”


부족한 납치범의 정보에 답답함을 느꼈는지 그의 입에서 침음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듀크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이곳에 있는 모두가 같은 심정이었다.


“납치범은 성별, 나이, 능력. 모든 것이 다 불확실 하다라·····. 참으로 암담한 상황이야.”


그 작은 혼잣말에 방 안에 있던 인물들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3부단장. 마법부가 혈흔을 발견했다고 하던데, 그건 뭐지?”

“범행 장소라고 예상되는 곳에 몇 방울 정도밖에 되지 않는 양이지만 핏자국을 발견했습니다. 모두 아이들의 피였습니다.”

“그 핏자국들에서 특별한 것이 검출되었다지.”

“이건 방금 올라온 것이라 총 단장님을 제외하고는 모르실 겁니다. 모든 핏자국에서 마나가 검출되었고 확인해본 결과 전부 아이들의 마나였습니다. 그래서 마법부에서는 그것으로 뭘 하지 않을까 하고 유추 중입니다.”


롬은 턱에 손을 괴고 생각하기를 잠시 한 가지 의구심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분명 기사 1명을 제외하고는 14명의 피해자가 모두 어린아이들일 터인데. 그 아이들한테서 마나가 나왔다는 것은 무슨 의미지?”

“그것을 설명하기 전에 한 가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훈련을 하지 않는 이상 마나의 양과 농도는 증가하고 짙어지지 않습니다.”


8명은 별다른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것들이 천생 또는 태생의 차이인지 드물게 태어날 때부터 양이 많거나 농도가 짙은 경우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재능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건가?”

“예.”

“그럼 그들의 마나 양이나 농도는 얼마나 되는 것입니까?”


듀크가 질문을 던졌다.

칸나가 서류를 한 장 넘기고 질문에 답을 했다.


“양이 많지 않아 정확한 분석은 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마탑의 마법사와 같다고 보면 될 거라는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농도 또한 상당히 짙다고 하더군요.”

“그럼 마법사 여럿과 중급 기사 한 명으로 무슨 일을 저지르려 한다는 것으로 판단해도 되겠지?”

“그렇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그 정도의 인원이면 규모도 상당하겠지. 게다가 이 건이 마지막일 리도 없을 테고.”


둘의 대화에 내부는 정적에 휩싸였다.

그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롬이 한 남자를 바라봤다.


“4단장, 뭐 짐작 가는 것은 없나? 자네는 마법에 대한 견문이 꽤 넓지 않나.”


4단장은 단테라는 이름의 금발의 단발머리를 가진 인물이다.


“저주, 부활 또는 창조의 의식으로 유추됩니다.”

“마법부에서는?”

“그들도 일단은 그 세 가지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세 가지 다 좋은 느낌을 주는 것들은 아니로군. 4부단장, 이 3가지에 어떻게 생각하는가. 자네의 의견을 듣고 싶은데.”


4부단장이라고 불린 이는 안나라는 이름의 살짝 분홍빛과 은빛이 감도는 머리카락을 가진 여기사이다.


“다른 분들도 똑같이 생각하시겠지만 가장 위험한 것은 황족이나 제국을 향한 저주이거나 악인의 부활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만드는 것은 솔직히 가늠이 잘 잡히지를 않습니다.”

“그 정도면 충분해.”


지금까지의 정보를 바탕으로 생각하기를 잠시 롬이 4단장을 향해 입을 열었다.


“4단장, 이것은 흑마법과 연관되어있을 확률이 상당하겠지?”

“예. 그쪽이 가장 가능성이 짙습니다.”

“3부단장, 마법부에서는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지?”

“흑마법이라고 생각만 하고 있을 뿐 아직 정황이 확실치 않아 결론은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겠지.”


칸나의 대답에 롬은 잠시 생각을 했다.


“이 이야기를 누가 또 알고 있지?”

“저희 말고는 마법국과 정보국, 수사국. 이렇게 세 곳이 알고 있습니다.”

“다들, 이 얘기가 절대 밖으로 새어나가게 해선 안 되는 것은 알고 있겠지? 잘못하다간 모든 국가의 사자들이 제국에서 활개를 치고 다닐 것이야. 특히 신성제국인 하일라에서. 기사단 총원은 입단속을 확실히 하도록.”

“““예.”””


모두의 대답을 듣고 롬은 다시 회의를 이어갔다.


“적대국들의 움직임은?”

“폴린 왕국, 모리나 왕국, 카이다 공국. 이 세 곳에서 수상하다고 보일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주의는 해야겠지. 그쪽은 내가 정보국장과 얘기를 하겠다. 1단장.”

“예, 총 단장님.”


프릭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1기사단은 전투력이 가장 높으니 앞으로의 모든 원정 계획을 중단하고 황궁과 황도의 보호를 명한다. 추가로 수사국으로의 증원도 제외하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그럼 저와 부관은 먼저 나가봐도 되겠습니까?”

“허락하지. 최대한 신속히 인원을 배치하도록.”


둘은 경례를 하고 총 단장실을 벗어났다.


“그리고 마법부 나름대로 조사를 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는 같이 행동하면 좋겠는데. 그쪽은 4단장에게 부탁하지.”

“예.”

“그럼 저도 같이 가죠.”


아무런 말 없이 간간이 호응만 하던 남자가 손을 들며 말했다.

그의 이름은 레니안으로 3단장의 직책에 앉아있는 인물이다.


“단테면 소통이 되기야 할 테지만 대화 능력이나 의견 조율 같은 경우는 제가 나은 편이니 같이 가서 얘기하겠습니다.”

“확실히. 그럼 둘은 마법부로 가서 우리가 얘기했던 것들을 가르쳐주고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최대한 도와주도록. 무언가 나올 시에는 신속히 보고하고.”

“알겠습니다.”

“둘도 먼저 나가보게.”


둘도 경례를 하고 자리를 떴다.

롬은 아직 남아있는 이들에게 계속해서 명령을 내렸다.


“2단장은 수사국장 얘기를 나눈 뒤 그들과 행동을 같이 하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3부단장은 법무국에 가 기록을 살펴보며 우리와 마법부가 유추한 것들에 관한 사건과 연관된 인물들을 추려내도록. 그중에서도 이런 일을 행할만한 능력이 있는 자들로만.”

“예.”


이제 남은 이라고는 유리와 안나뿐이었다.


“2부단장과 4부단장은 단장들이 임무를 하러 갔으니 각자의 기사단과 3기사단을 같이 관리해주면 좋겠어.”

“알겠습니다.”

“좋아. 그럼 이것으로 회의를 마쳤으니 나가도 된다.”


롬의 말을 끝으로 둘이 마지막으로 총 단장실을 나섰다.

밖으로 나오자 비서와 놀고 있던 마리아가 달려와 유리의 다리에 폭하고 안겼다.


“마리아, 아빠가 회의하러 간 동안 안 심심했어?”


유리는 가볍게 딸을 들어 안았다.


“전혀! 언니가 놀아줘서 안 심심했어.”

“그래? 그것참 다행이다, 그치?”

“응!”

“2부단장님. 2단장님이 인원편성은 맡긴다고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알겠어.”


비서는 자신의 업무로 돌아갔다.

마리아는 그런 유리를 빤히 바라보다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살살 내저었다.


“음? 마리아, 왜?

“아니. 이렇게 좋은 아빠인데 아내가 없다는 게 안타까워서.”


딸의 입에서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말이 유리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마리아?!”


혹시 들은 사람이 있는 것인지 주변을 둘러보다 옆에 있던 안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머쓱하게 웃고선 시선을 회피했다.

유리도 그녀처럼 머쓱한 웃음을 짓고는 마리아에게 시선을 옮겼는데.


“안나 언니가 우리 아빠 아내면 얼마나 좋을까.”


그 말에 유리와 안나, 둘 다 화들짝 놀란 듯이 몸을 크게 들썩이며 마리아를 바라봤다.

심지어 안나는 붉어진 얼굴로 마리아에게 다가오더니 말을 얼버무렸다.


“마리아! 그런, 그런 얘기는 쉽게 하면 안 되는 거야. 주변 사람들이 오···오해를 하잖아!”


마리아는 무슨 말을 했냐는 듯이 해맑은 미소만을 지어 보일 뿐이었다.

그 천진난만한 미소에 뭐라 할 깜냥이 안나에게는 없었다.


“진짜.”


안나는 그저 깊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무언가 생각이 난 것인지 품에서 뭘 꺼내더니 마리아의 머리에 달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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