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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월 님의 서재입니다.

1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건보
작품등록일 :
2020.11.24 15:24
최근연재일 :
2022.09.20 19:45
연재수 :
84 회
조회수 :
2,485
추천수 :
8
글자수 :
451,055

작성
21.02.02 20:00
조회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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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71화

DUMMY

71.


여자는 강하게 검을 휘둘렀다.

유리도 물러나지 않고 그녀의 검을 맞받아쳤다.

둘의 검이 부딪히며 생겨난 충격이 동굴을 울렸다.

돌 부스러기가 떨어지며 흙먼지가 일어났다.


“도대체 몸에 무슨 짓을 한 거지?”

“글쎄요. 그 잘난 머리로 알아맞혀 보시죠!”


그녀에게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자 유리는 더 마나를 불태우며 검을 들이밀었다.

하지만 유리나 상대의 검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조장급도 안 되던 사람이 하루 만에 부단장급의 경지까지 어떻게 올린 지는 모르겠지만.”


유리가 더 마나를 들이붓자 여자는 조금씩 뒤로 밀려났다.


“얼마 가지 않고 목숨을 잃고야 말 텐데. 그래도 상관없나 보지?”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폐하 곁에는 제가 아니더라도 안나님 같은 저보다 훨씬 뛰어난 이들이 자리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자기 목숨을 버린다라···. 쓰레기치고는 쓸데없이 배려심이 넘치는데?”


마나가 끌어 오를수록 그에게서 풍기던 살기도 점점 짙어졌다.

그는 귀기가 흐르는 눈으로 여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지금 네 실력으로 나를 죽일 수 있을 것 같기는 해?”


여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유리의 힘에 밀리기만 했다.


‘아까까지 기세를 생각하면 이게 끝이 아닐 거야.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혹시 모르니 빨리 끝내야겠어.’


유리는 마나를 더 끌어 올리는 것을 모자라 성질을 강력계로 바꾸며 검을 휘둘렀다.

여자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팔이 위로 들렸다.

앞을 가로막는 게 사라지며 훤히 빈 여자의 복부를 향해 유리는 주먹을 뻗었다.


“컥···.”


여자는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그 한 번의 공격에 배에 구멍이 뚫리고 말았다.

피를 토해내며 전신에 힘이 빠진 건지 몸을 쓰러뜨렸다.

“목숨까지 걸었으면서 뭘 해보지도 못했군.”


유리는 배에서 손을 빼내며 가던 길을 다시 걸어갔다.


‘이미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안나한테 들어서 알고 있을 거야.’


유리의 머릿속에서 방금 시체가 된 여자의 모습이 떠나가지를 않았다.


‘그런데도 강제로 힘을 끌어올려 봤자 부단장급밖에 되지 않는 이를 그것도 한 명만 보낸 건 좀 이상해.’


나뭇잎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걷고 있는데도 그의 신경이 앞이 아닌 계속 뒤를 향해 있었다.


‘확실하게 마무리를 짓고 올 걸 그랬나. 하지만 그 상태로는 숨이 붙어있다고 해도 척추가 부서져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유리는 생각하기를 잠시 재빨리 몸을 숙였다.

머리 위에서부터 일어나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거리를 벌렸다.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이지.”


마나를 끌어 올리며 검을 들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검을 막아냈다.


“왜 제가 살아난 게 잘못된 건가요?”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지. 어떻게 배에 난 상처가 다 나았을뿐더러 멀쩡히 움직이는 거지? 심지어 느껴지던 기운도 더 강해졌고 말이야.”

“그걸 알 필요가 있나요? 어차피 당신은 이곳에서 죽을 텐데 말이죠!”


여자가 다시 검을 휘두르려 하자 유리는 빠르게 거리를 벌리며 범위에서 벗어났다.

그녀는 애꿎은 허공을 갈랐다.


“왜 도망가시는 거죠? 어차피 저 같은 것쯤은 순식간에 처리하실 수 있잖아요?”


여자는 유리에게 달려들며 다시 검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유리도 도망치지 않고 맞받아쳤다.


“처리할 수는 있지만 지금 네 상태가 어떤지를 모르니까 그렇지. 이래 봬도 돌다리는 두들기면서 건너는 성격이라.”


그는 여자와 힘겨루기를 하며 상대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보다 힘 좀 줄이고 가만히 있지?”


그의 말에 그녀는 정신이 몽롱해지며 힘이 빠지기를 잠시 금방 정신을 일깨우며 더 힘을 줘 유리를 압박했다.

그는 마나를 끌어 올리며 여자의 힘에 버텼다.


‘능력이 통하지 않아. 그보다 방금의 느낌은···.’


여자는 냉소를 지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여태까지 어떻게 정보를 캐냈는지 몰랐는데 다 그 능력 덕분이었군요. 하지만 어쩌죠? 이제 저한테는 그 능력은 소용이 없는걸요.”

“그거는 상관없어. 어차피 너를 죽이는 데는 필요 없는 능력이니까 그보다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너는 지금 살아있는 게 맞나?”

“살아있으니 이렇게 움직이고 마나를 사용하는 거겠죠. 지금 그걸 질문이라고 하시는 건 아니죠?”

“살아있다고 하기에는 맥박이 안 뛰던걸. 그리고 몸도 차갑고 말이야.”


여자는 유리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그저 검을 휘둘렀다.


“뭐,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유리는 그녀의 공격을 무리 없이 받아쳤다.


“어차피 이곳에서 죽는 건 네가 될 테니까.”

“그럼 그 잘난 경지나 능력으로 한 번 죽여보시죠. 죽어도 살아나는 당신과 죽지 않는 저 중에 누가 끝까지 살아남는지 경쟁을 해보자고요!”


그녀가 다시 검을 휘두르려 하자 유리는 가볍게 검을 휘둘러 다리에 상처를 내며 거리를 벌렸다.


‘아까는 피해가 커서 회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던 건가.’


이미 다리에 생겼던 상처는 사라져 있었다.

여자가 휘두르는 검을 피하며 다시 거리를 벌렸다.


‘상처를 내는 건 몇 번을 하던 소용이 없어. 확실히 어느 한 군데를 베어봐야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리고 상처 입기 전보다 강해진 기운도 신경 쓰여.’


이번에는 공격을 피하지 않고 자신의 검으로 맞받아쳤다.


“드디어 맞서 싸울 준비가 된 건가요.”

“너 좋을 대로 생각해.”


유리는 그녀와 계속해서 검을 맞대며 전신을 살폈다.

그것도 모자라 오로지 그녀에게만 감각을 쏟아부으며 마나의 흐름까지 관찰했다.


‘별로 달라진 점은 없어.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뛰지 않던 맥박이나 아무런 근거 없이 강해진 마나는···. 일단 하나씩 다 실험해보자.’


쉬지 않고 이어지는 공세 속에서 유리는 상대의 공격을 흘려내며 가볍게 다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여자의 다리는 부드럽게 베이며 바닥에 힘없이 쓰러졌다.


“그 정도로는 소용없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유리에게 달려들었다.


‘고통은 느끼지 못하는 건가.’


다시 한번 피해내며 이번에는 팔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여자는 몸을 틀어 검을 든 팔은 상처 입지 않았으나 반대쪽 팔이 깊게 베이며 덜렁거렸다.

유리는 그치지 않고 덜렁거리는 팔을 붙잡고는 힘으로 뜯어내며 발로 강하게 밀었다.


“큭!”


여자가 균형을 잃고 넘어진 사이 유리는 순식간에 그녀에게 쇄도에 목을 날려버렸다.

하지만 검을 멈추지는 않았다.


“도대체 내가 뭘 했다고···.”


쉬지 않고 검을 휘둘러 그녀의 몸을 아예 토막을 내버렸다.


‘이 정도면 됐겠지.’


여자의 시선은 애꿎은 허공만 응시했고 입에서는 어떠한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몸의 숙여 심장이 뛰는지도 확인했다.


‘일단은 목숨은 잃었다.’


하지만 아까의 상황이 있기에 그는 주의를 기울이며 손에 들린 팔부터 차근히 살펴봤다.


‘별다를 건 없어. 그저 벴을 때부터 시체처럼 차가웠을 뿐이지. 그렇다고 경직이 일어나지도 않았으니.’


잘린 팔을 응시하기를 잠시 유리는 땅을 이리저리 살폈다.


‘그런데 먼저 잘려나갔던 다리는 어디로 사라진 거지.’


다행히도 다리는 금세 찾았다.

잘려나간 다리는 상처 부위에서 나온 붉은색의 끈을 이용해 잘린 다리의 한 부분과 연결을 하고 있었다.

유리는 그 끈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끈은 마치 없었던 것처럼 완전히 사라졌다.


‘저게 이 여자가 부활했던 비밀이었나.’


자신이 들고 있는 팔에서도 붉은색이 끈이 나온 걸 확인한 그는 땅에 집어 던지며 검을 휘둘러 두 동강을 냈다.

그 한 번으로 멈추지 않고 토막 난 여자의 신체를 연결하려는 끈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분명 이대로 놔두면 다시 살아나 움직일 거야.’


그 생각이 들자 여자의 검을 주워 천장과 벽을 향해 검을 휘둘러 지반을 무너뜨렸다.

그녀의 몸은 돌 아래 깔리고 말았다.

유리는 몸을 돌려 나뭇잎이 가리키는 방향을 향해 발을 움직였다.


‘대략 이백명 정도가 이 안에 있다고 했었지.’


적들과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고 있는 그는 검을 휘둘러 피를 털어냈다.


‘내가 70명을 죽인 걸 생각하면 한 10명 정도 빼고는 다 나한테 달려드는군.’


유리는 적들과 달리 여유롭게 길을 따라 걸었다.


‘아직 10시간은 더 버텨야 하니 천천히 하자.’


가장 선봉에서 자신에게 달려드는 적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상대는 검과 함께 목이 잘려나가며 힘없이 몸을 쓰러뜨렸다.


“죽일 수 있을 것 같으면 죽여봐.”

“죽어!”

“네 목은 우리 힘으로 폐하에게 바친다!”


그들은 고함을 지르며 유리에게 달려들었다.


“누구 하나 내 말에 답을 하는 사람이 없네.”


적들의 공격을 피해내며 그는 유유히 무리 깊숙이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본 적들이 앞뒤에서 각자의 무기를 들이밀었다.

유리가 대응한 것이라고는 검을 휘두르는 것, 그게 다였다.

그것도 단 한 번.


“커헉!”


그 단 한 번의 공격에 검과 함께 주인들이 신체가 갈라지며 목숨을 잃었다.

삽시간에 바닥에 살점과 뼛조각이 떠다니는 피 웅덩이가 생기고 피 냄새가 진하게 풍기는 데도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목숨은 신경 쓰지 않고 무기를 들이대며 그에게 무작정 달려들었다.


“도망치지 않는 다면야 나야 편하지.”


유리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다가오는 적들을 향해 양손에 쥔 검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적들은 어떻게든 유리를 죽이기 위해 동료의 시체를 밟아가면서 행동했지만 단 하나도 그에게 닿지 않았다.


“뒤에 숨어있지 말고 너도 달려와.”


그는 앞을 가로막은 적을 세로로 갈라버리며 주운 검을 멀리 던졌다.

막힘없이 날아간 검은 활시위를 당기고 있던 적의 얼굴을 뚫어버렸다.

시체가 되면 손에서 힘이 빠지자 활시위를 떠난 화살은 달려들던 동료의 뒤통수를 뚫어버렸다.

유리는 쓰러지는 시체를 뛰어넘으며 마지막으로 남은 적의 얼굴에 검을 꽂아 넣었다.


‘이제 안나를 포함한 간부 몇 명만 남은 건가.’


시체가 된 적의 머리에서 검을 뽑아내며 유유히 발을 움직였다.

나뭇잎이 가리키는 방향을 천천히 따라가자 멀리서부터 밝은 빛이 눈에 들어왔다.

그 빛을 따라 움직이자 넓은 공간에 10명의 인원이 검을 쥔 채 중앙에 서 있었다.


“뭘 잘했다고 그리 거창하게 서 있으시나. 내가 죽이기 싫다고까지 말을 했는데도 기어코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네.”

“당연하지.”

“아침에 기사단을 따라 움직였으면 이렇게 될 일은 없을 텐데 말이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것도 그렇지만 내가 있을 장소는 이곳이니까.”

“안나님.”

“알아.”


안나는 검을 정리하며 검사 두 명과 함께 발을 움직였다.


“뭐야? 싸우는 거 아니었어? 어딜 가는 거지?”


하지만 그녀는 답하지 않았다.


“안나 지금 어딜 가는 거냐고 묻.”

“닥쳐라!”


창을 든 무인 하나가 고함을 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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