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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월 님의 서재입니다.

1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건보
작품등록일 :
2020.11.24 15:24
최근연재일 :
2022.09.20 19:45
연재수 :
84 회
조회수 :
2,479
추천수 :
8
글자수 :
451,055

작성
21.02.01 20:00
조회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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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70화

DUMMY

70.


‘이제 나도 움직여야겠어.’


그의 감각에 적들의 기운이 움직이자 유리는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중간에 나타난 길목에 몸을 숨겨 그들이 멀어지기를 기다렸다.


‘의식의 준비 때문에 바빠서 그런지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위치를 정확하게 찾지 못할뿐더러 찾는다고 해도 한두 박자씩 늦어.’


더 이상 주변에 느껴지는 기운이 없는 것이 확인되자마자 자리를 옮겼다.

죽기 전에 조직원에게서 뜯어낸 정보를 이용해 동굴 안을 유유히 움직였다.


‘이제 6시간 정도 움직였으니 남은 18시간을 어떻게든 이 안에서 버티면서 의식 장소에 가야 한다는 건데.’


발소리가 들려오자 그는 숨을 죽이고 빛이 닿지 않는 곳에 몸을 숨겼다.


“서둘러 움직여. 어차피 그것들은 도움 안 되고 방해만 되니.”

“드디어 그 쓰레기들을 다 없애버릴 수 있군.”


목소리가 점점 멀어지자 몸을 드러내고 다시 움직였다.


‘그것들을 아예 없애버릴 생각인가 본데. 이제 부활이 가까워지니 자신의 뜻을 따르는 이들만 곁에 두겠다는 생각인 건가.’


유리의 귀로 가까워지는 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황급히 몸을 숨기고 적이 지나갈 때쯤 팔을 뻗어 붙잡으며 능력을 사용했다.


“소리를 낮추고 말해라. 지금 너희들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 거지?”

“혹시라도 당신이 쓰레기들 사이에 몸을 숨기는 것을 대비해 다 죽이라는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그럼 네가 지금 가면을 쓰지 않은 이유도 그것과 관련이 있나.”

“가면을 쓰면 기본적으로 피아를 구분할 수 없을뿐더러 저희는 서로의 얼굴을 알고 있어 가면을 벗기로 했습니다.”

“이 동굴 안에서는 가면이 필요가 없는 건가?”

“예. 들어오는 입구를 제외하고는 의미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너희는 주술을 몸에 새기지도 못해 루테프의 얘기를 들을 수도 없습니까?”

“그렇습니다. 안나님이나 다른 간부분들이 전달해주지 않는 이상 저희는 어떤 얘기도 듣지 못합니다.”

“고맙다.”


유리는 목을 비틀어 숨통을 끊고 다시 움직였다.

쓰고 있던 가면을 벗으며 배낭에 있던 것도 꺼내 땅에 버렸다.


‘이제부터 죽이면서 움직인다고 해도 웬만해서는 소란이 일어나지 않겠어.’


그때부터 유리의 행동에는 거침이 없었다.

빛이 들지 않는 부분을 이용해 움직이다 사람들이 오면 틈 사이로 숨었다.

조금이라도 그들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면 상대의 입을 막고 목을 조르며 끌고 갔다.


“가만히 있어.”


적이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으나 그는 잠깐 마나를 끌어 올리는 것으로 목을 부러뜨려 목숨을 끊었다.

유리는 다시 어둠에 몸을 숨겼다.


“야 방금 마나가, 어디 갔어.”


홀로 남은 상대는 검을 뽑으며 마나를 일으켰다.

주위를 경계하며 천천히 발을 옮겼다.


“지금 남은 인원이 얼마나 되지?”


적은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검을 휘둘렀으나 유리가 훨씬 빨랐다.

검을 쥔 손을 베고 떨어지는 검을 발로 받쳐 소리를 없애고 상대의 입을 막으며 목에 팔을 휘감았다.


“내 질문에 답할 생각은 당연히 없겠지?”


그는 눈을 치켜떠 유리를 바라보며 눈웃음을 지었다.

유리는 주저하지 않고 목을 부러뜨렸다.


‘빠르게도 쫓아오네.’


다시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는 달려오는 이들을 피해 조용히 움직였다.


‘분명 이곳은 지하가 없는 단순히 넓기만 한 공간이라고 했어. 넓은 공간이라고는 해봤자 방금과 같은 광장이나 의식을 하는 곳이 아니라면 대부분 이런 좁은 길일 확률이 높으니.’


유리는 진정시키고 있던 마나를 전부 끌어 올렸다.

그에 따라 여러 정보가 그의 머릿속에 자연스레 흘러들어왔다.

유리는 미간을 찌푸렸다.


‘넓어도 너무 넓어. 감각을 최대한 넓혔는데도 이 굴에 대한 정보가 다 들어오지 않아.’


팔찌의 나뭇잎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발을 움직이며 검을 뽑아 들었다.

검에는 은은한 푸른빛이 맴돌며 어두운 굴을 밝게 비췄다.


‘일단은 50명.’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적들의 위치를 감각에서 놓치지 않으며 계속해서 마나를 불태워갔다.

얼마 가지 않고 유리의 귀에 동굴 안을 가득 메우는 발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가볍게 어깨를 풀고는 앞을 향해 강하게 검을 휘둘렀다.


“크헉!”


급하게 골목을 빠져나온 적 하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상체가 잘려나가며 목숨을 잃었다.

뒤이어 달려오던 적은 잘려나가는 동료의 신체를 보고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유리는 상대에게 여유를 주지 않았다.

곧바로 상대의 품에 붙으며 아래에서 위로 검을 들이밀어 턱 아래를 통해 머리를 뚫었다.


‘슬슬 오는군.’


시체에서 검을 뽑아내며 달려오는 적들을 향해 발을 움직였다.

거리가 점점 좁아지며 그들은 눈을 마주쳤고 동시에 서로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결과는 전혀 달랐다.


“큽!”


상대는 유리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그가 검을 휘두른 방향으로 몸이 날아갔다.

하지만 동료가 생긴 빈틈을 메꾸듯 뒤에서 유리를 향해 검을 들이밀었다.


‘그 뒤가 본체야.’


이미 알고 있던 유리는 그 공격을 모두 피해내며 길을 뚫어냈다.


“젠장!”


뒤에서 동료의 그늘에 숨어 활시위를 당기고 있던 이가 서둘러 거리를 벌렸으나 이미 늦었다.

그는 유리가 휘두른 검에 양팔이 잘려나갔다.

그가 소리치기 전에 유리는 주먹으로 상대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안돼.”


그의 등을 향해 남아있던 둘이 각자의 검을 들이밀었으나 유리는 가볍게 피해내며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한 사람은 목이 잘려나갔고 다른 사람은 양팔이 잘려나갔다.


“으아아아!!”

“시간을 끌기라도 하고 싶다면 안나라도 데리고 와야지 너희들로는 안돼.”


유리는 몸을 숙여 아직 살아있는 이에게 손을 가져다 대고 능력을 사용했다.


“안나는 지금 루테프의 곁에 있나?”

“아마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굴 안에 남아있는 인원은 얼마나 있지?”

“저희를 제외하고 이백 가까이 남아있습니다.”

“안나와 루테프를 포함해서?”

“예.”

“알겠다. 그럼 똑바로 눕고 혀나 깨물고 죽어라. 대신 혀가 잘리면 제정신으로 돌아와라.”


유리의 명령에 그는 똑바로 눕고 자신의 혀를 강하게 물었다.

정신이 든 상대는 목구멍을 막는 혀와 입안을 가득 채운 피 때문에 숨이 안 쉬어지는 고통 속에서 몸부림쳤다.

유리는 가볍게 무시하며 여유롭게 발을 움직였다.


‘웬만해서 안나는 루테프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을 거야.’


자신에게 휘둘러지는 검을 흘러내며 어깨로 상대를 밀쳐냈다.


‘나도 의식이 이뤄지는 장소에 도착한다고 해도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끝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벽에 부딪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적을 목을 베고 검을 줍고는 길을 따라 움직였다.


‘어차피 놈들은 날 죽이기 위해 안달이 났으니 길을 따라가다 보면 다 죽일 수 있겠지.’


주운 검을 벽과 천장을 향해 휘둘러 벽을 무너뜨려 길을 막았다.

그곳으로 나오려던 적들은 어쩔 수 없이 왔던 길을 따라 돌아갔다.

유리는 천장에서 떨어지는 돌덩이를 쳐내며 움직였다.


‘지반이 너무 약해. 함부로 무너뜨리면 굴 전부가 무너질 수도 있겠어.’


멀리서부터 또다시 발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는 한둘이 아니군. 50명이라···.’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고 주운 검에 힘을 가득 싣고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집어 던졌다.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만 들려올 뿐 적들은 속도를 늦추지 않고 빠르게 그를 향해 움직였다.


‘그래봤자 다 고만고만해.’


유리는 그들이 살기를 풍기며 오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여유롭게 걸었다.

적들이 눈에 보여도 자신을 죽이려고 검을 들어도 여유를 부렸다.


“단장님의 복수다!”


하나가 눈에 귀기를 흘리며 검을 휘둘렀으나 유리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몸을 틀어 가볍게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그는 바라보지도 않은 채 앞을 향해 검을 들이밀었다.

뒤따라오던 적이 공격을 막기 위해 검을 들었으나.


“커헉!”


전혀 소용이 없었다.

마나까지 사용해가며 막았으나 유리의 마나와 힘을 막지 못하고 검이 부러지며 가슴을 뚫리고 말았다.

유리는 부서지고 공중에 떠버린 검의 파편을 강하게 쳐 상대에게 날렸다.

동시에 파편을 친 검을 가장 먼저 자신을 공격했던 상대의 등에 찔러넣었다.


“죽어!”


찰나에 세 명을 죽인 유리의 모습에도 적들은 움츠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기세를 끌어올리며 달려들었다.


“죽여봐, 그럼.”


유리는 살기를 풍기며 상대의 검을 맞받아쳤다.

상대는 어떻게든 유리를 밀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유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죽인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이래.”


유리가 한 걸음씩 앞으로 움직일수록 상대는 뒤로 물러났다.

뒤에 있는 이들은 길이 좁은 탓에 같이 밀려났다.


“내가 너희의 단장님을 죽여서 화가 나? 아니면 동료를 죽여서? 그것도 아니면 너희의 왕을 욕해서?”


상대는 땀을 흘리며 안간힘을 썼으나 다 소용이 없었다.

유리는 발을 멈추고 힘을 버텨내며 상대의 검에 목을 가까이 들이밀었다.


“설마 이렇게 목을 들이대는 대도 못 죽이는 그런 하찮은 쓰레기는 아니겠지?”


그는 이마에 힘줄이 돋을 정도로 힘을 줬으나 검은 앞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유리의 목에 조금도 닿지 않았다.


“병신 새끼.”


유리는 검을 휘둘렀다.

적은 버티지 못하고 힘에 균형을 잃으며 빈틈을 드러냈다.

그는 곧바로 빈손을 꽉 쥐고 주먹을 뻗었다.

적의 머리는 단 한순간에 터져버렸다.


“왜 가만히 있어.”


유리는 멈추지 않고 발을 움직였다.

순식간에 적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푸른빛을 띠는 눈으로 적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눈에 담으며 목숨을 앗아갔다.


“나대지 말고 뒤져!”

“죽어!”

“너희는 죽으라는 말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나 봐?”


공격을 하나하나 피해내고 단 하나의 반항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이 목을 베어 넘기며 단 한 번의 움직임으로 적들을 죽여나갔다.

유리가 50의 적들을 죽이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좁은 길에 살아있는 사람은 유리밖에 없었다.

바닥에는 피와 살점만이 가득했다.


“우리 꽤 자주 보는 것 같은데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유리는 길의 끝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예, 뭐. 그보다 이렇게 당당하게 올 줄은 몰랐습니다.”


그 말과 함께 어둠 속에서 얼굴에 긴 상처를 지닌 여자가 나타났다.


“만만하니까. 너희나 안나나 루테프나 전부 말이야.”


그녀에게서 거칠게 살기가 일어났다.


“그 말 취소하시죠.”

“내가 왜? 전부 사실이잖아. 그러니 이렇게 어두운 곳에 몸이나 숨긴 채 움직이는 거지. 과연 너희가 힘이 있었어도 이런 곳에서 활동했을 거라고 생각해? 난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여자는 검을 뽑으며 달려들었다.

유리는 그녀의 검을 맞받아쳤다.

여태까지 한 손으로 쥐고 있던 검을 두 손으로 강하게 쥐었다.


“힘이 없으니 이상한 힘에 빌려 싸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겠지.”

“닥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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