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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처리 치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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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제치킨
작품등록일 :
2019.07.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8.29 08:00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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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수 :
24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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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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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세 번째 작업 20. 반갑지 못한 목소리

DUMMY

한편, 후긴은 작업장에서 혼절한 이무기가 정신 차리기를 기다리며 부서진 여러 기물을 정리하고 있었다. 인간의 육체를 가진 존재였다면 두들겨서라도 깨우면 되지만, 미숙하더라도 이무기는 영물이었기에 의식을 잃은 영물에게 함부로 충격을 가하면 영력이 손상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으윽!"


그러던 와중, 갑자기 이무기가 한 손으로 머리를 짚으며 일어났다.


"으아! 온몸이 쑤신다!"


온몸에 근육통이 온 듯, 이무기는 부들부들 몸을 떨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기절하기 전, 어렴풋이 검은 날개를 본 기억이 났기 때문에 이무기는 후긴이 작업장에 있는지 확인했다. 그러자 갑작스러운 소리에 놀라서 이무기를 바라보는 후긴이 있었다.


"선배! 다행이에요! 저 이번엔 진짜 어떻게 되는 줄···. 크악!"


후긴은 자신을 놀라게 한 이무기가 얄미워서 들고 있던 쓰레받기를 던졌고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고 날아간 쓰레받기는 정확히 이무기의 머리를 맞췄다.


"아야! 선배 왜 물건을 던지고 그러세요?"


"깜짝이야! 좀 조용히 일어나던가! 비명을 지르면서 일어나는 놈이 어딨어?"


후긴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나름대로 열심히 문어처럼 생긴 검은 물체에 맞서 버텨낸 이무기가 기특했다. 그런데 일어나자마자 비명을 지르고 자신을 놀라게 하는 이무기를 보니 기특하게 느꼈던 마음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으악! 근데 온몸이 아파요. 아! 그 검은 기운은 어떻게 됐나요?"


"검은 기운? 아! 그 커다란 문어같은 거?"


"문어요?"


이무기는 자기가 맞섰던 그 음침한 검은 기운에 대해 후긴에게 물었다. 그런데 그는 작업장 내부에서 검은 기운에만 맞섰기 때문에 문어처럼 생긴 본체에 대해선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갑자기 문어에 관해 이야기하는 후긴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아! 넌 안에서 있었으니 못 봤겠구나. 그러니까 이 작업장을 덮친 건 규모가 작은 차원을 잠식하는 생물이야. 보통 바다에 사는 해파리나 문어처럼 생겼어."


"차원을 잡아먹는다고요?"


"정확히는 자신의 기운으로 조그만 차원을 잠식하는 거야. 그리고 잠식한 차원을 이용해서 덩치를 불리거나 새끼를 낳아 기르는 녀석들이지."


"그런 존재가 있어요? 그런 괴물이 갈라테이아 님의 작업장을 먹으려고 한 건가요? 그러면 그 괴물은 지금?"


"잘 처리해서 날려 보냈어. 그러니 걱정하지 마."


후긴이 말해준 괴물 이야기에 놀란 이무기는 잠시 후, 후긴에게 궁금한 점이 생겨 질문했다.


"아! 선배! 그럼 저 괴물은 차사들이 보낸 건가요?"


이무기의 말에 후긴은 잠시 잊고 있었던 사무실의 상황을 떠올렸다.


"아! 맞다. 신입! 연락용 호신부로 팀장님에게 연락해 봐!"


"네? 아! 잠시만요!"


후긴의 말에 이무기는 스마트폰처럼 생긴 연락용 도구를 꺼내 팀장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그러나 아무런 반응 없이 연락이 되지 않았다.


"어라? 연락이 안되는 데요?"


이무기는 당황해서 후긴을 바라보았다.


"아직인가? 생각보다 견고한 결계를 쳤나 본데?"


"결계라뇨? 아니 그전에 어째서 연락이 안 되는 건데요?"


"지금 사무실에 있던 차사가 마법으로 결계를 쳐서 사무실을 고립시켰어. 나야 너한테 미리 줬던 꽁지깃 덕분에 올 수 있었던 거고."


"네? 그럼 팀장님이랑 갈라테이아 님이 위험한 상황인가요?"


후긴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팀장의 능력이라면 차사들을 이미 제압하고 결계를 해제하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현재 작업장의 상황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아니. 팀장님이 계시니 걱정할 필요 없을 거야. 단지 연락해서 작업장이 무사하다고 전해야 하는데···."


"전 괜찮으니까 선배가 사무실로 직접 가보시는 건 어때요?"


후긴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다시 한번 고개를 흔들며 반대했다.


"내가 가도 크게 도울 일은 없을 거야. 나는 너한테 미리 줬던 꽁지깃 덕분에 탈출할 순 있었지만 반대로 돌입하는 건 불가능해. 그러니 결계를 해제할 때까지 우선은 기다리자. 대신 연락은 계속 시도해."


후긴은 처음 작업장으로 오려고 시도했을 때 평소와 달리 차원문이 생성되지 않았던 걸 기억했다. 이후 꽁지깃이 보내는 신호를 이용해 억지로 차원문을 만들어 겨우 탈출한 것이니 반대로 사무실로 들어가는 건 불가능하다 생각했다. 그런 사정을 모르는 이무기는 후긴에게 불만을 표했다.


"선배! 괴물도 저 차사들이 보낸 거라면 팀장님께도 저런 괴물이 갈 수도 있잖아요! 아니면 차사들이 더 들이닥친다거나!"


"야! 아예 결계로 막혀있어서 나도 차사도 못 들어가! 그리고 사무실도 하나의 세계지? 그 관리자가 누구라고 생각해?"


"네? 그러니까···. 팀장님이죠?"


"그래! 세계의 관리자가 있는 세계에서 다른 존재들은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만일 작업장에 갈라테이아 님이 계셨으면 저 망할 문어 대가리는 근처에도 못 왔을 거라고?"


후긴의 말을 들은 이무기는 내심 놀라고 있었다. 평소에는 푸근한 중년 아저씨의 모습을 하고 다니는 팀장은 강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투랑은 거리가 멀어 보이는 갈라테이아가 작업장에 있었다면 조금 전의 괴물도 쉽게 해결했을 거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약해서 괴물이 작업장을 노린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럼 제가 약해서 이 작업장이 위험해진 건가요?"


그래서 '만일 자신이 더 강했다면···.' 이란 생각이 이무기를 시무룩하게 만들었다. 그런 이무기의 모습을 보자 후긴은 기가 찼다.


"야! 아직 목표도 못 정한 어린놈이 강하면 얼마나 강하다고? 그리고 이번에 습격은 네가 약해서 습격당한 게 아니야."


"위로는 안 해주셔도 돼요."


"그게 아니라 저 문어 대가리는 영물이 있는 세계는 건드리지 않아. 이번에 온 녀석은 그 망할 저승 차사가 개조한 녀석일 거야!"


차원을 먹는 여러 괴물은 주인이 없는, 정확히는 자기가 잠식할 때 방해가 될만한 차원은 피해서 이동한다. 아무리 규모가 작은 차원이라도 그 차원에 관리자나 영물이 존재한다면 오히려 피해간다. 왜냐하면 덩치를 불리고 알을 낳아야 하는데 목표로 한 세계에 사는 영물에 의해 힘을 잃거나 알이 부서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네가 약해서 습격당한 게 아니라 원래 습격당했을 거라고! 그리고 네가 버텨준 덕분에 조금 일이 수월해···. 잠깐! 그러고 보니 너! 힘겨루기 못 한다고 나한테 거짓말을 해?"


"네? 이번이 처음 해본 건데 결국 밀렸는걸요?"


"아니. 제압하긴 했잖아? 그 문어 같은 녀석이 꼼짝도 못 하던데?"


"그럴 리가요? 검은 기운이 제 팔을 타고 올라오길래 밀어내질 못해서 그냥 붙들고 있었을 뿐인데?"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멀뚱히 있는 이무기의 모습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후긴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사실 서로 밀어내는 싸움보다 상대방의 기운을 붙들고 움직임을 막는 게 더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러니까 이무기는 아직 힘을 다루는 게 미숙해 밀어내는 싸움에선 졌지만, 그보다 어려운 상대의 힘을 고정하고 멈추는 것에는 성공했다는 뜻이었다.


"...이제는 할 말이 없다. 그러니까 밀어내는 싸움에선 졌는데 상대의 힘을 고정하고 버텼다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선배? 왜 화를 내세요? 전 밀어내질 못해서 붙들고 있었을 뿐인걸요?"


이무기가 한 행동은 이제 막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 사람이 접영을 완벽하게 할 줄 안다는 말과 같았다. 아직 체력이나 경험이 부족해 자유형도 오래 못하면서 전문가들도 어려워하는 수영법을 할 줄 안다고 하면 가르치는 수영 강사들이 어이없어할 것이다.


"···. 그래. 그러니까 네 말은 밀어내는 싸움은 상대가 안 돼서 당황한 나머지 얼떨결에 기운이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으려고 했는데 그건 성공했다는 말이야?"


"네!"


"이런 말도 안 되는!?"


후긴은 이무기의 천연덕스러운 대답에 다시 한번 경악하고 말았다.


----------


후긴과 이무기가 작업장에서 대화하는 동안, 갈라테이아는 사무실을 봉쇄한 결계를 해제하는 데 거의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기운을 불어넣어 결계를 이루는 마법진을 부수면 끝이었지만, 갈라테이아는 결계를 해제하는 동안 너무 많은 기운을 소모해서 힘이 부족했다. 결국, 갈라테이아는 마지막 작업을 위해 팀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팀장님? 거의 다 해제했는데 힘이 부족해요. 도와주시겠어요?"


"이런, 많이 피곤해 보이는군. 갈 실장. 나머진 내가 하지. 내가 설치한 것들만 부수면 되나?"


"네, 부탁드려요."


팀장은 지친 갈라테이아를 의자에 앉히고 자신이 배턴을 이어받아 결계를 해제하기 시작했다. 갈라테이아가 열심히 작업한 덕분에 마무리만 하면 되었기에 팀장은 바로 힘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팀장이 멀어지고 갈라테이아가 자신의 근처로 오게 되자 달연 차사의 표정이 굳었다. 조금 전까지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팀장에게 말을 걸던 달연 차사는 이젠 무표정으로 얌전히 포박되어 있었다.


'이런, 난감하네요.'


갈라테이아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어색했다. 몸은 지칠 대로 지쳐 피곤한데 눈앞의 여인을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없었다. 팀장이 저렇게 꼼꼼하게 제압한 상대는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결계를 해제하느라 심력을 다 소모한 상태인지라 갈라테이아는 머리가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피곤하다면 쉬셔도 된답니다."


그런 갈라테이아에게 달연 차사가 말을 걸었다. 갈라테이아는 화들짝 놀라며 달연 차사를 바라보았다.


"어머? 그렇게 놀라시다니 섭섭합니다. 소녀는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는걸요."


달연 차사는 아름답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었지만, 그녀의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갈라테이아는 다시 소름이 돋으려 했지만, 꾹 참고 궁금했던 이야기를 물어보았다.


"차사님? 음···. 달연 차사님이라 불러도 될까요?"


"네. 이미 팀장님께서 그리 부르셨으니까요."


"달연 차사님은 팀장님과 같이 활동하셨다고 들었는데···."


"네! 정말 그때의 팀장님은 정말..."


팀장의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다시 사랑에 빠진 소녀의 얼굴로 돌아간 달연 차사는 과거의 팀장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갈라테이아는 눈앞의 차사가 마치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이야기를 하는 여중생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달연 차사가 쉴 새 없이 이야기를 쏟아내서 끼어들 겨를이 없었다.


"...정말 그때 제가 받은 충격은 말로 다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이후에는 말이죠..."


"아. 네···."


조금씩 맞장구를 치면서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팀장이 작업을 마무리하고 달연 차사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손가락을 모으더니 한참 즐겁게 떠들고 있던 달연 차사의 이마에 꿀밤을 먹였다.


(딱!) "아얏! 아파욧! 팀장님!"


"거기까지. 그리고 그렇게 멋지게 활약하지도 않았어."


"제 눈엔 장군님이었는 걸요."


갈라테이아가 보기에도 달연 차사는 거짓 없이 팀장을 좋아하는 여인 같았다. 팀장도 그녀를 거부하는 태도는 아니었지만 조금 불편해하는 분위기였다. 달연 차사를 달래며 팀장은 갈라테이아에게 말했다.


"마법진은 확실하게 부쉈어. 그러니 시간이 좀 지나면 후 대리에게 연락해 보자고···."


"아!"


갈라테이아는 바로 후긴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아직 결계가 완벽하게 부서진 상태는 아니었는지 연락이 되지 않았다.


"너무 걱정하지 말게. 어차피 결계는 무너지고 있고 작업장이 무사하다면 바로 연락을 주겠지. 아니 그전에 갈 실장이 작업장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을 거야."


팀장과 갈라테이아가 대화를 하는 와중, 팀장의 연락용 호신부에 진동이 왔다. 그런데 스마트폰처럼 생긴 호신부를 꺼낸 팀장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호신부에서 나이 어린 소녀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꺄하하하! 오 팀장! 오랜만이야!)


"오랜만입니다. 염라."




막 시작한 초보 글쓴이입니다. 비평해 주신다면 새겨듣겠습니다.


작가의말

날씨가 덥습니다. 다들 몸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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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세 번째 작업 14. 원치 않은 협의 19.07.27 39 0 12쪽
15 외전, 어느 산골 마을 소녀 이야기 19.07.23 37 0 12쪽
14 두 번째 작업 13. 재고 보충 + 의뢰 종료 19.07.23 34 0 12쪽
13 두 번째 작업 12. 재고 보충 기간 + 가벼운 의뢰 19.07.22 36 0 16쪽
12 두 번째 작업 11. 재고 보충 기간 19.07.21 37 0 13쪽
11 두 번째 작업 10. 재고 보충 기간 19.07.20 45 0 13쪽
10 두 번째 작업 9. 재고 보충 기간 19.07.20 48 0 10쪽
9 두 번째 작업 8. 재고 보충 기간 19.07.20 68 0 13쪽
8 첫 번째 작업 7. 소환하다 19.07.19 73 0 12쪽
7 첫 번째 작업 6. 최종 작업 19.07.19 60 0 10쪽
6 첫 번째 작업 5. 작업 마무리 19.07.19 67 0 9쪽
5 첫 번째 작업 4. 동기화 작업 +2 19.07.19 93 1 12쪽
4 첫 번째 작업 3 작업 시작 +1 19.07.19 134 2 11쪽
3 첫 번째 작업 2. 거짓말은 들키면 안됩니다. 19.07.19 129 3 13쪽
2 첫 번째 작업 1. 시작부터 사고가 났다. 19.07.19 164 4 8쪽
1 프롤로그 +2 19.07.19 277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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