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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처리 치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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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제치킨
작품등록일 :
2019.07.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8.29 08:00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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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4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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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3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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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두 번째 작업 13. 재고 보충 + 의뢰 종료

DUMMY

병원에서 볼일을 마친 두 명이 기억을 담은 영력을 가지고 작업실에 도착했더니 이미 후긴은 먼저 돌아와서 갈라테이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다녀왔어! 어라? 후긴은 벌써 다녀온 거야?"


"네. 몇 번 다녀온 세계라서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다지 변한 점도 없었습니다."


후긴이 방문했던 세계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던 동안 이무기는 아까 전까지 붙들고 씨름하던 수련용 인형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러자 안개처럼 보이던 모양이 점점 세세하게 보이다가 결국에는 영력으로 새겨진 글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갈라테이아 님! 보여요! 글자가 보여요!"


"네? 갑자기 글자가 보인다고요?"


"아! 맞다. 그래 목표를 확인하려고 갔었을 때, 갑자기 보인다고 하길래 나도 처음엔 믿지 못했다고."


갈라테이아는 갑자기 영력시를 개안했다는 이무기의 말을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혼자만의 착각이 아니라고 팀장이 보증했다. 그렇지만 갑작스럽게 성취를 이루었다는 말에 얼떨떨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정말이야? 거짓말 하는 거 아니고?"


"정말이에요! 선배! 지금 이 인형에 축.하.해.요. 라고 적혀있는 게 보인다고요!"


이무기는 연습할 때 이용하던 인형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후긴은 그 모습을 보고 거짓은 아니란 걸 확인했다. 거짓이거나 그저 추측해서 말했다면 그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을 것이고 팀장에게 이무기의 합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고 건의할 생각이었다.


"축하해요! 이렇게 갑자기 개안할 줄은 몰랐지만 좋은 소식이네요!"


"드디어 첫걸음을 시작한 거야. 자만하지 말고 노력해!"


갈라테이아는 격려를, 후긴는 마음이 해이해지지 말라고 충고를 했다. 사실 가장 기쁜 건 이무기, 스스로였다. 아직 성장 방향도 정하지 못한 반쪽짜리 영물, 그 존재를 이무기라 칭했다. 그런데 자기 자신은 스스로 노력해서 결과를 성취했다고 느끼자마자 조금 성장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자, 빨리 일을 마무리하고 회식이나 하자고! 어려운 일은 아니니 우선 자세한 의뢰 내용을 말해주겠어?"


"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후긴은 의뢰자가 원하는 세세한 조건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의뢰를 요청한 관리자는 이전에도 몇 번 소환자를 요청한 관리자였다. 최근에 그는 자신의 세상에 생긴 마왕 세력에 대항할 용사를 키우는 걸 시도했다. 실제로 강력한 용사를 만들어냈으며 마왕 세력을 와해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감정 없는 병기가 되어버린 용사 때문에 마왕 세력을 와해시키고 난 이후에도 원치 않던 피해가 생겨버렸다. 그래서 용사가 타락하지 않도록 인간성을 유지할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했고, 결국 오 팀장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럼 관리자가 생각하는 배경이 있나? 자기 나름대로 계획한 설정이 있다면 좀 편할 텐데?"


"우선 용사는 남성을 생각한다고 합니다. 강대한 힘을 갖추게 될 그가 인간성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추억이 될 인물을 원한다고 하더군요. 대신 결혼이나 연애 상대가 아닌 누님 같은 역할을 할 인물을 원했습니다."


"그럼 용사가 자랄 환경은 어떻게 되지?"


"지구로 치면 유럽의 중세시대 정도입니다. 마법과 정령이 존재하는 세상이니 차이는 있겠지만요. 하지만 농촌에서 벗어날 인물은 아니기에 전투, 마법에 대한 재능은 원하지 않았습니다. 주로 육아에 대한 경험이 주요하며 농촌이라는 배경이니 작물, 채집에 관한 능력을 중시하더군요."


"다행이군. 이번에 본뜨기한 강희자라는 인간의 영혼은 조건에 충족해. 전쟁을 겪은 세대이면서 농촌에서 살았던 경험은 충분해. 그리고 3남 6녀를 키워낸 경험도 있고 나이가 든 이후에도 보육원을 후원하며 직접 봉사 활동도 다닐 정도로 고결한 영혼의 주인이었으니, 이보다 더 조건에 걸맞은 인물은 없을 거야."


사실 이무기를 개안하게 한 기념으로 충동적으로 본뜨기한 영혼이었지만 이보다 좋은 조건이 없었다. 평소라면 충분히 시간을 들여서 모든 후보를 조사한 뒤, 가장 적절한 영혼을 작업하는 게 팀장의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충동적으로 본뜨기한 영혼이 한 번에 조건에 맞아서 기분이 한껏 들떠 있었다.


"그럼 바로 작업하자고! 사무실로 이동할까?"


"아니요. 기억만 빙의시킨다면, 아니 정확히는 기억과 경험을 전이시킬 용도라면 여기서 해결할 수 있어요."


갈라테이아는 작업대 위에 올려두었던 천 인형을 가져왔다. 평소 작업할 때에는 사무실의 중심에 마법진을 깔고 영력을 인형에 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처럼 영혼의 기억만 추출한 경우라면 일반형처럼 큰 인형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특히 빙의, 기존에 인물에게 경험을 옮긴다는 조건이라면 다른 조건의 인형이 필요했다.


"이 인형은 후긴 씨가 가져다준 의뢰자 세계의 재료로 만든 천 인형이에요. 일부로 어린아이가 갖고 다니기 좋은 크기로 만들었죠. 이걸 대상이 되는 어린 소녀가 몸에 지니고 다니게 할 수 있다면 특별한 장치 없이 기억을 전이시킬 수 있을 거예요."


그녀의 손에는 그녀가 평소에 보여주던 솜씨로 만들었다곤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투박한 인형이 들려 있었다. 실은 엉기성기 엉켜 있고 마감은 제대로 되지 않은 볼품없는 모습의 인형이었다. 어린 소년의 모습을 만들려고 했지만 솜씨가 모자라서 실패한 모양새였다.


"이 인형에 기억을 주입하고 몇 가지 설정을 부가해서 소녀의 품에 쥐여주기만 하면 될 거예요. 어린 소녀에게 인형 하나 선물한다고 이상하지도 않고 말이죠."


"좋은 생각이야! 오히려 일반형보다 효율적이겠군."


"그럼 바로 시작하시겠습니까? 마법진은 이 정도 크기라면 될 듯합니다만?"


후긴은 수건 크기의 마법진을 꺼내 왔다. 마법진을 테이블에 깔고 그 위에 인형을 눕힌 뒤, 팀장이 가볍게 주문을 외자 마법진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럼 막내는 다시 한번 영력의 움직임을 주시해서 보도록 해. 볼 수 있다는 건 그저 걸음마를 시작했을 뿐이고 영력의 움직임을 파악할 줄 알아야 본격적으로 걷는다고 할 수 있는 거야. 이해했지?"


"네!"


"좋았어, 이다음은 갈 실장. 부탁할게."


"맡겨주세요. 이런 작은 인형은 팀장님이 다루시기 힘드실 테니까요."


갈라테이아는 인형의 머리 위쪽에 자리를 잡고 인형의 머리에 손을 댔다. 그러자 팀장은 품 안에서 강희자의 영력을 꺼내서 인형의 가슴에 올려두었다. 그러자 강희자의 영혼처럼 밝게 빛나는 영력이 실타래같이 퍼져나가며 인형을 감싸기 시작했다. 가슴에서 시장해서 양팔, 양다리를 모두 뒤덮은 빛은 인형으로 스며들며 사라졌다. 이 모든 과정에 이무기는 눈을 떼지 못했다.


"자. 완전히 스며들었어요. 영력도 인형도 둘 다 작으니 금방 되네요. 특히 살아있는 생명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니까 동기화도 불필요하고요."


"그래. 한동안 힘든 작업이 많았으니 이번엔 좀 쉬운 작업도 해보자고. 이제 몇 가지 능력을 설정하자."


"우선 간접적으로 경험이 전이되게 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서 접촉할 필요가 있어요. 약한 매혹을 부여해서 한동안 아이가 인형과 같이 다니게 만드는 건 어떨까요?"


"함부로 매혹을 설정하는 건 위험해. 주변에 있는 다른 이들도 영향을 미칠 거야. 차라리 매혹을 넣을 거라면 한 명 한정으로 발동하는 매혹을 넣자고. 부작용으로 그 한 명을 제외한 다른 이들에겐 그냥 길가에 떨어진 돌 취급을 받게 되지만 지금 의뢰 목표에는 부합할 거 같은데?"


"그것보다 먼저 전이될 정보의 양과 한계를 정하는 게 어떻습니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방향이 정해지며 의뢰자가 만족할 만한 물건이 완성되어 갔다. 하지만 이무기는 이 모든 과정이 눈에 보이기 시작해서 황홀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그저 무언가가 있다고 느끼는 감각이 아니라 직접 눈을 보고 있으니 그 차이는 확연했다. 그렇다 보니 이번 작업에서는 어쩔 수 없이 소외된 상태였다. 그렇지만 지금은 이 순간에 집중해서 영력시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중시하기로 했다.


"그럼 이 정도 설정으로 하자고. 어차피 인형도 영력도 작은 편이니 과한 설정은 넣을 수가 없어."


"네, 바로 시작할게요."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작업은 마무리되고 어린아이가 좋아할 만한 못난이 천 인형이 완성되었다. 한정적으로 매혹 효과를 갖추어서 어린아이가 한동안 분신처럼 들고 다니길 기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러는 와중에 기억의 전이가 진행될 것이다. 대신 충분히 기억의 전이가 진행되면 인형에 부여한 매혹 효과가 조금씩 사라져서 나중에는 평범한 인형이 되도록 제작했다. 그러면 한동안 분신처럼 들고 다니다가 나중엔 질렸다는 듯이 점차 거리를 두게 될 것이다.


"좋았어. 그럼, 후긴! 배달 부탁해!"


"네. 다녀오겠습니다."


후긴은 날개를 꺼냈다가 다시 흠칫하고는 문을 생성해서 나갔다. 작업실에서는 천장에 포탈을 생성하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 팀장은 또다시 불만을 품었지만, 이무기의 성장 축하 겸 회식을 하기로 했던 걸 기억하곤 음식과 술을 사러 떠나갔다. 그러던 와중에도 이무기는 다른 영력이 담긴 도구들을 몰두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정리는 내가 해야겠네요."


갈라테이아는 이무기를 방해하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정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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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그런 방식으로 작동한다면 제가 구상한 이야기에 큰 도움이 되겠군요."


키가 작은 이름 모를 종족에 노인의 모습을 한 관리자는 천 인형을 보고 미소지었다. 그리고 후긴을 바라보며 말을 시작했다.


"저번에 도와주신 소환자는 많은 도움이 되었답니다. 그래서 저 스스로 이 세계에 변화를 가져오려고 했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부탁드렸는데 이런 좋은 물건을 주시다니···."


"저희는 능력 밖에 의뢰는 받지 않습니다. 만일 받게 된다면 최선을 다할 뿐이죠."


"허허허, 그렇지만 제 의뢰에 한해서는 항상 만족했습니다. 그럼 거래를 마치도록 하죠."


"네. 여기에 사인해주시죠."


노인은 주름투성이 손을 뻗어 후긴이 내민 스마트폰의 화면에 갖다 대었다. 잠시 후, 거래가 완료되었다는 진동이 오자 스마트폰을 품에 넣은 후긴은 정중히 인사를 하고 한창 회식을 준비 중일 사무실을 향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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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회식 준비가 끝난 상태였다. 사무실의 책상을 두 개 붙여서 테이블처럼 만든 뒤, 치킨과 피자를 비롯한 안주와 다양한 종류의 술이 준비되어 있었다.


"자! 그럼 우리 막내가 한 걸음 발전한 것을 축하하며! 건배!"


"""건배!"""


팀장의 권주사를 시작으로 술이 오가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술이 약한 이무기는 해롱거리기 시작했다. 팀장도 얼굴이 살짝 붉어져 있었고 의외로 갈라테이아는 안색 하나 바뀌지 않은 상태로 계속 술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가장 술이 강할 것 같은 인상의 후긴이 거나하게 취한 상태가 되어 이무기를 놀리고 있었다.


"그러니꽈~ 넌 아직~ 멀었다~이뫌이야. 알겠어~?"


"네... 선배... 근데 선배 날개 나왔어요."


이무기는 평소와는 달리 진상을 부리는 후긴을 달래가며 술자리에 참여했다. 그러다 문득 저승차사에 관해 떠올라 팀장에게 질문했다.


"저기, 팀장님? 낮에 만난 저승차사들 있잖아요?"


"아! 그러고 보니 그런 일이 있었지. 근데 왜?"


"차사? 그 망할 것들을 뫈나셔써요~?"


이무기는 갈라테이아와 후긴에게 낮에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이야기를 듣고 난 이후, 갈라테이아는 미숙한 차사가 얼마나 마음 고생했을지 공감했지만 후긴은 꼴좋다는 듯이 웃어 넘겼다. 그러다 이무기는 원래 하려던 질문을 잊어 먹었고, 그저 그렇게 엉망진창인 술자리가 계속되었다.




막 시작한 초보 글쓴이입니다. 비평해 주신다면 새겨듣겠습니다.


작가의말

두 번째 이야기도 끝냈습니다.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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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두 번째 작업 12. 재고 보충 기간 + 가벼운 의뢰 19.07.22 34 0 16쪽
12 두 번째 작업 11. 재고 보충 기간 19.07.21 3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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