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구름같이 포근한 느낌을 주는 바닥이 펼쳐진 공간, 그 중심에 투명한 벽으로 감싸져 있는 신비로운 기운이 감도는 공간이 있었다. 지금 그 공간에선 아름다운 여성과 교복을 입고 있는 한 소년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소년이 여성에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러니까... 여신님? 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소년은 마치 고대 그리스에 여신 같은 의복을 입은 아름다운 여성에게 말을 걸었다. 그 여성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소년에게 답했다.
"그럼요. 아키아나 여신님이라고 불러 주시면 된답니다."
자신을 아키아나 라고 소개한 여성은 친절히 답했다. 소년은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여신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 모습을 수줍게 지켜보던 여신이 미소를 지으며 소년에게 말했다.
"그렇게 바라보시면 부끄럽답니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요! 으..."
소년의 쑥스러워하는 태도에 아키아나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신은 눈 앞에 소년을 보며 살며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미소에 소년은 두근거림을 주체할 수 없어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여신은 당황하고 있는 소년의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웠지만 이제 시간이 되었다는 신호를 받고 설명을 시작했다.
"이제 시간이 되었습니다. 희철 씨. 처음에 설명해 드렸지만 저는 저 아래에 세상에 사는 이들을 저는 가엽게 여기고 있답니다. 하지만 저는 이 공간에 묶인 존재... 그래서 저는 이 세상을 구원할 이를 소망했고 당신이 응답했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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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이라 칭한 존재가 한 소년에게 이야기하는 동안 보이지 않는 벽 너머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다른 여성이 있었다. 길고 검은 머리카락을 오른쪽으로 묶어 올린 정장 차림에 여성은 신비로운 분위기에 공간에서 거리를 둔 체 소년과 여신에 모습을 신중하게 지켜보는 중이었다. 여신의 목소리에 빠져들어 있는 소년은 투명한 벽 너머에서 자신을 관찰하고 있는 정장 차림에 여성에 대해서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잠시 후, 대화가 끝나고 한쪽 벽에 다른 공간으로 이어지는 포탈이 나타났다. 그리고 소년은 머뭇거리는 듯하다가 이내 포탈로 들어갔고 여신과 정장 차림에 여성은 포탈이 사라질 때까지 신중하게 기다렸다.
소년이 떠나고 포탈이 사라진 이후, 벽이라 생각되던 막힌 공간은 마치 처음부터 없었다는 듯이 무너져 내렸고, 여신의 몸이 흐릿하게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은은하게 빛나는 둥근 구형에 가까운 물체가 된 아키아나라는 존재는 정장 차림을 한 여성을 향해 다가갔다.
[자. 이렇게 하면 된 건가요?]
둥근 구형의 물체에서 소리가 나왔다. 여성에 모습을 하고 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목소리였지만 울림이 심해서 기계에서 재생된 음성 같이 느껴졌다. 아키아나라는 존재는 마치 눈을 맞추듯이 정장 차림에 여성에 얼굴 높이까지 떠올라 있었다.
"네, 고생하셨어요. 처음이라 하셔서 많이 준비했는데 잘 따라주셔서 다행이네요."
정장 차림에 여성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구름 위에 존재할 거 같은 공간에 정장 차림을 한 여성이 둥근 구체에서 나오는 목소리와 대화를 하는 장면을 다른 누군가가 본다면 기묘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두 존재는 전혀 어색함이 없다는 듯 대화를 이어 나갔다.
"자, 이제 여기에 사인해 주시면 됩니다. 주의사항은 다시 말씀드릴 필요는 없겠죠?"
정장 차림에 여성은 스마트폰을 꺼내 화면을 가리켰다. 그 이후, 손이라곤 없는 둥근 구형에 존재에서 한 줄기 빛이 휴대폰을 비췄고 이내 스마트폰이 가볍게 진동했다.
"좋습니다. 저희는 계약한 대로 무사히 한 존재를 양도했습니다. 이후에 이 세상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는 장담할 순 없지만 잘 인도하셔서 당신의 원하는 대로 이 세상을 이끌어 나가시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이만."
인사를 마친 정장 차림에 여성이 뒤돌아서자 둥근 구형에 존재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이게 끝인가요? 충고라던지 더 하실 말씀은 없나요?]
떠나려다 다시 뒤돌아선 여성은 아키아나와 눈을 맞췄다. 정확히는 아키아나의 형태가 빛나는 구체였기 때문에 그저 여성이 공중을 부유하는 구체를 바라보며 말했다.
"처음이라 불안하신 건 이해합니다. 다른 신적 존재들도 경험하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아키아나 님은 잘 처신하셨답니다. 그러니 크게 걱정하지 마시고 이후에 저 소년이 만들어나갈 이야기를 잘 지켜보세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당신에 세상은 변화할 테니까요."
이렇게 여성이 아키아나라는 존재를 다독이고 있는 와중에 주머니에서 진동이 오기 시작했다. 여성은 잠시 양해를 구하고 난 뒤 전화를 받았다.
"어. 그래. 신입. 일은 잘하고 있어? ...잠시만, 뭐라고... 아니. 갑자기 사고라니? 무슨 소리야?"
갑자기 언성을 높인 여성은 전화를 끊고 아키아나라는 존재를 바라보고 말했다. 정장을 입고있는 여성은 평소처럼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려 노력했다. 그렇지만 예정에는 없던 사고가 벌어진 지금 한시라도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죄송합니다. 저희 쪽에서 일이 생겨서 가봐야 할거 같습니다. 일단 계약은 완료되었고 결제도 받았으니 이만 가봐야 할 듯 하네요."
[아, 그럼 이후에 도움이 필요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건 우리 오 팀장님이 알아서 연락을 주실 겁니다. 아키아나님이 계약한 사항만 잘 지켜주신다면 말이죠."
대답을 마친 여성에 등에서 한 쌍에 검은 날개가 솟아났다. 정장에 등 부분이 찢어지지도 않았는데 나온 날개를 손으로 쓰다듬은 여성은 아키아나를 보며 말했다.
"그럼 급한 일이 생겨서 가보겠습니다. 이후에 관리에 힘써 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이만!"
구름 같은 바닥을 박차고 날아오른 정장 차림에 여성은 다시 스마트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 팀장님, 소식 들으셨어요? 지금 신입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네. 그럼... 아. 팀장님이 직접 가신다고요? 그럼 저는 사무실로 가겠습니다. 그리고 관리자 아키아나가 의뢰한 계약 건은 잘 완료했습니다. 네. 그럼···."
여성은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고 사무실이라는 공간을 향해 방향을 돌렸다. 처음에 날아올랐을 때 보다 느긋한 날갯짓으로 신비한 공간을 벗어났다.
막 시작한 초보 글쓴이입니다. 비평해 주신다면 새겨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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