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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처리 치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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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제치킨
작품등록일 :
2019.07.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8.29 08:00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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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4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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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0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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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세 번째 작업 21. 탐탁지 않은 연락

DUMMY

(이게 얼마 만이야? 잘 지냈지?)


"네, 염라. 나름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어제까지는요."


'하, 이번엔 어째서 여자애 목소리인 거야?'


팀장은 아직 결계가 완전히 무너지지도 않았는데 연락을 한 염라에 대해서도 매우 놀랐지만, 갑자기 여자아이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염라의 모습에 더욱 황당했다.


"그런데···. 아니 갑자기 정신연령을 포기했습니까? 아니면 어린 여자애 취향이 된 겁니까?"


(까하하! 오 팀장이면 그 반응 할 줄 알았어!)


"하아~, 그래요. 염라가 직접 연락할 정도라면 상황은 대충 아시겠죠?"


(키히히! 그래. 보나 마나 달연이는 실패했나 보네?)


팀장은 사뭇 긴장한 상태였다. 아직 작업장의 상태를 확인할 수 없어서 아직 모든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굳이 약점을 드러낼 필요는 없었기 때문에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며 대답했다.


"고생은 좀 했습니다. 달연 차사 능력이 좋아서 말이죠. 그런데 저도 나름 믿을 만한 팀원들이 있어서 겨우 해결은 했습니다."


(이야~. 역시 오 팀장! 벌써 그 정도로 팀을 키운 거야? 아직 팀원이 4명인데 대처하다니!)


아직 이무기는 정식 팀원이라 할 수 없었지만 아마 병원에서 강림과 만난 이후, 강림 차사가 이무기에 대하여 염라에게 보고했으리라 생각한 팀장은 여유롭게 대답할 수 있었다.


"나름 바쁘게 지내니까요. 그래서 연락을 주신 이유는 뭐죠?"


(에이~, 우리가 특별한 일 있어야 연락하는 사이인가? 안부 인사차 연락한 거지!)


"그럼 끊습니다?"


(에이! 에이! 성급하기는! 강림이랑은 잘 지내는 것 같던데 나한테는 왜 이렇게 쌀쌀맞은 건데?)


팀장은 염라와 대화할수록 머리가 아파졌다. 그러던 와중 결계가 완전히 붕괴했는지 갈라테이아가 작업장이 무사하다는 걸 확인했고, 바로 후긴에게 연락을 하는 중이었다.


[모두 무사하다고 해요. 작업물도 무사, 대신 작업장 벽이 조금 파손됐다네요. 저도 확인했는데 거짓은 아니에요.]


그리고 팀장을 향해 소리 없이 입만 뻥긋거리며 작업장이 이상 없다는 사실을 알렸다. 팀장은 작업장과 팀원들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고 다행이라 안도했으나 아직 염라와의 협상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금 뒤통수 맞은 게 많아서요. 처음에 제가 카피를 했던 건 약속을 어겼기 때문에 뭐라 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상도덕이 있는데 남의 걸 함부로 분석한 건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아! 그랬어! 미안해. 난 그런 일이 있었던 것도 모르고···.)


"헛소리 마시죠? 이미 달연 차사가 다 말했습니다."


(쳇!)


염라는 아쉽다는 듯 혀를 차고는 구시렁대기 시작했다.


(근데 팀장도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래도 옛정이 있는데 연락 한 번 안 주고! 강림이랑은 연락하고 지낸다며!)


"그거야 제가 이름을 버리고 나왔는데 굳이 연락을 드린다고 좋아할 이들이 별로 없을 테니까요."


"아니에요! 저는 언제나!"


옆에서 갑자기 대화에 참여하려고 하는 달연 차사를 한 손으로 눌러 제압한 팀장은 말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 팀원이 만든 결과물이 그쪽에 결과물과 섞였다는 것 자체도 못 믿겠습니다. 믿는다 쳐도 견습이 우리 결과물을 들고 갔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것도 분석까지 했다고요?"


(음···. 그게 그러니까···.)


"그리고 만일 그런 사고가 있었다면 책임을 질 당사자는 왜 그쪽에서 임의로 처리한 겁니까? 그러니 신뢰할 수가 없군요."


(잠깐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먹겠어! 우선 결과물과 섞일 틈도 없이 범인들이 들고 가서 분해한 거야. 그리고 팀장네 마법진을 들고 간 범인은 우리 쪽에서 처리 안 했어.)


"범인들이라고요? 그렇다면 당사자 모두 저희에게 보내주시죠. 책임을 질 당사자가 직접 와서 사과한 뒤 후처리에 대해 협상하고 싶으니···."


(보냈어. 거기 눈앞에 있지 않아?)


팀장은 그저 팀장을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는 달연 차사와 의식을 잃은 체 포박된 남성 차사를 바라보았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두 차사 말하는 겁니까?"


(에? 달연이가 다 불었다며?)


"달연 차사 말로는 저희 쪽 결과물이 그쪽으로 갔다가 혼동이 있어서 견습 차사가 들고 가서 분해했다고 들었습니다만?"


(달연이가 그렇게 말했다고? 정말로?)


"헤헷! 계획만 성공했다면 진실은 숨길 수 있으리라 생각했죠."


거짓말을 하고도 변함없이 태평한 달연 차사의 모습에 팀장은 한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으하하! 그러니까 거기 남자애가 물건을 잘못 전달한 견습 차사고 분석한 건 달연이야. 일부로 전달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견습일 때는 너무 잔심부름이 많잖아? 그래서 실수했다고 들었는데 그게 하필 달연이 한테 간 거지.)


"전 저희 쪽에서 사용하는 방식이 아닌 마법진이 배달되길래 당연히 분석하라는 줄 알았죠. 그러다가 나중에 분석이 아닌 재료만 분해하면 된다고 들었을 때는 이미 분석이 끝난 상태였고요."


(나도 처음엔 걍 사과하고 끝내려고 했거든? 근데 이 일로 이득을 보고 싶어 하는 애들이 있어서 말이야. 그 아이들이 이번 계획을 짜고 달연이랑 후배를 꼬셔서 일을 진행했던 거야. 실수를 기회로 바꾸자고 말하면서···.)


"어이가 없군요. 그걸 그냥 놔두셨습니까?"


(잠깐! 내가 그걸 그냥 두고 볼리가 없잖아? 지금 참가한 인원 파악중이야.)


"그러니까 조직 내 세력 다툼을 시도한 이들을 골라내기 위해서 우릴 이용했단 말입니까?"


(그건···. 미안해···. 그래도 성공, 실패에 관계없이 멋대로 일을 진행하는 아이들을 가려내야 했어.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을 아이들이니까.)


이제 팀장은 슬슬 화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사고를 친 당사자이면서 사과보다 협박을 계획하는 이들이나, 조직이 실수한 일을 기회로 조직 내 정치를 하는 이들이나, 그 모든 일을 알고 있으면서도 조직 내 세력 다툼을 시도한 이들을 가려내려고 팀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결제를 한 책임자까지···.


"그럼,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왜 전화 주신거죠?"


분노를 감추지 않는 팀장의 태도에 생글거리며 웃던 달연 차사마저 표정이 굳기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팀원인 갈라테이아도 침을 꿀꺽 삼키며 긴장하기 시작했다.


"정리해보면 실수를 저지른 것도 그쪽인데 그걸 자기들 조직 사이에서 세력 다툼을 벌이려고 우리에게 피해를 줬단 말이군요. 그래서 실수한 당사자들이 사과 대신에 말도 안 되는 조건으로 의뢰하는 척 협박을 하면서, 뒤로는 우리 팀 결과물을 노리고 공격을 해 온 거군요.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계획을 승인했던 책임자가 안부나 묻는다는 듯 전화나 주는데 제가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까?"


(으···. 많이 화났···. 나 보네. 그래! 알겠어. 원하는 게 뭔데?)


팀장의 분노한 목소리에 염라도 태도를 바꿔 팀장에게 요구사항을 묻기 시작했다. 이미 사무실 안 분위기는 팀장의 분노 때문에 다른 존재들은 숨쉬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이미 혼절한 남성 차사도 팀장이 내뿜는 기세에 몸을 덜덜 떨며 반응하는 중이었다.


"일단 분석한 당사자에 대해서 어떻게 처분할 건지 묻고 싶군요. 솔직히 달연 차사정도 되는 인재라면 굳이 저희 쪽 마법진을 사용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달연이가 가진 능력이면 굳이 그럴 필요없지. 그렇지만 나도 구하기 다소 쉬운 재료로 마법진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 놀랐다고! 그런 인재가 있다길래 개인적인 욕심을 내 버렸어. 미안해.)


"사과할 필요 없습니다. 그보다 저희 팀원이 마법진을 제작할 때 사용하는 발상이 그쪽 인원들에게 알려졌다는 자체가 문제니까요. 똑같은 결과물을 못 낸다고 할지라도 저희의 방식이 알려졌다는 자체가 문제입니다. 그리고 달연 차사만 아는 문제라면 해결이 쉬웠겠지만, 이 일을 기획한 존재들도 저희 쪽 작업물에 욕심을 낸 것 같군요."


(그래서?)


마치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대답을 하는 염라 때문에 팀장의 이마에 핏줄이 돋기 시작했다.


"저희 쪽 작업장에 팀원이 있었음에도 공격을 가했습니다. 이건 선전 포고로 봐도 되겠군요."


(잠깐! 선전 포고라니 너무 나간 거 아니야?)


"그럼 저희가 어떻게 생각하길 바랍니까? '아! 오해가 있었구나! 실수한 당사자가 직접 와서 협박을 하고 우리 팀원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결과물을 도둑질당하고 팀원이 소멸할 뻔했지만 무사히 막았으니 이젠 걱정 없네!'라고 생각해주길 바랍니까? 아니면 이 어이없는 상황도 서로 웃으며 좋게 넘어가길 바랐습니까?"


잠시 숨을 고른 팀장은 말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모든 과정이 실패하자 이 모든 일을 승인한 대표가 연락이 와서는 마치 짖궂은 장난이었다는 듯, 자기는 아무것도 몰랐다는 태도인데 그런데도 제가 웃으며 넘어가길 바라셨나 보군요. 웃기지 마십쇼."


(알겠어! 원하는 조건이 뭔데!)


염라는 항복 의사를 보냈다. 팀장은 원래 염라와 친하게 지냈던 사이였기에 직설적으로 진지하게 요구했다.


"방금 우리에게 건냈던 쓰레기 같은 조건으로 의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딴 의뢰를 보상으로 던져주려고 한 녀석이 아직 있으면 직접 영력을 분해하십쇼."


(좋아. 배상은 다른 방식으로 할게. 다른 건?)


"당장 우리 쪽 마법진에 대한 정보를 아는 이들을 처벌하시죠.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달연 차사에 대한 책임도 물으시길 바랍니다. 실수였다 할지라도 이후에 저지른 행동과 거짓말에 대해선 변명할 수 없을 테니."


(달연이는 지금 눈 앞에 있지 않나? 직접 죄를 물으면 되잖아?)


"직접 벌하시는 게 더 큰 벌이 될테니까요. 문제는 달연 차사가 분해한 마법진의 가치를 알아보고 이 모든 작전을 기획한 이들입니다. 아마도 저 남자 차사와 관련된 이들이겠죠. 저들에 대한 처분, 그리고 다시는 우리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보증이 필요합니다."


(으아~ 한동안 귀찮겠네. 아! 배상 조건으로 달연이를 줄게! 달연이도 책임을 져야 하니까!)


염라의 말에 굳어 있던 달연 차사가 눈을 빛내며 팀장의 대답을 기다렸다.


"괜찮습니다. 그건 벌이 안 될테니까요."


팀장의 대답에 달연 차사는 시무룩해졌다. 갈라테이아는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우! 나쁜 남자 같으니라고! 널 저만큼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는데!)


"은근슬쩍 말 돌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저는 저희 팀에게 피해를 준 존재들에 대한 처벌과 배상을 원합니다. 특히 작업물에는 이상이 없지만, 차원의 벽이 무너졌고 팀원들을 공격한 점은 어떻게 배상하실 생각이죠?"


(새로 하나 줄까?)


천연덕스러운 염라의 대답에 팀장은 다시 화가 올라올 것 같았지만 염라가 내건 조건은 나쁘지 않았다. 그렇다고 덥석 받기에는 불안했다.


"저희야 남는 소규모 차원을 받는다면 나쁘진 않지만 믿을 수가 없습니다. 확실한 보증이 없다면 거부합니다."


(으아! 너무 까다로운 거 아니야? 예전엔 좀 유들유들했는데! 변했어!)


"예전에도 이랬습니다. 오히려 요즘이 더 부드러운 편이죠."


(치! 한마디도 안지는 건 안 변했어! 그래, 들어 줄테니 더 필요한 건?)


"이 모든 일을 성실히 처리하겠다고 이름을 걸고 약조해 주시죠."


팀장의 마지막 말에 모두가 얼어붙었다. 초월자, 신, 혹은 인간을 벗어난 이들에게 이름은 그저 호칭이 아닌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름을 스스로 노력해 얻어내거나 격이 높은 존재에게 하사 받아야만 하는 초월자들에게 이름을 걸어보란 요구는 무례한 일이었다. 아직 이름을 얻지 못한 이무기나 스스로 이름을 버린 오 팀장같은 존재들도 있지만, 염라라는 이름은 그 무게가 달랐다.


(···. 와···. 좀 무례하다고 생각하진 않아? 오유도(吳流到)?)


"그 이름은 진작에 버렸습니다. 그리고 염라님은 일을 너무 대충 하시니까 말이죠. 그나마 이름을 걸면 확실하게 해결하시니까요."


이름을 걸라는 팀장의 요구에 염라는 팀장의 과거 이름을 언급했다. '흘러 도착한 이' 오 팀장이 처음 한반도에 도달했을 때, 염라가 오 팀장에게 지어주었던 이름이었다. 하지만 그 이름을 들은 오 팀장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염라에게 다시 이름을 걸 것을 요구했다.


(하하하! 이름을 걸라고 요구할 줄이야. 이번엔 내가 얻어 맞은 느낌이군. 좋아! 나 염라의 이름을 걸고 그대의 세력에 음모를 계획하고 실행한 모든 이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릴 걸 약속한다.)


어린 여자 아이 목소리였던 염라의 목소리가 갑자기 변하며 팀장이 들고 있던 연락용 호신부 너머 사무실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기절해 있던 후배 차사가 번쩍 정신이 들어 일어날 정도로 웅장하게 울려 퍼졌다.




막 시작한 초보 글쓴이입니다. 비평해 주신다면 새겨듣겠습니다.


작가의말

초월자들에게 이름을 걸라고 요구하는 일은,

인간이 엄지손가락을 혀에, 새끼손가락을 이마에 대는 일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무례입니다. 레알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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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세 번째 작업 14. 원치 않은 협의 19.07.27 40 0 12쪽
15 외전, 어느 산골 마을 소녀 이야기 19.07.23 37 0 12쪽
14 두 번째 작업 13. 재고 보충 + 의뢰 종료 19.07.23 34 0 12쪽
13 두 번째 작업 12. 재고 보충 기간 + 가벼운 의뢰 19.07.22 36 0 16쪽
12 두 번째 작업 11. 재고 보충 기간 19.07.21 37 0 13쪽
11 두 번째 작업 10. 재고 보충 기간 19.07.20 45 0 13쪽
10 두 번째 작업 9. 재고 보충 기간 19.07.20 48 0 10쪽
9 두 번째 작업 8. 재고 보충 기간 19.07.20 68 0 13쪽
8 첫 번째 작업 7. 소환하다 19.07.19 74 0 12쪽
7 첫 번째 작업 6. 최종 작업 19.07.19 60 0 10쪽
6 첫 번째 작업 5. 작업 마무리 19.07.19 68 0 9쪽
5 첫 번째 작업 4. 동기화 작업 +2 19.07.19 93 1 12쪽
4 첫 번째 작업 3 작업 시작 +1 19.07.19 134 2 11쪽
3 첫 번째 작업 2. 거짓말은 들키면 안됩니다. 19.07.19 129 3 13쪽
2 첫 번째 작업 1. 시작부터 사고가 났다. 19.07.19 164 4 8쪽
1 프롤로그 +2 19.07.19 277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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