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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처리 치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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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제치킨
작품등록일 :
2019.07.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8.29 08: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290
추천수 :
14
글자수 :
244,630

작성
19.07.1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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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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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첫 번째 작업 5. 작업 마무리

DUMMY

"우선 향수병을 예방해야 하니까 '레테 강의 안개 추출물'부터 주세요."


"네! 그러니까... 여기요!"


그녀는 왼손을 이무기에게 향했고 곧이어 이무기는 수상한 연기가 나오는 병을 그녀 손에 올려 주었다. 그리고 다시 벽을 통과하여 오른손에 병 속에 있던 액체를 쏟아부은 갈라테이아는 병을 다시 이무기에게 주었다. 이후, 마치 손님에 머리를 감겨주는 미용사처럼 세심하게 인형에 머리에 액체를 바르기 시작했다.


"일단 송환 불가능한 조건이니 이 처리만으로도 그쪽 세상에 정착하고 살기는 충분할 거예요. 다음은 '무지개 딱정벌레 눈물' 주겠어요?"


"네! 여깄습니다."


이후에도 갈라테이아는 인형에 머리에 몇 가지 약물을 바르고 두드리는 작업을 반복했다. 이무기도 실수 없이 그녀에 조수 역할을 했고 작업은 인형에 얼굴뿐만 아니라 몸통, 양손과 발까지 이어졌다. 이후 갈라테이아가 양손을 벽에서 빼면서 말했다.


"전반적인 능력 삽입은 끝냈어요. '스테이터스를 보는 눈'은 못 주지만 적어도 독초와 약초를 구분할 수 있도록 약초꾼에 직감은 넣어 놨으니 음식 구하는 게 어렵지는 않겠죠. 그리고 전반적으로 몸 상태도 점검했고 마지막으로 팀장님의 말씀처럼 음식 섭취 시 마법에 효율에 관한 감각을 예민하게 해 두었으니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네요."


"고생하셨습니다."


갈라테이아에 선언을 듣고 후긴도 벽에서 손을 뗐다. 그러자 불투명했던 벽이 손을 대기 전처럼 투명해졌고 그 안에는 여전히 수평으로 누운 상태로 떠 있는 인형만이 남아 있었다.


"그럼 저는 인형이나 좀 보충하러 갈게요. 요즘 일이 꾸준히 들어와서 기본형도 아슬아슬하거든요."


"그래. 적당히 하고 쉬어. 나머진 우리가 할게."


팀장에 대답을 들은 갈라테이아가 벽에 손을 뻗으니 또 다른 문을 생겨났다. 갈라테이아는 문을 열고 나가버렸고 곧이어 문은 사라졌다. 팀장은 갈라테이아가 문 너머로 사라진걸 확인한 뒤, 여러 약초로 범벅이 된 인형을 보면서 말했다.


"오랜만에 카피한 영력치고는 얌전해서 다행이야. 운이 좋다고 해야할지,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할지"


"그나마 다행인 겁니다. 저 아직 마법진 안 잊었습니다."


안색이 파리해진 후긴이 한 말에 오 팀장은 다시 한번 뜨끔했다.


"미안하네. 후 대리. 나중에 내가 크게 한턱낼 테니까 이해해주게."


후긴은 탐탁지 않은 표정이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입고 있던 정장 재킷을 벗고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하아. 저도 이제부턴 작업 중엔 다른 옷을 입어야겠습니다. 이번엔 소환 의식 중에 급하게 오느라 옷을 못 갈아입었더니 힘드네요."


드디어 숨통이 트인다는 듯, 후긴에 표정이 밝아졌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던 후긴은 잊고 있던 무언가가 갑자기 떠올랐다는 듯, 팀장을 향해 질문했다.


"오 팀장님! 그런데 이번에 사고! 신입이 무슨 실수를 한 거죠?"


갑자기 자기가 호명될 줄은 몰랐던 이무기는 깜짝 놀라 후긴을 바라보았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서 실수한 적이 많아서 딱히 변명할 수는 없었지만 이번 의뢰에선 실수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억울한 점이 없지 않았지만, 변명을 할 기회도 없이 후긴이 말을 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미행에 실패하는 건 너무 미숙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아무리 그래도 마력이나 신성도 감지 못하는 지구에 인간에게 미행이 들킨다는 건 수련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정도인걸요!"


작업이 마무리되니 긴장이 풀린 후긴은 진중한 태도를 내려놓았다. 작업 도중에는 진중한 태도를 유지하던 그녀였지만 원래는 수다스럽고 감정적인 존재였다. 그녀는 먼 과거 오딘의 어깨에서 세상에 일을 들려주던 도래까마귀, 둘 중에서 감정과 사유를 담당하던 그녀는 이성적이고 진중한 태도를 보이기보단 감정적이고 가벼운 태도를 보이는 존재였다.


"아니, 이번은 그냥 사고야. 오히려 막내는 실수 없이 잘 처리했어."


"보세요! 선배. 저 정말 이번엔 사고 안 쳤다니까요!"


"팀장님! 오랜만에 들어온 일꾼이라고 봐주시면 안 돼요! 실수한 건 제대로 알려주고 고쳐줘야죠!"


"후긴. 그만! 내가 직접 보고 왔어. 막내는 적어도 이번엔 실수한 적 없으니 그만 괴롭혀도 된다."


팀장이 막내를 두둔하자 후긴은 더는 말을 하지 못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하지 못한 사람처럼 분한 얼굴이었지만 팀장은 단호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사실 나도 직접 가서 확인했지만 특별한 개입은 찾을 수 없었어. 그러니 막내가 실수라도 했었으면 흔적이 남았을 거야."


"네? 아무런 흔적도 안 남았다고요? 그런데 사고가 날 수가?"


안타깝게도 오 팀장은 이제 대답해 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사실 자신도 궁금했지만 이미 새로운 육체에 깃든 영력에 기억을 더듬을 수도 없었다. 단지 사고에 원인을 알고 싶다면 방법이 없진 않았지만, 이미 병원에까지 퍼져있는 차사들에 눈에 들어서 좋은 점이라고 없으니까.


"만일 사고 원인이 궁금하다면 이수한 이라는 아이가 입원한 병원에라도 가보는 수밖에 없어. 그 관용이라곤 없는 차사들이 지키고 있는 병원말이지."


"윽."


차사라는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후긴은 듣기 싫은 말을 들었다는 듯 표정이 안 좋아졌다. 그러더니 갑자기 팀장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그러고 보니 갑자기 강림도령이라는 작자는 왜 온 거죠? 설마 저희 목표가 염라 쪽이랑 겹쳤던 건가요?"


"아니, 오히려 그쪽에서 우리를 의심했다고 말하더라. 우리가 직접 인간을 죽여서 영혼을 뽑아가려 한 게 아닌지 확인하더군."


"그런 말도 안 되는! 하긴 그 작자들은 항상 의심부터 시작해서 트집 잡는 게 일상이었어요. 저번에도..."


강림도령의 이야기에 후긴은 그동안 참아 왔다는 듯이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억울했던 일이 많았는지 한참 동안 말을 멈추지 않아서 팀장도 이무기도 할 말을 잃어 갈 때쯤, 허공에 떠 있던 인형이 미약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 그러니까 아예 그 족속들하곤 만나지도 말아야 한다니까요. 하는 일이라곤."


"잠깐, 후 대리! 시작됐다."


지칠 줄 모르고 계속되던 그녀의 말을 멈춘 팀장은 인형을 바라보았다. 그저 이상한 무늬가 새겨진 체 공중을 부유하던 인형은 마치 태아처럼 무릎을 굽히더니 팔로 다리를 감싼 자세로 변해 있었다.


"동기화가 시작됐군. 안정화는 끝났다."


그 말을 듣자마자 후긴은 벗어두었던 재킷을 다시 걸치면서 대답했다.


"그럼 평소처럼 의뢰한 관리자에게 연락하고 소환 준비를 하겠습니다. 따로 지시할 일 있으십니까?"


"우선 작업 중에 우리가 예상했던 것처럼 신농씨(神農氏)에 역할을 원하는지 확인해 봐. 그러니까 음식 재료와 요리에 따른 차이를 명확히 규정해서 정리할 인물을 원하는지 말이야."


"그리고 제한적 수납공간(인벤토리)도 어느 정도 지원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또 다른 건 없습니까?"


재킷을 다시 걸치자마자 영업 모드가 된 후긴은 다시 존칭을 사용하며 지시사항을 들었다. 팀장은 고민하며 추가로 몇 가지 지시를 내렸다.


"음. 그리고 어떤 종족으로 전생을 하게 되는지 확실히 물어봐야 할거야. 우리가 조정한 대로라면 인간에 가까워야 하되, 다양한 조리도구를 접할 수 있는 위치여야 하니까. 직접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되거나 아니며 조력자를 구하기 쉬운 종족을 필요로 한다고."


"네. 추가 요구사항 있으면 확인하도록 할게요. 다녀오겠습니다."


그녀에 등에서 광택이 나는 검은 날개 한 쌍이 솟아났다. 그러더니 갑자기 천장에 포탈이 생겨나고 후긴은 날아올라 포탈로 사라졌다.


"후 대리는 다 좋은데 문으로 좀 다녔으면 좋겠어. 아무리 이 공간이 특수하다지만 우리 팀원들은 다들 문을 안 지킨단 말이지."


"그럼 저는 이제 무얼 하면 되나요?"


단둘만 남은 팀장과 막내는 멀뚱멀뚱 사무실에 남아있었다.


"술이라도 한잔하고 싶지만 일 마무리하면 하자고. 지금은 교육 시간이다."


"네? 하지만...."


"아까 작업 중에 시작부터 레테 강에 안개도 못 찾아서 헤메는 거 다 봤거든. 빨리 자기 몫을 하려면 잘 기억해 둬야지."


이무기는 거짓말을 들킨 아이처럼 움찔하고 말았다. 사실 아직 마력과 같은 신비로운 물품이 어색한 어린 이무기였기에 구분이 힘든 건 사실이었지만 그 잠깐에 망설임마저 팀장이 보고 있을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자 그럼 복습 시간이 왔다. 후 대리가 다녀올 때까지 완벽하게 가르쳐 줄 테니 기대하도록."


"...네,"


그렇게 팀원 중 막내 이무기는 후긴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끊임없는 교육을 받았다.




막 시작한 초보 글쓴이입니다. 비평해 주신다면 새겨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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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두 번째 작업 9. 재고 보충 기간 19.07.20 48 0 10쪽
9 두 번째 작업 8. 재고 보충 기간 19.07.20 67 0 13쪽
8 첫 번째 작업 7. 소환하다 19.07.19 73 0 12쪽
7 첫 번째 작업 6. 최종 작업 19.07.19 60 0 10쪽
» 첫 번째 작업 5. 작업 마무리 19.07.19 66 0 9쪽
5 첫 번째 작업 4. 동기화 작업 +2 19.07.19 92 1 12쪽
4 첫 번째 작업 3 작업 시작 +1 19.07.19 134 2 11쪽
3 첫 번째 작업 2. 거짓말은 들키면 안됩니다. 19.07.19 129 3 13쪽
2 첫 번째 작업 1. 시작부터 사고가 났다. 19.07.19 163 4 8쪽
1 프롤로그 +2 19.07.19 275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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