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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제치킨
작품등록일 :
2019.07.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8.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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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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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수 :
24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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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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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세 번째 작업 14. 원치 않은 협의

DUMMY

아직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기 전, 푸르렀던 하늘에 붉은 노을에 스며들고 있었다. 그 하늘을 검은 날개의 여성이 날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깔끔한 정장을 갖워 입었으며 우측으로 올려 묶은 검은 머리의 여성이었다. 한참 비행하며 비행하던 그녀가 갑자기 멈춰서더니 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귀에 들며 말을 시작했다.


"네, 후긴입니다. 무슨 일이시죠?"


[후긴, 지금 어디인가요?]


"다음 의뢰를 위해서 미리 세계 환경 조사를 하는 중이었습니다만?"


[급하지 않다면 지금 바로 사무실로 와주실 수 있나요?]


평소와는 다르게 톤이 낮은 갈라테이아의 목소리를 듣자 후긴도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했다.


"네, 무슨 일이 있는 거죠?"


갈라테이아는 간략한 상황을 설명했다.


"...잠시만요? 차사들이... 팀장님은 어디 계시죠?"


[지금 사무실에 저와 같이 계셔요. 가능하다면 빨리 와주세요.]


"네,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후긴은 통화를 종료한 뒤, 차원포탈을 열 수 있는 장소로 급히 날아갔다. 이제 붉은색이 점령한 저녁 하늘에 검은 선이 지나가고 있었다.


-----


갈라테이아가 후긴과 통화를 하고 있을 때, 사무실은 평소와 달리 엉망진창인 상태였다. 통화를 마친 갈라테이아는 머리가 평소와 달리 머리가 엉망진창에 얼굴은 붉게 달아오른 상태였다. 이미 화를 한번 쏟아냈지만, 아직 화가 다 가시질 않는 듯 원망스럽게 오 팀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 팀장님, 전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거절합니다. 아무리 제가 하는 작업은 오직 저의 권한이라고 하신 건 오 팀장님이니 제가 거부한다면 그 협의라는 것도 할 필요가 없겠죠?"


"인정하네. 갈라테이아. 나도 그 권한에 대해서 왈가왈부하진 않을 거야."


"그렇다면 더욱더 이번 만남에 반대합니다. 아무리 봐도 그들이 좋은 의도로 저희와 접촉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그렇다면 더욱 자리를 마련해 거부해야지. 특히 이번은 강림의 요청이 아니야. 아마 우리 마법진을 가져간 쪽에서 요청했다고 생각해."


"그렇다면 거부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우리 팀에서 그쪽을 반길 존재는 없을 테니."


갈라테이아와 팀장이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천장에서 포탈이 생겨나더니 후긴이 거칠게 착지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돌아보곤 깜짝 놀라고 말았다. 평소에도 깨끗하다곤 못할 사무실이 완전 엉망진창인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갈라테이아의 모습을 보고 대략적인 상황을 알 수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평소와 풍경이 다르군요."


언쟁을 나누던 팀장과 갈라테이아는 대화를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평소에도 그다지 깨끗하다곤 못할 사무실이었지만 지금은 정도가 심했다. 갈라테이아의 분노에 주변 기물이 영향을 입은 탓이었다. 하지만 갈라테이아가 잘못했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인지라 우선은 언성을 낮출 필요가 있었다.


"잘 다녀왔어요. 후긴."


숨을 크게 내쉰 후, 호흡을 다스린 갈라테이아가 후긴에게 말을 걸었다. 후긴도 인사를 받고 날개를 갈무리했다. 커다란 날개가 사라지고 날리던 깃털마저도 부스러지듯 사라졌다. 이후에 후긴은 팀장을 돌아보며 대화를 시작했다.


"팀장님,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우선 저도 상황부터 들어야 할 듯하군요."


"잘 다녀왔네. 후 대리. 우선 정리부터 조금 해야 할 듯하군."


사무실에 있던 세 존재는 잠시 사무실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냈다. 물론 넓은 공간도 아니고 창문마저 없는 이 공간을 청소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잠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니 모두가 마음을 차분하게 다스릴 수 있었다.


"그럼 이제 이야기를 들려주시죠? 어째서 우리 사무실로 차사들이 온단 말입니까?"


후긴이 들었던 소식은 의뢰에 관련된 일로 인해 차사들이 방문할 예정이라는 것. 그리고 우리가 그 의뢰를 위해 그들에게 협조해야 할 듯하다는 이야기였다. 당장 차사를 반기는 이도 없었는데 협조하라는 통보에 후긴은 이미 머리에서 열이 날 지경이었다.


"우선 오해부터 정정하지. 이번 건은 강림이 요청한 사항이 아니다. 오히려 강림을 거치지 않은 다른 쪽에서 접촉한 사항이지."


오 팀장은 설명에 따르면 이수한 소환자의 의뢰 때, 본뜨기가 아닌 카피를 해버려서 이수한의 영력에 손상이 갔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곤 하나 본뜨기가 아닌 카피를 해버린 사실을 강림에게 들켰고 그에 대한 배상으로 당시에 제작했던 본뜨기를 위한 결계를 유지하는 마법진을 넘겨주게 되었다.

마법진에 들어간 재료와 정성을 생각하면 뼈 아픈 결과였지만, 의뢰는 해결할 수 있었고 이후에 재고를 보충하는 기간을 가졌었다. 그런데 갑자기 염라 세력에서 갈라테이아의 역할을 하는 제조 관련 팀에서 연락이 왔다. 협조를 요청했으나 그저 협력하라는 모양새였기에 갈라테이아는 그녀답지 않게 화내며 반대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저 인간의 영력 회복만 한 게 아닐 겁니다. 아마 마법진을 가져가서 분석했겠죠. 그렇지 않고서야 협조를 요청할 리가 없죠. 그저 재료가 탐났다면 재료를 달라고 했을 테니까요. 물론 그 큰 세력이 저희도 구하는 재료를 못 구한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가정하면 말이죠."


"나도 동의하네. 그렇기 때문에 정식으로 항의할 필요가 있어. 우리가 인간의 특허법 같은 제도를 따지는 존재들은 아닐지라도 이건 우리를 무시한 처사니까."


"그렇다면 더욱 말씀드립니다. 굳이 그들을 이 사무실에서 접촉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무리 이 공간이 팀장님이 관리하는 차원의 틈새라고 할지라도 그 경우도 모르는 족속들을 이곳에 들이는 건 반대합니다."


처음에는 함부로 분석해서 협조를 요청한 차사들에게 항의하자는 사항에서 이 사무실을 만남의 장소로 사용한다는 점으로 문제의 쟁점이 넘어왔다. 후긴의 말처럼 이 사무실은 사실 인간 세상의 공간이 아닌 차원의 틈새에 생성된 소규모의 세계였다. 팀장은 이곳을 담당하는 관리자의 역할을 하면서 이 장소에서 작업, 모임, 연회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사용했다.


"그렇기에 오히려 이곳에 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네. 특히 의뢰에 사용하는 마법진과 인형은 갈 실장의 권한이니까. 그렇기에 더더욱 갈 실장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네. 이번 사건은 특히나 갈 실장이 분노할 만한 일이니까."


"반대로 이곳을 방문한 차사들이 갈라테이아 님에게 무례를 범할 수 있다는 건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그뿐만 아니라 이 장소는 갈라테이아 님이 관리하는 작업실과도 간접적으로 연결된 장소입니다. 그들이 탐낼 만한 물건이 가득한 그 장소를 염탐하려는 목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건 불가능해! 갈 실장의 작업실은 그녀의 허락을 받지 않은 존재는 탐지조차 불가능하게 되어 있어. 좌표를 모른다면 함부로 건너올 수 없지. 그렇다고 유괴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한반도에서 만나는 것도 반대하네. 갈 실장이 현대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그 땅이 그들의 힘이 강한 곳이니까."


"그렇다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이곳에서 힌트를 얻어 갈라테이아 님의 작업물을 탐하거나 해를 끼치려 들 겁니다."


"그렇다고 갈 실장 직접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일세. 그러니 우리가 더 힘쓸 수 있는 공간에서 그들과 만나야 하네.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전장에서 싸우려면 이곳이 좋을 거야."


토의는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갈라테이아가 나서서 항의하는 게 올바르니 갈라테이아를 지원할 수 있도록 사무실에서 만나야 한다는 오 팀장과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사무실을 공개할 필요는 없으며 갈라테이아가 관리하는 차원에 대한 힌트를 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 사무실을 노출해선 안 된다는 후긴의 주장이 부딪혔다.

갈라테이아는 아예 그들과 만나는 걸 싫어하는 입장이었지만 자기가 만든 물건에 대한 권한을 주장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단,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이 좋지 못한 목적이라는 의심은 지울 수 없었다.


"제가 처음에 팀장님과 함께하기로 한 그때부터 팀장님은 제 작업물에 대한 권한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셨죠. 물론 그 약속을 어기신 적도 없으시고요. 그러니 이번엔 직접 대면해야 한다는 팀장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갈라테이아 님! 굳이 갈라테이아 님이 직접 만나실 필요는 없습니다!"


"후긴.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후긴의 말에 동의한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마법진을 분석한 게 분명해요. 그때 작업했던 마법진은 특별한 재료가 든 물건은 아니었죠. 단지 문양과 배치에 신경을 많이 썼고 후긴 씨의 도움을 많이 필요로 한 물건이었죠. 만일 그저 재료만 이용했다면 우리에게 접촉할 리가 없죠."


"그 점은 우리도 의심하고 있지. 하지만 그들은 부인할 게 뻔해."


"그건 상관없습니다. 그저 제 입장을 명확히 하죠. 저는 협조도, 협력도 하지 않겠습니다. 우선 대화를 하는 건, 우선 허락없이 함부로 우리의 물건을 분석한 책임을 묻는 것! 그리고 우리는 그들에게 협력할 생각 없다는 것! 그것이면 됩니다."


갈라테이아가 확언했기 때문에 대면은 예정되었다. 사무실을 노출하는 것에 후긴은 끝까지 반대했지만, 갈라테이아가 아직 지구에 발을 들이기는 꺼려진다고 하여 결국엔 사무실로 결정되었다. 이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갈 차례였다.


"세세한 사항은 나중에 결정하도록 하고 이번 협의에 이무기를 참여시킬지 의논해보지. 나는 참여시키는 걸 반대한다. 정확히는 보류한다. 한번 접촉하긴 했으나 아직 정식으로 대면해서 견딜 수 있을거라 생각할 수 없어."


"저는 찬성하는 입장이에요. 그는 아직 미숙하지만 영력시도 개안했고 지금 작업실에서 영력을 다루는 수련에도 진전을 보이는 중이에요. 처음부터 영력을 탐지하는 능력은 유별났으니 충분히 팀원으로서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 반대입니다. 자주 구박하긴 하지만 이무기는 가능성이 큰 존재라는 점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아직 차사들의 압박을 견딜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단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니라 작업장을 지키도록 그곳에서 수련을 이어가도록 하는게 좋을 거로 생각합니다. 저는 그 족속들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작업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 의심하고 있습니다."


"너무 과한 의심 아닌가? 좌표도 알 수 없는 세계를 함부로 접할 수는 없어."


"인간들처럼 도둑질하리라 의심하는 게 아닙니다. 그러나 직접적인 방식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무언가 하리라는 점은 확신합니다. 그러니 수련을 이어가도록 작업장에서 대기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대신 충분히 현재 상황은 설명해 줘야겠죠. 만약 기우라고 할지라도 그저 수련을 충실히 한다면 나쁜 일은 아니겠죠."


"음...그렇다면 누군가 이무기에게 의견을 물어볼 필요가 있겠군요."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협의할 내용에 관해서 제가 크게 관여할 일은 없을 듯하니까요. 대신 팀장님도 갈라테이아 님을 도와주세요. 갈라테이아 님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다른 존재들과 대면하는 일에 익숙한 분은 아니니까요."


"그래. 걱정 말고 막내에게 다녀오게. 간 김에 수련을 잘 하고 있는지도 보고."


"그건 정말 걱정 안 하셔도 되겠네요. 원래 후배 사랑하면 저 아니겠습니까?"


후긴은 가볍게 농담을 하며 다시 천장에 포탈을 생성해 날아올랐다. 그러자 정리를 했던 사무실이 조금 엉망이 되어 버렸다. 결국 팀장은 또 인상을 구기며 다시 한번 정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막 시작한 초보 글쓴이입니다. 비평해 주신다면 새겨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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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작업 14. 원치 않은 협의 19.07.27 37 0 12쪽
15 외전, 어느 산골 마을 소녀 이야기 19.07.23 35 0 12쪽
14 두 번째 작업 13. 재고 보충 + 의뢰 종료 19.07.23 33 0 12쪽
13 두 번째 작업 12. 재고 보충 기간 + 가벼운 의뢰 19.07.22 34 0 16쪽
12 두 번째 작업 11. 재고 보충 기간 19.07.21 37 0 13쪽
11 두 번째 작업 10. 재고 보충 기간 19.07.20 45 0 13쪽
10 두 번째 작업 9. 재고 보충 기간 19.07.20 48 0 10쪽
9 두 번째 작업 8. 재고 보충 기간 19.07.20 66 0 13쪽
8 첫 번째 작업 7. 소환하다 19.07.19 73 0 12쪽
7 첫 번째 작업 6. 최종 작업 19.07.19 60 0 10쪽
6 첫 번째 작업 5. 작업 마무리 19.07.19 65 0 9쪽
5 첫 번째 작업 4. 동기화 작업 +2 19.07.19 92 1 12쪽
4 첫 번째 작업 3 작업 시작 +1 19.07.19 134 2 11쪽
3 첫 번째 작업 2. 거짓말은 들키면 안됩니다. 19.07.19 129 3 13쪽
2 첫 번째 작업 1. 시작부터 사고가 났다. 19.07.19 163 4 8쪽
1 프롤로그 +2 19.07.19 275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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