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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처리 치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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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제치킨
작품등록일 :
2019.07.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8.29 08:00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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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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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수 :
24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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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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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두 번째 작업 9. 재고 보충 기간

DUMMY

"다른 경우는 적응할 수 있는 영혼들만 뽑아 가는 경우죠. 발할라처럼 강인한 육체와 정신을 가진 이들을 뽑아서 데려가는 것도 하나의 예시랍니다. 아니면 적응할 수 있도록 영혼을 단련하게 만드는 거죠."


"영혼을 단련한단 말인가요? 지구에 인간들은 영혼 수련법 같은 비기는 못 할 텐데요?"


"그래서 종교를 이용하는 거죠. 그저 교리를 따르는 삶을 사는 독실한 교인들을 예로 들게요. 종교마다 개성있는 교리가 있죠? 특정 요일에 각 종교의 성소를 방문한다던가, 잠들기 전 기도를 왼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그렇게 간접적으로 영혼을 특정 세상에 맞게 개조하는 거예요. 신들의 시대가 끝났음에도 지구에 각 국가에서 종교가 힘을 가지는 이유에요. 힘 있는 관리자 몇몇이 종교를 이용해 지구에 관여하거든요."


이무기는 신들의 시대라는 용어에 궁금증이 생겼다. 자신이 태어난 시대는 다른 팀원들과 달리 라그나로크, 기간토마키아와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기록되지 않은 전쟁 이후라고 알고 있었다. 그저 그런 과거가 있었다고 듣기만 했지, 실제 어떤 사건이 있는지는 몰랐기 때문에 그는 갈라테이아에게 질문하려고 했다.


"저기, 갈라테이아 님. 궁금한 게..."


"막내! 연습은 잘 되고 있나?"


마침 오 팀장이 어깨에 거대한 암석을 짊어진 채로 작업실로 들어왔다. 이 작업실도 현실에 있는 공간이 아닌지라, 갑자기 벽에서 거대한 문이 생겨난 뒤, 바로 팀장이 들어 버렸기 때문에 작업실에 있던 두 사람은 오 팀장이 들어 온다는 걸 예상하지 못했다.


"팀장님! 문이 생성되자마자 들어오지 마세요! 기습당한 줄 알았잖아요!"


"이 공간은 관리자인 갈 실장이 허락하지 않으면 탐지도 못 하는데 걱정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오 팀장은 짊어지고 있던 거대한 암석을 작업실 중앙에 내려놓았다. 그 충격으로 작업실에 있던 모든 물건이 잠시 들썩이고 먼지가 날렸다. 팀장은 날리는 먼지 때문에 손을 휘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아이고 먼지 좀 봐. 일단 특수형 인체 모형 만들 때 기반이 될 암석은 구해왔어. 정령이 자리 잡은 땅에서 숙성된 대리석이야."


갈라테이아는 팀장이 가져온 암석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직접 만져보며 암석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화들짝 놀라며 손을 뗐다.


"뭐예요? 이 말도 안 되는 순도는? 엄청 좋은 물건이긴 한데... 이 정도면 완전 특수한 목적이 아닌 평범한 개조형은 만들 수도 없어요."


"그래? 가장 좋아 보이는 걸 가져가라 하길래 가져왔더니 마음에 안 들어?"


"맘에 들지만! 으... 그래도 평소보다 너무 과해요. 다음번엔 조금 덜한 걸 가져다주세요."


팀장과 갈라테이아가 티격태격하는 동안 이번엔 후긴이 들어왔다. 팀장이 들어올 때 생성된 문이 아닌 별개의 문을 열고 들어온 그녀의 허리춤에는 바닥 장식용으로 사용될 것 같은 깔개와 러그(rug)가 여럿 들려있었다.


"다녀왔습니다. 어라? 팀장님 먼저 와계셨네요?"


들어오자마자 날리는 먼지 때문에 손을 휘저으며 다가온 그녀는 작업실 구석에 책상 위 빈자리에 러그를 올려 두었다. 그리고 갈라테이아를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아라크네가 갈라테이아 님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고 했습니다."


후긴의 말을 들은 갈라테이아는 조금 슬픈 표정을 지으며 후긴에게 답했다.


"그녀는 잘 지내고 있나요?"


"네. 여전히 자기가 원하는 방직을 하며 잘 지내고 있더군요. 요즘은 아기를 위한 털모자를 짜는 게 취미라고 합니다."


갈라테이아는 후긴의 대답을 듣고 다행히 조금 표정이 풀어졌다. 그리고 팀장이 가져온 커다란 암석 덩어리를 돌아보며 말했다.


"팀장님, 이 재료로 완전 특수한 인체 모형은 만들 수는 있어요. 단,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일단 만들고 난 이후에는 특정 목표에만 사용할 수밖에 없으니 방향도 잘 선택해야 할 거예요. 그러니 모든 목적에 부합할 의뢰를 받거나 아니면 순도가 낮은 다른 재료들을 가져다주세요."


"예이! 갈 실장의 말이라면 따라야지. 하지만 한동안 의뢰는 받기 힘들 듯 하니 우선은 다른 재료들을 구해올게. 후긴은 따로 할 일 있나?"


"아뇨. 당장 할 일은 없습니다만?"


"그럼 나도 염치없는 건 알지만 하나만 부탁하지. 마법진을 새길 특별한 잉크 재료 구하는 것 좀 도와주겠나?"


"하아~. 네, 지금은 할 일이 없으니까요."


"고마워!"


잠시 후, 팀장과 후긴은 작업실을 떠났고 또다시 작업실에는 갈라테이아와 이무기만 남았다. 일련의 소동으로 인해 자기가 하려던 질문을 잊어먹은 이무기는 다시 영혼을 보는 눈을 기르는 훈련을 시작했다. 갈라테이아는 새로 들어온 재료를 쓰다듬으며 어떠한 용도로 사용하면 좋을지 상상하며 행복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이후, 이무기가 다시 한계를 느끼고 고개를 들었을 때, 갈라테이아는 점토와 유사한 물건을 이용해 어린아이 크기에 인간 모형을 제작하고 있었다. 점토처럼 찰기가 있었으나 여러 가지 빛을 띠고 있는 점토는 그녀의 손에서 하나의 작품이 되어 가는 중이었다. 그녀는 온몸을 흙투성이로 만들고 있었지만 집중하며 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좋았어! 하나 완성했고! 그다음은... 어 이무기 씨도 쉬는거에요?"


"아! 죄송합니다.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해서..."


"이무기 씨는 어리니까 별 수 없죠. 나는 어린시절이 없었으니 공감해 줄 수가 없고..."


그녀는 살짝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내 표정을 고치곤 자기가 만든 인형을 구성에 세워 두었다. 그곳에는 같은 크기에 여러 인형이 늘어서 있었다. 그 모습이 기괴하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가장 특이한 점은 점토로 만든 인형들이 건조되는 과정을 거쳤음에도 갈라진 금 하나 없이 매끄러운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저는 인형에 용도를 아직 모르겠네요. 구분하는 방법이 있나요?"


"인체 모형 기본형은 크게 차이가 없어요. 기본형은 영력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튼튼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거든요. 대신 1호, 2호로 나누는 이유는 전반적인 성장 방향을 잡은 정도라서 크게 차이는 없어요."


"성장 방향이라는 건 무엇을 뜻하는 건가요?"


"음. 개인적으로 만든 기준이라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1호의 경우는 전반적으로 육체가 강하게 성장하기 좋게 만들었어요. 2호의 경우는 마나와 같이 신체에 깃들어야 힘을 발휘하는 기운을 받아들이기 쉬운 방향으로 만들었고요. 그런 식으로 각각 차이는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건 아니에요. 기본형은 성장 방향만 적당히 생각해서 만든 모형이라 크게 차이가 나질 않더라고요. 확실한 차이를 만들려면 개조형으로 제작해야 해요."


그녀는 자기가 만들어둔 모형들을 쓰다듬으며 설명을 마쳤다. 마치 아끼는 물건을 다루듯이 그녀의 손길은 한없이 부드러웠으며 눈빛에는 애정이 가득 담겨있었다. 소모품이지만 직접 만들었기에 애착이 생기는 것이다.


"그것보단 팀장님이 가져오신 이 암석이 문제네요."


"어라? 개조형이면 더 좋은 것 아닌가요?"


이무기는 순수하게 호기심으로 질문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평소에 제작할 수 있는 기본형보다 더 좋은 재료를 이용해 시간을 들여서 만드는 모형이 더 뛰어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트기 이번에 팀장이 가져온 재료는 아무런 재주도 없는 이무기가 보기에도 특별해 보였기에 그런 좋은 재료를 앞에 두고 고민하는 갈라테이아의 모습이 이상하게 여겨졌다.


"글쎄요. 기본형은 대부분의 영력을 무리 없이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성장 방향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게 단점이죠. 반대로 개조형은 뚜렷한 성장 방향을 잡을 수 있지만 담을 수 있는 영력의 크기와 색...이라고 해야할까요. 어쨌든 종류가 한정되게 돼요."


이무기는 그녀의 설명을 듣고 간략하게 기본형과 개조형의 차이를 이해했다. 범용성을 중시하는가? 특수한 목적을 중시하는가? 정도로 이해한 그는 그녀 앞에 놓인 거대한 암석으로 만든 모형은 어떤 용도로 사용될지 호기심이 생겼다.


"그럼 이번에 팀장님이 가져오신 재료로 만든 모형은 엄청 특수한 목적으로 사용되겠네요?"


"아마 그렇겠죠? 저도 이 정도 재료는 처음 다루는 거라 걱정되네요."


아직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무기는 그녀가 가진 능력에 한계를 가늠할 수 없었다. 오히려 그녀가 만들어내는 기본형 인체모형에 영력을 넣어 시간을 들이니 복제된 인격을 지닌 무언가가 태어나는 걸 봤기 때문에 그는 그녀가 걱정하는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다.


"갈라테이아 님은 이번에도 해내실 거예요! 전 갈라테이아 님만큼 대단한 존재를 만나 본 적 없는걸요."


그의 갑작스러운 기대에 갈라테이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직 자아가 확정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존재에게 기대를 받게 되어 부담스럽기도 했고, 한편으로 기쁘기도 했다. 그녀는 다시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그렇게 기대하면 부끄러워요. 하지만 응원받으니 기쁘네요. 단, 저도 만능은 아니랍니다. 저는 이미 세상을 떠난 남편에 일을 도우면서 곁눈질로 배운 정도라 완벽하지 않답니다."


그녀는 그리운 듯, 살짝 고개를 들고 이제는 희미해져 가는 연인을 추억했다. 그 쓸쓸한 모습에 이무기도 잠시 말을 잊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는 금방 미소를 지으며 이무기에게 말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중요한 건 이 암석이 아니에요! 언제 사용할지도 모르는 재료보다는 당장 이무기 씨가 우리 팀원으로서 몫을 다할 수 있는 게 중요하겠죠?"


"으아아아...네..."


결국 두 명은 팀장이 돌아올 때까지 수업을 계속 진행하였다.




막 시작한 초보 글쓴이입니다. 비평해 주신다면 새겨듣겠습니다.


작가의말

이번 편에서 제가 상상한 종교의 목적은 픽션입니다. 저는 책임감과 개인의 양심에 따르는 종교인들을 항상 존경하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재미로만 봐주세요.

add. 그리고 갈라테이아와 아라크네는 같은 뿌리를 가진 신화의 인물들이지만 어색한 관계랍니다. 한 명을 여신의 축복을, 다른 한 명은 여신의 저주를 받았기 때문인데요. 사실 이 둘의 관계는 "저 아이는 좋은 사람이지만 나랑은 안 맞아." 정도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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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두 번째 작업 8. 재고 보충 기간 19.07.20 64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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