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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제치킨
작품등록일 :
2019.07.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8.29 08:00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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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수 :
244,630

작성
19.07.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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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첫 번째 작업 4. 동기화 작업

DUMMY

그런데 갑자기 팀장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되던 이무기에게 말을 걸었다.


"막내! 너 이번에 관찰하면서 특이 사항 없었어?"


"네? 어떤 특이사항 말입니까?"


갑자기 자신을 향해 질문이 할지 몰랐기 때문에 당황한 이무기는 얼떨결에 질문으로 답해버리고 말았다.


"그러니까 가족관계 같은 거 말고 성격이나 교우관계 같은 사항 중에 특이한 점 있어?"


"음... 잠시만요. 그러니까 메모를..."


이무기는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메모장 앱을 켜서 자신이 기록한 내용을 읊기 시작했다.


"가족관계. 아니고... 그러니까, 아! 취미는 식도락이라 같이 음식을 좋아하는 친구 몇 명이랑 자주 어울리곤 했습니다. 가리는 음식은 딱히 없고요. 조리학과 지망이지만 부모님에 반대로 원하는 고등학교를 진학하지 못해서 부모님과 갈등이 있는 상태입니다."


"음... 딱히 특별하다고 할만한 이야기는 없네. 가리는 음식이 없다는 건 특정 재료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다는 점이라 나쁘지 않군. 다른 건 없어?"


이무기는 스마트폰에 메모장을 확인하며 팀장이 말한 특이사항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딱히 특별한 점을 찾을 수 없던 와중,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음. 이건 좀 이상한데요. 취미라고 할 게 딱히 없지만, 온갖 요리도구를 검색해서 보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네요. 그냥 부모에 반대 때문에 반발심에 검색하는 그런 줄로만 알았는데 말이죠. 이게 그냥 찜기같은 정도가 아니라 국가별 전통 요리에 사용되는 특이하고 세세한 장비까지 조사하는 마니아였네요."


이무기에 말을 듣던 팀장은 갑자기 손가락을 튕기며 소리쳤다.


"그래! 후긴! 그곳에 조리 문화 수준은 어때?"


"네? 제가 직접 관찰한 사항에 따르면 굽거나 끓이는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발효식품은 관찰하지 못했고 생으로 먹는 일도 없다곤 못하지만 일반적이진 않습니다."


갑자기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오 팀장은 기묘한 무늬에 마법진 가운데 누워있는 모형을 바라보며 말했다.


"후긴, 차원에 관리자가 소환자를 위해 어느 정도까지 마법에 제한을 풀어줄 수 있다고 했지?"


"'스테이터스를 보는 눈'처럼 세계에 설정을 직접 관찰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멀리 떨어진 공간을 순식간에 이동하는 <텔레포트>와 유사한 마법이 있어서 공간 마법이라는 설정으로 제한적 수납가방<인벤토리>은 지원한다고 하더군요."


"무한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여유는 있어야 한다고 설명해. 아마 조리기구를 직접 만들어 쓰거나 구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으니."


"네. 알겠습니다."


전반적인 기획이 토의되는 가운데 이무기는 자신이 조사한 사항이 토의에 반영되었다고 생각해 약간 뿌듯해졌다. 아마 팀장도 그런 의도로 막내라 부르는 이무기에게 말을 걸었을 것이다.


"아마 조리기구를 직접 만드는 건 바로는 힘들 테니 광석을 잘 다루거나 취급하는 종족으로 태어나게 하는 건 어떨까요?"


갈라테이아가 의견을 냈다. 이번에 이수한 이라는 인격이 소환될 차원은 다양한 종족이 사는 차원이기에 여러 종족 중 하나로 태어나게 하는 게 가능했다. 그러자 가만히 생각하건 오 팀장은 고개를 저었다.


"본뜨기로 뽑아 온 영력이라면 찬성했겠지만 이번엔 반대야. 이번엔 오랜만에 카피(copy) 수준에 영력이라 자아가 많이 남아있어. 본래 인간과 가까운 종족으로 태어나게 하지 않으면 정체성에 혼란을 겪을 거야. 그럼 원래 목표했던 작업을 이루는 데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지."


"후긴, 그쪽 차원에 지금 말하고 있는 조건에 종족이 있나요? 있다면 인간형에 가까운지도 말해줘요."


"음, 광석을 잘 다루는 종족은 있습니다만 인간형이라는 기준이 너무 광범위한지라... 하지만 저는 이번엔 팀장님에 의견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잘 알려진 드워프나 노움에 속하는 종족으로 태어난다고 해도 혼란을 겪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환생 위치에 관한 이야기는 후긴과 팀장님이 논의해서 정해주세요. 저는 육체 동기화 전문이니 그런 부분까지 조정하는 건 힘드니까요."


갈라테이아는 여전히 러그(rug)에서 손을 떼지 않고 있었다. 토의가 오가는 와중에도 손을 떼지 않았던 마법진이 조금씩 일렁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인형에 명치 부분에 올라가 있던 손목 보호대가 다시 연기로 돌아가더니 인형에 스며들고 있었다. 그러면서 인형에 명치를 중심으로 물감이 번지듯 천천히 번져나가고 있었다.


"그럼 우선 신체 내부에 마나 로드부터 정비하겠습니다. 속성은 전속성, 영력의 상태는 불안정, 자아는 강한 상태이니 팀장님은 그릇이 될 인형이 깨지지 않도록 주의해주시고 후긴은 기억을 담당하기 전까지 자아를 깨우지 않도록 조절해주세요. 그리고 이무기 씨는 만일에 사태에 대비해 대기해 주시고. 다들 이해했죠?"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고 갈라테이아는 오른손을 뻗어 인형에 명치를 집었다. 그러자 규칙 없이 뭉쳐있던 알록달록한 색이 천천히 인형의 구석구석까지 퍼지기 시작했다. 엉킨 실타래가 풀려나가 듯, 무질서에서 질서가 태어나듯이 퍼져나가던 얼룩은 이제 무늬가 되었고 이윽고 한 폭에 그림이 되었다.


"스케치 완료. 고정 시작합니다. 우선 음식에 대한 능력 상승을 확실히 인지할 수 있도록 감각을 예민하게 할게요. 아 참! 그전에 마나를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조절하는 게 먼저네요."


갈라테이아가 인형에 명치에 손을 올린 상태로 작업하는 동안 팀장과 후긴은 각자 다른 작업을 하는 중이었다. 팀장은 인형에 오른손 부분에 손을 얹고 눈을 감은 상태였으며 후긴은 바닥에 늘어놓은 여러 물품을 재확인하면서도 시선은 인형에게서 떼지 않았다.


"감각조절은 어렵지 않지만, 능력 상승 부분은 복잡하겠는데요? 신체구성이야 특별한 장기를 따로 넣어야 하는 경우가 아니니까 어렵지는 않지만,"


"자아가 각성할 조짐은 보이지 않지만, 영력이 빠져나가려고 해. 가능하다면 고정을 서둘러 줘."


갈라테이아의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이미 옆에서 그릇을 고정하고 있던 오 팀장은 마치 사우나라도 들어온 사람처럼 땀을 흘리는 중이었다. 그러던 와중, 인형에 명치에서 퍼져나가던 색채가 점점 느려지기 시작하더니 거의 하나에 문양을 완성했다.


"마나로드 이상 없음. 감각 이상 없음. 임시 고정 이상 없음. 그릇이랑 자아에 상태는 어떤가요?"


"아슬아슬하지만 무사히 영력이 안착했어. 그릇이 잘 버텼네."


"아직 자아가 각성하지 않았지만 조짐은 나타났습니다. 저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그럼 고착화 시작합니다. 이무기 씨? 후긴 씨도 손을 뗄 수 없는 상황이니 작업을 서포트해주셔야겠어요."


벽에서 작업을 지켜보고만 있던 이무기는 갈라테이아에 말에 즉시 다가왔다. 그렇지만 갈라테이아는 이무기를 제지했다.


"마법진에 가까이 오진 말아주세요. 안타깝지만 아직 이무기 씨가 감당할 수 있는 작업은 아니에요. 고착화가 시작되면 후긴 씨가 준비한 물품 중 제가 말하는 걸 제 손에 쥐여 주시길 바래요."


무심코 다가오던 이무기는 살짝 실망했지만 바로 후긴이 늘어놓은 물건으로 다가갔다. 그곳에는 온갖 용도를 알 수 없는 여러 물건이 널려있었다.


이무기가 후긴이 늘어놓은 여러 가지 물건을 보며 각각에 용도를 되새기는 동안, 인형을 물들이던 문양도 더는 번지지 않게 되었다. 문양이 더이상 번지지 않게 되자 갈라테이아와 팀장은 인형에서 손을 뗐다. 둘이 손을 떼자마자 인형이 천천히 떠오르기 시작하더니 인형의 얼굴이 다 큰 성인 남성과 눈을 맞출 수 있을 높이까지 떠올랐다.


"자, 기본적인 기반은 작업 다 됐어요. 영력이 이 만들어질 신체에 뿌리 내릴 동안, 동기화를 시작하죠!"


갈라테이아는 턱으로 흘러 내려오던 땀을 손등으로 훔치면서 말했다. 팀장은 아예 땀으로 샤워를 한 사람처럼 셔츠가 땀투성이였다. 갈라테이아는 입고 있던 가운을 벗어서 벽으로 밀어 놓은 책상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스웨터에 목 부분을 잡고 흔들면서 땀을 식혔다.


"본뜨기해서 구한 영력이었으면 이렇게 힘 안 써도 되는데 말이죠. 에이. 괜히 스웨터 입었다."


팀장은 자기에 판단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 뜨끔해서 헛기침했다. 손을 뗀 두 사람과 달리 후긴은 여전히 공중에 떠 있는 인형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인형은 별다른 움직임 없이 그저 떠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그녀는 단 하나의 진동이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진지하게 감시를 하고 있었다.


"자, 그럼 작업 전에 특별히 주문한 사항부터 확인해 둘까요?"


갈라테이아는 어떤 동물에 가죽으로 만들어졌는지 모를 피지(皮紙)를 들고 읽기 시작했다.


"우선 첫 번째! 모든 마법을 통달할 수 있는 인물을 원한다. 이건 뭐 특별할 게 없네요. 두 번째! 건강한 정신을 가진 영혼이 필요하다. 이건 뭐,,, 그쪽 세상에서 무얼 겪느냐에 따라 다르니까 모르겠네요. 세 번째는 송환 불가능, 음.... 뭐, 어차피 본뜨기든 카피든 다시 원래 차원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니까 상관없겠죠?"


갈라테이아는 자기 스스로 요약해두었던 다른 세상에 관리자의 요망사항을 순서대로 읽기 시작했다. 원래 관리자가 소환을 원할 때는 말도 안 되는 조건을 가져다 붙이거나, 무언가에 분노해서 중구난방으로 사념을 보낼 때가 많아서 요약이 필요하다는 게 그녀의 지론이었다.


"다행히 미소년이라든지 가슴은 커야 된다든지 이런 사항은 없는 담백한 조건이네요. 저번에 제우스의 사념이었나? 그 관리자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의뢰 받았을 때는 정말, 기겁했는데 말이죠."


"아, 나도 기억나는군. 사념마저도 그 정도로 변태적인 주문을 할지 누가 알았겠어."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던 후긴이 움찔했다. 진실을 모르는 이무기만이 갸우뚱하며 의문을 가졌다. 잠시 후, 마법진에 테두리에서 연한 빛이 올라오더니 인형을 가두었다. 그제야 후긴은 시선을 돌렸다.


"다행히 자아가 깨어나진 않을 듯한데 그냥 제가 평소처럼 갈라테이아 님 도와드리면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후긴은 이무기를 돌아보았다. 이무기는 자기를 바라보는 시선에 뜨끔했지만, 눈을 피하지는 않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팀장이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말했다.


"나도 이번 작업에 신입도 참여시킬 생각이었어. 원래라면 말이지. 근데 카피해서 뽑아낸 영력은 아직 수련 중인 이무기 한 마리가 다루긴 힘들어. 아직 미숙하단 말이지."


팀장에 말을 들은 이무기는 살짝 기가 죽었다. 그 모습을 본 갈라테이아가 웃으며 말했다.


"이무기 씨는 더 성장할 가능성이 많은 존재니까 배우면 그만이죠. 하지만 우선, 이 작업부터 정리해 보죠."


그 말을 들은 모든 팀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갈라테이아는 조금 전처럼 인형에 머리가 있던 부분에 섰다. 12시 갈라테이아를 기준으로 4시 방향에 후긴이 서서 마법진에서 올라온 투명한 벽에 손을 댔다. 그러자 투명하던 벽이 살짝 흐려지기 시작했다.


"만일을 대비한 보호벽 준비됐습니다. 언제든지 시작하셔도 됩니다."


"좋아요. 그럼..."


갈라테이아가 흐릿해진 벽을 향해 손을 뻗자 인형의 머리가 갈라테이아를 향해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갈라테이아에 손은 벽을 통과해서 이제는 수평으로 떠 있는 인형에 뒤통수를 받쳤다. 그러자 강한 자극이 왔는지 갈라테이아가 살짝 움찔했다.


"윽! 오랜만이네요. 이 짜릿한 감각. 하아~!"


묘하게 기분이 좋아 보이는 갈라테이아와 달리 벽에 손을 대고 있는 후긴은 안색이 조금씩 나빠지기 시작했다.


"후긴이 벽 유지하고 있을 때 끝내자고. 오래 끌 상황도 아니니."


"하잉! 아쉽지만 어쩔 수 없네요."


정말 아쉽다는 티를 풀풀 풍기는 갈라테이아의 눈빛이 달라졌다. 이무기는 자기에게 지시가 내려오리라 예상하고 준비하고 있었다.




막 시작한 초보 글쓴이입니다. 비평해 주신다면 새겨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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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세 번째 작업 14. 원치 않은 협의 19.07.27 36 0 12쪽
15 외전, 어느 산골 마을 소녀 이야기 19.07.23 35 0 12쪽
14 두 번째 작업 13. 재고 보충 + 의뢰 종료 19.07.23 32 0 12쪽
13 두 번째 작업 12. 재고 보충 기간 + 가벼운 의뢰 19.07.22 34 0 16쪽
12 두 번째 작업 11. 재고 보충 기간 19.07.21 37 0 13쪽
11 두 번째 작업 10. 재고 보충 기간 19.07.20 45 0 13쪽
10 두 번째 작업 9. 재고 보충 기간 19.07.20 47 0 10쪽
9 두 번째 작업 8. 재고 보충 기간 19.07.20 65 0 13쪽
8 첫 번째 작업 7. 소환하다 19.07.19 71 0 12쪽
7 첫 번째 작업 6. 최종 작업 19.07.19 60 0 10쪽
6 첫 번째 작업 5. 작업 마무리 19.07.19 65 0 9쪽
» 첫 번째 작업 4. 동기화 작업 +2 19.07.19 91 1 12쪽
4 첫 번째 작업 3 작업 시작 +1 19.07.19 133 2 11쪽
3 첫 번째 작업 2. 거짓말은 들키면 안됩니다. 19.07.19 129 3 13쪽
2 첫 번째 작업 1. 시작부터 사고가 났다. 19.07.19 163 4 8쪽
1 프롤로그 +2 19.07.19 274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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