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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제치킨
작품등록일 :
2019.07.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8.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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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44,630

작성
19.08.0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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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세 번째 작업 19. 뜬금없는 연심

DUMMY

이무기가 검은 기운과 실랑이하는 모습을 본 후긴은 바로 검은 기운을 뽑아낼 준비를 시작했다. 작업장이란 세계를 잡아먹을 듯 붙어있는 이 기운은 겉으로 보기에는 인간 세상의 문어와 유사한 점이 많았다. 문어와 완전히 똑같다고 할 순 없었지만 차원의 외부에 뻗어 나가는 모습이 문어가 다리를 뻗어 먹이를 붙들고 있는 모습 같았다.


"어디 보자~ 우선 끝부분을 찾아야 하는데···."


그녀는 검은 기운이 조그만 세계를 잠식할 때 보이는 기운이 밀집된 촉수를 찾고 있었다. 가장 힘이 밀집된 촉수의 말단, 끝 부분에 힘을 담은 물건으로 고정시키면 퍼져나가는 기운이 제압되어 정지하게 된다. 그렇게 주요 촉수를 모두 제압하면 뻗어 나가던 기운이 역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때를 노려 문어 머리처럼 생긴 본체를 적출할 수 있게 된다. 후긴의 경험상, 이런 기운은 크기에 따라 다리 형태의 촉수 개수가 달라졌다. 현재 작업장을 습격하는 기운의 크기일 경우, 주력이 되는 촉수는 4개 정도였다.


"비상용으로 5개 써야겠다."


그녀는 날개에서 가장 단단한 깃털 5개를 뽑아 손에 쥐었다. 후긴은 임시로 깃털에 자신의 힘을 담아 제압용으로 사용할 생각이었다. 깃털에 힘을 담은 이후, 뻗어 나가는 촉수를 관찰해 가장 기운이 밀집된 촉수를 확인했다. 원래라면 격하게 움직이는 기운 때문에 맞추기 어려웠겠지만, 이번엔 이무기가 노력하고 있어서 기운이 상대적으로 둔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우선... 하나!"


힘을 담은 깃털 하나를 목표에 투척한 그녀는 촉수가 더는 뻗어 나가지 못하고 굳어가는 걸 확인한 뒤, 다음 목표를 찾아 투척하기를 반복했다. 시간을 들여 밀집된 촉수를 모두 제압하자 작업장을 삼키려 뻗어 나가던 기운이 역류하듯 밀려나기 시작했다. 작업장 내부에서 탈진하기 직전이었던 이무기가 갑자기 기운이 밀려난다고 느꼈을 때, 작업장 외부에서 후긴이 기운이 역류하고 있는 잡아당겨 작업장에서 뽑아내었다.


"으라차! 날아가라!"


거대한 대왕 문어 같은 검은 기운이 작업장에서 떨어져 나가자 그녀는 힘없이 흐느적거리는 기운을 먼 차원 밖으로 던져버렸다. 여유가 있다면 분해해서 재료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럴 겨를이 없었다. 검은 기운이 다시 활동할 수도 있기에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던 그녀는 마지막까지 기다린 후, 작업장에 들어와 상태를 확인했다.


"와. 엉망진창이네. 평소보다 더 심해."


그녀는 작업장의 상태를 확인하고 탈진해서 쓰러져 있는 이무기를 부축한 뒤, 또 다른 기운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은폐막을 둘렀다. 간단한 은폐 정도였지만 자신이 작업장 차원의 주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현재로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예방책이었다. 이제 탈진한 이무기를 회복시키고 다시 사무실로 복귀할 필요가 있었다. 아직 사무실이 결계로 고립된 상태인지 연락용 호신부도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무실에 남아있는 팀원들에게 현재 상황을 알려줄 수 없었다.

그렇다고 탈진한 이무기를 두고 갈 수는 없었다. 이무기를 그대로 두고 가기에는 작업장 차원을 둘러싼 은폐가 완벽하지 못했고, 검은 기운이 남긴 또 다른 함정이 있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무기가 기운을 차리거나 갈라테이아가 사무실 차원을 둘러싼 결계를 해결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


후긴이 작업장을 둘러싼 검은 기운을 해결하는 동안, 팀장은 두 차사를 제압하여 포박한 상태였다. 남성인 후배 차사는 이미 의식을 잃고 포박된 상태였으나 어떤 속임수를 부릴지 모를 달연 차사에겐 아예 힘을 다루지 못하도록 부적과 마법을 동시에 이용하여 제압해 두었다. 팀장의 손길이 이따금 자신의 몸에 닿을 때마다 야릇한 소리를 내며 얼굴이 붉어지는 달연 차사의 모습에 팀장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흣! 너무 거칠어요! 팀장님!"


"그래. 그래. 제발 가만히 좀 있어라. 좀."


팀장은 이미 과거에 같이 활동한 적 있던 그녀를 제압해야 한다는 사실이 못내 마음을 괴롭혔다. 그렇지만 손대중을 두진 않았다. 그녀가 갖춘 능력을 알기 때문에 오히려 더 꼼꼼히 제압해야 했다. 의외로 순순히 포박된 달연 차사는 즐거운 듯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팀장을 보는 눈빛이 사랑하는 임을 보는 여인과 같았다.


"이렇게 거칠게 하실 필요는 없는데. 전 이제 빈털터리인걸요?"


후긴이 억지로 결계를 탈출해 사무실을 벗어난 이후, 그녀는 가지고 있던 도구들을 이용해서 팀장의 힘에 저항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공간은 팀장의 관리하에 있는 공간이었기에 결국 팀장에게 제압당하고 말았다. 그렇지만 팀장과 함께하는 이 모든 일이 즐겁다는 듯 웃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던 갈라테이아는 소름이 돋았다.


"자! 이제 끝났다. 이제부터 형사 흉내를 낼 시간이군."


팀장은 달연 차사에게 질문을 시작했다. 이미 갖고 있던 온갖 도구들을 다 압수당하고 허튼짓을 못 하도록 포박도 당한 상태였지만, 달연 차사는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네! 뭐든 물어봐 주세요!"


첫 등장부터 제압된 지금 이 순간까지 한 번도 여유를 잃지 않던 그녀는 팀장을 바라보며 기쁜 듯 대답했다. 그 태도에 팀장은 예전 생각이 났다. 같이 활동할 때도 괴짜인 차사라 여겼지만, 다시 만난 그녀는 더 심해진 느낌이었다.

팀장이 그녀를 제압하고 포박하는 동안 갈라테이아는 결계를 이루고 있는 마법을 해제하려 애쓰고 있었다. 평소와 달리 팀장이 설치했던 마법에 달연 차사 본인의 마법을 덧씌운 형태였기 때문에 갈라테이아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달연 차사는 마법과 주술에 관하여 타고난 재능에 수많은 경험을 갖춘 존재였지만, 갈라테이아는 인형 제작이 전문이었고 마법진을 다뤄본 경험이 달연 차사보다 부족했다. 그렇게 고전하고 있는 와중, 갈라테이아는 결계를 해제하다가 의문이 생겼다.


"팀장님! 이 결계... 작업장 위치를 추정하는 능력이 없어요!"


"뭐라고? 그럴 리가?"


달연 차사를 심문하려 준비하던 팀장은 갈라테이아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럴 리가! 그럼 어떻게 작업장의 위치를 알았다는 거야?"


갈라테이아의 말은 팀장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사실 작업장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게 아닐까? 그저 결계 때문에 갈 실장이 작업장과 연결이 끊어졌을 뿐이고 그저 우리를 고립시키는 게 목적이었나? 아니면 허장성세(虛張聲勢)를 이용해 저들이 원하는 계약을 맺는 게 목표였나?'


그러나 팀장은 엉뚱한 방향으로 떠오르는 의문을 바로잡았다.


'그럴 리가! 후 대리의 꽁지깃이 괜히 부러질 리가 없잖아! 그 말은 작업장에 문제가 생겨서 막내가 도움을 요청했다는 뜻이니까! 그럼 어떻게? 나도 이 장소, 사무실 차원을 기준으로 마법진을 전개해서 작업장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이 결계 마법진이 추적 마법이 없다면 도대체?'


그는 생각을 정리한 후 아직도 미소를 짓고 있는 달연 차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모든 걸 알고 있다는 태도로 도도하게 앉아 있었다.


"달연. 도대체 목적이 뭐지? 아니 그전에 갈 실장의 차원인 작업장 위치는 어떻게 안 거지?"


팀장의 질문에 달연 차사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어떻게 알았냐고요? 그거야 쉽죠. 저기 여자의 차원은 몰라도 팀장님이 관리하는 이곳 좌표는 알만한 존재는 다 알고 있다고요. 그리고 이 사무실과 연결되어 있다면 차원 좌표상 거리에 한계가 있겠죠?"


"그건 모를 수 없겠지. 그렇지만 그 범위는 광활하다고! 좌표가 없다면 추정할 수 없는 위치란 말이다!"


"그럼요! 하지만 좌표를 모른다면 모르는 데로 알 방법이 있답니다."


달연은 눈웃음을 흘리며 팀장의 말에 대답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그녀는 어렴풋이 그녀가 사용한 방법을 추정할 수 있었다.


"정확히 말씀드릴까요? 저도 아직 저 여자가 관리하는 공간 좌표는 모른답니다? 아니! 알 필요도 없지요!"


"장난치지 마!"


팀장이 실제로 분노하며 소리쳤다. 그 기운에 안 그래도 엉망이었던 사무실에 여러 물건이 날아다녔다. 팀장의 분노에 미소를 잃지 않던 달연 차사도 미소를 감추고 팀장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저 여자의 공간은 제가 계산한 범위 안에 위치한 여러 세계에서도 관측할 수 없더라고요. 그렇다면 이 사무실을 기준으로 범위 안에 존재하는 모든 차원을 변수로 넣고 그 모든 차원에서 관측할 수 없는 좌표만 골라내면 된답니다? 그러니까 관찰이 안 되는 공백 지점만 알면 된단 말이죠!"


달연 차사의 말에 갈라테이아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그녀는 다른 세계에서 자기 작업장이 관측될 수 없는 위치에 작업장을 정착시켰다. 만일 작업장을 노리는 다른 존재들이 있더라도 좌표를 특정하기 어렵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달연 차사는 오히려 그 점을 역으로 찾아낸 것이다.

정리하자면 A라는 사무실을 기준으로 범위를 설정한 뒤, 범위내에 있는 여러 세계에서 관측되지 않는 여러 공백 지점에 갈라테이아의 작업장이 있으리라 예상하고 공백지점만 골라 분류한 것이다.


"그럴 리가요! 그렇다고 해도 공백 지점이 한두 군데가 아닐 텐데? 어떻게요?"


"훗! 저희 쪽은 자원이 많답니다? 그냥 모든 공백 지점을 향해 탐색용 작업물을 보냈을 뿐이에요? 그래서 저는 좌표를 모른다고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달연 차사의 마지막 말에 팀장도 갈라테이아도 할 말을 잃어버렸다. 아무리 범위를 한정해서 찾아냈다고 한들 그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았다. 그전에 사무실을 기준으로 범위를 계산해도 그 범위는 작은 범위가 아니었다. 결국 그녀는 모든 범위와 모든 변수를 다 계산해 내고 나온 모든 가능성에 자신의 작업물을 보낸 것이다. 이건 집착에 가까운 행위가 아니면 불가능했다.


"도대체 목적이 뭐지? 겨우 갈 실장의 작업물이 탐난 것 같진 않은데?"


갈라테이아는 달연 차사가 보여준 능력과 자신감에 기가 죽었다. 그리고 의문이 생겼다. 팀장의 말처럼 그녀의 작업물도 가치가 없다 할 순 없지만, 말로만 들어도 엄청난 능력을 보여주는 달연 차사가 속한 세력에서 굳이 그녀의 작업물을 욕심낼 필요가 없었다.


"글쎄요? 뭐 다들 달라서 말이죠. 아! 저기 뻗어있는 차사는 그냥 평범해요. 위에서 세력 복속시키라고 보낸 거죠. 그러면서 작업물까지 챙기는 게 목적이었겠죠. 아! 염라는 꼬셔오라고 했어요. 원래 자기 세력에 유능한 이들을 꾀어오는 게 취미인 분이니까."


갑자기 등장한 염라의 이야기에 팀장은 손으로 이마를 짚은 체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이미 염라 세력에서 벗어났기에 염라 세력에서 자기가 모은 세력에 욕심을 내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염라라는 총 책임자가 등장하다니. 머리가 복잡해진 팀장을 두고 달연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참고로 제 목적은 당신이랍니다! 팀장님!"


이젠 아예 활짝 웃으며 팀장을 바라보는 달연 차사의 태도에 갈라테이아는 다시 한번 소름이 돋았다. 팀장과 이야기할 때면, 사랑에 빠진 여성처럼 분위기가 변하는 모습이 무서울 정도였다.


"당신은 이런 조그만 세력에서 활동하실 분이 아니에요! 당신은 먼 타국의 잔재라곤 하나 왕의 기운을 갖춘 분! 그러니 다시 돌아오세요! 제 목적은 당신이 복귀하는 거랍니다. 아니면 최소한 저희와 함께 일해주세요! 제가 당신을 도울 테니!"


차분하고 여유롭던 모습만 보여주던 달연은 팀장을 바라보며 열렬히 소리쳤다. 그 외침은 발정기 짐승이 내지르는 정렬적인 구애 같았고 그녀의 행동에선 광기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그만! 목적이 진실인지도 확실치 않은데 함부로 대처할 수 없다."


"전 거짓말은 안 해요! 적어도 팀장님을 위해서는!"


팀장은 이마에서 손을 떼고 자신을 향해 소리치는 달연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때까지 시끄럽게 소리치던 달연이 그의 눈빛을 보곤 얌전해졌다.


"모든 일은 이 결계부터 해결하고 정리하도록 하지. 갈 실장? 진전은?"


"아! 네! 모든 마법진이 결계 유지가 목적이라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해결할 수 있을 듯해요."


"서둘러 주게. 후 대리가 갔지만, 막내가 잘 버티고 있을지 불안하거든."


평소와 달리 가라앉은 목소리에 갈라테이아도 긴장한 상태로 사무실을 감싼 결계를 제거하려 애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팀장의 모습을 보며 볼을 붉게 물들인 달연 차사는 무엇이 그리 기쁜지 히죽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팀장은 그녀의 집착에 가까운 애정 때문에 머리가 아파서 관자놀이를 주무를 수밖에 없었다.




막 시작한 초보 글쓴이입니다. 비평해 주신다면 새겨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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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외전, 어느 산골 마을 소녀 이야기 19.07.23 37 0 12쪽
14 두 번째 작업 13. 재고 보충 + 의뢰 종료 19.07.23 34 0 12쪽
13 두 번째 작업 12. 재고 보충 기간 + 가벼운 의뢰 19.07.22 36 0 16쪽
12 두 번째 작업 11. 재고 보충 기간 19.07.21 37 0 13쪽
11 두 번째 작업 10. 재고 보충 기간 19.07.20 45 0 13쪽
10 두 번째 작업 9. 재고 보충 기간 19.07.20 48 0 10쪽
9 두 번째 작업 8. 재고 보충 기간 19.07.20 68 0 13쪽
8 첫 번째 작업 7. 소환하다 19.07.19 73 0 12쪽
7 첫 번째 작업 6. 최종 작업 19.07.19 60 0 10쪽
6 첫 번째 작업 5. 작업 마무리 19.07.19 67 0 9쪽
5 첫 번째 작업 4. 동기화 작업 +2 19.07.19 93 1 12쪽
4 첫 번째 작업 3 작업 시작 +1 19.07.19 134 2 11쪽
3 첫 번째 작업 2. 거짓말은 들키면 안됩니다. 19.07.19 129 3 13쪽
2 첫 번째 작업 1. 시작부터 사고가 났다. 19.07.19 164 4 8쪽
1 프롤로그 +2 19.07.19 275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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