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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영(靑英) 님의 서재입니다.

빙의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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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봄바람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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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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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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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서영의 위기 (3)

DUMMY

자호는 항룡삼권을 펼쳐 오른발로 왼쪽에 매달린 사람을 차 버리고는 몸을 굽혀 뒷덜미를 잡은 자의 손목을 잡아채어 그를 멀리 던져 버리고 청의인을 공격할 자세를 취했다.


청의인은 자호와 도여운을 알아보고 어이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터뜨리고는 집사에게 명했다.


“너희들은 모두 비켜라. 이 두 녀석은 내가 상대하마.”


자호가 소리쳤다.


“훔쳐 간 약을 돌려주시오.”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청의인이 도여운을 향해 소리쳤다.


“네 놈이 훔친 죽간을 돌려주면 너희 목숨은 살려주마.”


도여운은 히죽 웃으며 그를 비웃었다.


“죽간은 원래 조연이 갖고 있던 물건이었어. 애초에 네 것도 아닌데 돌려달라는 말은 어불성설이지.”


청의인은 인상을 쓰더니 좌우를 돌아보며 말없이 손짓을 했다. 그러자 하인 둘이서 커다란 검을 가져와 바치자 그가 검을 뽑으며 말했다.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왔는가? 남들은 한낱 집에 불과하겠으나, 오늘 이후로는 너희 두 녀석의 무덤이 될 것이다. 죽을 각오는 되었는가?”


이때, 뽕나무 위에 있던 진원룡이 소리쳤다.


“나는 강호인이 아니외다. 내 서찰만 돌려주시면 나는 이 일에 상관치 않겠소.”


청의인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흥! 어림없는 소리! 그 서찰은 어르신께서 원하는 물건이다.”

“어르신이라니···?”


되묻던 진원룡은 갑자기 집히는 게 있어 다시 소리쳤다.


“당신은 독각귀와는 무슨 사이요?”


독각귀라는 말을 듣고 도여운은 깨달았다. 청의인은 독각귀의 사주로 죽간을 훔쳤을 것이다.


‘독각귀의 수하 중에 소귀수라는 자의 솜씨가 뛰어나다고 했어. 그는 엄청나게 강하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내 무공으로 상대하기엔 어림도 없겠지.’


그때 자호가 도여운의 앞에 서자 도여운은 등에 멨던 백호검을 그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저 놈은 무공이 뛰어나고 그의 검은 예사롭지 않으니 조소협도 이런 검이 필요할 거요. 보기엔 둔탁하고 무겁지만 백 년 전에는 이름을 날리던 명검이었소.”


자호가 검을 받아 살펴보니 꽤 묵직하여 맘에 들었으나 칼자루는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가 검을 몇 번이고 고쳐 잡는 것을 보고 도여운이 말했다.


“어제 검을 찾았을 땐 자루가 삭아 없어졌기에 새벽에 새로 대충 만들었소.”


자호는 백호검을 들어 청의인을 겨누며 소리쳤다.


“독각귀고 뭐고 환약을 돌려주지 않으면 너를 죽여서라도 되찾을 거다. 어서 돌려 주지 못할까!”


자호가 내공을 운용하자 백호검에 푸른 검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검기를 본 청의인은 놀라서 움찔했지만, 그는 태연한 척 말했다.


“그분의 별호는 네 따위가 함부로 입에 담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청의인은 자호의 검에서 나오는 검기를 보고 단번에 그를 제압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도여운은 하인들에게 맡기기로 마음을 바꿨다.


“이 녀석은 강한 놈이라 내가 상대할 테니, 너희는 어서 저 놈을 잡거나 죽여라.”


하인들과 무사들은 청의인의 명령을 받들고 도여운을 에워쌌다. 그때 하인 중 한 명이 뽕나무 위로 올라가 진원룡을 잡아 아래로 던지자 다른 하인 둘이 그를 포박해 버렸다.


이를 본 청의인은 더 의기양양해져 자호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자호도 상산십팔검의 추풍낙엽 초식으로 맞섰다.


도여운은 온갖 무기를 든 호위무사들이 포위망을 좁혀 오자 그들의 무기를 잽싸게 빼앗아 멀리 던져 버렸다.


하지만 호위 중에 다섯 명은 고수였는지 도여운의 재주로도 그들의 무기를 빼앗지는 못했다.


도여운이 천천히 뒤로 물러서자 다섯 명의 호위가 그를 따라왔다. 도여운은 뒤돌아 도망치려고 했지만, 울타리 벽에 막혀 도저히 도주로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순간 기막힌 생각이 떠올랐다.


그가 다시 돌아서자 다섯 명의 호위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이 쫓고 있던 도여운이 사라지고 독각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독각귀로 변장한 도여운이 화난 목소리로 힐책하였다.


“내가 누군지 모른단 말이더냐? 간덩이가 얼마나 부었으면 본좌를 공격하려 드는가?”


이 말을 들은 호위무사들은 재빨리 부복하며 소리쳤다.


“죄송합니다. 저희는 가주의 명을 받았기에···.”

“그래서 감히 나를 공격하려 했단 말이냐? 소귀수가 나를 배신한 걸 정녕 몰랐단 말이더냐?”


호위무사들은 엎드려 땅에 머리를 박으며 죄를 청하였다.


한편, 자호는 청의인과 검을 몇 초를 겨뤘지만, 누구도 우위를 차지하지는 못했다. 곁눈질로 도여운이 어떻게 되었는지 살펴보았지만,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어떤 중년인이 호위무사들을 야단치는 모습만 보였다.


청의인은 몇 번이나 자호에게 접근전을 펼치려 했다. 자호는 곧 그가 왜 접근하는지를 알아차렸다.


‘저자는 소매치기의 명수이니 내게 접근해 무기를 빼앗으려 할 것이다. 절대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해야겠어.’


이때 새로운 이변이 발생하였다. 도여운을 공격하던 호위무사 다섯이 청의인을 포위했기 때문이다.


청의인이 놀라며 소리쳤다.


“너희들이 제정신이냐?”

“죄송합니다. 당주님께서 가주님이 배신했다며 당장 잡으라고 명을 내리셨습니다.”


비로소 청의인은 도여운이 독각귀로 변장한 걸 눈치챘다. 그는 화가 치밀어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저자는 당주님이 아니다. 당주님으로 변장했을 뿐이야. 정신 차리고, 당장 저자를 잡아라.”


그러자 도여운이 소리쳤다.


“소귀수야! 네가 우리 단지회(斷指會)를 배반한 걸 모를 줄 아느냐?”


그는 다섯 호위에게 명령했다.


“너희 실력으로 저자를 잡기에는 쉽지 않겠지만, 도망치지 못하게 감시해야 할 것이야.”


도여운은 자호에게 외쳤다.


“자호는 들어라! 당장 본회를 배신한 소귀수를 죽여라!”


자호는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깨닫고 쾌검침엽을 펼치려 했지만, 백호검이 너무 무거웠으며 손이 익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먹은 대로 검초를 펼치기 어려웠다.


그는 속으로 탄식하며 생각했다.


‘검이 너무 무거워. 게다가 날이 없어서 몇 번이고 내리쳤지만 벨 수가 없었어.’


도여운은 자호의 생각을 눈치채고 소리쳤다.


“백호검은 천하의 명검이니 주인이 아니면 그 검을 맘대로 쓸 수 없소.”


도여운의 말을 들은 자호는 백호검을 다룰 능력이 되지 않는다며 비아냥댄다고 생각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까지는 검의 속도를 올린답시고 내력을 4성(四成)만 사용했어. 이 검은 내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지만 쓸 수 있을 거야.’


그는 자신의 내력을 9성으로 끌어 올렸다. 그의 검에서는 새파란 검기가 뿜어져 나왔다. 단호명에게 보여줬던 검기와는 수준이 달라 보였다.


자호는 자기가 이런 검기를 낼 수 있다는 사실에 내심 놀라고 있었다.


소귀수도 자호의 검기 색이 진해지자 10성 공력을 모두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곧 그의 검도 검붉은 검기로 변했다.


두 사람의 검기가 뒤섞이며 점점 치열해졌다. 자호의 초식이 훨씬 정교했지만, 내공은 소귀수가 한 수 위였다.


도여운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호에게 불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품속에서 죽간을 꺼내 흔들어 보였다.


“소귀수! 이게 그렇게도 갖고 싶은가?”


죽간을 본 소귀수는 싸움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몇 차례나 헛손질하다 자호의 검에 어깨를 찔리고 말았다.


소귀수는 본인의 상처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도여운에게 달려들었다.


“이 사기꾼아! 네 얼굴을 벗겨주마.”


힘껏 도여운을 밀어붙이며 인피면구를 벗기고는 소리쳤다.


“봐라! 이자는 독각귀 당주님이 아니다. 모두 이 둘을 죽여라!”


자호가 소귀수를 향해 공격하려 들자 호위무사들이 가로막았다. 자호가 큰 소리로 외쳤다.


“내 앞을 막는 자는 죽음뿐이다. 모두 비켜라!”


자호는 조가검초로 초식을 바꾸어 사방팔방에 있는 자들에게 10성의 공력으로 백호검을 휘둘렀다.


이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소귀수의 싸움 때와는 달리 백호검과 부딪친 호위무사들의 검들이 모두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순식간에 여러 곳에서 비명이 터졌다. 호위무사들이 한꺼번에 쓰러지자 소귀수는 불리함을 느끼고 울타리를 넘어 도망치기 시작했다.


“환약을 내 놓으면 살려 주마!”


자호는 소귀수를 쫓으려고 하자, 소귀수에게 얻어맞아 피투성이가 된 도여운이 자호의 발목을 붙잡았다.


“환약을 찾아야 하건만, 당신은 왜 방해하는 거요?”


그러자 피범벅이 된 도여운은 웃으며 말했다.


“환약은 이미 내 품에 있으니 쫓을 필요 없소.”

“정말이오?”


자호가 도여운을 부축해 일으키자 그는 품속에서 환약이 든 상자를 꺼내 넘겼다. 그리고 구석에 포박당해 벌벌 떨고 있는 진원룡의 포박을 풀어 주며 말했다.


“형님 서찰도 내가 찾아놓았소.”


진원룡이 반가워하며 되물었다.


“정말인가? 진짜로 내 서찰을 찾았단 말인가?”

“그렇다니까 그렇네.”

“그럼 당장 주게.”

“무슨 서찰인지 말해 주면 돌려주겠소.”


도여운이 웃으며 서찰을 흔들어 보이자 진원룡이 얼른 서찰을 낚아채면서 말했다.


“동마교의 신묘안룡 맹덕조가 곧 제갈세가를 칠 거야. 이 서찰은 그를 막기 위한 무림첩일세. 이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무림에 피바람이 불 거야.”


도여운이 자호에게 말했다.


“그런 쓸모없는 물건인 줄 알았으면 신경 쓰지 않았을 텐데.”


자호가 의아한 얼굴로 쳐다보자 도여운이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약과 서찰을 훔치는 동안에 소귀수(小鬼手) 녀석이 죽간을 훔쳐 갔소. 에잇, 아까워 죽겠네.”


자호는 소귀수라는 별호는 처음 들었다.


“청의인이 소귀수예요? 원래 알던 자인가요?”


도여운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강호에서는 귀수 조연을 가장 잘 훔치는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소. 그러나 실은 소귀수가 더 실력이 좋은 놈이오. 그가 독각귀를 깍듯이 대하는 모습과 훔치는 능력을 생각해 보니 독각귀의 수하인 소귀수라고 판단 한 거요.”


진원룡은 도여운이 피를 흘리는 것을 보고 소매를 찢어 주며 말했다.


“에이, 칠칠치 못하게.”

“형님 그 서찰은 아무 쓸모가 없으니 얼른 내게 주쇼. 그걸로 코피나 닦아야 하겠소.”

“왜 쓸모가 없다는 거야?”

“이 종이 쪼가리가 무림의 피바람을 어찌 막겠소.”


자호가 백호검을 도여운에게 돌려주려고 하자, 도여운이 웃으며 등에 멘 검을 가리켰다.


“내 검은 여기 있소. 백호검은 한낭자 물건이니 그녀한테 전해 주시오.”



***


자호가 안구로 출발한 후, 소이는 마대위와 오장, 소칠을 불러 모아서 위기가 닥치고 있다고 전하였다.


“사대악인과 북해빙조 한사진이 가까운 곳에 있어요. 처음엔 안구로 향했다가 지금은 방향을 바꿔 이쪽으로 향했어요. 누군지 모르는 사람도 더 있고요.”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아무도 말하는 이가 없자 소이가 계속 말했다.


“혈마는 제게 화살을 맞았지만, 지금쯤 다 회복되었을 거예요. 혈시마는 여봉수에게 왼팔이 잘렸고, 혈귀마도 서영 누이에게 다리를 다쳐 절고 있어요. 한시진도 오른 손목이 잘렸으니 제대로 무공을 펼치지 못할 거예요.”


소칠이 고민하다가 말했다.


“노팔룡과 각중삼이 사라졌습니다. 그 두 사람만 더 있어도 좀 낫겠지만···.”

“두 사람도 안구로 향한 듯해요. 제갈 공자, 방법이 없을까요?”


소칠은 한동안 고심하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지난번엔 한낭자의 능력을 믿었기에 팔괘진을 펼쳤지만, 지금은 그녀가 없어 곤란합니다. 마차의 수가 너무 부족해 진을 펼치기 어려우니 차라리 공성계를 써서 시간을 벌어 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소이는 소칠이 이렇게 걱정하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그가 조심스럽게 의견을 말했다.


“지금이라도 도망쳐야 하지 않을까요?”

“어차피 우리 마차에는 무거운 짐이 실려 있어 빨리 도망치지 못해. 주변에 산이나 협곡만 있어도 지형을 이용한 진법을 펼쳐 보겠지만, 여기는 허허 들판이라 그것도 불가능하지.”

“그렇다면 공성계를 설명해 주세요. 시간만 벌 수 있다면 뭐든지 해야 할 것 같아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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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서영의 위기 (1) 24.08.15 24 0 13쪽
134 백호검을 얻다 24.08.14 26 0 13쪽
133 가짜 대부신룡 (3) 24.08.13 23 0 12쪽
132 가짜 대부신룡 (2) 24.08.12 25 0 12쪽
131 가짜 대부신룡 (1) 24.08.11 19 0 11쪽
130 홍건적과의 싸움 (4) 24.08.10 25 0 11쪽
129 홍건적과의 싸움 (3) 24.08.09 19 0 13쪽
128 홍건적과의 싸움 (2) 24.08.08 22 0 13쪽
127 홍건적과의 싸움 (1) 24.08.07 25 0 12쪽
126 하선 24.08.06 20 0 12쪽
125 구사일생 24.08.05 28 0 12쪽
124 강시와 싸우다 24.08.04 28 0 12쪽
123 황금 (2) 24.08.03 21 0 12쪽
122 황금 (1) 24.08.02 21 0 13쪽
121 황금과 보물지도 (3) 24.08.01 22 0 13쪽
120 황금과 보물지도 (2) 24.07.31 22 0 13쪽
119 황금과 보물지도 (1) 24.07.30 24 0 13쪽
118 귀수 조연의 죽음 (4) 24.07.29 18 0 13쪽
117 귀수 조연의 죽음 (3) 24.07.28 18 0 12쪽
116 귀수 조연의 죽음 (2) 24.07.27 17 0 12쪽
115 귀수 조연의 죽음 (1) 24.07.26 29 0 12쪽
114 절친결의 (4) 24.07.25 21 0 11쪽
113 절친결의 (3) 24.07.24 28 0 12쪽
112 절친결의 (2) 24.07.23 20 0 12쪽
111 절친결의 (1) 24.07.22 19 0 12쪽
110 천하제일미녀 (4) 24.07.21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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