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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영(靑英)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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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봄바람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최근연재일 :
2024.09.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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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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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절친결의 (2)

DUMMY

소이가 발뺌하였으나 자호는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평소에 친했던 두 사람 사이에 긴장감이 사그라지지 않자 서영이 끼어들었다.


“동마교의 교주가 주화입마 되었으니 맹조덕이 실질적으로 동마교의 실세가 되었어. 마교의 광명우사였던 여봉수는 결국 맹조덕과 부딪칠 거야. 머지않아 여봉수와 맹조덕 간의 패권 싸움이 볼만할 거야.”


각중삼도 서영의 의견에 동의하였다.


“여봉수는 천하무적의 무공을 갖고 있으나 욕심이 많은 사람이오. 그가 맹조덕을 없앨 수 있다면 동마교 교주가 된 후에도 마교를 통일하여 권력을 독차지하려 할 거요. 반면에 맹조덕은 꾀가 많고 그의 휘하에는 뛰어난 인재들이 몰려 있으며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지.”


서영은 각중삼의 의견에 동의 한 후에 궁금했던 걸 물었다.


“한 가지만 더 묻고 당신을 풀어 주겠어요. 어제 연왕의 관군을 몰래 정탐한 이유가 뭔가요?”


서영의 질문에 각중삼은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낭자가 더 무서운 사람이었군. 어제 우리가 그들을 감시한 것은 어찌 알았소?”

“우리가 당신들을 우연히 목격했다고 해두죠.”


각중삼은 눈을 몇 차례 깜빡였으나 태연한 말투로 말했다.


“별것 아니오. 우리는 왕부인을 찾고 있었소.”


서영은 거짓말하는 사람들은 흔히 눈을 깜빡거린다는 걸 알고 있었다. 여기서 그를 다그쳐봤자 그는 솔직히 대답하지 않을 거다.


“당분간 당신을 풀어 주진 못하겠어요.”


각중삼은 정색하며 항의했다.


“풀어 준다고 하더니?”

“당신이 그 이유를 솔직히 밝히면 그때 떠나게 해주겠어요.”

“내가 거짓말을 한다는 거요?”

“당신 눈은 입과는 다른 말을 하더군요.”


***


다음 날 오후 해가 떨어질 무렵, 요동표국 마차 일행이 서영의 천막에 도착했다.


마차들이 일렬로 들어오면서 일렬로 정렬하자, 소년 표사들은 말을 마차에서 풀어 주고 말에게 건초를 주느라 분주해졌다. 그중에 몇 명은 소이를 향해 몰려들며 반가워했다.


소이를 둘러싼 아이들이 그간 있었던 일들을 재잘거리며 말하고 있는데 갑자기 오장이 목소리가 들려 깜짝 놀랐다. 소이는 당혹한 마음과 반가운 마음이 교차하며 두리번거리며 오장을 찾았다.


서영 일행이 요동에서 출발할 때 헤어졌던 오장은 투덜이 등과 함께 이미 하북에 정착하고 있어야 할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왜 여기에 있는 걸까?


“어? 오장님? 어디?”


뒤에서 한 사내가 그의 어깨를 덥석 잡았다.


“막내야, 오랜만이다.”


소이는 자신을 감싼 그의 팔을 풀면서 뒤를 돌아보니, 그리워하던 오장이 서 있었다. 소이는 그를 격하게 포옹하며 소리쳤다.


“오장님, 반가워요. 여긴 어떻게···?”


한참을 껴안고 있자 오장은 슬며시 몸을 떼며 제안했다.


“어디 앉아서 지난 이야기나 하자.”


그들이 바위에 걸터앉자 오장은 말했다.


“네가 어제 새벽에 천막에 왔다가 급한 일이 있어서 바로 떠났다고 들었어. 그 말을 듣자마자 나도 네가 보고 싶어서 지금껏 쉬지 않고 달려왔지.”


소이는 오장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걱정이 되었다.


“지금쯤이면 오장님이 생활 터전을 잡고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왜 여기 계신 거예요? 혹시 문제라도···?”


오장은 공허하게 웃다가 지난날 있었던 일들을 말했다.


오장을 포함한 네 사람은 창려에서 자호와 소이랑 헤어진 후 하북팽가의 세력권에 도착했다.


생전 처음으로 보는 대도시의 모습에 네 사람은 모두 놀랐다.


백성들은 행복해 보였기에 그들은 평생 살 땅을 제대로 찾아왔다고 생각하며 기뻐했다.


객잔을 잡아 며칠을 묵으면서 농사지을 땅을 알아보고 살 집도 구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네 명이 같이 살다가 한 명씩 결혼하게 되면 독립하자고 약속했다.


그러나 며칠 못 가서 그들 중에 주정뱅이와 검둥이가 방탕한 시간을 보내다 새벽이 된 후에야 객잔에 들어오곤 했다.


객잔에 투숙한 지 보름도 안 되어 두 사람은 한밤중에 오장의 봇짐을 털어 공동 재물을 모조리 가지고 사라졌다.


그들의 모습이 계속 보이지 않게 된 후에야 비로소 오장은 재물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사라진 그들을 수소문했고 마침내 그들의 소식을 들었다.


오장은 잠시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처음엔 두 녀석을 욕했으나 사정이 있었더군. 그들은 사기 도박단의 수법에 걸려들었지. 주정뱅이는 술만 마시면 우리한테 돈이 있다고 떠벌렸다고 하더군. 그러니 사기꾼들이 가만히 있었겠어?”


두 사람은 처음 며칠은 소액으로 도박했고 계속 돈을 땄다고 했다. 액수는 많지 않지만 이런 식으로 돈을 벌면 곧 부자가 될 거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들의 운은 오래 가지 않았고 도박으로 계속 잃기 시작했고 빈털터리가 되었다.


그제야 주정뱅이와 검둥이는 속은 것을 알고 사기도박 주모자에게 싸움을 걸었다는 것이 그들의 마지막 소문이었다.


오장과 투덜이는 재물을 잃은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사람이라도 살려보려고 두 사람의 행적을 계속 알아보았다. 그러다 근처 야산에서 참혹한 시체가 된 그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오장과 투덜이는 격분하여 관가에 도박의 주모자를 고발하였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포졸들이 객잔에 들이닥쳤다. 그리고 오장과 투덜이는 모함받고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감옥에서 시간이 흐르자 오장은 기막힌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원흉은 유자원이라는 사람이었어. 그는 포청의 관리인데 사기 도박단의 두목이고 피해자들을 죽여 입을 막는다고 하더군. 살인 사건이라고 포청에 신고했더니 오히려 나를 옥에 가두더군.”


그가 계속 말했다.


"그렇게 주정뱅이와 검둥이의 죽음은 미제로 끝나고 말았어. 나와 투덜이는 옥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군부에서 감옥에 들이닥치더니 곧 풀려날 죄수 중에 신체 건강한 사람들을 골라 병졸로 징집하더군."


오장과 투덜이는 어쩔 수 없이 관군이 되었다. 말이 관군이지 사실상 죄인이라 온갖 더러운 일과 각종 허드렛일하는 노예와 같은 비참한 생활을 보내게 되었다. 일반 병사들은 그들을 노예군이라고 불렸다.


오장과 투덜이는 노예군으로 배정되어, 인근 마을에서 일반 백성들을 약탈하고 살해하며 상관의 배를 불리게 해주는 악행을 강요당했다.


노예군이라 자유도 없었고 봉급도 없었다. 위에서 시키는 일을 하지 않으면 채찍으로 얻어 맞는 일이 다반사였다.


다만 노예군에게 허락된 특권이 있었다. 약탈한 재물들을 상관에게 바치는 한 민간인들을 약탈과 살인을 하더라도 그 누구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


“결국에는 투덜이도 그들과 같은 악행을 저지르게 되고 말았어. 나는 변한 투덜이의 모습에 정나미가 뚝 떨어졌고 매일 같이 그와 다투었지.”


얼마 전, 노예군이 어떤 마을을 약탈하고 백성을 모조리 죽인 일이 있었다. 그들이 야만스러운 일을 저지르고도 약탈한 돼지를 잡고 잔치를 벌이며 술에 취하자 오장은 탈영할 기회를 찾았다고 생각했다.


보초의 눈을 피해 도망쳤으나 배는 고프고 몸은 피곤했다. 잠시 커다란 바위틈으로 들어가 쉬고 있는데 갑자기 은밀한 기척이 느껴졌다.


그는 납작 땅에 엎드려 주변을 살폈다.


“20명이 넘는 무공 고수들이 관군들을 몰래 지켜보고 있었어.”


소이는 그의 말을 들으며 그 고수들이란 자들이 혹시 각중삼이 이끌었다는 정의단이 아닐까 생각했다.


“노예군 숫자가 훨씬 많았을 텐데요?”

“하지만 모두 취해서 잠에 빠져 있었어. 고수로 보이는 자들은 일사불란하게 나뉘어서 천막에 불을 지르고 놀라 뛰어나오는 병사들을 모조리 죽였어.”

“투덜이 형은?”

“별 수 있나? 아마 죽었을 거야.”


소이는 투덜이까지 죽었다는 말에 마음이 착잡했다. 비록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래도 한때 같이 지냈던 동료였다.


“혹시 시체는 찾았어요?”

“그땐 너무 위험해서 찾을 엄두도 못 냈어.”

“그게 언제 일이에요?”

“보름 전 일이야.”


각중삼이 연왕의 군대를 몰래 지켜보던 일은 불과 이틀 전의 일이다. 날짜가 다르다.


“그런데 어떻게 마대협을 만나게 되었어요?”


오장은 말했다.


정체 모를 고수들이 모두 물러간 후에 시체들 사이에서 투덜이를 찾아보았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시체들은 처참하게 살해된 후 불에 타기까지 해서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결국 그를 찾는 걸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한밤중에 벌어진 일이었기에 병사들은 몇 명은 도망쳤을 수도 있다. 투덜이도 도망갔을지도 모른다. 오장은 속으로 악행에 물들었던 그가 벌을 받은 거로 생각했다. 그는 잠시 서서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한 후에 길을 떠났다.


다음 날, 그가 정처 없이 도망치고 있는데 말을 탄 두 사람이 나타나 그를 뒤쫓아 왔다. 오장은 겁에 질려 ‘이제는 정말로 죽었구나.’라며 삶의 희망을 버리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오장은 뒤쫓아온 두 사람을 알아보았다. 그들은 오장에게 재물을 빼앗겼던 산적이었다. 실은, 두 사람은 황대칠과 소소구였으나, 오장은 이들이 노팔룡과 더불어 서영의 동료가 된 줄 모르고 있었다.


“난, 두 사람이 재물을 돌려받으려고 나를 찾았다고 생각했어. 그러나 돌려줄 돈도 없었기에 이제는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더군. 그들은 너와 헤어진 지 얼마 안 되었다고 말해 주었어. 그들과 동행하게 되었고 결국 요동표국에 몸을 의탁하게 된 거야.”


오장에게 이야기를 모두 들은 소이는 침울해졌다.


“주정뱅이, 검둥이, 투덜이 모두 사기도박으로 인해 죽었군요. 노예군을 만든 사람도 사기 도박단의 두목도 정말 용서할 수 없네요.”

“그런데 사실 두 사람이 아니라 한 사람이야. 같은 사람이라고.”

“한 사람이라고요? 이름이 뭔지 아세요?”

“당연히 알지. 나를 그렇게 괴롭혔던 놈인데 이름을 몰라서야 하겠어? 놈의 이름은 유자원이야.”


소이는 그 이름을 되새기며 복수를 다짐하며 말했다.


“반드시 유자원을 죽여 검둥이와 주정뱅이 형님의 원수를 갚겠어요. 투덜이 형의 원수도 갚겠어요!”


그러자 오장이 말렸다.


“그럴 필요 없다. 어차피 투덜이는 악행을 저지르다가 죗값을 치른 것이고 주정뱅이와 검둥이는 도박판에서 공금을 횡령하였다가 죽임을 당했으니 죽어 마땅하다.”

“하지만···.”


오장은 허탈한 모습으로 하늘을 보며 힘없이 말했다.


“다시 생각해 보면, 그들은 흑산적의 병졸로 있을 때는 기회가 없어서 범죄를 저지르지 못한 것뿐이지 기회가 있었다면 언제든 나쁜 일을 할 사람이었어. 그러니 그런 인간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위험한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


오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소이는 자기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경위가 어떻든 세 형님의 죽은 원인은 유자원한테 있어요. 사기 도박단 운영만 안 했어도 죽는 일은 없었겠죠. 당장 제게 힘이 없지만 매일 같이 무공을 익히고 있으니 저도 언젠가는 고수가 되겠죠. 군자의 복수는 십 년이 걸려도 괜찮다고 하잖아요? 저는 반드시 세 사람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겠어요.”


오장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생각했다.


‘아직 어려서 원수 갚는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구나. 그러나 유자원은 높은 신분이니 소이의 능력으로는 그의 근처에 얼씬도 못 할 거야. 소이야, 소이야, 너의 하찮은 능력이 널 살리게 될 거다.’


오장은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뛰고 있는 노팔룡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 저 사람은 왜 여기에 있는 거야?”

“누구요?”

“산적 두목!”

“노대협이요? 그는 더 이상 산적이 아니에요. 지금은 대부신룡으로 알려져 있어요.”


오장은 대부신룡이라는 별호에 놀라며 말했다.


“요새 강호에 가장 유명한 사람이 대부신룡이라고 들었어. 손가락 하나로 혈귀마를 도망치게 했다며?”

“그런 소문이 났어요? 그건 사실이 아니···.”


오장은 소이의 말을 채 듣지도 않고 무릎을 치며 말했다.


“이제야 알겠다. 그간 내가 궁금했던 거···. 그가 왜 우리에게 재물을 줬는지 깨달았어. 지금 보니 그는 범인은 상상도 못 할 대인이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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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서영의 위기 (1) 24.08.15 24 0 13쪽
134 백호검을 얻다 24.08.14 26 0 13쪽
133 가짜 대부신룡 (3) 24.08.13 23 0 12쪽
132 가짜 대부신룡 (2) 24.08.12 25 0 12쪽
131 가짜 대부신룡 (1) 24.08.11 19 0 11쪽
130 홍건적과의 싸움 (4) 24.08.10 25 0 11쪽
129 홍건적과의 싸움 (3) 24.08.09 19 0 13쪽
128 홍건적과의 싸움 (2) 24.08.08 22 0 13쪽
127 홍건적과의 싸움 (1) 24.08.07 25 0 12쪽
126 하선 24.08.06 20 0 12쪽
125 구사일생 24.08.05 28 0 12쪽
124 강시와 싸우다 24.08.04 28 0 12쪽
123 황금 (2) 24.08.03 21 0 12쪽
122 황금 (1) 24.08.02 21 0 13쪽
121 황금과 보물지도 (3) 24.08.01 22 0 13쪽
120 황금과 보물지도 (2) 24.07.31 22 0 13쪽
119 황금과 보물지도 (1) 24.07.30 24 0 13쪽
118 귀수 조연의 죽음 (4) 24.07.29 18 0 13쪽
117 귀수 조연의 죽음 (3) 24.07.28 18 0 12쪽
116 귀수 조연의 죽음 (2) 24.07.27 17 0 12쪽
115 귀수 조연의 죽음 (1) 24.07.26 29 0 12쪽
114 절친결의 (4) 24.07.25 21 0 11쪽
113 절친결의 (3) 24.07.24 28 0 12쪽
» 절친결의 (2) 24.07.23 20 0 12쪽
111 절친결의 (1) 24.07.22 19 0 12쪽
110 천하제일미녀 (4) 24.07.21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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