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SDJ뮤엘 님의 서재입니다.

수십년만의 뉴비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완결

SDJ뮤엘
작품등록일 :
2020.08.11 19:54
최근연재일 :
2021.02.05 18:08
연재수 :
94 회
조회수 :
4,551
추천수 :
58
글자수 :
557,125

작성
20.09.08 18:32
조회
71
추천
1
글자
7쪽

2-1 –최악의 듀토리얼

DUMMY

“이런. 생각보다 용기 있는 놈들이잖아. 아냐, 아니지. 바보들이지. 멜로이의 말마따나.”


볼라스는 그의 예상이 뒤집어진 것에 어이가 없었다.

갑자기 그들은 순식간에 신전 터에 가까운 풀숲 속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에 그는 위협사격으로 그들을 다시 불로 돌려보내려 했으나, 그들은 산속 토끼처럼 재빠르게 풀숲으로 몸을 던졌다.


볼라스는 지금 그들이 불을 벗어난 속내를 간파했다.

“포털을 탈 생각이군. 우릴 돌파해보시겠다?”


마지막 말과 함께 볼라스가 눈썹을 찡그렸다. 물론 그들의 무모한 짓에 허를 찔리긴 했다. 대부분 전투조는 외부로 나간 데다, 다들 보급용 귀환석을 사용했기에 재집결에 큰 시간이 걸릴 터였다.


하지만 그들이 그 사실을 알 리 없었다. 생각에 거기에 미치자, 그는 왠지 자기들이 얕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그가 뒤돌아 헌신자에게 말했다.


“예비조로는 누가 있어?”

“전투인원은 대장 명령대로 시작의 마을 근방으로 갔습니다. 남은 인원은 함정술사랑 공세에 나서지 않은 조련사뿐입니다.”

“그거면 충분해. 예비조한테 가서 말해. 환영식을 준비해두라고.”

“알겠습니다, 대장.”

“아, 그리고 내가 부탁한 건 전했어?”

“예, 대장. 연철부대 지휘관이 대장 뜻대로 해주겠다고 전했습니다. 지금이라도 마을 탈환을 시작하겠다고 하더군요.”

“좋아. 공세가 끝나면 내게 신호를 보내줘.”

“맡겨주십시오.”


명령을 받은 헌신자가 내려가자, 그는 천천히 석궁을 들고, 신전 터에 중심에 있는 포털로 몸을 돌렸다.

그 거대한 거울로 된 문에는 시시각각 변하는 색의 빛이 물결쳤다.

그 앞엔 그가 필요로 하는 물건이 전시돼 있었다. 포털의 빛을 받아 다양한 색을 빛내는 전신갑옷이었다.


그는 만일에 생길 불행한 상황을 떠올렸으나 이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들이 여기까지 오는 건 불가능했다.

‘그럴 리 없지만. 대비는 해야지.’


*


풀숲의 첫 입장은 생각보다 심심했다.

그녀가 이끈 길은 숲의 중심인 호수 주위의 물망초와 생명나무가 어우러진 가도였다. 주위엔 페어리와 새가 오순도순 살았을 빈집들이 생명나무 가지마다 있었다.


헌신자가 동굴 속 고블린처럼 드글거릴 거라고 장담하는 아리엔의 경고와 달리 고요한 장소였다. 여기서 들리는 소리라곤 생명초와 물망초가 바람에 나부끼는 소리뿐이다.


“여긴 어디죠?”

“듀토리얼의 숲이에요.”

“듀토리얼의 숲?”


그가 되물었다. 그녀는 수시로 주위를 경계하며 말했다.


“원래 게임 시스템상 페어리가 초보를 이곳으로 데려와요. 그래서 유저들은 그리 부르죠.”

“아, 어쩐지. 처음에 요 녀석을 만났을 때, 여기를 소개해주고 싶었어.”


페어리가 거들었다. 그녀는 그의 말을 무시한 채로 계속 생명나무 위를 살피며 말했다.

바람에 생명초가 떨어졌고, 그들이 잎에 닿을 때마다 에메랄드빛이 일었다.

디폴트가 떨어진 생명초 잎들을 가리켰다.


“이건 전부······.”

“전부 회복 아이템이에요. 물론 우리는 주울 시간이 없지만요.”

“아깝군요.” “아까워할 필요 없어요. 길드에 가게 되면 저런 건 거들 떠도 안 보니까.”

“무슨 소리! 생명나무 잎사귀가 얼마나 기분 좋은 건데!”


페어리가 주장했다. 디폴트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이 잎들에 닿을 때마다 무언가······ 기분이 좋군요.”


그는 손가락을 뻗었다. 그러자 떨어지는 생명나무 잎사귀가 손가락과 맞닥뜨렸다. 손가락 끝에 잎사귀가 닿자 에메랄드색 빛이 났다.


<체력이 회복됐습니다.>


알림창이 디폴트 눈에 들어왔다.


“거기다 아픈 곳에 닿으면 절대 아프지 않게 된다구!”


페어리가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발로 나뭇가지를 찼다. 그러곤 장난스레 빙글빙글 돌며 떨어지는 생명나무 잎사귀 사이로 춤췄다.

그를 중심으로 에메랄드빛이 수시로 번득였다.


“그만두지 못해.”

아리엔이 화냈다.

“안 그래도 언제 기습이 올지 모르는데 뭐하는 짓이야.”


그러자 페어리의 춤사위가 멈췄다. 그건 페어리가 그녀의 말을 잘 따르기 때문이 아니었다. 페어리의 움직임이 이상했다.


“어, 어라? 나······ 뭔가 기분이 이상해······. 몸이 무겁고. 울렁거려.”


한창 떨어지는 생명나무 잎사귀 사이로 춤추던 페어리의 움직임이 둔해졌다. 점점 그의 안색이 보랏빛으로 변했다.


아니, 페어리뿐만이 아니었다. 떨어지는 나뭇잎조차 보랏빛이 짙었다!

“젠장······.”

아리엔이 중얼거렸다.

디폴트에게 피하라고 말하기엔 이미 하늘에선 수많은 보라색 나뭇잎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나뭇잎에 닿을 때마다 둘의 알림창이 스팸메일처럼 쏟아졌다.


<상태이상! -중독-에 걸렸습니다!>

<체력이 회복됐습니다.>

<상태이상! -중독-에 걸렸습니다!>

<체력이 회복되었습니다.>

<상태이상! -중독-에 걸렸습니다!>

<체력이 회복되었습니다.>

.

.

.


“이거. 받아요. 빨리.”


아리엔이 힘겹게 숨을 헐떡였다. 그녀는 보라색으로 질려버린 얼굴로 간신히 디폴트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무언가를 건넸다. 거무죽죽한 녹색 포션이었다.

그녀의 다른 손은 이미 똑같이 생긴 포션을 입에 가져다 대고 있었다. 얼굴이 포도처럼 변한 그도 재빨리 따라했다.

그러자 게리 때처럼 반가운 알림음이 들렸다.


<상태이상 해제!> <중독을 치료했습니다!>


잎사귀 세례에서 벗어나 간신히 숨을 고를 때, 어디 할 것 없이 나무 사이로 말이 울려퍼졌다. 확성 마법 덕분에 목소리가 드래곤처럼 쩌렁쩌렁했다.


“과연, 이방인들 주머니란. 끝도 없군. 어디, 정말로 그대들 주머니가 얼마나 무한한지 시험해보겠나? 아니면 잘난 네놈들의 불 속으로 다시 돌아가겠나? 뭘 해도 그대들은 우리와 같이 갈것이라네. 그러니 포기하게나.”


뻔한 도발이었다. 어차피 불 속으로 돌아가봐야 셋을 기다리는 건 자신들을 노리고 있을 창만한 화살뿐이었다.


하지만 이곳을 돌파해야 한다면 그들의 공격에 노출된 상태로 나아가야 할 터였다. 숲은 잎사귀로 이루어진 세상이니까.


결국 이 가도가 셋의 유일한 돌파구였다.

듀토리얼 장소답게 이 가도 자체가 포털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리엔이 버클러와 글라디우스를 뽑아들고 앞장섰다.


“조심해요. 그리고 알림창에서 뭐가 나오든 저한테 얘기하세요.”

“그러죠.”


디폴트도 검을 뽑아 들었다. 게리 때부터 전혀 도움이 안 된 무기지만, 손이 빈 것보단 나았다. 그는 어정쩡하게나마 자세를 잡으며 말했다.


“게임 참 어렵군요. 듀토리얼부터 이렇다니.”


아리엔은 뜻밖의 농담에 입가를 씰룩였다. 디폴트의 말마따나 최악의 듀토리얼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수십년만의 뉴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7 3-18 –사명(18) 20.10.30 42 1 14쪽
36 3-17 –사명(17) 20.10.29 36 1 14쪽
35 3-16 –사명(16) 20.10.28 32 1 13쪽
34 3-15 –사명(15) 20.10.27 35 1 17쪽
33 3-14 -사명(14) 20.10.23 34 1 17쪽
32 3-13 -사명(13) 20.10.22 35 1 14쪽
31 3-12 -사명(12) 20.10.20 36 2 23쪽
30 3-11 -사명(11) 20.10.17 41 1 17쪽
29 3-10 -사명(10) 20.10.15 39 1 16쪽
28 3-9 -사명(9) 20.10.13 40 1 15쪽
27 3-8 -사명(8) 20.10.10 35 1 18쪽
26 3-7 -사명(7) 20.10.08 41 1 12쪽
25 3-6 –사명(6) 20.10.06 41 1 13쪽
24 3-5 –사명(5) 20.10.04 41 1 16쪽
23 3-4 –사명(4) 20.10.03 38 1 17쪽
22 3-3 -사명(3) 20.10.02 47 1 14쪽
21 3-2 –사명(2) 20.10.01 49 1 12쪽
20 3-1 –사명 +1 20.09.30 60 2 18쪽
19 2-8 -최악의 듀토리얼(8) 20.09.29 52 1 10쪽
18 특별판 – 바람이 쉬어가는 곳을 향해(feat. 슐츠) 20.09.28 54 1 15쪽
17 2-7 -최악의 듀토리얼(7) 20.09.26 60 1 19쪽
16 2-6 -최악의 듀토리얼(6) 20.09.24 62 1 14쪽
15 2-5 –최악의 듀토리얼(5) 20.09.22 70 1 15쪽
14 2-4 -최악의 듀토리얼(4) 20.09.17 64 1 10쪽
13 2-3 -최악의 듀토리얼(3) 20.09.15 58 1 11쪽
12 2-2 -최악의 듀토리얼(2) 20.09.10 62 1 14쪽
» 2-1 –최악의 듀토리얼 20.09.08 72 1 7쪽
10 특별판 - 길드와 시작의 마을(feat 부길마 스코빌과 팅클맨) 20.09.05 75 1 9쪽
9 1-7 –사냥꾼과 구출대(7) 20.09.03 70 1 8쪽
8 1-6 –사냥꾼과 구출대(6) 20.09.01 75 1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