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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J뮤엘 님의 서재입니다.

수십년만의 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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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DJ뮤엘
작품등록일 :
2020.08.11 19:54
최근연재일 :
2021.02.05 18:08
연재수 :
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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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58
글자수 :
557,125

작성
20.09.0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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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특별판 - 길드와 시작의 마을(feat 부길마 스코빌과 팅클맨)

DUMMY

먼 옛날, 원래였다면 초보들로 가득했던 튜토리얼 마을인 시작의 마을은 현재 수십 년 동안 이 세계를 전전한 고인물 겸 생존자인 길드 유저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은 요정의 숲을 확보하고자 계속 그 빌어먹을 NPC들과 싸웠지만, 끝내 밀려나고 말았다. 그나마 붙잡힌 포로가 없어서 다행인 일이었다.


지금 하나가 생기게 생겼지만 말이다.


100만의 구출대라는 괴짜 집단 출신의 길드원 하나가 기어코 숲으로 간 것이다.

아니, 어쩌면 둘일 수도 있었다. 그들 역시 수십 년 만에 빛의 기둥과 함께 나타난 뉴비의 존재를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 있을지 없을지 모를 사람을 끝내 구하러 가겠단 말이지?”

“어쩌겠습니까? 구출대가 다 그렇지요. 사명감 없이 어찌 버티겠습니까?”

“아리엔, 그 녀석은 특히 더 그렇지. 잭웰이 잡혀간 뒤로 더 사명에 대해 집착하고 있고.”

“그 얘긴 맙시다, 부길마. 죽은 사람 얘기는 꺼내봤자 좋을 게 없으니.”

“죽지는 않았다, 팅클맨.”


그가 다시 힘주어 말했다.

“안 죽었어.”


“이성이 나간 게 죽지 않은 거면 뭡니까. 수용소는 그냥 저승이랑 동의어인 셈이죠.”

“자넨 뭐 말을 해도 항상 그렇게밖에 못하나?”

“수십 년 동안 이 지랄을 하고 살면 누구나 마음에 응어리진 게 많아집니다.”

“휴, 됐네, 됐어. 안 그래도 소란스러운데 굳이 소란을 늘리고 싶지 않으니 그만두세.”


길드의 부마스터 중 하나이자 현 작전의 책임자인 스코빌이 고갤 내저었다.

저 냉소적인 태도로 무장한 팅클맨의 말이 도움이 될 때는 오로지 작전을 세울 때뿐이었다. 지금은 그마저도 패배로 직결했지만 말이다.

굳이 지금 그와 언쟁을 벌이고 싶지는 않았다. 그는 급조한 방벽을 둘러보며 고민했다.


‘이미 작전은 실패했고, 우린 요정의 숲을 뺏겼다. 지금이라도 후퇴해야 할까.’

“일단 뭐가 됐든 재빨리 후퇴해야겠지요.”


어느새 따라온 팅클맨이 말했다. 스코빌이 불평했다.

“굳이 남의 속내를 읽어서 불편하게 해야하나?”

“수용소에 가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아리엔은 어쩔 생각인가? 그녀가 만일 정말로 수십 년 만에 생긴 초보를 데려온다면?”

“그냥 길드 요새에 죽치고 있는 유저 하나가 느는 거지요. 용감한 녀석이라면 우리 일원 중 하나가 될 테고요.”

“그런 단순한 게 아닐세, 이 사람아!”

스코빌이 참지 못하고 호통쳤다.


“그자가 만약 지금이라도 우릴 구해보겠다고 현실 정부에서 보낸 사람이면 어쩔 텐가? 그게 아니더라도 수십 년 만에 생긴 초보자가 요새에 온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현실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지 생각도 안 하나!”

“그런 희망에 배신당한 게 몇 번 째인 지 아십니까.”

팅클맨이 반박했다.


“그 빌어먹을 희망을 가질 때마다 배신당해서 더 크게 몰린 게 얼만지 기억도 못하십니까. 우린 이제 요정의 숲도 잃었습니다. 거기에 이 시작의 마을도 잃을 예정이지요. 우리에게 남은 건 이제 길드가 세운 요새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런 쓸데없는 거에 걸겠다는 겁니까? 우리 목숨이 장난입니까. 정신 차리십시오, 스코빌.”


팅클맨의 말에 스코빌은 제대로 된 반박도 못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둘은 잠시 저 왕국군이 머물고 있을 숲을 응시했다.


“우리가 얼마나 이 빌어먹을 게임에 갇힌지 기억하나?”

“수십 년이죠. 이젠 세월 세는 것도 까먹어버렸습니다. 여기 시간은 도저히 감이 안 오더란 말입니다.”

“그 뜻은 현실 시간은 얼마나 지난 지 알 수 없다는 의미지. 그것 하나로 지금까지 버텨온 것이고.”

“솔직히 말하자면 전 반쯤 희망을 놓았습니다. 분명 현실 세계 사람들은 우릴 버렸을 겁니다.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면 진즉에 했겠죠.”

“그렇단 자넨 왜 싸우나?”

“순순히 수용소에 끌려가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뿐입니다. 어차피 길드가 무너지면 유저들에게 남은 선택은 수용소 철창뿐이니까요.”


그는 팅클맨의 앙다문 입술을 보며 수염을 쓸었다.


“수용소에 가고 싶지 않아서 수용소에 갈 위험을 감수하며 싸운다라. 자넨 참 요상한 사람이야, 팅클맨.”

“길드 내에서 그 정돈 약과지요. 길드에 정상인이 존재하긴 한답니까.”

“아하하! 웬일로 재밌는 말을 하는군.”

“사실이니까요.”

“그래도 웃기긴 하는군. 하기야, 훈련장에서 팬티만 입고 대련하는 그치들이나 매번 위험하면서도 어떻게든 요새 밖을 나가는 우리나. 다 요상한 종자들이지.”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걸지도요.”

“그렇군. 음?”


스코빌이 급히 망원경을 꺼내 숲을 지켜봤다.


“왜 그러십니까?”

“풀숲의 움직임이 이상하군. 전체가 흔들리고 있어.”

“그럴 리가요. 이미 놈들이 다 이긴 싸움일 텐데. 굳이 우리가 후퇴하는 걸 기다리지 않겠다니.”


왕국의 NPC군단은 이미 이곳의 중심인 요정의 숲을 장악했다. 시작의 마을은 여전히 스코빌의 길드원들의 든든한 요새가 되어 주곤 있지만, 이곳만으로 지역을 확보하는 건 불가능했다.


길드는 고립을 피해 언젠가는 물러나야 할 운명이었다.

그래서 NPC나 그들은 서로 공격을 멈추고 대치를 이루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들이 선제공격을 나온 것이다. 굳이 요새화된 마을 하날 무너뜨리고자 말이다.


그들이 왜 쓸데없는 인명손실을 감수하고자 하는지 팅클맨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어차피 나갈 예정인 월세인을 굳이 집주인이 손해를 감수하고 더 빨리 내쫓으려는 모양새였다.


“보게나.”

“이해할 수 없군요. 설마 우릴 포로로 잡으려고 하는 걸까요?”

“헌신자의 도움 없이 말인가? 어림없는 소리! 헌신자 놈들 도움 없이 우릴 잡으려면 적어도 우리 하나당 열은 죽어야 할 터인데! 분명 무언가가 있을 걸세.”


팅클맨도 망원경을 꺼내 들었다.

스코빌의 말마따나 숲의 나뭇잎이 진동하고 있었다. 정찰부대나 한두 부대로는 절대 낼 수 없는 진동이었다.


“자넨 계속 숲을 관찰하게. 난 길드원을 모으겠네. 종을 울리게나, 타르벳!”


스코빌의 외침에 근처 종탑 지붕에 있던 길드원 하나가 종을 울렸다.

그러자 주위에서 어슬렁거리던 길드원들이 저마다 호통치며 각자 위치로 움직였다.


“평원과 가까운 나무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스코빌. 곧 모습을 드러낼 것 같습니다.”

“특별한 게 보이면 말하게! 다들, 위치로! 각자 포션과 화살 보급 잊지 말게! 마법사들은 각자 탑 지붕 쪽으로! 궁수와 방패든 전사들은-”


스코빌이 확성 마법으로 길드원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사이, 팅클맨은 계속 흔들리는 숲을 주시하고 있었다.


유난히 나무 몇 그루가 지나치리만큼 흔들리고 있었다.

‘이상하군. 공성병기라도 끌고 오는 건가?’


그가 계속 여러 가능성을 생각하는 찰나, 숲에서 처음으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왕국을 상징하는 문장이 새겨진 사슬갑옷 차림에 일반 깃발보다 훨씬 큰 지휘기가 펄럭였다. 분명 그들과 사투를 벌였던 지휘관이 틀림없었다.


그는 말을 타고 위풍당당하게 호위를 받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지휘기입니다. 지휘관이 대놓고 나왔군요. 굳이 우리랑 차 한잔하러 행차하신 건 아닐 테지요.”

“제기랄! 정말로 우릴 공격하겠다는 건가. 대체 왜지.”


팅클맨의 보고에 스코빌이 대답했다. 명령을 얼추 내린 그도 다시 망원경을 들었다.


“뭐지? 이상하군. 적어도 여길 공격하려면 사다리라도 가져와야 하거늘. 아무런 공성 준비도 안 했잖나. 설마 마법으로 방벽을 뚫을 생각인가?”

“숲을 보시죠, 스코빌”


팅클맨이 말했다. 스코빌이 그의 말대로 아직 군대가 나오고 있는 숲 쪽으로 시야를 돌렸다. 숲에 새와 함께 먼지가 일었다.


규칙적으로 나무가 우지끈거리는 소리와 함께 쓰러지고 있었다.


“뭐지? 나무가 쓰러지고 있네. 대체 무슨 속셈이지.”

“뭐가 됐든 따로 저걸 처리할 녀석들을 모아야 할 것 같습니다만.”

“물론이네. 공성 병기든 마법사든 와보라지! 방어에 들어간 우릴 우습게 보고 공격하면 어떻게 되는지 톡톡히 알려줘야겠네!”


스코빌이 서둘러 밑으로 내려갔다. 팅클맨은 여전히 나무를 쓰러뜨리고 있는 그 정체 모를 것에 시야를 집중했다.

조금씩 그게 숲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순간, 그는 숨이 멎을 정도로 놀랐다. 거대한 발톱을 가진 손 하나가 숲과 평원 경계 사이의 나무를 막대 쥐듯 잡아 쓰러뜨리며 나왔다.


“말도 안 돼. 저런 것까지 동원할 수 있다고! 사기 치지 말라고, 이 개자식들아!”

처음으로 팅클맨이 분노와 당황이 뒤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것은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숨을 들이쉬었다.

그것은 하늘 높이 괴성을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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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2 -최악의 듀토리얼(2) 20.09.10 62 1 14쪽
11 2-1 –최악의 듀토리얼 20.09.08 72 1 7쪽
» 특별판 - 길드와 시작의 마을(feat 부길마 스코빌과 팅클맨) 20.09.05 76 1 9쪽
9 1-7 –사냥꾼과 구출대(7) 20.09.03 71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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