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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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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189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1.10.31 06:00
조회
418
추천
5
글자
11쪽

벨라와 학술원 1

DUMMY

**


벨라는 학술원에서 인기가 매우 많았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그녀에게 있어서는 어쩌면 매우 당연한 것이었다.


벨라를 쫓아다니는 남자 생도들은 늘 존재했지만 벨라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녀의 아버지와 오스카의 외모가 너무 완벽했기 때문에 벨라가 다른 남자에게 관심을 둘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이런 벨라의 모습이 남자 생도들에게 또 다른 매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함이었다.

생도들은 벨라가 얼굴값을 한다며 욕하기 바쁘면서도 늘 그녀의 관심을 끌고자 노력했다.


'휴! 지친다.'


벨라를 쫓아다니는 생도 중에서도 몹시 끈질긴 잭슨이라는 생도가 있었다. 벨라는 이제 막 그를 따돌리고 조용한 곳으로 이동한 상태였다.

그녀가 숨은 곳은 학술원 뒤쪽의 나무에 가려져 있는 어두침침한 곳이었다.

이곳은 길이 없고 통로마저도 몹시 좁아 사람들이 거의 모르는 곳이었다.


'시간이 남아 도나? 그 시간에 학습이나 할 것이지.'


잭슨은 대지 속성의 마검사였다. 그의 가문은 플로가 국왕에게 잘 보여 플로가로 옮긴 상태였다.

잭슨의 가문은 곧 자작 가문이 될 터였다.

그리고 그는 두 예비 왕자 중 에이스의 라인을 타고 있었다.


잭슨은 자신이 귀족이 된다는 이유로 벨라에게 자신을 만날 것을 강요했다.


'빨리 방학이 되었으면.'


벨라는 학술원에서 배움에 대한 즐거움을 알아가는 중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귀족 인간에 대한 혐오감도 키우고 있었다.


'다들 오스카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벨라는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더글러스 저택에서 지내고 있는 것을 이야기해야 하나 고민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가 돌면 자신만 불편한 일을 겪을 것 같았다.


"으아아아아!!"


스트레스를 받은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쥐고 큰 소리로 외쳤다.


'아차.'


그녀는 지켜본 사람이 있는지 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벨라의 눈에 멀찌감치 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자그마한 소녀가 들어왔다.


'으아 창피해!'


벨라는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그러나 소녀는 마치 아무것도 듣지 못한 것처럼 책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벨라는 슬쩍 그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눈에 띄는 것이 있어 다시 앉았다.


'피부가 왜 저래?'


책을 들고 있는 소녀의 손은 작고 앙상했다. 소녀의 체구가 몹시 작았기 때문에 손이 작은 것은 이해가 됐다.

그러나 소녀는 팔도 나뭇가지처럼 몹시 말랐다. 거기에다가 어디서 다친 것인지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었다.


'게다가 마나의 흐름도 안 좋네.'


소녀가 마력이 미약한 건지 다쳐서 잠시 흐트러진 것인지 단언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벨라는 괜한 참견인지 걱정하면서도 소녀가 눈에 밟혀 슬쩍 그녀가 앉은 곳에 조금 떨어진 곳까지 가보았다.


"안녕?"

"..."


소녀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뻔뻔함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벨라였기에 굴하지 않고 또다시 말을 걸었다.


"누가 있는지 모르고 시끄럽게 굴었네. 미안해."

"... 괜찮아."


소녀는 여전히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

대답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벨라의 표정이 밝아졌다.

소녀는 그리 차가운 성격은 아니었다.


'나쁜 애는 아닌 것 같은데, 어디에서 다친 거지?'


소녀의 팔에 나 있는 자잘한 상처에 벨라의 마음이 동했다.

그뿐 아니라 소녀는 영양이 부족해 보였다. 몹시 말랐으며 피부색도 좋지 않았다.


벨라는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물약을 슬쩍 쥐어보았다. 그녀가 상비약처럼 가지고 다니는 상처 치료 물약이었다.

벨라는 소녀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앉았다.


"내가 정말 미안해서 그러는데, 선물 하나 두고 갈게."

"... 아니야 괜찮아."

"아냐. 부디 받아줬으면 좋겠어. 내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그래."


벨라는 물약을 꺼내어 소녀의 옆에 놓아두었다. 그리고 편히 마실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기로 했다.


"상처, 그대로 두면 곪을 거야. 내가 만든 물약이니까 부담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이만 가볼게."

"... "


벨라가 자리를 뜨는 순간까지도 소녀는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러다 벨라가 완전히 장소를 이동하자 벨라가 옆에 놓은 물약을 내려다보았다.


소녀는 물약을 집어 들고 엄지 손가락으로 둥글게 문질렀다.


*


한 번 안면을 튼 사이라 그런지 벨라는 다음 날, 학술원을 지나다니면서 그 여자아이를 종종 보았다.


'오늘만 해도 지나다니면서 몇 번 본 것 같네.'


벨라는 남자 생도들을 피해 소녀를 만난 곳으로 가 그녀를 만났다.


"안녕? 또 만나네."

"... "


벨라는 소녀 자체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지만 상처에 대한 걱정이 컸다.

그녀는 특별히 상점에서 파는 물약을 가져온 상태였다. 소녀의 상처가 낫지 않았다면 선물로 줄 생각이었다.

벨라는 달달한 간식들도 싸왔다. 오스카가 아카데미에서 받아온 것들이었다.


소녀는 여전히 말이 없고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벨라는 아랑곳하지 않고 소녀의 상처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마시지 않은 건가?'


벨라는 시무룩해졌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소녀의 마나 상태가 제법 안정되었다는 것이다.

소녀는 책에서 슬쩍 눈을 떼고 곁눈질로 벨라를 보았다.


"너는 늘 이곳에 있니?"

"... 응."

"그렇구나? 이곳은 나만 아는 줄 알았어."


벨라는 그녀와 소녀 사이에 간식을 슬쩍 내놓았다.


"이거 집에서 가져온 것인데 같이 먹자."

"아, 아니야 괜찮아."


꼬르륵-

그러나 소녀의 대답과는 달리 그녀의 뱃속에서 엄청난 소리가 났다.

소녀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푸흡. 같이 먹자. 나 혼자 다 못 먹어."


벨라는 한입 크기의 미니 케이크를 소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소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얼떨결에 케이크를 받아 들었다.


벨라는 시범을 보이듯 먼저 같은 케이크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으음! 맛있다. 너도 어서 먹어봐."

"어, 으응..."


소녀는 케이크를 한 입 먹어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녀는 그런 디저트를 난생처음 먹어보았다.


"맛있지?"

"으응..."

"내 이름은 벨라야. 넌?"


소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나는 웬디라고 해. 웬디 스미스."

"반가워 웬디. 우리 이곳에서 종종 만나자. 이 빵들은 어차피 아무도 안 먹는 것을 집어오는 거라 부담 갖지 않아도 돼."


웬디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벨라가 가까이서 보니 웬디라는 아이는 무척 귀엽게 생겼다. 영양 상태만 좋았다면 제법 인기가 있었을 것 같았다.


"이, 이걸 아무도 안 먹는다고?"


웬디는 몹시 놀랐다.


"응, 남자들은 그런 거 잘 안 먹잖아. 우리 집엔 순 남자들 뿐이야."


윈드가 발견한다면 전부 먹어치우기는 하지만 그는 낮에 엘프의 마을에 가 있기 때문에 딱히 거짓말은 아니었다.


"고마워 잘 먹을게."


웬디는 체면 때문에 많이 먹지는 못해도 먹는데 몹시 즐거워 보였다.

벨라는 배부른 척하며 일부러 웬디에게 미뤄주었다.


"상처는 좀 괜찮아졌어?"

"아, 응, 고마워. 나는 너에게 뭘 해주면 좋을까?"

"아냐 아냐, 그런 거 바라고 준 거 아니야. 그리고 내가 그때 널 방해했는걸?"


웬디는 두 손을 꼭 쥐고 힘을 주어 말했다.


"아니야 그러면 안 돼! 나중에 꼭 신세를 갚을 수 있게 해 줘."

"어, 응... 알았어. 생각해 둘게."


벨라는 웬디의 발작 같은 태도에 놀라 얼떨결에 승낙을 해버렸다.

웬디는 한시름 놨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


며칠간 벨라는 마리에게 영양이 가득한 도시락을 부탁했다.


"저런, 그런 아이가 있다니. 여기에 있는 것 얼마든지 가져가도 좋아요."

"감사합니다 마리!"


벨라는 웬디가 먹는 모습을 상상하며 즐거워했다. 웬디가 조금 부담스러워할 테지만 벨라는 웬디의 영양상태가 너무 신경 쓰였다.

그녀는 곧 부러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어느 날 벨라는 웬디가 늘 있는 곳에 가서 기다렸다.

그러나 그녀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무슨 일 있나?'


벨라는 한참을 기다리다가 결국 혼자 밥을 먹었다.


*


다음 날, 벨라는 웬디가 꼭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다시 그곳에 갔다.


"웬디!"


벨라는 어두컴컴한 구석에서 쪼그리고 앉아 있는 웬디를 보았다.


"어제는 무슨 일 있었어?"


벨라는 학술원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여자 친구인 웬디가 너무 좋았다.

그것은 두 사람이 같은 속성인 점도 한몫했다.


"..."


그러나 웬디는 대답이 없었다.


벨라가 가까이 다가가자 웬디는 벨라의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왜 그래 웬디?"


벨라는 웬디의 얼굴을 보기 위해 그녀의 앞으로 갔다.

어두운 와중에 잘 보이진 않지만 그녀의 얼굴엔 멍이 들어 있었고 볼은 부어있었다.


"누가 이랬어?"


벨라의 목소리가 흥분 때문에 바짝 높아졌다. 웬디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신경 쓰지 마."

"어떻게 신경을 안 써?"


벨라는 저번에 미처 주지 못한 물약 병을 열어 그녀에게 건넸다.


"또 신세 질 수는 없어."

"신세라니. 친구 사이에."

"친구..."


웬디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벨라는 웬디의 옆에 앉아 물약을 마실 것을 재촉했다.

웬디는 벨라의 힘에 못 이겨 물약을 마셨다.


"켁."

"미안. 너무 독했나?"

"아니야. 목에 좀 걸렸을 뿐이야."


웬디는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물약의 효과가 나타나며 그녀의 상처가 옅어졌다.


"우리 아빠가 의사야. 함께 가자."

"아니야. 그럴 수는 없어."

"고집은. 일단 치료부터 해야지."

"절대 그럴 수 없어."


웬디는 입을 꾹 닫았다. 눈에서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그럼 누가 이런 거야? 말할 수 없는 사람이야?"


웬디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부모님께 맞았나.'


벨라는 인간의 교육 방식 중 폭력이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것만큼은 인간이 짐승보다 나을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럼 이렇게 된 이유도 알려줄 수 없어?"

"나도 몰라."


웬디는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버지의 짜증을 받아냈다.

아버지가 어디에서 무슨 일을 당하고 와서 그러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웬디는 그저 부모가 폭력을 휘두르면 받아냈을 뿐이다.


-학술원에 보내면 떼돈을 번다길래 거금을 주고 보내 놨더니, 당장 학비가 왜 이리 많이 들어가?


부모님의 목소리가 웬디의 귓가를 때렸다.

웬디는 눈을 꾹 감았다. 구슬 같은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미안. 내가 너무 흥분했네. 부담스럽게 하지 않을게."


집안일이라면 벨라가 함부로 나설 수는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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