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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규 님의 서재입니다.

응답하라, 트라이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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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홍규
작품등록일 :
2024.05.09 11:46
최근연재일 :
2024.06.07 12:0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4,241
추천수 :
384
글자수 :
132,234

작성
24.05.2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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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응답하라트라이앵글016-수정

DUMMY



사실 사업자등록도 육씨 아저씨가 했던 거니 그냥 이어서 한다는 정도였지.


그게 왜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상대하는 거래처들 중에서 세금계산서 달라는 데는 한 군데도 없었으니까.


최근에 회사를 상대하면서 처음으로 세금계산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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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봐야 문방구에서 파는 세금계산서 용지 사고 회사 명판 새겨서 찍어주면 끝이다.


그렇게 해도 매번 세금을 내지 않는다.


기준에서 맨날 미달이니까.




세무사를 만나 얘기를 들어보고 좀 이해가 되기는 했다.


세금, 즉 돈에 대한 얘기니까.


“당장 시급한 것은 아니잖아요?”


세무사와 작은아버지를 번갈아 보며 물었다.


“그렇긴 하지. 아직은 잘 모르니까.”


물건이 잘 팔릴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 생각과 예상으로야 아주 잘 팔릴 것 같지만.


세상 사람의 눈이 다 나와 같지는 않을 테니까.


“문제가 될 것 같으면 그때해도 되지 않을까요? 굳이 미리 만들어 두는 게 꼭 좋은 것도 아니고.”


사실 돈도 없다.


내 돈, 작은 아버지 돈을 다 박박 긁어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그나마 직원들 중 일부는 월급도 없다.


몇 가지 약속은 했다.


잘 된다면...


주로 작은아버지가 데려온 사람들이다.


즉 후불로 계약한 사람들.


최소한도의 운영비만 사용 중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들의 기대는 어김없이 맞아 떨어졌다.


효과가 끝내줬거든.


입소문이 중요하다더니, 폭발했다.


온통 플로랄에 대한 얘기들이었다.


나로서는 발음도 어려운데.


사람들은 쉽게도 불렀다.


“오빠, 이건 가격이 너무 착한 거야. 효과에 비해서는 공짜나 마찬가지라니까.”


성연이는 인터넷의 반응을 살피면서 그렇게 말했다.


“효과가 좋은 건 나도 알아. 나도 먹어 봤잖아. 너도 그렇고.”


고등학생이라도 몸매 관리는 필요한가보다.


테스트 해봐야 한다면서 샘플 가져오라고 하더니 성연이가 확 날씬해져 버렸다.


우리 회사에는 비만인 사람은 없다.


있었지만 없어졌다.


다이어트 식품 판매하는 회사에선 비만인 사람을 잘 안 뽑는다는 얘기도 들었다.


효과에 자신이 있던 나는 그냥 뽑았다.


그리고 빼주었다.


아니, 샘플을 제공했다.


약속한 시기가 지나자 딱 예상한 만큼 살이 빠졌다.


눈물을 흘리며 좋아하더라.


나로서는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나야 비만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그런가.


나같은 말라깽이가 다이어트 식품 먹으면 어찌되나 싶어 먹어 봤지만 실패.


아니, 성공인가?


살이 빠지기는 했지만 고작해야 1kg.


내 몸에서 확 십 킬로그램쯤 빠졌다면 그건 팔아서는 안되는 상품이다.


실패작이니까.


의미 없는 숫자라는 내 말에 직원들은 다들 어이없다는 표정을 했다.


“아니, 왜? 일 킬로그램 정도는 오르락내리락 하는 거 아닌가요?”


“그건 맞지만...”


맞지만 틀린 말이라고 했다.


하여간 살이라면 다들 조울증 증상을 보인다니까!




몬센의 역할이 지대하다.


그에게 뭔가 선물을 해줘야할 것 같은데, 뭐가 좋을지 모르겠다.


돈을 주자니 돈은 몬센이 훨씬 더 많다.


부자라서 뭔가 아쉬운 것이 없을 것 같았다.


그동안 유심히 잘 살펴 본 바에 따르면...


그쪽 세상은 단 것이 귀하고 차나 술 같은 것이 질이 낮다.


‘그런 쪽으로 하나씩 건네줘봐야겠다. 어차피 갈 때 뭐 특별한 걸 가져가는 건 아니니까. 설탕 말고, 단 것이라면...초콜릿?’


아주 좋은 생각인 것 같아 스스로를 마구 칭찬했다.


‘참, 포장을 바꿔야 하잖아? 그러지 말고...무슨 로슈인가 로쉐인가 하는 그건 금박으로 포장되어 있지 않나? 그런쪽으로 구입해 봐야겠다. 아냐, 처음부터 너무 고급으로 가면...일단 천연 말고 인공 초콜렛으로? 모양만 예쁘게 낸 수제 초콜렛들도 많잖아?’


작전을 살짝 바꾸었다.


차도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선택 장애가 일어난다.


술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고.


‘일단 와인하고 위스키하고 차례로 줘 보고. 취향을 살펴서 그의 취향에 맞춰서 주는 걸로 해야겠다. 어, 또 뭐가 있지? 그가 흥미를 느낄만한게...어어...거울?’


거기도 거울이 있다.


평민들은 철판을 박박 문대서 광을 낸 것.


귀족은 마법으로 만든 것.


‘애초에 유리 자체도 귀하고. 그러니 큰 거는 말고 손거울?’


손거울을 주욱 보러 다녔다.


애들용도 있고.


손잡이 겸 테두리가 나무로 된 걸 일단 골라 보았다.


가벼운 금속으로 된 것도 있다.


플라스틱은 좀 꺼려지고.


가격 같은 것 보다는 그쪽에 플라스틱을 보내는 것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


그러거나 말거나 하등 상관은 없지만.




아니면 빗.


몬센 당사자가 쓸 것은 아니지.


그에게도 여자 가족도 있을테고.


애인도 있나?


그런 사적인 얘기는 해보질 않아서 모르겠다.


다음에 물어봐야겠다.




선물로서 뿐만 아니라 상품으로서의 가치도 있다.


그쪽에서 먹힐만하고, 이쪽에서는 싸고.


그 반대인 물건도 좋겠지만.


아직은 몬센과 개발한 다이어트 식품.


다이어트 용품도 만들어 볼까?


예전에 보니 양쪽으로 갈라지는 그런 것이 공 같은게 달린 걸 봤다.


‘어디서 봤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걸로 턱살인가 어딘가 하여간 얼굴 윤곽을 얄쌍하게 빼준다는.


여자들이 TV보면서 그걸로 턱을 문질거렸다.


그게 아니라도 그런 비슷한 것은 많다.


팔뚝 살 빼준다는 거, 종아릿살 빼준다는 상품.


‘허긴 훌라후프도 허릿살 빼준다고 했잖아? 별로 효과는 없었던 것 같지만. 그런 식으로 뭔가 특정한 것을 문지르거나 자극 했을 때 그 부위에 살이 빠지도록 하는 게 가능할까? 거기 여자들도 군살은 찔텐데. 딱 그 부위만 빼준다면, 거기서도 먹힐 것 같은데? 여기서 대량 생산해서 가져간다면? 남으면 여기서도 팔고. 아니, 그 반대인가? 여기서 팔고 남으면 거기서도 팔고. 거기야 그걸 살 사람도 많지 않을거야. 귀족 여자들이나 살까? 평민 여자들은 살에 관심도 없을걸?’


몬센이 그 말을 했다.


누가 살을 빼냐고.


살을 찌울수록 더 예쁜 줄 안다고.


믿어지지 않아 몇 번이나 물었었다.


‘거기도 코르셋이 있었던가? 여자들 드레스 보면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그 말은 다이어트 식품이 거기서도 먹힐 가능성이 있다고?’


한쪽 세상에서 생산 한다고 거기서만 꼭 써야한다는 법은 없다.


거기 여자도 여자인데.


한 번 알아봐야겠다.


몬센이 좀 어릿한 면이 있는 것 같단 말이야.


거기 여자라고 군살을 고민하지 않을까?


몬센 말로는 아니라지만.


걔가 여자를 알겠어?


주변에 여자도 없을 것 같은데.


몇십 년간 동정이면 마법사 될 수 있다며?


몬센도 그래서 마법사 된 거 아닐까?




아침부터 시작해 낮에는 새로 만드는 회사일에 전념해도 모자랄 시간이다.


그럼에도 아직 식재료 납품을 계속하고 있었다.


넘겨주거나 정리를 해야 하는데 적당한 사람이나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거래처들을 나몰라라 하면서 폐업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어, 오빠...”


여동생이 좀 어색한 태도로 말을 걸어 왔다.


“왜? 뭐 필요해?”


“아니...그...”


자기 친구 얘기를 했다.


친구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퇴사, 어머니의 입원, 그렇고 그런 몰락의 스토리.


“그래, 참 어려운 상황이로구나.”


“오빠도...그...새로 회사 만들고 있잖아?”


“아, 만드는 건 아니고. 그런데?”


“걔네 아빠가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일? 무슨 일?”


“그 납품.”


“아, 지금 회사 말고?”


“어어, 걔네 아빠도 식품 관련 회사에 일했다고 들었거든?”


“그러게. 그런 분이 하시기에는 너무 하찮은 일인데...어느 회사에 계셨대?”


좀 알아보고 싶어서 물었다.


예를 들자면 횡령이나 갑질이나 성폭행 같은 걸로 퇴사 했을 수도 있잖은가?


동생이 친구 아버지 이름과 근무했던 회사 이름을 알려 주었다.


“너도 그 친구한테 물어봐. 너는 생각해서 얘기했는데 그분은 이런 일 싫어 할 수도 있잖아? 이게 수익이 제대로 나는 일도 아니고.”


성연이와 나 둘이서 하루하루 먹고 사는 정도라면 괜찮다.


흥청망청 낭비하며 살거나 장래를 위해 저금을 팍팍 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정완주라고 했다.


성연이 친구 아버지.


대기업이나 그 계열사는 아니고.


그래도 이름대면 어디선가 들어 봤을 것 같은 회사에 다녔다.


우리는 그런 걸 중견기업이라고 하거나 규모에 따라 중소기업이라고 한다.


보통 사람이 생각하는 작은 공장이나 기업들은 중소기업에 끼지 못하고 그런 걸 영세기업이라고 한단다.


하여간 그런 회사에 다녔는데 상사의 비리를 감사실에 알렸는데 거꾸로 퇴사의 위기에 몰린 것이다.


“사실 뒤늦은 얘기긴 하지만 그만두고 싶기도 했어요. 회사 자체도...좀 그랬거든요.”


법을 위반하는 일이 꽤 많다고 했다.


모든 걸 다 법대로 할 수는 없겠지만, 악의적으로 법을 위반하는 일도 종종 있다고 했다.


“그게 운영진에서 진행하는 건지 중간의 임원이나 고위직이 몰래 벌이는 짓인지는 잘 모릅니다.”


그런 이유로 퇴사는 했지만 갑작스러운 일이라 앞날이 막막했다.


게다가 전부터 몸이 좋지 않던 아내에게 큰 병이 발견되었다.




나도 식재료 납품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다.


수익이 그다지 많지 않고, 수금이 어렵고, 거래처 문제도 좀 있고.


사실 내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수금도 잘하고, 엉성한 재료도 잘 집어넣지 못하고.


남들은 그런 것도 잘 하는데...


그런 걸 사실대로 얘기했다.


그럼에도 좋다고, 하고 싶다고 했다.


마음이 올곧은 사람인데 잘 할 수 있을지 조금 걱정스러웠다.


육씨 아저씨 경우처럼 내가 한동안 정씨아저씨를 데리고 다녔다.


“우리 새 직원.”


“새 직원?”


다들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러다가 곧 무슨 일인지 알았다는 듯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떡였다.


육씨 아저씨 때를 생각하는 모양이다.


“새로 거래처 영업하기 위해 초빙한 분입니다. 납품일도 좀 돕고.”


이렇게 말하면 대놓고 실망하는 표정인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다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둔다.




그래봐야 내가 그들에게 복수할 방법은 거의 없다.




몇 달 동안 정씨 아저씨와 함께 기존 거래처 납품, 수금, 새 거래처 영업을 했다.


겪어보니 사람이 괜찮았다.


‘자리 잡으면 플로랄로 데려와도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사업자를 변경해야 하는데 그랬다가는 외상 떼어먹으려는 놈들이 생길 것 같았다.


그 문제를 의논했더니 웃으면서 당분간은 그냥 두어도 괜찮다고 했다.


‘사실 내가 안 괜찮은 건데...’


왜냐하면 지금 사무실 구한 거며 다 이 사업자로 벌인 일이기 때문이다.


‘법인 전환을 해야 하는 걸까?’


살짝 고민이 되었다.


정씨 아저씨는 차량 가격과 거래처 인수인계, 외상 잔금의 50%를 쳐서 700만 원을 건네 주었다.


가뭄 끝에 소낙비다.


그래도 좀 미안하다.


난 이 돈의 1/10에 인수했으니까.


열 배나 더 비싸게 팔 정도로 사업이 커진 것도 아니고.




“어려운 처지에 굳이?”


“그래도 이게 맞습니다.”


“그러면 아예 명의를 변경하는 게 낫지 않겠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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