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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규 님의 서재입니다.

응답하라, 트라이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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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홍규
작품등록일 :
2024.05.09 11:46
최근연재일 :
2024.06.07 12:03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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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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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
글자수 :
13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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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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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응답하라트라이앵글001-수정

DUMMY





그 날은!

새 거래처 확보를 위한 영업을 하는 날이었다.


경기도 남양주.


내 직업은 식당 등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일이다.


처음엔 영업할 땐 식당, 점포만 순회했다.

원래의 거래처가 다 그런 곳이었으니까.


직장인들이 아무 식당이나 가는 것 같지만 그건 아니다.

장부를 비치해놓고 한 달씩 대놓고 먹는 식당도 꽤 많다.


그런가 하면 구내식당을 가진 회사나 공장도 꽤 많았다.

물론 당연히 기존에 거래하는 업체가 있겠지만.


꾸준히 찾아가다보면 한두 군데는 틈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런 이유로 새로운 거래처 확보를 위해 영업을 하는 것이다.


명함도 돌리고.

스티커도 만들어 돌리고.


어떤 곳은 고기나 생선을 원하는데, 나는 그쪽은 아직 익숙하지 않다.

기존에 하던 공장표 식재료만 취급하고 있다.


신선 식재료는 재고 부담이 엄청나서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정기적으로 받아간다거나 군소리 않고 받아주면 좋겠지만.


갖고 오라고 해서 가져갔는데 트집 잡아 안 받아 버리면 손해가 막심하다.

그러니 새 거래처는 늘지 않고, 기존 거래처는 차차로 줄어들고 있었다.


마음이 늘 불안하고 초조했다.





몇 군데 공장과 회사들을 찾아가 명함과 스티커를 돌렸다.

꼭 식품 아니라도 식당에서 필요한 잡다한 것들을 가지고 다닌다.


현장에서 팔아봐야 큰 돈 되는 건 아니지만 말을 걸거나 대화를 나누고 인사를 하는 빌미를 만들 수 있다.


또 바쿠스 같은 음료도 제 역할을 한다.

그거 한 박스 주고, 얘기 나누고.


대부분은 헛탕이지만 결제 잘해주는 거래처 하나 생긴다면 감수할만한 투자였다.







날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그곳은 막힌 곳.


진입로는 농로 비슷한 구불구불한 시멘트 포장길.

길옆으로 작은 공간들이 좀 있어 거기에 세워놓은 차들도 좀 있다.


막다른 곳에 위치한 회사의 직원 차일 수도 있고.

인근의 다른 공장이나 회사 출퇴근하는 사람들 차도 있을 수 있다.


주민이거나 거래처 사람이기도 하고.

드문드문 길 옆으로 차량이 있었다.


영업 끝나고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갑자기 문 열고 나올까봐 조심스럽게 지나가는 중이었다.


“엇!”


깜짝 놀랐다.

확실한 것은 아니다.


차의 전면 유리는 은박매트 같은 걸로 안에서 가려두었다.


창은 햇빛가리개로 가렸고.

그런데 다 가려지지 않은 틈새로 엄청나게 밝은 빛이 번쩍였다.

카메라의 후레쉬 터트린 것 보다 훨씬 더 밝은?


석양 무렵이었고 그늘진 쪽에 차가 서있어서 발견했다.


대낮이라면 몰랐을 것이다.

빈 차의 안에서 갑자기 엄청난 빛이라니!


그냥 지나치려다가 앞쪽의 좁은 틈에 차를 세웠다.

경승합차라서 가능한 기술.


도대체 차 안에 뭐가 있나 싶어 틈새에 눈을 댔다.

갑자기 안쪽의 햇빛가리개가 치워져 깜짝 놀랐다.


서로 눈이 딱 마주쳤다.

그걸 걷은 사람도 깜짝 놀란 표정이다.


둘이 유리를 사이에 두고 거의 10~20cm 정도 되게 가까웠으니까.

나는 깜짝 놀라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섰다.


차 안의 사람도 뒷머리가 운전석 등받이에 부딪칠 정도로 깜짝 놀랐다.


서로 멍하니 쳐다 보았다.


“자, 잠깐만요.”


차 안의 남자가 창문을 열면서 나를 불렀다.


나도 모르게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서고 있었다.

언제든지 도망치려고 엉덩이를 뒤로 쑥 빼고 있었다.


“봤어요? 어,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정말이예요.”


뭔가 변명을 하려는 듯 빠르게 말했다.


그런데 되게 이상했다.

눈알이 번들거리는 느낌?


‘설마...변태? 아니면...정신병자?’

“아아, 네. 알겠습니다. 그러면...수고하세요.”


변태나 정신병자라는 생각이 들자 그냥 가려고 몸을 돌렸다.


“잠시만요. 가시더라도 듣고 가세요.”


남자는 조금 망설이면서도 날 계속 불렀다.

뭐지?


의아하면서도 불안했다.

주변을 살폈다.


해는 산 뒤로 넘어갔지만 아직 완전하게 어둡지는 않다.

곧 가로등에 불이 들어올 것 같았다.


겉옷을 걸치고 있었지만, 하여간 옷차림도 좀 이상했다.

겉옷은 급하게 걸친 느낌이다.


‘창문은 가렸고, 뭘 했길래 그렇게 밝은 빛이...뭘하고 있었던 걸까?’


“여기서는 좀 그렇고...”


남자가 주변을 둘러보며 중얼거리는 어투로 말했다.

소름이 오싹 끼쳤다.


“술 한 잔 하실래요?”

“차를 가져와서...”


“아아, 으음...저기 큰길 나가서 우측으로 식당 있는데, 아세요?”

“부산식당이요?”


“네.”

“알긴 하지만...”

“거기서 보죠. 식사하고...잠깐 얘기하고.”


“어어...”


거절하고 싶어서 변명거리를 생각하는데 남자가 얼른 권유했다.


어영부영 앞서서 차를 운전했다.

그냥 가야할지 엄청나게 고민을 했다.


변태성욕자나 정신병자가 내게 할 얘기가 무엇일까,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식사를 마치는 동안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다.


집이 어디쯤이냐고 서로 묻고,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었다.

제대로 대답을 해줘야할지, 혹시 나중에 집으로 찾아오지나 않을지 걱정되었다.


식사 후에 길 건너편의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커피를 구입해 그 남자의 차로 향했다.

그 사람이 밥값도 내고 커피값도 냈다.


남자가 망설이고 망설였다.

딱 봐도 뭔가 망설이는 게 보인다.


“힘에 부치는 상황이라,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싶어서요.”


핵심을 빼고 빙빙 돌리는 느낌이라 가만히 정면을 쳐다 보고 있었다.


‘그런 거 아닌 거 같은데? 비밀을 지켜려고 막 둘러대는 거 아닐까?’


딱 그런 느낌이 들었다.


“믿기 어렵겠지만...”


정말로 믿기 어려웠다.

믿을 수가 없는 얘기였다.




그 남자의 이름은 김영준.

우연히 이상한 물건을 얻었다.


여러 해 동안 갖고 있었지만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우연히 용도를 알게 되었는데...차원이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에에?”


믿어지지 않아 나도 모르게 괴상한 소리를 내고 말았다.

나 같아도 ‘그런 거 있다.’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하지 않을 것 같았다.


김영준이 차에서 꺼내 들고 온 가방.

그 안에 물건을 슬쩍 꺼내서 보여주는 데 놀랍다.


몇 가지 물건을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다른 차원이라는 거기서 돈 될 만 한 것을 가져 온단다.

여기서도 그런 걸 챙겨 간다고 했다.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조사하는 중입니다. 조금 불확실한 부분도 있고요.”


내가 아무 말 않고 가만히 있자 이런저런 얘기를 주절거렸다.


그곳의 세상이 열악해서 한 번 갔다 오면 체력이 고갈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돈이 되기는 합니까?”


듣다 보니 의문이 생겼다.


“여기서 가져가는 것은 비싸게 팔 수 있죠. 거기서 가져올게 마땅치 않아 문제입니다. 아직은 요. 곧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대답을 들어보니 좀 황당했다.

새로운 사업도 아니고.

이거야 원!


“근데 그렇게 하려면 여기서도 꽤 여러 날 없어지지 않습니까? 가족이 걱정 안해요?”

“아아, 그게 말입니다...”


시간의 차이가 좀 있다고 했다.

김영준도 아직 완벽하게 알지 못한다고 했다.


장치의 매커니즘에 대해서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그런 불안한 장치를 어떻게 믿고...’


이런 생각이 퍼뜩 들었다.


“아직도 알아가는 중인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좀 지치는 부분이 있거든요. 기가 빨리는 느낌이랄까.”


김영준이 모든 진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진즉에 눈치 챘다.


‘혹시 말이야...거기 매우 위험한데, 자기 대신 날 보내어 거기서 죽도록 만들려는 걸까?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잖아? 여기서 자기 비밀을 아는 사람이 없을 테니까. 유일하게 비밀을 알게 된 나를 그런 식으로...차도살인이랄까...’






그런 생각을 잊지 않도록 마음에 새겼다.

사실 그럴 가능성이 꽤 많을 걸로 예상했다.

비밀 지키려고.


‘이거 잊으면, 죽는 거야. 항상 잊지 말아야 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매혹적인 얘기인 것은 사실이다.


만약 사실이기만 하다면 얼마나 환상적인가?

믿어지지는 않아도.


김영준은 소금, 설탕을 가져간다고 했다.

그걸 팔아서 사금이나 금반지를 사올 계획이라고 했다.


그나마 돈이 될 만 한 것은 우선은 그것뿐이라고 했다.

여기서도 금은 비싸니까.


‘문제는 아무리 금이라도 순도가 너무 낮으면 제대로 값을 받지 못할텐데...’


나는 얼마 전에 들은 얘기가 생각났지만 굳이 말하지 않았다.

금인줄 알았는데 금동이었다는 얘기도 힜고.


우선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믿어지지 않아서였다.

김영준도 실제로 금반지를 구해온 것도 아니다.


앞으로의 계획 또는 희망 사항을 말하는 것.

그곳의 문화가 중세 유럽과 비슷하다고 했다.


“봉건제인지 왕정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국왕도 있고 귀족도 있고 영주도 있다니까요. 나는 들은 얘기뿐이지만.”


한참 듣다 보니 아직 변두리의 작은 마을 근처에서 맴돌고 있는 것 같았다.


“말은 통해요?”

“어, 그거 좀 이상해요. 한국말은 아닌데 한국말처럼 들리고요. 한국말로 하면 걔네들도 알아듣고. 동네 꼬마애들 말로는 억양이 좀 이상하다고는 해요.”


“거기 말을 좀 해보세요.”

“그게 잘 안되요. 거기서는 한국말로 하면 거기 말로 들리니 거기 말을 굳이 배울 필요가 없어서인지...”


“잘 믿어지지는 않네요.”

“그래도 막 흥분되지 않나요? 난 처음 알고, 처음 갔을 때는 정말 가슴이 두근거려서 혼났는데.”


김영준은 살짝 애들처럼 흥분해서 목소리의 톤을 높였다.


“그거 아니더라도 내가 언제 유럽에 가 볼 일이 있겠어요? 전 그렇게 생각했어요. 내 돈 들이지 않고 유럽 여행 중이라고. 현대 유럽이 아닌 중세 유럽 분위기지만.”


그건 좀 매혹적으로 들렸다.

사실 나도 갈등을 느끼고 있었다.


한 번 가볼까, 말까?

가서 위험한 건 아닐까?


이놈이 날 남의 손에 죽게 만들려는 건 아닐까?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 날 말고도 김영준을 몇 번 더 만났다.

단 한 번 듣고 훌쩍 간다는 건, 미친놈일 걸?


노트 하나를 마련해 전에 들은 얘기도 적어 놓았다.


다 기억하지는 못한다.

다만 거래처 진상들 상대할 때처럼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녹음 해두었다.


그렇게 몇 번 더 만나면서 대략적인 것을 알게 되었다.

김영근의 말대로 그 역시 그곳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하는게 분명했다.


“사실은 거기에 갈 수 있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도 다 알지는 못해요. 내가 본 것, 들은 것, 경험한 것만 얘기하는 거죠.”


김영근은 나보다 나이가 많음에도 존댓말을 해주었다.


그런 면에서 김영근은 꽤 신뢰할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아는 건 안다고 설명하고, 잘 모르는 건 솔직하게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 역시 그곳에 간 것은 대여섯 번 되지만 실제로 거기서 한동안 돌아다니고 사람을 만나고 했던 것은 두 번 뿐이었다.


믿어지지 않아서 그냥 갔다가 곧바로 돌아온 게 두세 번은 된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곧장 오지도 못했어요. 처음엔 돌아오지 못하는 줄 알고 얼마나 쫄았는지!”


준비해서 갔지만 예상과 달라 그냥 돌아온 것도 두세 번인가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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