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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규 님의 서재입니다.

응답하라, 트라이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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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홍규
작품등록일 :
2024.05.09 11:46
최근연재일 :
2024.06.07 12:0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4,251
추천수 :
384
글자수 :
132,234

작성
24.05.14 08:57
조회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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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1쪽

응답하라트라이앵글007-수정

DUMMY



“혹시...”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나오는 말을 손바닥으로 막았다.




처음엔 그냥 좀 늦게? 라는 생각뿐이었다.


‘왜지? 무슨 일이지?’


날이 지날수록 이런 생각이 심해졌다.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불길한 상상도 했다가, 에이, 아니겠지, 라고 낙관도 했다.



----------------------------










사실 그곳은 굉장히 위험한 곳이다.


몬스터는 말할 것도 없고.


그게 아니라도 맹수가 흔한 곳이다.


그래서 혼자 다니기 어려워 떼로 몰려다니는 곳.




나도 토레에 갈 때 그렇게 따로 돈을 내고 행상단에 빌붙어 여행을 했다.


지금은 여전히 토레 시까지 갔다가 돌아오지만.




그가 거기서 얼마나 지냈을지를 계산했다.


1:14


그가 이동한지는 오늘로 벌써 열흘.


140일이면 넉 달하고도 20일.


그런데도 오지 못할 상황이라면?


납치, 감금, 중대한 부상, 의식불명, 노예 생활, 최악의 경우 사망?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날이 매우 흐리다.


시간은 오후, 조금 있으면 해가 넘어갈 것 같다.




내 차로 돌아와 데시보드를 열어 보았다.


있다.


아주 밝은 렌턴.


몬스터 눈에 눈뽕 공격을 할 수도 있을 정도로 밝은 걸 구해놓았다.




차를 김영준의 집에서 직접 보이지 않는 조금 떨어진 곳에 세웠다.


날이 살짝 어두워질 때.


지금은 잔뜩 흐려서 더 일찍 어두워졌다.




어두워졌을 때를 기다려 김영준의 집으로 향했다.




부근엔 집도 사람도 없다.


시골집이고 살짝 외딴 집.




들키면 어쩔 수 없다는 심정이었다.


김영준의 집에서 뒤져 볼 곳이 몇 곳 있다.


첫째는 저온창고, 두 번째는 컨테이너 창고, 세 번째는 그의 침실.


마지막은 안 쓰는 방의 부엌.




어쩐 일인지 김영준은 그 부엌을 드나들었다.


자기 집인데 드나드는 거야 문제가 있나?


다만 그가 하는 행동이나 표정이나 말투 같은 것이 묘하니까 수상한 거지.


서둘렀다.


아무리 외딴 집이라지만 안에서 플래시 빛이 번쩍이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으니까.


저온 창고나 컨테이너는 몇 번 들어 가봐서 잘 안다.


뒤질 곳이 뻔하다.


없다.


아니, 있다.


금붙이들.


당장 탐나는 건 아니다.


열쇠 두는 곳을 알고 있다.


그가 일부러 가르쳐 주지는 않았지만.




컨테이너에 차원이동장치나 귀환 장치에 사용하는 걸로 보이는 부속들이 있다.


분해를 해봤기 때문에 딱 보는 순간 알았다.


몬센의 세상이 아닌 한국의 어디선가 따로 제작해 온 것으로 보인다.


아닐 수도 있다.


멀쩡한 걸 분해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여간 비닐 봉지에 그것들을 쓸어담아 가져간 가방에 넣었다.


나가려다가 금붙이도 챙겼다.


수상하게 보일 무기와 방어구, 옷가지들이 든 가방과 상자도 챙겼다.


저온창고에 있는 것은 대부분 식료품.




그의 침실.


여기는 들어와 보지는 않았지만 위치는 알고 있다.


거실에서 얘기하고 화장실에도 가보곤 했으니까.


다른 방은 창고를 겸하는 빈 방.


가방들만 살짝 열어 봐서 내용물만 확인하고 닫았다.




별게 없다.


김영준은 필요하다고 챙겨놓은 모양이지만.


다른 이들이 수상하게 여길 물건들, 즉 지구의 것이 아닌 것처럼 여겨지거나 눈에 거슬리는 것들.


모조리 빈 가방이나 비닐 봉투에 넣어 가져가고 싶지만 혼자 들고 가기엔 너무 많다.


작고 비싸고 희귀하고 너무 이상한 것만 챙겨도 잔뜩이다.




남은 곳은 사용하지 않는 방의 아궁이가 위치한 작은 부엌.


들어가 봐야 아무 것도 없다.


벽에는 요즘 사용하지 않는 낡은 망태기나 소쿠리.


호미 같은 것도 걸려 있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살펴 봐도 이상할게 하나도 없다.


그저 평범해 보이는 옛날 초가집 방식의 부엌.


사실 이쪽으로는 부엌이 없어도 그만이다.


대개는 아궁이만 밖에 나와 있는 형태.


그런데 여기는 작은 부엌이 있다.


여기를 왜 그렇게 눈치를 봐가면서 드나들어야 했을까?




가마솥.


침실쪽 부엌엔 없는 큰 가마솥이 여기 있었다.


큰 것, 중간 것, 작은 것 해서 세 개.


솥뚜껑을 열어 봤지만 비어 있다.


항아리나 나무 상자들도 있어 열어봤지만 아무 것도 없다.




남은 곳은 어디일까?


“흐음...”


허리를 잔뜩 굽혀 아궁이를 열어 보았다.


무쇠 뚜껑이 달려 있는 아궁이.


깔끔한 바닥.


바닥에 재가 거의 없다.


그렇다면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는 뜻인데...




무릎을 꿇고 안을 들여다 보았다.


갑자기 든 생각 때문이었다.


플래시를 켰다.


‘빙고!’


몇 개의 납작한 두툼한 종이 상자가 보인다.


일단 다 꺼냈다.


문도 닫은 어두운 부엌.


플래시를 입에 물고 상자를 열었다.


여러 장의 두툼한 종이들.


다른 상자는 자잘한 금속 조각들.


또 다른 상자에는 작은 돌맹이들.


마치 마나석 같은 형태지만 빛이 전혀 없는.


다른 하나는 금반지 대여섯 개가 든 상자.




일단 가방에 챙겨 넣었다.


이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았다.


다른 아궁이들도 살펴 보았지만 그쪽은 다 빈 곳.


서둘러 김영준의 집을 나와 차를 세워둔 곳으로 향했다.


온 동네가 깜깜하다.


창문에는 촛불을 켠 것 같은 희미한 불빛이 있는 곳도 있다.






가방과 상자들을 들고 집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좀 늦었네? 저녁은?”


“안 먹었어.”


여동생이 시계를 힐끗 본다.


어쩌다 보니 10시도 넘었다.


“씻고 와. 차려놓을게.”


“어, 고마워.”




저녁을 먹고 동생과 잠깐 얘기를 한 후 방으로 들어왔다.


방은 이불 한 채 펴면 꽉 찬다.


그래서 책상도 옷장도 없다.


아주 작은 방이다.




김영준의 박스를 먼저 꺼내 살펴 보았다.


‘이거, 차원이동장치 설계도 같은데?’


딱 봐도 그거다.


작은 부품들, 치수 같은 것들이 적혀 있다.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니 잘 살펴볼 수밖에.




이런게 있을 것 같았다.


그저 그런 느낌.


뭔가 이런 비슷한 게 아닐까 예상했던 그대로.




다음날 오후가 되어 시간이 비어 김영준의 차로 가봤다.


아직도 그는 오지 않고 있다.


하루에 14일이면 그에게는 이미 5개월은 넘었다는 뜻.


‘사고가 생긴 거야. 김영준이 어디 다른 먼곳으로 간 걸까?’


그럴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했다.




김영준만의 일은 아니다.


나 역시 갔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겠다.


그럴 위험은 충분하니까.


‘날 죽이려 굴었던 적도 있고.’


그게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그때 나는 그렇게 느꼈으니까.




이제는 내가 직접 가 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그가 작성한 노트에도 그 얘기들이 적혀 있다.


어떻게 해서 갔고, 어떻게 돌아왔는지.


나는 나대로 탐험 일지랄까, 관찰 일지를 작성 중이기도 하고.






‘성연이가 혼자 살아갈 수 있을까?’


나 같으면 살 수는 있을 것이다.


성연이도 살 수는 있겠지.


그렇지만 얼마나 힘들고 외로울까?


그런 걸 생각하면 그 위험한 곳으로 가면 안 된다.


그저 조금 먹고 살아도 안전한 여기서 살아야 한다.


‘여기라고 꼭 안전한가?’


이렇게 묻는다면 사실 또 할 말이 없다.


엄마와 아버지도 안전한 곳에 사시다가 편안하게 가신게 아니다.


느닷없는 사고.


교통사고 생각한다면 한국도 안전한 곳은 아니다.


차 사고로 죽나 몬스터랑 싸우다가 죽나 똑같은 것이다.


이쪽은 보험을 들 수 있다는 것, 저쪽은 대박을 낼 수도 있다는 것.


죽는 것은 이쪽이나 저쪽이나!


이쪽이 확률적으로 덜 죽고, 저쪽은 인간 목숨이 파리 목숨처럼 싸고 가볍다는 정도?


확률적으로 이곳이 안전하다는 것쯤은 아무리 바보라도 알 수 있다.


그래도 가야하는 이유는 단 하나.


돈 때문이다.


‘그래, 그 웬수 같은 돈.’


만약 성연이가 알게 된다면?


동생은 당연히 가지 말라고 할 것이다.


이곳보다 위험하다는 것쯤이야 모를 리가 없을테니까.


그러나 아예 말을 하지 않고, 지금처럼 출장으로 얼버무린다면?


당분간은 괜찮겠지만.


‘잘 모르겠다!’


이런 건 어차피 해답이 없는 문제니까.


안전을 위해 갖춰야 할 것이 있다.


무기다.


칼이나 창 같은 무기 말고.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내가 어디서 그런 걸 구하겠는가?


김영준도 구해보려 시도 했었지만 실패했다고 알고 있다.




고민 끝에 김영준의 차를 뒤져보기로 했다.


차량 절도범이나 털이범으로 걸릴지도 모르겠다.


그의 집에 갔을 때 차 열쇠를 발견해서 가져왔는데 아마 그 트럭의 열쇠일 것이다.




어차피 그가 돌아오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내 차인 것처럼 태연하게 차 문을 열었다.


데시보드를 열어봤지만 별 것 없었다.


그걸 발견한 것은 운전석 의자 뒤쪽.


쓰레기나 담겨 있는 검정 비닐봉투.


그 안에 그게 들어 있었다.




마법진이 새겨진 것 같은 부속.


그걸 가져와 다른 부속과 조립을 해보았다.


기억나는 대로, 기록해 놓은대로.




이리 붙여보고 저리 붙여 봐도 작동하지 않았다.


상자에 들어 있는 청회색 마나석을 끼워봤지만 여전히 묵묵무답.




한 장씩 복사해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확인해 보는 설계도를 꺼내놓고 찬찬히 다시 살펴 보았다.


이렇게 살펴 본 것만도 수십 번.


‘이걸 이렇게 하면...쳇! 안되네. 뭐지?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이리저리 조합을 해보고 궁리하고 맞춰봐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어어...혹시...’


같은 부분과 다른 부분.


도형이 살짝 다른 곳이 있고, 몇 군데의 작은 부품이 다른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까 문양이나 장치가 다른 설계도도 있다.


‘그건 또 뭘까?’


다른 것이 또 뭐가 다른지도 한참 들여다 보았다.


‘마나석도 다르네!’




장소 때문일 수 있어서 김영준의 차가 주차되어 있는 바로 뒤에 차를 세웠다.


조립해서 가져온 걸 조심스럽게 만져 보았다.


역시 변화 없음.


‘마나석 때문일까?’


탁한 청회색의 최하급 마나석을 빼냈다.


그것들은 김영준의 종이 박스 안에 부속들과 함께 들어 있던 것들.


새로 꺼낸 건 몬센에게 구해 온 마나가 가득 든 하급 마나석.


‘오오오!’


작동하는 것 같아 얼른 멈췄다.


준비없이 가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집으로 돌아왔다.


“오빠.”


“어, 너 며칠 혼자 지내야겠다.”


“응?”


“아는 사람이 자기네 동네 와보겠냐더라.”


“어, 그래?”


조금 떨떠름한 표정인 성연이었다.


“어쩌면 금방 올 수도 있고. 가서 상황 봐서 움직일게.”


“알았어.”


좀 다독이고 여행 준비를 했다.


평소와 비슷하게 꾸렸다.


어디 가도 그다지 이상해 보이지 않을 가방.


그 안에는 세면도구와 갈아 입을 속옷 한 벌, 양말 몇 켤레 들어 있다.


진짜는 몬센이 준 마법 공간 안에 다 들어 있다.


한국과 이계에서 입을 각종 의류, 그곳의 무기와 장비들, 식량, 캠핑용품, 생필품들까지.




다음날 걱정스러워하며 따라 나온 성연이를 다독여 들여 보냈다.


사실은 단지 하루 정도 다녀오면 된다.


그렇지만 만에 하나라는 것이 있으니 성연이에게 며칠 걸릴지도 모른다고 말해놓은 것.


마음이 착잡하다.


김영준이 간 곳으로 갈지, 아니면 어디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될지 아무런 예측을 할 수가 없었다.


‘총이라도 있다면 좋겠는데...’


부산 어디 가면 구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지만.


그런 거 해본 적도 없으니 엄두도 나지 않는다.


그게 적은 액수의 돈으로 어떻게 할 수 있나?


어마어마하게 비쌀지 모를 일이다.


그러면 알고도 구하지 못하겠지.


그래도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꼭 구해보고 싶었다.


‘소음기도 같이.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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