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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규 님의 서재입니다.

응답하라, 트라이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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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홍규
작품등록일 :
2024.05.09 11:46
최근연재일 :
2024.06.07 12:0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4,248
추천수 :
384
글자수 :
132,234

작성
24.05.1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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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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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1쪽

응답하라트라이앵글010-수정

DUMMY



만나는 도시마다 다 비슷비슷한 꼴이다.


같이 여행하는 여행자들의 말이니 거의 맞을 것이다.


-------------------------










수도까지 가지 못했다.


아니, 가지 않은 것이다.




중간에 큰 도시를 만났다.


거기서 시간을 좀 보내면서 살펴볼 생각이 들었다.




행상단에게 그렇게 통보하고 도시에 머물렀다.


계속 여관에만 머문 것은 아니다.


한국에도 가봐야 해서 일부러 잠깐 멈춘 거다.


이쪽 세상의 일도 중요하지만, 내게는 성연이만큼 중요하지 않다.








삶이 고달프고 각박하니 더 이런 헛된 것에 눈이 돌아가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두 곳의 거래처가 거래를 끊었다.


다른 차원을 들락거리면서 신경을 덜 쓴 것 때문일까?


그래도 이전과 비슷한 정도는 했다고 생각했는데.


거래처에서는 그렇게 느끼지 않은 모양이다.




내가 요구해 당당히 끊었다면 좋았겠지만.


그 반대다.


상대방이 당당하게 내일부터는 물건 가져오지 말라고 했다.


“미수금은요?”


[다음 달에 와.]


“새로 물건 사입도 안하면서 다음 달이요? 이번 주가 결제일이잖아요?”


[돈 없어.]


아주 당당하다.


배 쨀테면 째라는 식이다.


‘떼어먹을 속셈이로구나!’


이런 놈이 한둘이 아니다.




“다음 달엔 확실하죠?”


[그렇다니까.]


“알겠어요.”


녹음해두었다.


다음 달에 갔는데 헛소리하면 녹음해놓은 거 틀어서 들려줄 계획이다.


그래봤자 눈도 찡긋하지 않겠지만.


그때는 식당에 들어 누워야지.




그런 식으로 두 군데가 잘려 나갔고 새로 생긴 곳은 한 군데.


다행이 작은 회사지만 구내 식당.


회사 사장의 부모가 농사를 지어 쌀은 공급해준다고 했다.


쌀 농사를 크게 짓나 보다.


부럽다.


그 외의 것은 내게 맡긴다고 했는데.


늦어도 전전날 전에는 식단표와 재료 목록을 넘겨 준다고 했다.




이쪽도 첫 거래라 살짝 불안하다.


식당은 회사 차원에서 직영을 하는 것이라 했다.


조리사 따로 두고.


외주 줬다가 1년만에 해지했다던가?


해지하고 한 일 년쯤 지나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 했다.


회사들은 개인 보다는 조금 나은 경우가 많다.


기대를 해봐야지.




그나저나 두 군데 떨려 나가고 한 군데 생겼으니 많은 손해다.


하나 떨려나고 두 군데가 생겨도 시원치 않을 판에!








그런 이유로 낮 동안에는 더 열심히 영업을 다녔다.


오전에 서둘러 납품을 한다.


오후엔 결제 날짜인 회사들 방문 하면서, 명함하고 자석스티커와 음료 박스 들고 회사들을 돌았다.


결제를 잘해주는 거래처만 남기면 좋겠지만 그걸 거래처는 정말 드물었다.


내 거래처 중에서는 한 곳.


나머지는 다 진상들, 아니면 정말 여러운 곳들, 그도 아니면 어려운 척하는 곳들 뿐이다.


원래 내 마음속으로 정해놓은 퇴근은 오후 일곱 시.


그러나 지금은 오후 8시.




성연이도 밤늦게까지 공부를 한다.


알바 하겠다는 걸 말리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공부만 해줘. 그게 내 소원이야. 대학 가서는 아르바이트 하는 건 네 마음대로 해. 그때는 거의 성인이잖아? 그래도 이상한 알바는 하지 말고. 어떻게든 오빠도 그때까지 더 열심히 해볼게. 지금은 공부에만 전념해도 어렵잖아? 네가 학원을 다니는 것도 아니고. 얼마 안 남았으니까 그때까지만 참아 줘.”


그렇게 약속을 했다.


알바하면서 공부한다는 게 쉬울 리가 있나?




어차피 나는 기존에 하던 일이고 고생이다.


아니, 동생을 돌보는 일이니 고생은 아니다.


지금은 힘들지만 성연이도 나중에 언젠가 졸업하고 취직하겠지.


돈을 벌기 시작하면 금방 형편이 나아질 것을 기대한다.




김영준이 사라진 후 설계도와 장치 회수 할 때 말고는 그의 차와 집 근처로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해결이 되겠지 싶었다.


내 흔적을 더 이상 남기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그때도 장갑을 끼고 움직였다.


얼굴은 마스크로 가렸다.


움직일 때마다 옷도 갈아입었고.


차는 멀리 세우는 등 조심하기는 했다.


김영준의 차에 설치되어 있는 블랙박스 카메라에서 메모리를 빼내 오기까지 했다.




그 차는 그저 버려진 차가 되어 있다.


언젠가 김영준이 사라진 것이 알려진다면 조사를 할까?


그의 차와 집에 내 흔적은 없다.


이계에 대한 것도 없다.


최대한 쓸어 가져왔으니까.


그가 어디서 이런 설계도를 얻었는지 모른다.


어쩌면 부속까지 함께 얻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는 그저 이리저리 만져 보고 이용만 한 것이고.


이제는 없는 사람이니 물을 수도 없다.


그 의문은 영원히 밝혀지지 않겠지.




이번에 온 곳에도 좌표를 측정해 설정해 두었다.


세 군데가 되었다.


출발지인 한국, 도착지, 토레 시 승전기념탑 뒤와 보스레 시 외곽 숲속의 공터.


출발지는 저절로 좌표가 기록된다.


김영준을 만났던 곳이 희미하게 비활성 상태로 남아 있다.


외딴 도로는 아직 선명하다.


좌표를 넣을 수 있는 곳은 이쪽이든 저쪽이든 아직 몇 칸이 더 있다.


문제는 빈칸이 있기는 한데 넣을 수 없는 칸이 있다는 것.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그런 느낌?






혼자 방에 누워 생각을 해 본다.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애들 때, 부모님과 살 때의 기억도 있다.


가장 중요한 건 김영준에게서 얻은 것들.




생각하다 보니 이상한 점이 있다.


김영준은 오고가는 곳이 정해져 있다.


내게 그렇게 말했다.


몇 달 동안이나 장치가 작동하는 곳을 찾았다고 하지 않았나?




실제로 그런 것 같기도 했다.


그가 처음 갔던 그 마을로 반드시 돌아와 귀환을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쪽 세상에서도 다른 장소에서는 귀환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처음에야 14일 후에나 작동했으니...


그때는 마나석의 마나 에너지가 모자라서 작동하지 않았는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이어졌다.


의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원래도 약간 수상했었는데.


생각할수록 모든 것이 다 가짜고 거짓 같았다.


그는 왜 그랬을까?


그의 입장에서는 그게 사실이었고 나만 이상한 걸까?


아니면 그가 목적을 가지고 날 속였다거나.


그러기에는 정말 별 것도 아닌, 사소한 것들을 속였으니 더 이상한 것이다.




머리는 복잡하고, 김영준은 죽었다.


죽었다?


진짜 죽은 건...맞겠지?


그의 시체를 확인해 보지 않았다.


추적하다가 행방이 묘연해져서 포기했지.


만약 아니라면?




고민은 차차 실험을 해보거나 하면서 확인해 보기로 작정했다.


지금 고민만 해봐야 내 머리로는 알아 낼 것이 없으니까.




그가 나타날까?


그가 살아 있을까?


그는 과연 죽었을까?




머릿속은 복잡했지만 몸은 마치 프로그램 된 기계처럼 순서에 따라 움직였다.


새벽에 일어나 도매시장에 가서 주문해 놓은 물건 구입.


곧장 오늘 물건 들어가야 할 거래처 들려 물건 확인시키고 내려 놓고 장부에 기재.


다른 거래처도 같은 방식으로 돈다.


점심 시간 전에 배달이 완료된다.


대부분 점심 장사를 하는 거래처다.


아니어도 점심 시간 전에는 배달이 끝나야 한다.


그 사람들도 손질해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 수금을 할 거래처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수금해야 할 곳으로 가거나 아니면 새로운 거래처를 만들기 위한 영업.


일이 끝나면 체력 단련을 위한 운동을 하거나 일찍 집으로 돌아간다.


성연이와 시간을 좀 보내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잠자리에 든다고 자는 건 아니다.


설계도와 장치와 부속들을 꺼내놓고 연구한다.


아니면 이쪽과 저쪽의 차이를 생각해보고 어떤 상품이 좋을지를 궁리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거기서 뭘 가져와야 여기서 제대로 팔아 먹을 수가 있을 것인가?’


여기서는 은반지만 가져가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


가격 차이가 많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아니면 김영준처럼 소금이나 설탕?




그 반대는?


아직은 모른다.


찾지 못한 것.


열심히 찾고 있는 중.




‘가만, 그 어딘가가 꼭 한국일 필요는 없잖아?’


생각은 흐르고 흘러 총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어, 예를 들자면 필리핀이라거나, 중동 어디라거나, 아프리카라거나.


그게 아니라면?


거기서 총 구해서...


어떻게 하지?




한참 생각하다가 방법을 찾아냈다.


외국, 거기서 이계로 간다, 이제 어디서든 갈 수 있잖아?


거기서 감춰두거나 한국으로 가져온다.


그러면 깔끔해진다.


다시 한ㄴ 번 외국을 정상적으로 나갔다 귀국해야 하지만.


외국을 갈 때 처음엔 정상적으로 공항을 통해서 가야 할 것이다.


좌표만 확인되면?


그때부터는 그 외국은 한국에서도 그냥 갈 수 있겠다.


이계를 통해서.


‘오오, 공짜 외국 여행? 좋네!’


이렇게 생각했지만 곧 마음이 가라앉았다.


사실 이계도 따자지고 보면 외국 아닌가?


좀 낙후된 외국.




총기가 흔하다는 필리핀이나 중동이나 아프리카에 가봐야겠다.


오가는 돈이 문제고, 가서 구할 수 있으리라 장담할 수 없고.




그런 고민과 걱정을 하면서도 체력 단련, 훈련에 많은 노력을 퍼부었다.


몬센의 세상에 가보니 체력이 많이 필요하다.


검술이나 승마 같은 것.


그래서 체력 단련은 열심히 하고 있다.


그곳에서 케일이라 불리지만 실제는 내 몸이다.


영혼이 오가는 것이 아니다.




한동안 평소처럼 지냈다.


배달하고 영업하고 수금하고.


성연이와 얘기하고 잘 지내는 것.


그러다가 성연이에게는 며칠 출장이라고 말해놓았다.


며칠씩 연락도 되지 않아 불안하기는 하겠지만 성연이는 묻지 않았다.


처음에 왜 연락이 되지 않냐고 물었을 때 좀 우물거렸더니 그 후로는 묻지 않은 것이다.


속이 깊은 아이다.


꼬치꼬치 캐물었다면 어땠을까?


난 좀 난감했겠지.


차원이동에 대해서 말 했을까?


아니면 속였을까?


잘 모르겠다.


아마 속였을 가능성이 많다.


차원이동에 대해서 알면, 더 많은 걱정을 할 것이다.


그걸 알기에 마음이라도 편하라고 속였을 것 같다.


지금도 그러고 있으니.


오빠가 고민하거나 거짓을 말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니 속이 깊고 착한 거지.




꽤 여러 날 동안 한국에서만 지냈다.


영업을 열심히 했고.


수금은 더 열심히 했다.


감정 상하지 않을만큼.


주는 놈들이 감정 상해버리면 떼어먹으려 대들거든.


서로 언성 높이는 경우는 자주 발생한다.


대놓고 돈 없다고, 다음 달에나 오라고.


그러면 나는 땅 파서 장사 하냐고,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처지인데 그럴 수가 있냐고.


그놈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사실 한국에서의 생활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빠져 나갈 방법도 없는 그렁 구덩이에 빠진 기분.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뭐든 해야 했다.


다른 이들은 노오오력, 누구는 범죄, 누구는 기발한 아이디어...


내게는 그게 차원이동, 이계였다.


어떻게든 거기서 결판을 내야 했으니까.


그것 말고는 사실 다른 길은 없었다.


아무리 열심히 영업을 해도 어제나 그제나 똑같은 날들.


새로운 거래처가 생기는 것 보다 빠르게 기존 거래처가 거래를 끊는다.


요즘엔 어지간한 곳은 프랜차이즈 화 하는 추세.


그게 아니라도 대형 유통 회사들이 대량 구매로 원가를 낮춘다.


그걸 무기로 낮은 가격에 공급을 해댄다.


내가 도매상에서 구매하는 것 보다 더 싸게 팔아치운다는 뜻.


그러니 경쟁이 되질 않는다.


인터넷을 보면 내가 취급하는 같은 물건인데 가격은 10~20%는 싸게 판다.


이걸 이길 재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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