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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규 님의 서재입니다.

응답하라, 트라이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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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홍규
작품등록일 :
2024.05.09 11:46
최근연재일 :
2024.06.0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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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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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
글자수 :
13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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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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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응답하라트라이앵글011-수정

DUMMY

내가 도매상에서 구매하는 것 보다 더 싸게 팔아치운다는 뜻.


그러니 경쟁이 되질 않는다.


인터넷을 보면 내가 취급하는 같은 물건인데 가격은 10~20%는 싸게 판다.


이걸 이길 재주는 없다.


------------------------








게다가 요즘은 다 택배로 배송 받으니.


물론 선금으로 구매해야 하는 것은 소매를 하는 이들에게는 부담이 된다.




어차피 한국은 안정적으로 뭔가를 계속하기는 쉽지 않다.


여태 이계에 여러 날 가게 되면 작은아버지께 부탁하기도 했다.


그래봐야 하루나 이틀.


그냥 주문 받은 것, 물건 확인해서 챙겨 배달하는 것.


모자라는 건 집의 냉장고에 넣어둔 것에서 챙겨간다.


사무실이 있다면 거기에 냉장고를 둘 수도 있겠다.


그래봐야 하루나 이틀 보관할 뿐이다.


내가 여러 날 보관해서 두루 공급할 수는 없다.


평소엔 내가 거의 매일 도매상에서 구입해 당일에 배달한다.


그저 작은아버지에게 부탁할 때 하루나 이틀 정도 배달하는 일이니까 편법으로 하는 것이고.




‘여기 사업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데. 문제는 수익 구조란 말이지. 수익도 없이 이계에서 돌아다니기 위해 여기 사업체를 그냥 접거나 넘기는 건 안될 일이지. 이걸로 성연이랑 내가 먹고 사는 건데.’


돈을 많이 버는 사업은 아니다.


처음부터도 알았지만.


그저 겨우 먹고 사는 정도다.


그 마저도 미수금이 많아지만 힘들어지는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계로 가는 걸 멈출 수 없다.


어떻게든 여기서 방법을 찾아야 하니까.


그래서 오늘도 외딴 도로의 도로변.


가드레일에 바싹 붙여 주차를 해놓고 차원을 이동했다.




수도로 가다가 멈춘 대도시.


그 대도시 성 밖의 숲 속에 있는 공터.


사냥감을 잡자마자 주변을 살피는 맹수처럼.


나도 그렇게 늘 도착 즉시 주변을 살핀다.


눈으로도 보고.


귀로도 듣고.


주의를 기울여 살피는 걸 잊지 않는다.


조용하다.


평범한 숲이다.


옷차림 등을 다시 한 번 살펴 본 후 도시로 향했다.




며칠 머물면서 수도로 향하는 상단 또는 귀족 행렬 등을 기다렸다.


어느 쪽이 건 돈을 내고 뒤로 붙을 수 있으니까.


혼자 여행하기는 위험하고 쉽지 않은 세상이다.


군부대도 있다.


이런 무리들은 그렇게 해서 나름의 부수입 또는 경비를 벌충하는 것이란다.


보나마나 중간 관리자들이 이리저리 삥땅을 치겠지만.




이번에는 귀족 행렬이다.


귀족 행렬이 좋은 점은 매우 빠르다는 것.


상단처럼 세월아 네월아 하며 장사 할 것 다 해가면서 가는게 아니다.


목적이 있기 때문에 그 날짜에 맞춰 가야한다.


그것도 빠듯하지는 않게 잡았겠지만 상단에 비해서는 엄청나게 빠르다.


소매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붙지 않는다.


난 좋게 생각한다.


이번엔 수도로 빨리 가고 싶었으니까.


마차를 따라가기 위해 나도 마차나 말을 준비해야 할 것 같았다.


“하아!”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빌어먹을 가성비.


말이 좋다.


힘도 좋고 빠르고.


그런데 비싸고 관리가 어렵다.


당나귀나 노새는 구입비용은 싸지만 짐을 말처럼 많이 싣기 어렵다.


걷는 속도도 느리고.


싫으면 자기가 등짐을 지고 가도 되고.


더 힘들고 더 어렵겠지만.


고르고 골라 좀 늙은 말을 골랐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


이곳의 돈은 모자라지 않다.


꽤 여유가 있는 편.


한국에서 가져온 순도 높은 은과 금반지 덕분이다.




말 한 마리.


달랑 그것뿐인데 엄청난 도움이 된다.


일행을 뒤따라 갈 수 있고, 짐돋 가져갈 수 있다.


굳이 판매용의 짐뿐만이 아니다.


자신이 사용하는 것들 역시 많고 무겁다.


말의 등에 양쪽으로 무게와 크기 균형을 맞춰 싣는 것이 중요하다.


거기에 말먹이용의 곡식과 건초 다발.


‘두 마리가 있어야 하나?’


이런 생각도 잠깐 해봤다.


그러기에는 사고 파는 기술이 부족했다.


살 때는 비싸게, 팔 때는 싸게.


상인들 상대로 해서 이익을 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맑은 날이 계속 된다.


어떨 땐 며칠 계속 흐리거나 비가 내리기도 한다.


날씨가 맑으면 맑은 대로 덥고 지친다.


비가 오면 끈적이고 습하고.


밥 해먹기도 힘들고 잠을 자는 것도 불편하거나 때로는 불가능하기도 한다.


그나마 아예 야영을 하는 건 아니니 다행지만.




도심 가까이는 덜하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맹수와 몬스터 천지다.


귀족 일행은 이쪽으로는 아는 척도 하지 않는다.


그저 그들은 자기 길을 갈 뿐이다.


이쪽은 약자 입장이라.


저들이 가는 대로 발발거리며 쫒아갈 뿐.




나 역시 다른 사람들이나 마찬가지로 부지런히 발을 놀려 걸었다.


말은 짐을 지고 걸으니 나는 고삐만 잡고 걷는 중.


사실 처음엔 말을 무서워했다.


보기 보다는 덩치가 크고 근육이 울퉁불퉁.


그래도 늙은 말이라 순하다.


고분고분하니 이끄는 대로 따라 왔다.


노새나 당나귀 보다는 많은 짐을 싣고도.




수도로 가는 길은 결코 가깝지 않다.


편하지도 않다.


99.9%는 비포장도로다.


도시 내부도 비포장인 곳이 흔한 세상.




도시를 만나고 통과하면 또 숲, 아니면 황무지, 아니면 산.




밤이면 가급적 마을에 들리지만 때로는 어쩔 수 없이 야영을 한다.


위험하다.


그럴 땐 경계수위가 최고로 올라간다.


귀족들에게는 기사가 있다.


말 탄 중무장의 기사는 현대의 탱크 비슷한 존재.


보병들이 상대하기가 어렵다.


대규모 병력이거나, 훈련이 잘되어있다면 모를까.


아주 하급의 귀족은 아니었나 보다.


기사도 여럿인데다 경기병과 보병으로 구성된 호위대도 구성해 운용할 정도.


그래도 수준을 알 수는 없다.


이 정도면 백작 정도가 되어야 하는지, 자작이나 남작이라도 가능한 것인지.




이렇게 무장 상태가 좋고 빠르게 수도로 향하니 그런 걸 원하는 사람들이 너나없이 들러붙은 것.


중간에 장사할 사람이 아니라면.




귀족 행렬 뒤로 붙은 서른 명 가량의 여행자들로서는 강행군이었다.


귀족들은 마차로 움직였다.


그나마 귀족의 호위를 하는 보병들 덕분에 더 이상 빨라지지 않은 것.


전원 기병으로만 호위대를 꾸리기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들 것이다.


그 보병의 속도에 맞춘다.


그런데 이 보병들은 걷는 것에 특화된 인간들.


엄청나게 빠르다.


보급 마차가 따로 있어 무거운 것들은 마차로 옮긴다.


방패와 창 같은 무기 빼고는 다 마차에 싣고 간다.


여행자들은 최선을 다해 따라 가지만, 힘겹다.


등짐 지고 가는 사람은 없지만.




어지간한 산적은 얼씬도 하지 않는다.


작은 규모의 몬스터도 단박에 박살 낸다.


상대적으로 약한 여행자 무리로 달려든다.


일부러 이쪽으로 모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기 위해서 여행자들을 받아들인 건가, 싶을 정도로.


그래도 양쪽으로 분산되니 그럭저럭 막아낼 수 있다.




“아아, 고되다!”


야영지 정하고, 저녁 먹고 정리하고 나면 다들 한숨을 길게 내쉬며 고단함을 토로한다.


그게 마을 안쪽이건 숲의 야영지건.


어제는 마을이었고.


오늘은 숲이다.


마을과 마을 사이의 숲이라 만만히 생각했었는데...


새벽에 출발해 열심히 가면 그날 밤 늦게야 도착한다는 말을 간과한 벌이다.


귀족 새끼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낮에 좀 머뭇거렸다.


그러더니 결국 그 고개를 다 넘기 전에 해가 저물었다.


이계에서 극히 보기 드문 큰 고개다.


‘이걸 하루에 넘는다고? 이거 옛날 얘기책에나 나오던 그런..전설의 고개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입을 다물었다.


입밖으로 내서 좋은 말이 있고 그렇지 않은 말이 있다.


아아, 생각도 하지 말 걸 그랬나보다.




모닥불이 잦아들 무렵쯤 되었을까?


나는 불침번 순번이 새벽이라 먼저 잠이 들었다.


“삐이이이이익!”


갑자기 호각 소리가 울렸다.


이건 애가 울면 엄마가 자동으로 눈이 떠지는 그런 수준이 아니다.


머릿속으로 뭔가 날카로운 걸 콱 쑤시는 그런 느낌이다.


그런 정도로 이 길게 울리는 호각 소리는 모든 용병, 여행자들에게는 공포 그 자체다.




사람들이 불에 맞은 듯이 다들 벌떡벌떡 일어났다.


나도 후딱 일어나 방패와 창을 잡았다.


공터는 아비규환 그 자체.


모닥불에는 옆에 쌓아둔 나무들을 마구 던져 넣어 엄청나게 밝다.


그런 밝음 가운데 엄청나게 크고 시커먼 것이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부우우웅!”


거대한 통나무를 휘두르면 바람 갈라지는 소리가 공포스럽게 울렸다.


머리끝이 쭈뼛서고 온 몸의 털이 오소소 일어났다.


이건...이기거나 상대할 수 있는 적이 아니다.


얘기를 들을 땐 그저 웃었다.


사실 상상이 되질 않았으니까.




네 마리의 트롤.


무리 생활, 가족 생활을 한다더니 떼로 몰려왔다.


귀족 일행 쪽으로도 두 마리, 이쪽 여행자 무리로도 두 마리.


귀족 일행 쪽도 난리가 났다.


거기서 먼저 호각이 울린 걸까?


귀족 일행 쪽과는 거리가 50~1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그게 합류 조건이었으니까.


이동 중에나 야영 시 그 정도 거리를 두라는.




그게 좋은 생각이었는지 아닌지는 모른다.


귀족들의 오만함 때문이겠지만.


트롤이 두 패로 갈린 것은 좋은 징조지만 여행자들은 그 두 마리조차 상대하기는 불가능했다.


창으로 견제를 해보지만 몽둥이질 한 번에 창이 몇 개가 우두둑 부러져 날아갔다.


재빨리 창을 빼낸 몇몇은 괜찮았지만.


그게 괜찮은 걸까?


창이 부러진 사람에게 창을 넘겼다.


요즘 연습 중인 활을 꺼냈다.


트롤의 얼굴을 노리고 활을 쏘았다.


맞을 리가 있나!


가만히 서 있는 표적도 어쩌다 맞추는 수준인데.


그래도 내가 활을 쏘아 트롤을 귀찮게 하자 다른 사람도 합류했다.


화살 몇 개가 트롤의 얼굴을 집요하게 노리고 날아갔다.


트롤도 자기 눈이 약점인 것은 아는 것 같다.


한쪽 팔로 눈을 가리면서 다른 팔로 통나무를 휘둘렀다.


눈 뿐만 아니라 귀나 코나 입까지도 철저하게 가렸다.


크기도 워낙 작고.


백발백중 명사수라도 저렇게 빨리 움직이는 작은 과녁을 맞추기는 어려울 것이다.


활을 쏘기 위해 몇 걸음 더 뒤로 물러섰다.


전황을 살피는 척 재빨리 야영지를 둘러 보았고.


‘가능성이...없구나!’


이쪽도 그렇지만 귀족 행렬에서도 트롤 한 쌍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사라고 해서 무적은 아닌 모양이다.


나름대로 대몬스터 전략은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실력이 거기까지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니면 자다가 급습을 당해서?




연속 화살을 날려대면서도 사방을 살피고 또 살폈다.


내가 살 길이 어디인지.


날 위해, 성연이를 위해서라도 난 살아야 한다.


여기서 한낱 트롤의 한끼 먹잇감으로 내 인생을 마감 할 수는 없다!




승산은?


거의 가능성이 없다.


살 길은?


도망이다.


어디로?


트롤의 눈이 미치지 않는 곳.


어둠속이지만.


모닥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몬스터 퇴치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방법.


불을 사방에 환하게 피우는 것.


그래서 야영시에는 모닥불 옆에 잔뜩 마른 나무를 쌓아두는 것.


거기서 일부는 모닥불로 넣었는데 누군가가 잔뜩 쌓여 있는 나뭇짐에 불을 질렀다.


트롤은 그런 것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일단 저항을 짓밟는게 더 급한 것처럼 행동했다.






“하아!”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방법은 없다.


다들 시선이 트롤에게로 쏠려 있었다.


슬금슬금 뒤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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