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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규 님의 서재입니다.

응답하라, 트라이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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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홍규
작품등록일 :
2024.05.09 11:46
최근연재일 :
2024.06.07 12:0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4,402
추천수 :
393
글자수 :
112,105

작성
24.05.1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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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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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응답하라트라이앵글009-수정

DUMMY


인간은 그때를 노려 활로 공격한다.

몇 초 동안이지만 순간적으로 가만히 멈춰 서 있는 상태니까.


----------------------------







2열이나 3열에서 투창을 가진 이들도 이때 공격한다.

2미터 정도 되는 던지기 전용의 짧은 창.


“케레레렉!”


코볼트 특유의 공격신호.


돌담 뒤에서 떼로 달려들어 담장을 넘어 내린다.

이제부터는 거의 담장 위에 올라서지도 않는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전투.

전열에는 큰 방패나 마차에 싣고 다니는 판자 등으로 앞을 가리고 긴 창으로 찌른다.


코볼트나 고블린 정도의 몬스터는 꽤 잘 막아낸다.


200여 마리라면 별 것 아니다.

이쪽 인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400마리쯤 되면 버겁다.


주기적으로 토벌을 해서 그런 대규모 부족은 드물다.




전열로 나가있던 창을 든 인원들이 물러선다.

그들은 나무 상자 사이를 통해 뒤로 빠진다.


나무 상자 사이의 통로에 있던 이들이 그들을 대신해 싸우기 시작했다.


케일 역시 라운드 실드로 얼굴 공격을 막으면서 칼을 내질렀다.


이런 좁은 장소에서는 무조건 찌르기.

휘두르면 옆의 인간들이 맞거나 상자에 걸치적 거린다.


숏소드는 길이가 좀 짧은 칼이다.

그래봐야 20~30cm 차이였지만.


살짝 불리하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대신 사용하기에는 훨씬 수월하다.


몇 마리나 찔렀는지 기억도 없다.


무의식적으로 왼팔의 방패로 공격을 막으면서 틈나는 대로 눈앞의 코볼트에게 칼을 찔러댔다.


목, 얼굴, 가슴 등 드러나는 어느 부위든 찌르면 중상 내지는 사망.


그건 인간도 마찬가지다.

다들 이런 정도의 싸움은 그다지 어려워하지 않는다.

싸움 자체가 낯선 건 바로 나, 한국인 배성근.


생전 이런 싸움 자체를 해보지 않았다

주먹질도 아니고 칼을 찔러대는 싸움이라니!




“삐이이익! 삐이이익!”


특유의 호각 소리가 울렸다.

코볼트들이 퇴각을 하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이때 막 빠르게 찔러대야 한다.

그렇게 배웠다.

코볼트들도 퇴각 명령에는 허둥댄다.


먼저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치는 느낌이다.

공격할 때는 그토록 악착같이 달려들던 놈들인데.


마치 최면 상태에서 깨어나 깜짝 놀라 돌아가려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허둥댄다.


이때 집중적으로 공격해야 한다는 것.


등을 보인 코볼트들을 빠르게 푹푹 찔러댄다.


두 번도 필요 없다.

일단 무조건 아무데나 찔러둔다.


찔리면 거동이 어려워진다.

목숨을 끊는 건 나중의 일이다.


악착같이 뒤쫒아 가면서 공격했다.

뒤로 물러서있던 창을 든 여행자들도 우르르 나와 달려들었다.


코볼트들의 머리와 목과 등을 2배속 영상처럼 빠르게 푹푹 찔렀다.





“헉헉헉!”


다들 숨이 턱에까지 차서 헐떡거린다.

온 몸이 벌벌 떨린다.


전투로 지친 상태에서 빠르게 쫒아가며 칼질을 해대서 더 그런 것이다.


급격하게 품어대던 아드레날린에 의한 흥분.

상단에 속한 하인들이 제일 먼저 들고 달려 온 것도 물이다.


케일도 몇 모금 얻어 마시고 뒤로 물렀다.

상단에 속한 호위병들이 용병들을 모은다.


용병들이 뒷정리를 한다.

케일 같은 초보 상인들도 한 손 거든다.


쓰러진 코볼트들에 대한 확인 사살.

죽은 코볼트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 일.


빨리 정리해야 마음 편히 쉴 수 있으니 모두들 한 손 거드는 일들이다.

주변을 둘러 보는 정찰은 용병들의 몫이지만.




“젠장, 용병들하고 똑같이 싸웠는데.”


누군가가 투덜거렸다.

불침번 서는 용병들이 들을 정도는 아니다.


아직도 흥분으로 인해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있다.

똑같은 싸움인데 용병들은 그걸로 돈을 받는다.


상인들은 돈을 내야 한다.

보호비.


큰 행상단에 내는 비용이지만 그걸로 용병들을 고용한다.


“우리야 외부인이니까.”


작은 상인 하나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 생각에도 맞는 얘기다.

주력 행상단은 그들 돈으로 용병 고용했다.


호위 의뢰.

작은 상인은 보호비 내고 곁다리 낀 것이나 다름없다.


그들은 행상단에 임시 가입한 상태.

장사를 허락 받은 건 아니지만.

그저 뒤따라오는 걸 허락 받은 정도.


보호비도 내고 이런 싸움에 한 몫 거들어야하는 게 조건이다.


열 가지 정도의 조건을 걸어둔다.







이런 사건은 비일비재하다.


며칠에 한 번 정도는 이렇게 몬스터의 공격을 받는다.

몇 사람은 죽었을지도 모른다.


나름대로 훈련도 받고 연습도 하는 용병은 확실히 덜 죽는다.


무장도 단단히 갖춰서 그럴 것이다.


이런 자유 상인 또는 떠돌이 상인을 독립상인이라고도 부른다.


하여간 이름이 많다는 건 허접하다는 뜻.


얼른 내 짐부터 확인.

누가 건드리지도 않았다.

갈아입을 옷이며 생필품 말고는 짐도 없다.


흥분이 가시질 않은 사람들.

아직도 몸속에 아드레날린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새벽이 다가오니 누워봐야 의미없다고 생각한 이들은 모닥불 옆에서 소근거리고 있었다.


나 역시 그런 이들 옆, 모닥불 곁에서 담요로 몸을 두른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잘 모를 땐 그저 듣기만 해도 충분하다.

김영준의 얘기만으로는 확실하지 않다.


그가 이런 경험을 해봤을까?

아닐 것이다.


그는, 직접 본 몬스터가 코볼트 뿐이라고 할 정도로, 조용한 숲과 작은 마을들만 돌아다닌 것 같았다.


아니면 날 속였거나.

그 역시 자기가 보고 들은 부분에 대해서만 말했다.


그게 아니라도 그 사람이 진실만을 말한다고 믿을 근거는 없다.


뭔가를 빼고, 또 어떤 부분은 왜곡을 해도 난 모를 테니까.


내 첫 번째 이계행에서 내가 죽기를 바라고 뭔가 수작을 부렸을지도 모른다.


그가 날 죽이려고 마음 먹었을 수도 있으니까.

죽지 않아서 실망했을까?


이번에 와서 김영준의 흔적을 좀 찾아봤지만 어디선가 완전히 증발해버리고 말았다.




모닥불 옆에서 떠들어대는 사람들의 얘기는 걸러 들어야 할 부분도 많다.


한국이나 여기나 어디든 허풍 떠는 인간들은 많다.

인간은 누구나 살짝 잘난 척을 한다.


그러면서 살을 조금 더 붙이는 식일 수도 있다.

아니면 믿거나 말거나 아예 황당한 소릴 해대던지.


사람들의 얘기 소리를 자장가 삼아 눈을 감고 있을 뿐 잠이 든 것은 아니다.


한국인인 배성근은 이곳에 없는 셈이다.

내 의식이야 어떻든.


어차피 여기서는 케일로 지내려 이름도 그리 댔다.




머리를 정리하느라 잠깐 눈을 감았다 떴는데 벌써 출발 준비로 어수선 했다.

남들의 움직임을 살펴보았다.


나도 서둘러 지난 밤에 따로 놔둔 덩어리 빵을 조금 잘랐다.

차갑게 식은 멀떡한 스프에 찍어서 우물거리고 먹었다.


꺼내놓거나 벌려 놓은 건 별로 없다.

서둘러 챙겨 짐가방에 우겨 넣었다.


“끄응!”


등짐의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거의 다 먹을 것들이라서 그렇다.


수레도, 마차도 아닌 이걸 등짐으로 지고 다닌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못해도 50킬로그램은 넘겠는걸! 50이 뭐야! 느낌으로는 한 80킬로그램?’


한국인 배성근은 아무리 내 몸이라지만 체력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


난 예전부터도 체구가 작은 편이다.

케일은 애초부터 체격이 좋다.


서양인 체구를 가진 이곳 사람들 중에서도 작지 않은 편이다.


무장을 갖춘 호위병과 비슷해 보일 정도다.


‘호위병들이 대체로 용병들이라고 했지?’


상단에서 고용한 호위병.

원래 상단 소속도 있고 매 상행이나 현지에서 고용한 외부영입 용병도 있다.





몸이 기억하는 대로 움직인다.

케일의 기억이 있으니 그대로 따르면 된다.


우선 그렇게 하면서 머릿속으로는 이리저리 재고 따져보고 분석을 한다.


왜?


등짐 무게가 만만치 않다는 걸 알았지만 막상 들어보니 끔찍한 무게였다.

그때부터는 이걸 어떻게 해야 가볍게 만들거나 분산을 시킬지 궁리를 했다.


가장 좋은 것은 말이나 마차를 구하는 것.

문제는 비싸고, 유지비가 만만치 않다.


차량도 연료비와 정비비용이나 도로이용료를 내는 것처럼 마차도 마찬가지다.


마차를 움직이는 동력은 말이다.


기계가 아니다.

당연히 여물을 먹어야 한다.


소는 풀만 먹어도 될지 모르지만 말을 곡식을 먹여야 한다.


마차도 비싸고 말도 비싸고.


차량 구입비가 목돈이 들어가야 하니 비싼 것과 똑같다.





수레도 기각.

길이 포장도로가 아닌데 가능할리가 없다.


울퉁불퉁, 비와서 패이고, 여기저기 무너지거나 뭉개졌다.


가축이 끄는 마차는 몰라도 사람 힘으로 밀거나 당겨가면서 간다는 건 불가능.


하다못해 말이나 나귀나 노새라도 구해 그 잔등에 나눠 실으면 좋겠다.


역시 말 값이 비싸고 유지비가 많이 들어 포기.



가장 저렴하지만 가장 무식한 방법.

무조건 전부 자기가 들고 가는 것뿐이다.

‘조금 지나면 허리랑 무릎이랑 관절 다 나가겠는걸?’




한 번 상행을 하고나면 이익이 생긴다.

때로는 그 차액이 금화 몇 개가 될 때도 있다.


경비가 어마어마하게 든다는 것이 문제.


그래서 그걸 다 제하면 순수한 이익은 크지 않다.

전부 자기 인건비 따먹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래서는 고생만 하지, 돈 벌기가 어렵잖아? 먹고 사는 건 해결이 되겠지만. 언제 자본을 모아 말이나 마차를 구하거나 점포를 구할까?’


현재 상황만으로는 당장 해결책이 없는 상황.


또 하나의 문제는 위험성.


외국인이 볼 때 한국은 맨날 전쟁이 날까 봐 위험한 나라 취급을 받는다.


그러나 막상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그다지 큰 위협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익숙하니까.

그처럼 한국인의 눈으로 보자면 여기는 엄청나게 위험하다.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이다.

그러나 여기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설마 내가 죽겠어?’


약간 이런 마음인 것 같다.


그럼에도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나는 속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한 번 싸워보니 당장 알겠다.


도시와 마을과 농토를 제외한 모든 자연은 사람의 땅이 아니다.

자연은 몬스터의 것이다.


인간은 거기에 성을 쌓고 마을마다 목책을 둘러 끼리끼리 모여 살 뿐이다.


끊어질 듯 가느다란 도로로 이어진 인간의 도시와 마을들.


그 도로를 오가는 것이 이런 상단이나 행상들, 여행자들, 모험가들, 용병들과 기타 등등의 인간들.


‘무장을 조금 더 강화 해야겠다.’


겪어보니 칼이나 방패만으로는 모자란다.

아주 많이.





주력 행상단은 자기네 일정에 맞춰 움직인다.


여행자나 작은 독립 상인들은 그런 행상단의 움직임에 맞춰 움직인다.


그게 싫으면 혼자가면 그만이다.


‘젠장!’


모든 일에 대해서 불만이 있다면 혼자 움직이면 된다.


그게 되질 않으니 속으로만 투덜거릴 뿐.


이번 여행 시작하고 두 번째 만나는 도시.

여전히 살짝 실망이다.


돌로 쌓은 멋들어진 성이 아니다.

흙으로 언덕을 쌓고 그 위에 돌을 덧쌓아 만든 성.


아니면 원래 작은 산이었던 곳을 뭉개서 돌 성을 쌓은 것일지도 모른다.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내 눈으로 대충 살펴보니 거주 인구가 몇 만 명은 됨직한 큰 도시다.


다만 내 입장에서 되게 더러운 곳이다.


쓰레기통 같지는 않겠지만.

성내로 마차들이 다니니 말똥이나 소똥이 너저분하다.


도시인데도 집에서 돼지나 닭 같은 가축을 기르고 있는 것 같다.

상설 상점도 있지만 이런 행상단이 들어오면 임시로 장이 열린다.


상점이나 상인 조합을 통한 도매 거래도 이루어지지만 주민 상대의 임시 소매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만나는 도시마다 다 비슷비슷한 꼴이다.

같이 여행하는 여행자들의 말이니 거의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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