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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옹이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 인간, 인간, 사람, 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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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옹이
작품등록일 :
2022.08.06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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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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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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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DUMMY

-짐승-



마지막 남은 남자 사람의 눈이 튀어나올 듯이 커졌다.


“혀, 형님 머리가 도대체···.”


남자의 눈이 뒤집히더니 기절해버렸다.


“안으로 들어가 있어.”


주인님은 그런 남자를 한번 쳐다보고 엄마와 아이들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씀하셨다.


“네, 네.”


“싫어요!”


엄마는 주인님의 말씀에 따르려고 했지만 희는 그러지 않았다.


“나, 나는 저 사람이 죽는 걸 볼 거예요!”


“이 녀석! 누가 너한테 그런 걸 가르쳤니!? 이놈이, 이놈이!”


엄마가 희의 엉덩이를 때렸고 희가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저 사람은 우릴 괴롭힌 사람이잖아! 으아앙-!”


“어, 언니 왜 울어? 으앙-!”


희가 울기 시작하자 동생들도 덩달아 울기 시작했고 엄마는 당황해 어찌할 줄 몰라 했다.


“짐승. 네가 짐승을 도와 아이들을 안으로 들여보내.”


엄마와 함께 희와 아이들을 다독여 집안으로 돌려보냈다.


아이들을 바닥에 눕히고 등을 토닥여 주니 어느새 잠에 빠져 새근새근했다.


“고마워요.”


내가 아이들을 재우는 동안 정신을 차린 엄마가 내게 감사 인사를 표했다.


“오랫동안 괴롭힘을 당하셨나 봅니다.”


엄마는 대답 대신 쓴웃음을 짓고 아이들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이상하네.


왜 도망가지 않고 이곳에 있는 거지?


짐승 혼자 아이 3명을 키우기는 버겁긴 하지만 이곳보다 나을 텐데.


또 저 사람들은 왜 이 짐승을 죽이지 않았지?


단순히 아이들을 돌보고 있어서?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인님이 계신 집으로 향했다.


주인님은 어느새 의자와 밧줄을 이용해 남은 사람을 포박해 놓으셨다.


남자는 기절한 척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여태까지 기절한 것인지 미동이 없다.


주인님이 남자를 쳐다보시더니 단검을 꺼내 왼손의 새끼손가락 하나를 자르셨다.


“끄아악!”


남자가 헐레벌떡 깨어나 몸부림치며 비명을 질렀다.


주인님이 아무런 말 없이 남자를 내려다보신다.


“뭐, 뭡니까!? 다짜고짜··· 으악!”


주인님이 가운뎃손가락을 자르시고 남자를 빤히 쳐다보셨다.


“워, 원하는 게··· 씨바알!”


집게손가락을 자르시고 다시 쳐다보신다.


“미, 미안합니다. 다시는··· 끄악!”


남은 두 손가락을 전부 잘라내셨다.


그리곤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으신 채 또다시 남자를 쳐다보셨다.


“워, 원하는 게 뭐야!? 제발, 제발!”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으신 것인지 이번엔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잘라내셨다.


“근처에, 근처에 위대한 강물이 있습니다. 거, 거기서 왔습니다!”


주인님이 동작을 멈추고 남자를 쳐다보셨다.


“아, 아까 그 판금 갑옷은 기사가 아닙니다. 대족장님께서 내리신 겁니다! 워, 원래 그놈은 실력이 형편없는 놈인데··· 끄아악!”


주인님이 가운뎃손가락을 잘라내시고 집게손가락으로 칼을 옮기셨다.


하지만 시선은 남자에게 주지 않으셨다.


“저, 저희가 온 이유는 수금하기 위해섭니다.”


남자가 눈치를 본다.


“그, 그 짐승 년은 오갈 데 없는 아이를 거둬들여 키우는 년입니다. 이 마을이 온전할 때부터 있던 년인데 제법 쓸모가 있어 마을에서 암묵적으로 머물 수 있게 했고, 저, 저희는 그년에게 한 번씩 가서 돈을 뜯어내곤 했습니다.”


주인님은 여전히 집게손가락에 칼을 댄 채 남자에게 시선을 주지 않으셨다.


남자는 자신이 얘기한 주제가 정답인 걸 눈치챈 것인지 계속해서 입을 바삐 놀린다.


“그년이 키웠던 아이는 4명이었습니다. 나, 나머지 1명은 나이가 제법 차 성안 경비병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 그놈은··· 끄아악!”


남자가 말을 머뭇거리자 주인님은 가차 없이 집게손가락을 잘라버리시고 남은 두 손가락마저 잘라내시려고 했다.


“그, 그놈은 우리 사이에서 따, 따돌림당하고 있습니다. 짐승이 키운 자식이라고요. 하, 하지만 저는 절대 거기에 동참하지 않았습니다. 정말이에요!”


주인님이 남자를 쳐다보신다.


“주, 준입니다. 그놈의 이름은 준입니다.”


만족하신 것인지 손가락에 댔던 칼을 거두셨다.


“이, 이제··· 끄윽!”


하지만 주인님은 살려둘 생각이 없으신 것인지 남자의 목을 그어버리셨다.


목에서 뿜어진 피가 주인님을 적신다.


주인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갈라진 목에서 심장박동에 맞춰 쭉쭉 뿜어지는 피를 맞으며 남자를 쳐다보신다.


희, 희와 아이들을 안으로 돌려보내서 정말 다행이야.


나도 모르게 내 목을 한번 어루만지며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주인님은 그렇게 한참이나 남자를 쳐다보시더니 밖으로 나가버리셨다.


나는 어찌할 줄 몰라서 짐을 챙기고 주인님을 따라나섰다.


“씻고 올 테니 기다리고 있어.”


급히 짐에서 여분의 옷과 수건을 꺼내 주인님에게 내밀었다.


아차.


손에도 피가 묻으셨지.


주인님도 내가 내민 옷을 받으시려다 자신의 손을 보시고 거두신다.


“옷만 두고 가.”



///



주인님이 씻으시는 동안 나는 시체를 치우고 핏자국을 대충 정리한 후 길가에 아무렇게나 앉아 쉬고 있다.


내가 청소하는 걸 여태껏 보고 있었는지 청소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희가 사는 집의 문이 살짝 열린다.


문틈에서 짐승의 머리가 빼꼼 나와 이리저리 살펴본다.


나를 제외한 누구도 없는 걸 확인한 것인지 문을 활짝 열고 나에게 다가온다.


희와 아이들은 나오지 않는 걸 보아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듯하다.


“저기··· 전부 마무리됐나요?”


“네. 이번에는 주인님 때문에 아이들이 보지 말았어야 할 것을 봤으니 그걸 문제 삼으러 왔습니까?”


나는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고 고개만 들어 퉁명스럽게 답했다.


“아, 아니에요. 절대!”


나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엄마를 쳐다봤다.


“정말이에요.”


“알겠습니다. 아이들은 괜찮습니까?”


“네. 덕분··· 네. 괜찮아요.”


“제가 어쭙잖게 충고하자면 여길 떠나시는 걸 추천합니다. 세상은 점점 혼란스럽게 될 것이고 그 혼란의 원인은 짐승입니다. 우리 짐승이란 말입니다.”


“네. 알고 있어요. 하지만 아이들은요? 제가 떠나버리고 나면 저 아이들은 어떡해요?”


엄마가 눈가를 훔쳤다.


“지금이야 당신이 사람의 아이들과 지내도 큰 지장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사람들은 당신은 물론 저 아이들까지 짐승이 키운 자식이라고 돌을 던질 겁니다. 당신이 있으므로 저 아이들이 박해 받을 거란 말입니다. 준이라는···.”


“네, 네? 그 사람들이 준에 대해 말했었나요? 밥은 잘 먹고 다니나요? 어디 다친 곳은 없고요?”


말을 급히 끊었지만, 귀에 들어가는 걸 막지는 못했나 보다.


준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엄마가 다급히 내게 물었다.


“준이라는 아이는···.”


당신 때문에 따돌림당하고 있습니다.


짐승이 기른 자식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니 잘 먹지도 잘 지내지도 못하겠죠.


어쩌면 이 세상에 없을 수 도 있고.


“··· 아닙니다.”


“네? 무슨 말을 하려던 거예요? 말해주세요. 제발 한마디라도.”


엄마가 울듯이 말했지만 나는 입을 열지 않고 시선을 피했다.


진심으로 사람이 자신의 자식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배로 낳지 않았지만, 가슴으로 나은 자식이라 생각하면서?


더군다나 같은 짐승도 아닌 사람을?


“서, 설마 준에게 나쁜 일이 생긴 건 아니겠죠? 네? 그렇죠?”


엄마가 바닥 털썩 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거짓말로 헛된 희망을 안겨주고 싶었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그저 입만 다물고 있을 뿐.


어디선가 발걸음 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주인님이었다.


주인님은 엄마와 나를 한 번씩 쳐다보셨다.


“가자.”


선님을 기다리지 않을 거라 결정하신 모양이다.


“저, 저도 갈 거예요!”


엄마가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주인님을 보며 말했다.


“너는 위대한 강물의 근처에 가는 순간 죽는다.”


“아니요! 저 짐승도 가는데 제가 못 갈 게 뭐가 있어요!? 저는 지금 당장 제 아이를 봐야겠어요!”


엄마가 불경스러운 어투로 주인님에게 큰소리쳤다.


주인님은 그런 엄마를 아무런 표정 없이 쳐다보시고 발걸음을 뒤로 옮기셨다.


“저도 갈 거예요. 가서 준을 봐야 한단 말이에요!”


엄마가 주인님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졌다.


나는 주인님이 칼을 빼 들어 엄마를 죽일 것 같아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눈을 살짝 떠보니 주인님은 무심한 눈길로 엄마를 내려다보기만 할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으셨다.


“네 아들의 안위를 확인하는 게 네 목숨보다 중요하단 얘기긴가?”


“저, 저는 제 아들을 꼭···.”


“네가 죽어버리면 남은 아이는? 팔려가거나 짐승의 표적이 될 텐데? 그래도 네 목숨을 버려가면서까지 봐야겠다는 말인가?”


엄마가 갈등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 그러면 준의 안위만이라도 확인해 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싫다. 내가 왜 수고를 들여 네 부탁을 들어줘야 하지?”


엄마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다.


주인님은 그런 엄마에게 시선을 거두고 날 쳐다보신다.


“선의 짐을 돌려놓고 와.”


“서, 선님의 짐을요? 그러면 정말···.”


선님과 헤어지게 될 거예요.


주인님은 아무런 말 없이 날 빤히 쳐다보신다.


“네. 알겠습니다.”


나는 주막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걷던 와중 뒤를 한번 돌아봤는데 엄마는 여전히 주인님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은 채 있었고 주인님은 그런 엄마를 내려다본 채 계셨다.



///



선님의 짐을 돌려놓고 주인님에게 돌아가니 엄마는 어느새 사라진 상태였다.


같이 가기로 한 고집을 꺾은 모양이야.


근데 주인님은 그런 엄마를 어떻게 설득하신 거지?


서, 설마 해하신 건 아니겠지?


“가자.”


주인님은 날 보시자마자 재촉하셨다.


나는 불안한 마음에 희가 있는 집을 돌아봤다.


“안 죽였다. 다시 말하지만 난 살인귀가 아니야.”


주인님은 그런 내 마음을 읽으신 것인지 날 안심시키는 말씀을 하셨다.


“아, 아니에요. 저는 그냥···.”


그렇게 3분쯤 걸었을까?


뒤에서 우리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린다.


“잠시만요-! 아저씨 잠시만요!”


누군가 싶어 고개를 돌려보니 희가 자기 몸만 한 가방을 든 채 낑낑거리며 오고 있었다.


주인님과 나는 희에게 돌아가 무슨 일인지 물었다.


“이, 이 가방이요. 그 언니 가방 아니에요? 잊으신 것 같아서요.”


“아, 그 가방은···.”


“그렇구나. 내가 깜빡하고 잊어버렸다. 고맙다.”


내가 일부러 놔두었다고 말하려고 했으나 주인님이 내 말을 끊어버리시고 미소와 함께 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씀하셨다.


“헤헤. 어쩐지.”


희는 칭찬에 어찌할 줄 몰라 하며 얼굴을 붉혔다.


“혹시 어디로 가시는 거예요?”


“우리는 위대한 강물에 간단다. 왜? 그곳에 볼일이 있니?”


“아, 저기···.”


희가 주인님의 눈치만 보며 입을 열지 못했다.


“말하렴. 아저씨가 들어줄 테니.”


“그, 그러면요. 위대한 강물에 제 오빠가 있거든요? 이름이 준이라고.”


아, 주인님이 거절하셨는데.


주인님이 미소를 거두고 희를 한번 쳐다보고 선님의 가방을 쳐다보셨다.


희도 주인님의 표정을 보고 거절할 거라 생각한 것인지 어두워졌다.


“아, 저기 그건 이미···.”


그건 이미 엄마를 통해 거절했다고 말하려고 했으니 주인님이 손을 들어 날 제지하셨다.


“알겠다. 네 오빠의 이름이 준이라고?”


“네, 네!”


희의 표정이 급격히 밝아졌다.


“위대한 강물에 가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내가 알아봐 주마.”


“그, 그리고 이것도 있어요!”


희가 꼬깃꼬깃한 종이를 주인님에게 내밀었다.


“편지예요. 꼭 전해주셨으면 해요.”


“그래. 내가 꼭 전해주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돌아갈 데는 너 혼자 갈 거니?”


“네. 저 혼자 왔으니깐요.”


“같이 가자. 내가 데려다줄 테니.”


“네? 하, 하지만 아저씨는 저쪽으로 가려던 거 아니었어요?”


“10분 정도 늦어도 상관없단다.”


“와아-! 신난다-!”


희가 기쁨에 겨워한 나머지 자리에서 방방 뛰었고 주인님은 그런 희를 미소를 지으며 쳐다보셨다.


나는 그런 주인님을 미소를 지으며 바라봤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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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95(1) 23.05.21 1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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