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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매니 님의 서재입니다.

선의를 위한 세상은 없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일어선자
작품등록일 :
2020.03.27 18:09
최근연재일 :
2020.04.29 16:51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2,021
추천수 :
8
글자수 :
140,745

작성
20.04.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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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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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6화

DUMMY

최민수는 자신을 바라보는 기훈이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기훈이는 그 모습을 본 후 곧바로 거대한 오크에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다진이를 제외한 전투가능한 사람은 모두 그 뒤를 따라갔다.


"오. 혹시 이 친구는 도우러 가지 않아도 되는 건가요?"


"이녀석은 여기에 있어야 제 할 일을 하는 거다."


"흐ㅡ음. 뭐 알겠습니다."


남자는 동료들을 따라서 가지 않는 다진이에게 관심을 가졌다. 한 번 쓱 훑어보는 느낌이 섬뜩하게 느껴졌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선 다진이가 옆에 있어야 한다. 어떤 위험이라도 미리 알고 있으면 잘 대처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최민수에게는 있었다.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전장에 5명의 인원이 지원병력으로 참여했다. 이기훈은 오크에게 돌진해 녀석의 시선을 자신에게 돌리는 것에 성공했다.

열심히 자신에게 생채기를 내던 6명을 후드려 패고 있는 오크는 갑자기 자기 다리에 달라붙어 행동을 제약시키는 놈을 바라보며 가소롭다는 듯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하지만 그런 표정도 잠시 이기훈은 자세를 잡더니 엄청난 힘으로 자기 체격의 두배정도 되는 오크의 다리를 잡아 내동댕이 쳤다.


자기 허리에도 오지 않는 조그만 녀석이 이런짓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 듯 오크는 쓰러진 채 고개를 두어번 휘두르며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쓰러진 오크에게로 공격이 퍼부어지기 시작했다. 제일 처음은 속도가 가장 빠른 이정민이 녀석의 급소를 노리고 달려들었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오크는 들고 있던 도끼도 내려두고 손으로 날파리 잡듯이 이리저리 휘둘렀지만 이정민은 그 손동작을 비웃듯이 간발의 차이로 피하며 오크의 신경을 쏙 빼놨다.


이정민이 도저히 잡힐 기미도 보이지 않자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오크는 공격을 무시하며 도끼를 잡고 일어서 바로 섰다. 그러자 정면에 거대한 얼음 송곳이 보였다.


이제 이곳 저곳에서 여러 공격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분노에 차오른 오크는 그런 것도 상관하지 않고 거대한 도끼를 들어 단번에 얼음송곳을 갈라버렸다.


그 거대한 위압감에 잠시 태준이는 몸을 멈추며 망연히 오크를 바라봤다.


'이녀석을 진짜 상대할 수 있을까.'


태준이가 멍하니 압도되어 있을 때 그 뒤에서 용화가 달려나가 오크의 안면을 향해 뛰어 올랐다. 도대체 이런 용기나 만용은 어디서 튀어나오는 건지 겁도 없는 용화는 단숨에 오크의 관자놀이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도 오크는 잠깐 눈썹만 찌푸릴 분 그다지 타격을 입지 않았다. 그럼에도 용화는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나갔다. 제대로 상대가 되지 않더라도 달려드는 그 모습은 태준이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태준이는 인상을 한번 찌푸리고는 자신의 다리를 힘껏 치고는 오크를 향해 달려들었다.


5명이 합류해 총 11명이 펼치는 레이드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오크의 피부가 생각외로 단단했고 녀석이 뿌리는 위압감과 몸을 생각하지 않는 돌파력이 상당했다.


하지만 결국 녀석은 온 몸이 너덜너덜하게 곤죽이 된채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물론 레이드에 참여한 인원들 모두 몸이 성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적어도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아마 탐사대와 남자가 속해있는 집단이 서로 협력하지 않았다면 사상자는

물론이고 잘못하면 침식세계마저 클리어하지 못할 수 도 있었다.


여기까지는 최민수의 판단이 옳았다.


거대한 오크가 쓰러지자 남성이 최민수를 향해 말했다.


"드디어 쓰러졌군요. 사실 몇명 죽을거라고 예상했습니다만 실력이 꽤나 대단하더군요. 덕분에 사상자 없이 저 놈을 쓰러트릴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갑작스러운 감사인사에 뭔가 느낌이 이상한 최민수는 다진이를 바라봤다. 다진이는 잠들어 있었다. 뭔가 일을 벌렸다는 확신이 든 최민수는 바로 남자를 향해 공격을 했다.


"오. 역시 판단이 좋으시군요. 하지만 너무 늦으셨습니다."


남자는 최민수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이며 딱하다는 듯이 바라봤다. 그 모습을 보며 주먹을 날리려는 최민수는 점점 눈이 감겨지는 걸 느꼈다.


"너.. 이 개.. 자식...!"


"호오. 원래라면 이미 쓰러졌어야 당연한 일인데. 대단하시군요."


최민수는 남자의 모습을 눈에 새기듯이 눈이 감길때까지 노려봤다.


"전부 잠들었습니다."


"흠. 빨리 정리하세요. 정리가 다 끝나면 빠져나갑니다."


남자를 향해 아까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오크와 싸우던 사람 한명이 다가왔다. 다리도 절고 있고 팔도 제대로 못 가누는 걸 보니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는게 확연했지만 남자는 그런 걸 상관하지도 않고 지시를 내렸다.


지시를 받은 사람은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가 쓰러진 오크를 해체하기 시작했다. 나머지 5명도 너덜너덜해진 몸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오크의 시체를 뒤지던 도중 한명이 심장쪽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붉은 빛을 띤 검은색 돌은 요사스럽게 빛나고 있었다.


"으흠. 역시 예상대로 군요. 굳이 수고해서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어느새 검은 돌을 들고 있는 전투원에게 남자가 다가왔다. 목적을 이룬듯 만족한 미소를 지은 남자는 전투원의 손에서 돌을 빼았듯이 채갔다.


"저.. 저녀석들은 어떻게 할까요."


"음.. 그냥 놔두세요."


"예? 하지만 저희가 여기에 들어온게 정부에게 알려지면..."


"그냥 시키는대로 하세요. 목적은 달성했으니 우리는 여기서 빠져나갑니다."


남자는 목적을 이뤘다며 증거인멸까지는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부하인 전투원들 입장에서는 무슨 이유가 있겠지 하며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불만이 있더라도 따를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으니까.


'저녀석들을 죽이는 건 아직 시기상조입니다. 꽤나 좋은 인재도 있는 것 같으니 말이죠.'


남자는 아까 슬쩍 훑어본 것으로 쓸만한 인재를 찾았다. 힘에 취해 자기를 제어하지 못하는 놈. 아주 훌륭한 먹잇감이다. 앞으로의 일을 위해서 아직은 과실이 잘 영글어질때까지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그러니 때가 될 때까지 저녀석들은 아직 처리할 수 없었다. 남자는 속에서 그려지는 계획에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펼쳐질 장대한 계획에 몸서리쳐질정도로 희열이 느껴졌다. 하루 빨리 그 날이 오기를.









#










"잠깐 기다려주십쇼!"


한 젊은 청년이 중년 남자의 길을 막아섰다. 중년남자는 굳은 얼굴로 비장한 분위기를 풍기며 청년을 바라봤다.


"왜. 시답지 않은 소리할꺼면 빨리 비켜. 시간 없으니까."


"거기 가는 건 자살행위입니다. 제발 가지 말아주십쇼."


"나라도 가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일이야. 갈 수 밖에 없어."


"왜! 대체 왜 팀장님이 가셔야만 합니까! 다른사람들도 많은데 대체 왜!"


청년은 절규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자기가 지켜야 할 가정도 있는 사람이 왜 이렇게 쉽게 목숨을 버리는지. 도대체 그게 뭐라고 자기 몸을 던져서 미래를 희생하면서가지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어쩔 수 없잖아. 윗 대가리들은 머리가 굳어서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도 모르지 그 아래에 있는 것들은 자기 목이 중요해서 전전긍긍하고 있지. 갈 사람은 나밖에 없어."


"그게 그렇게 중요하십니까?"


"어. 중요해. 목숨보다 더."


'더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내 목숨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바치겠다.' 중년남자가 항상 입에 달고 살던 말이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라는 목적으로 항상 선을 행하려고 노력한 이 남자의 결말이 이런 개죽음으로 끝나야 한다는게 청년은 믿기지 않았다.


도저히 말로는 설득할 수 없을 거라는 것을 깨달은 청년은 몸으로 가로막았다.


"정 가고싶으시다면 절 쓰러뜨린 후에 가셔야 할 겁니다."


"잘 알고 있잖아 민수야. 넌 날 막을 수 없어."



.


.


.


.


"으헉!"


최민수는 괴성과 함께 잠에서 깨어났다. 벌써 보더들을 만났던 침식세계에서 빠져나온지 하루가 지났다. 그들은 어떤 능력인지 모르지만 최민수와 그 일행들을 전부 잠들게 한 뒤에 오크에게서 무언가를 빼내 사라졌다.


다행히 잠들어 있던 사이 어떤 물리적인 위협이나 상해는 입히지 않았다. 그냥 잠들어 있는 채로 내버려두고 자기들이 가져갈 것만 쏙 빼내갔다. 정말 그 남자가 말했던 것처럼 '적의'가 없어서 그냥 놓아줬다는 건가?


다만 꺼림칙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잠들어 있던 사람들 모두가 악몽을 꿨다는 것이다. 그것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절망적이었던 것이나 가장 싫어하는 것들에 대한 악몽을.


그 덕에 최민수는 오랜만에 두번씩이나 과거의 그 광경을 봐야했다.


자신을 여기까지 성장시켜주고 앞길을 밝혀준 은사의 죽음. 그걸 막을 수 없었던 기억은 최민수에게는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최악의 트라우마다.


그때 막을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수도 없이 질문했고 후회했다. 하지만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무력감에 젖어있을 때 날아온 그분의 유서는 최민수를 다시 걸어갈 수 있게 만들어 줬다.


'내가 가르쳐 준 건 잊지 않았겠지? 침울하게 만드는 기억은 잊어버리고 남겨진 추억과 의지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라.'


비록 그분의 남겨진 가족들은 찾지 못했지만 그의 유지만큼은 확실하게 이었다. 언제까지 악몽이 시달릴 수는 없다. 사람은 살아있는 한 앞으로 나아가야한다.








#







어느덧 보조로 참여했던 균열공략이 끝난 뒤 3일이 지났다.


용화는 그곳에서 자신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덕분에 바닥까지 내려갔던 자존심이 회복됐고 좀 더 활기차게 움직였다. 자존심이 올라가서 남을 깔보는 기질이 슬그머니 나오나 싶었는데 그러지 않는 게 의외였다.


거대한 오크를 여러명이서 같이 상대하면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 다진이에게 시비를 걸고 낮추어 보는 행동은 없었다. 넌 누가 뭐래도 내 아래야 라는 눈빛을 보내긴 했지만 물리적인 행동은 없었다.


자기가 3명의 리더라고 생각하고 있던 태준이는 약간의 충격이 있었다. 자신은 상대의 힘에 굴복하여 절망하고 있는 사이 용화는 그런 것들을 깨부수고 앞에 나가 싸웠다.


태준이는 자기가 이렇게 나약한 사람이었나 라는 자책을 했다. 원래 보통사람의 반응은 태준이처럼 절망하는게 맞다. 용화는 자신의 힘에 취하고 정신이 살짝 돌아서 저렇게 행동이 나온것이다.


어찌됐든 태준이는 자신의 나약한 정신력에 화가났고 더 훈련에 열심히 매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다진이는 꺼림칙한 느낌이 항상 따라다녔다. 위험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전한 것도 아닌 뒷통수가 간지러울 정도의 그런 느낌이 계속 느껴졌다. 한동안은 이런 것 때문에 항상 불안했지만 며칠 지나고 나니 신경쓰지 않고 지낼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된 균열공략을 뒤로하고 다진이에게 커다란 문제가 다가왔다.


"다진아."


"네? 왜 부르셨어요 선생님."


"너. 혹시.. 능력자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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