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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매니 님의 서재입니다.

선의를 위한 세상은 없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일어선자
작품등록일 :
2020.03.27 18:09
최근연재일 :
2020.04.29 16:51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2,017
추천수 :
8
글자수 :
140,745

작성
20.04.07 14:08
조회
61
추천
1
글자
12쪽

10화

DUMMY

대련을 한 3명은 전부 기절하는 것으로 끝났다. 대련을 봐준 세사람은 최민수와 함께 모여서 이야기를 나눴다.


"애들 어땠어?"


"뭐.. 그럭저럭 괜찮았는데요?"


태준이를 상대했던 덩치큰 사내가 답했다. 옷은 너덜너덜해져 있었지만 상처하나 없었다.


"그래기훈아. 괜찮았다면 어떤점이 그랬는데?"


덩치 큰 사내의 이름은 이기훈. 탱커를 맡고 있는 그는 업계에서도 탑클래스에 근접한 이름있는 사람이다.


"뭐. 근성도 있고 활용도 괜찮고. 뭣보다 능력을 얻은 지 한달도 채 안됐는데 그 정도의 힘이라니. 앞으로가 많이 기대되던데요."


"그렇다고 말하기엔 너한테는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한 것 같은데?"


태준이는 결국 정타를 한번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전력을 쏟아낸 공격들은 기훈이의 두 팔앞에서 전부 무력화 되었고 제대로 된 데미지도 입히지 못했다.


기훈이는 애초부터 태준이에게 공격을 허락할 마음은 1도 없었다. 그가 중점적으로 본 것은 근성이었다. 압도적인 적 앞에서 포기를 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부딪힐 것인가.


태준이는 시험을 통과했다. 철벽에도 굴하지 않고 쓰러질때까지 공격을 한 근성과 방어를 뚫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한 것을 보면 확실히 대단한 인재다. 게다가 마지막의 이어진 공격들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면 제대로 된 데미지를 입을 만큼의 공격이었다.


온몸의 힘을 끌어올려 시도한 공격이었기에 바로 쓰러지고 말았지만 한 번 한계를 넘었으면 다음에는 좀 더 쉽게 넘을 수 있기에 기훈이는 태준이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타격을 주지 못했어도 포기하지는 않았으니까요. 그 근성을 높이 삽니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한계를 넘어서려고까지 했으니 아마 굉장한 놈이 될겁니다."


'굉장한 놈이라고? 그 정도까지 말할 줄이야.'


이기훈은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마냥 호인인 사람은 아니다. 의외로 손익계산에 빠르고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에 대해서는 좋은 말이 나오지 않는다. 또한 칭찬에 인색하다.


정말로 인정한 사람이 아니면 그저 좋은 말만 몇가지 늘어놓을 뿐이지 저렇게 대놓고 굉장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뭐 태준이에 대해서는 합격이라고 생각하고. 용화는 어땠어 정민아?"


용화를 상대했던 여자의 이름은 이정민. 밸런스가 잘 잡힌 육체강화능력자로 재빠른 스피드가 주특기다. 서브딜러 포지션으로 활동하며 이기훈과 싸늘한 얼굴을 한 남자인 박수현 이렇게 3명이서 같이 팀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


"그냥 뭐. 그저 그랬어."


어정쩡한 대답에 최민수는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얼버무리지말고 제대로 말해."


최민수의 일침에 찔린듯이 움찔 몸을 떤 정민은 용화에 대한 혹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윽. 그냥... 너무 생각이 없다고 해야하나? 직선적으로 달려들기만 하고 주위를 보지 못해. 그렇다고 압도적인 힘이나 스피드를 가진 것도 아니고 감각이 좋은 것도 아니야. 줄여서 평가하자면 절대 같은 팀은 하고 싶지 않다? 정도."


용화는 정민을 얕봤다. 생각없는 공격과 쓸데없이 높은 자존심은 아무런 의미 없는 공격을 난발하게 만들었고 결과는 처참한 패배였다. 자신의 능력을 똑바로 직시하지 못하고 상대와의 차이점을 인정하지 못하는 그 태도는 용화의 성장에 큰 걸림돌이다.


"흐음. 역시나 그럴줄 알았어. 저녀석은 쓸데없이 자존심만 높아서 문제야. 그것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상대방을 까내리지. 그래서 정민이 너를 붙여준건데 이렇게 깨졌으니 좀 바뀔려나."


"아마 힘들지 않을까요? 저런 애들은 한번 깨진거 가지고는 안 되던데."


이번 한번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에 최민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사람들을 봐온 그로서는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생명의 위기에 몇번 다가서야 자신의 나약함을 깨닫게 된다. 부디 늦지 않게 자기 자신을 직시했으면 좋겠지만 문제는 용화 자신의 능력이 왠만한 사람들보다 뛰어나다는 점에 있다.


평균적으로 봤을 때 용화의 재능은 상급에 위치해 있다. 문제는 용화의 능력이 아직 전부 다 개화된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리 능력의 등급이 높다고 해도 경험이 없으면 어린아이에게 검을 들려준 것과 다르지 않다.


때문에 용화의 저런 자만심은 위험하다. 아주 나중에 용화 자신이 일류가 되었을 때 그 자존심은 흠이 되지 않겠지만 지금은 아주 위험하다. 실체가 없는 자존심은 그 자체로 화를 불러온다.


"집중적으로 케어해야 하겠군. 골치 좀 썩겠군."


한숨과 함께 용화에 대한 평가를 끝냈다. 불합격.




"그럼 마지막으로 수현아 다진이는 어땠나?"


박수현. 빙결계 능력자로 아는 사람들에게는 스페셜리스트라고 알려져 있다. 능력의 종류도 희귀하기로 소문난 에너지계열에다가 능력의 조작에도 엄청 능숙하다.


세밀한 조정과 더불어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빙하의 왕처럼 보인다고 해서 빙하의 왕이라고도 불린다. 본인은 그 이름이 나오면 무섭게 얼굴이 일그러지며 노려본다고 한다.


어쩔때는 살기까지 흘러나온다고.


"별거 없는 놈인 줄 알았는데. 굉장히 쓸모가 많은 놈이었다."


수현은 다진이가 기절할때까지 단 한번도 정통으로 공격을 맞추지 못했다. 아무리 얼음덩어리 6개까지 능력을 제한했다고는 해도 저런 변변치 않은 신체강화 능력도 없는 녀석에게 제대로 된 공격하나 적중시키지 못한 건 수현에게 큰 충격이었다.


"개인적으로 여기 널부러져있는 3명중에서 제일 쓸모있는 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까지?!"


수현의 발언에 놀란듯이 정민이 소리쳤다. 아무리 그래도 신체능력으로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저 애가 가장 쓸모있는 놈이라니.


"녀석의 직감? 예지능력? 은 정말 대단한 수준이다. 녀석의 신체능력으로는 절대로 피할 수 없는 공격을 최소한의 피해로 견디게 해주는 그 능력. 정말 말도 안나오는 군."


수현이 말한대로 쓰러져있는 다진이는 약간의 생채기나 상처들이 보였지만 어디를 정통으로 적중당한 그런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


다진이의 상처를 직접 살펴본 정민이 경악했다.


'저 얼음땡이녀석의 성격으로 봤을 때 이렇게나 잘 피한녀석한테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을리 없을텐데? 분명 열받아서 더 심하게 몰아쳤을텐데도 상처가 이것밖에 없다고? 이건 기훈이보다 더 하잖아!'


물론 기훈이처럼 상대의 어그로를 끌며 공격을 방어하지는 못하겠지만 저 박수현의 공격을 저만큼이나 버텨낸 건 확실히 대단한 일이다.


"내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건 단지 공격을 잘 피해서가 아니야. 녀석의 능력은 위기감지능력이라고 말했지?"


수현은 말을이어가며 최민수에게 질문했다.


"그래. 위기감지능력. 얘는 던전에서 자신도 잘 모르던 함정을 그 능력으로 잘만 찾아내서 무력화 하더군."


"녀석의 특별한점은 바로 그거다. 어떤 위기도 살아나올 수 있게 해주는 능력. 절체절명의 위기에도 최소한의 피해로 살아남을 수 있게 해주는 이녀석은 생존자다."


어떠한 위기도 미리 알려주고 피할 수 있게 해준다. 어떠한 이라는 말이 중요하다. 자신이 알지도 감지할 수 도 없는 위협을 미리 알게 된다면 그리고 피할 길까지 머릿속에 알려준다면 그 사람은 어떠한곳에서든 살아남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수현은 녀석을 생존자라고 표현했다. 어떠한 곳에서든 살아날 놈이라고.


"그럼 얘는 합격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지?"


수현은 작게 끄덕이는 것으로 동의했다.








몇시간 뒤. 차례차례 아이들이 깨어났다. 깨어난 아이들에게 최민수는 전에 줬던 체력회복 음료수를 건네줬다. 자신이 아무것도 못하고 쓰러졌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는 용화는 깨어나자마자 정민을 찾았으나 이미 시험평가를 해준 3명은 트레이닝룸에서 사라진지 오래였다.


용화는 분에 찬 마음을 풀 길이 없어 그냥 털석 주저앉아서 음료수를 마셨다. 그렇게 몇분을 쉬고 나서야 최민수는 결과에 대해서 말했다.


"이제 좀 쉰거 같으니까 결과에 대해서 말하겠다. 우선 태준이 넌 합격."


한 번의 공격도 성공하지 못하고 결국엔 혼자서 쌩쇼하다가 나가떨어진 태준이는 합격이란 소리에 깜짝 놀랐다. 당연히 평가는 최악으로 받고 떨어질 줄 알았는데 의외의 결과라고 생각했다.


용화는 태준이가 합격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자신의 라이벌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태준이가 합격했으니 자신도 당연히 합격했을거라고 생각했다.


"용화는 탈락."


'!'


자신이 탈락이라는 소리를 들은 용화는 즉각 돌변하며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 여자에게 당한 것들이 생각났다. 자신의 공격을 요리조리 피하며 농락하는 모습은 아마 앙갚음을 할 때까지는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자신이 탈락이라는 사실은 어찌저찌 인정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다진이는... 합격이다."


'저녀석이 합격이라고? 나는 불합격인데?'


다진이가 합격이라는 말에 가장 놀란 것은 용화였다. 자신이 불합격인데 저런 변변치않은 능력을 가진 놈이 합격이라고?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


결국 불만이 끓어넘친 용화는 항의했다.


"왜죠! 왜 제가 불합격인 거죠?"


"너를 상대한 그 사람이 기준미달이라고 판단했다."


기준미달이라. 도대체 어떤 기준을 가지고 평가했는지는 모르지만 정말 어처구니 없는 기준일거라고 용화는 단정했다. 자신은 통과하지못하고 저보다 못한 다진이는 통과한 기준이란게 분명 잘못된 것이 분명했다.


"그 기준이 대체 뭐죠? 전 인정할수 없어요!"


이러한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던 최민수는 한숨을 쉬었다.


"인정할 수 없으면 어떻게 할거냐. 분명 너는 어떤 공격도 성공하지 못하고 나가떨어졌을텐데. 그걸 알면서 인정할 수 없다고 하는거냐?"


정곡을 찔리는 말에 잠시 주춤하는 용화였으나 이내 다진이를 한번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


"그럼 쟤는 왜 합격인거죠? 아무런 힘도 없는 녀석인데 왜 쟤보다 강한 나는 탈락이고 쟤는 합격이죠!?"


이것도 당연히 예상한 반응이다. 하지만 아무리 예상했다고는 해도 골치아픈 질문들을 쏟아내는 용화를 보니 머리가 아파왔다.


"다진이는 기준을 넘겼고 너는 못 넘겼으니까. 네가 다진이보다 강하고 강하지 않고는 상관이 없다."


"도대체 그 기준이 뭐죠?"


"너희 3명은 각자 다른사람이 평가를 했고 각자 다른 기준이 있다. 너에게 적용된 기준이 있고 다진이에게 적용된 기준이 있다."


서로 기준이 다르니 다진이가 합격했다고 해서 용화가 다진이보다 약하다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용화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그렇게 말을 해도 자신이 불합격하고 다진이가 합격을 한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용화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최민수는 왜 다진이가 합격을 했는 지 이유를 말해줘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다진이가 합격한 건 그 능력의 특이성 때문이다."


능력의 특이성 때문이라. 일단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기로 했다.


최민수는 다진이의 능력에 대해 설명했다. 위기감지능력이라 표현하는 그 능력은 활용성이 대단하고 생존에 대해서는 그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의 가치가 있는 능력이다. 그러니 그걸 가지고 있는 다진이의 가치는 그만큼 높을 수 밖에 없다. 또한 다진이는 그 능력을 사용하는데에 아무런 제한사항이 없고 충분히 잘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합격을 한 것이다.


용화는 최민수의 말에서 몇가지 단어들에 꽂혔다. 능력을 충분히 잘 다룬다. 다진이의 가치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자신의 밑에 깔려있다고 생각한 다진이의 가치가 나보다 높다고?


"그럼 나랑 쟤랑 한판 붙어서 내가 한대라도 때리면 내가 쟤보다 높은 가치가 있는 사람인거라는 거죠?"


어떻게해서 저런 결론이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어이가 없었다. 용화의 능력은 아까 정민이와의 대련에서 잘 파악했으니 최민수는 당연히 다진이가 용화의 공격을 한대도 맞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렇게 인정하지 못하겠다면 그래. 한 번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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