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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매니 님의 서재입니다.

선의를 위한 세상은 없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일어선자
작품등록일 :
2020.03.27 18:09
최근연재일 :
2020.04.29 16:51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2,020
추천수 :
8
글자수 :
140,745

작성
20.04.1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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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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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3화

DUMMY

균열에 진입한지 30분 일행은 손쉽게 넓은 들판에 널려있는 괴물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 침식세계에 등장하는 주 괴물은 오크였다. 아이들도 저번에 상대한 적이 있었던 보스몬스터로 등장했던 괴물이다.


힘겹게 녀석을 쓰러트린 기억이 있는 아이들은 저런 괴물이 십몇마리나 있다는 것에 질린듯이 쳐다봤다.


"오크군요. 저 정도 숫자면 이번 침식세계도 무난하게 클리어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무리의 규모를 따져본 박기호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이정도 수준이면 별로 힘들지 않다는 말은 아이들이 놀라기에 충분한 말이었다. 자기네들의 힘을 총동원해서 겨우겨우 한마리를 쓰러트렸는데 그 괴물들 수십마리 어쩌면 백마리가 넘게 있을지도 모르는데 쉽게 클리어 가능하다니.


"음. 아직 모르는 거죠. 일단 눈앞에 있는 녀석들부터 처리하고 탐사하기로 하죠."


최민수는 아직 이 세계의 난이도를 판단하는건 이르다고 생각했다. 어떤 위험이 숨겨져있을지 모르는게 이곳이니까.


들판에 부는 바람은 녀석들에게 사람의 냄새를 맡게 만들었다. 슬금슬금 녀석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자 뒤로 물러서 계십쇼. 후딱 처리하겠습니다."


검은색 중갑옷을 입은 이기훈이 앞으로 나서며 사람들을 물러서게 했다.


"싸움은 뭐니뭐니해도 선빵이지! 얼음땡이 공격!"


"난 얼음땡이가 아니다. 이정민."


"호칭이 어떻게 됐든 빨리 공격 공격!"


간만의 전투에 신난 이정민은 평소에는 하지 않던 별칭까지 불러대며 방방 뛰었다. 다른사람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 그녀는 마치 길고양이처럼 날뛰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는 박수현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 전투를 하지 못한 시간이 너무 길어서 욕구가 쌓여서 저리 날뛰는 거라고 생각했다.


날뛰는 건 제외하더라도 선공이 중요하다는 건 박수현 자신도 인정하는 거라 오크들이 사정거리에 들어왔을 때 얼음송곳을 날렸다.


날카로운 송곳들은 오크들의 팔 다리 얼굴을 꿰뚫었다. 5마리의 오크들이 얼음송곳에 꿰어져 죽었고 나머지 7마리의 오크들이 이기훈을 향해 달려들었다.


"흐앗ㅡ!"


이기훈은 기합을 내지르며 한 주먹에 한마리씩 날려버렸다. 순식간에 4마리의 오크들을 저편으로 날려버렸지만 큰 타격을 입은건 아닌 듯 했다.


날려진 오크들은 갑자기 가해진 충격에 정신차리기도 전에 박수현이 다시 생성해 날린 얼음송곳에 의해 몸이 꿰뚫려 죽어버렸다.


남은 한마리는 이기훈이 몸으로 막았고 그러는 사이 이정민이 오크의 빈틈을 노려 급소들을 공격했다.


순식간에 쏟아지는 연격들은 오크가 공격당했는지도 모르게 절명시켰다.


시간도 별로 들이지 않고 오크무리를 쓰러트리는 3명을 보며 아이들은 경악했다. 실력차이가 많이 난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는 듯 했다.


"뭐야. 벌써 끝이야? 으 재미없어."


이정민은 입맛을 다시며 아직 부족하다는 듯이 칭얼댔다.


귀여워보이는 얼굴과는 다르게 섬뜩한 언행에 일행 모두가 무슨 귀신바라보듯이 정민을 쳐다봤다.


일행은 피냄새가 풍기는 싸움터를 떠나 다른 곳에 자리를 잡았다. 다른 곳이라고 해봐야 똑같이 풀만 가득한 들판이었다.


"괴물들은 대충 정리된 것 같으니까 베이스 캠프를 설치하고 탐사 시작하겠습니다."


박기호는 탐사할 사람들을 모아 간단한 천막을 설치했다. 몇분 되지 않아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베이스캠프는 이게 과연 튼튼할까 싶은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급조한 것 치고는 쓸만했다.


탐사대원들이 한끼 먹을 식량만 들고 나머지는 베이스 캠프에 저장했다. 30분정도 걸려서 모든 준비가 끝났고 탐사를 시작했다.


두시간 정도 지났을까 박기호는 여기서 풀과 오크들 외엔 다른 것들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자 여기까지만 조사하고, 다음 방으로 넘어갑시다. 아까부터 계속 똑같은 지형과 똑같은 식물들만 나오는데 여기서는 더 얻을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 널려있는 흙과 풀의 표본을 채취했기에 허탕이라고 말할 수 없었지만 이 넓은 곳에 조사할 게 이렇게 없다니 뭔가 허탈한 기분이었다.


탐사대는 베이스캠프를 설치했을 때처럼 신속하게 해체했다. 이미 두시간동안 탐사하면서 다음 방으로 넘어가는 문을 발견했기에 일행은 망설일 것 없이 다음 방으로 넘어갔다.






"오크들 진짜 처리하기 쉽네."


"그러네."


다음방 그리고 그 다음방까지 오크들의 수는 늘어났지만 용화와 태준이가 가세해야하는 상황까지 나오지는 않았다. 전부 그 세명이서 여유롭게 처리했다.


다진이는 그렇게 고생하며 잡았던 오크들이 이렇게 쉬운 괴물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준이와 용화도 마찬가지였다.


얼굴이 어두워져있는 아이들에게 최민수가 다가왔다.


"뭘 그렇게 축 쳐져있어. 설마 자기들이 활약할 시간이 없다고 그렇게 침울해져 있는거냐."


"처음 그렇게 온 힘을 짜내서 겨우 한 마리의 오크를 잡았었는데 지금 이렇게 떼거지로 몰려나와 학살당하는 모습을 보니까 우리 실력이 이정도 밖에 안됐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하 참. 그건 너희들이 처음 능력을 얻었을 때 오크를 만났기 때문이다. 지금 너희들은 충분한 훈련을 통해 더 강해졌어. 아마 한명이 두마리정도는 상대할 수 있을거다."


아이들은 처음에 비해서 많이 강해졌다. 체력을 비롯해서 능력의 사용법이나 활용이 익숙해졌다.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지 더 강력한 공격을 어떻게 쓰는 건지 단련을 통해 알게 된 그들은 이미 오크를 넘어선 강함을 손에 넣었다.


확실히 훈련은 고되고 힘들었다.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는지 확실히 느끼지 못한 아이들이지만 이렇게 최민수가 직접 많이 성장했다고 말하니 침울한 분위기가 싹 날아갔다.


그렇게 아이들을 격려한 최민수는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탐사대원들에게 향했다.


식사는 간단하게 준비되었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전투식량을 가져왔기에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앉아 각자 하나씩 연기를 피워올리고 있었다.


전투식량이라는 말에 아이들은 처음 보는 걸 신기하게 바라봤지만 다른 사람들은 또 전투식량이냐며 투덜거렸다. 아무리 전투식량이 맛있게 개량되고 만들어졌다고 해도 계속해서 똑같은 걸 먹으면 질릴 수 밖에 없는 것이 사람 입맛이다.


요즘들어서 많아진 균열들 탓에 한동안 전투식량을 입에 달고 살아온 그들의 입장에서는 이제 그만 좀 먹고싶은 음식이었다.


불평은 불평이고 배가 고프니 먹기는 해야하니 꾸역 꾸역 배를 채우던 그때 다진이에게 경고음이 들렸다.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직감의 소리.


저번에는 위기가 눈앞에 닥쳐야 반응을 했던 직감이었는데 이렇게 미리 알려주는 건 처음이었다.


'직감.. 이것도 발전하는 건가?'


다진이는 최민수에게 가서 뭔지 모르는 위협이 주위에서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야가 탁 트인 넓은 벌판에서 위험이 몰려온다는 말은 어떻게 보면 어처구니가 없는 말이지만 최민수는 다진이의 능력을 믿었다.


"모두 식사 정리하고 전투태세!"


위엄이 서린 목소리가 크게 울렸고 사람들은 왜 갑자기 전투태세를 취하는지 영문을 몰랐지만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듯이 자리를 잡았다.


"주위를 경계하고 멀리 바라봐라. 곧 습격이 올 거다."


몇 분동안 넓은 벌판을 사방으로 바라봤으나 개미 한마리 보이지 않았다.

탐사원들이 최민수도 실수할 때가 있구나 라는 생각을 마음속으로 할때 쯤 다진이가 외쳤다.


"이제 곧 옵니다!"


아직 시야가 닿는 곳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민수는 뭔가를 느낀듯이 한 방향을 지긋이 노려봤다.


"오크라이더다! 모두 뭉쳐!"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커다란 늑대를 탄 오크부대가 나타났다. 15마리의 늑대와 그 위를 올라탄 오크들은 무서운 기세를 흩뿌리며 탐사대를 향해 돌진했다.


얼마나 빠른 속도인지 순식간에 앞으로 접근해왔다.


미리 준비하고있던 박수현은 오크라이더들이 달려오는 방향에 얼음 송곳을 이어서 송곳이 박힌 얼음 띠를 만들었다.


오크라이더들은 얼음 띠에 부딪히고 찔리면서 탐사대를 공격했다. 박수현이 커버하지 못한 오크라이더는 이기훈이 몸으로 막아냈다. 오크라이더의 돌파력은 상상 이상이었는지 잠시 뒤로 밀리기는 했지만 이기훈은 기합한번으로 이겨냈다.


한번의 돌진이 끝나고 오크라이더들은 흩어져서 일행을 공격했다. 늑대를 탄 오크들은 기동성이 뛰어나서 이기호가 전부를 커버해 주지 못했고 이는 아이들이 나서야할 때가 왔다는 것을 의미했다.


"으하아아!!"


이기훈은 고함을 질러 오크들의 이목을 자신에게 집중시켰다. 순식간에 오크들의 공격 목표가 이기훈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박수현과 이정민은 하나 둘 오크라이더를 사냥하기 시작했다.


고함을 들은 오크라이더들은 전부 이기훈쪽으로 몰렸고 듣지 못한 녀석들은 여전히 흩어져서 사냥하듯이 일행을 노리고 있었다.


한놈 한놈씩 달려들 때 용화는 늑대 위에 올라탄 오크를 잡아채 때려 눕혔다. 붉은 기운이 실린 용화의 주먹은 한 순간에 폭발적인 힘을 냈고 오크녀석의 내장을 파열시켰다.


태준이는 자신을 지나쳐 뒤에 있는 일반 사람들을 공격하려는 오크라이너들을 하나 하나 쳐내고 있었다.


빠른 속도로 돌진해오는 녀석들이지만 태준이의 눈은 녀석들 하나하나를 잘 노려보고 있었다. 빛에 물든 손은 정확히 녀석들이 타고 있는 늑대를 노려 날려버렸고 오크들은 당연하게도 늑대에게서 튕겨져 나와야만 했다.


앞에서 용화와 태준이가 잘 막아주고 있는 사이 다진이는 탐사원들을 이끌고 직감이 알려주는 비교적 위험이 적은 곳으로 이동했다.


태준이와 용화는 전투를 하면서 자신들이 더 강해졌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었다. 전에는 먹히지 않았던 공격들이 하나하나 오크녀석들의 피부를 파고들었다.


용화는 한놈 한놈 쓰러트릴수록 낮아졌던 자존감이 회복되었다. 저 강력했던 녀석들이 이렇게 혼자서 상대할 수 있다니. 힘에 취한 용화는 본연의 임무인 호위를 망각한채 녀석들에게 돌진했다.


당연히 사람들을 지키는 태준이에게 부담이 더해졌으나 이미 오크라이더들은 거의 전부 정리된 상태였다.


녀석들의 본대를 처리한 박수현 이정민 이기훈이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돌아왔고 상황은 정리 되었다.


식은땀이 나는 습격이 끝나고 사람들은 피비릿내 나는 곳을 떠나 다음 방으로 가는 문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위협적인 습격 때문에 한 껏 긴장한 마음이 풀어지자 사람들은 털썩 주저앉아 쉬기 시작했고 박기호는 최민수에게 다가와 궁금증을 물었다.


"정말 큰일날 뻔 했네요. 최선생님 어떻게 습격을 미리 알아내셨습니까?"


"내가 알아낸게 아닙니다. 다 이녀석 덕분이죠."


최민수는 다진이를 가리켰다.


"오 무슨 능력이 있나보군요?"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입니다."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


박기호는 순간 눈을 반짝이며 다진이를 바라보았다. 마치 메마른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았을 때의 모습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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