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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엘] 님의 서재입니다.

LSD[Last Sweet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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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엘]
작품등록일 :
2014.07.15 23:28
최근연재일 :
2017.03.03 01:19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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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글자수 :
176,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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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2.25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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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번외편 - 얼마나 지났을까...크리스마스 때...

DUMMY

“와아아! 이쁘다! 아빠, 저건 뭐야?”

아리카는 눈을 처음 보는 듯, 어느새 창문에 딱 붙어 눈을 올려다보기 시작했다.

난 그저 미엘과 손을 잡은 채 아리카를 웃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 있으니까 좋네.”

미엘은 조용히 말하며 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왔다.

나는 그저 조용히 미엘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게. 이렇게 조용하게 지낸다는 건 좋으니까 말이야.”

겨울의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많은 일들이 있었지.

하연이의 손에 끌려 다닌다던가, 제운과 네제와 함께 놀이공원에 갔던 일이라던가...

지금 그 둘은 어떻게 지내고 있으려나?

하연이는 지금 그와 지내고 있을거고, 지금은 어디에 있으려나?

나는 그저 아리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리카, 어디 놀러가고 싶은 곳이라던가, 그런 곳은 없어?”

그러자 아리카는 고민을 하는 듯 하더니 두 손을 올리며 말했다.

“할머니 만나러 가고싶어!”

느닷없이 할머니라니, 몇년전에도 그랬었지만, 아리카는 엉뚱했다. 엉뚱했지만 아이다운 천진난만함과 순수함으로 나와 미엘을 웃게 만들었고, 결국 엄마와 아빠까지 아리카의 매력에 넘어가버렸지.

“미엘, 몸은 괜찮아? 아리카가 가고 싶어 하는데, 어떻게 할래?”

미엘은 현재 몸을 조심히 해야한다. 잘못하면 배속의 아기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그래도 거기 가는 거라면 상관없지 않을까? 어머님에게 안부도 전해야 되니까. 지금은 아버님이랑 같이 계시려나?”

그렇게 되면 결국 위가 아닌 아래로 가야하는 건가? 거기는 시끄러워서 싫은데...

“아, 아버님이 계신 곳이라면...좀 귀찮아지겠네?”

나의 생각을 알아챘는지 미엘은 나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한쪽 입 꼬리를 올렸다.

“그렇게 멋대로 생각을 읽을려고 하지마. 굉장히 귀찮단 말이야. 그 곳은.”

멋쩍어하며 말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미엘은 웃으며 말했다.

“후훗. 그래도 부모님 만나러 가는 건 싫지 않나봐?”

당연한 말이다. 자식이 되어서 부모님의 얼굴을 잊어버리는 것 만한 불효는 없지. 물론 그 두 사람이 늙는 것도 생각 할 순 없지만.

“그건 그렇고 오늘은 화이트 크리스마스네? 그러면 밖에 나가서 저녁 먹고 가도록 할까?”

으음,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자주 있는 건 아니니까 그런 외식도 상관없으려나? 어차피 시간도 많고, 오늘은 또 크리스마스라는 특별한 날이니까.

“그래, 나가자. 옷 따뜻하게 입고 나가면 되겠지. 아리카~밖에 나가서 밥 먹게 준비해!”

내가 베란다 밖에서 눈을 만지며 즐거워하는 아리카를 향해 말하자, 아리카는 즐거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에!”

그렇게 말하며 뛰어 들어와 곧바로 자기 방에 들어가 버린다.

하여튼, 몇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구나? 그런 부분이 난 좋지만.

모든 일이 지나가고 몇 년이 지났을까? 의외로 길었을까? 아니면 정말 순식간이라고 느낄 정도로 짧았을까?

그 싸움이 끝난 건 아버지가 미리 준비해 놨던 덕분일테지. 솔직히 내 힘으로 그렇게 하는 건 무리였고 말이지.

난 나의 손을 쳐다보았다.

왼 손을 가로지르는 생명선을 따라 긴 흉터가 남아있었다.

“그 흉터 지독하게 남았네...미안해, 나 때문에.”

미엘은 내가 손을 보는 장면을 보며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난 그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힘없이 웃으며 미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걱정 마. 그때 그렇게 안 했으면 지금 미엘이 내 옆에 있는 지금은 없었을 거야. 물론 후회도 많이 했을거야. 지금 그렇게 안 했으니까 우리 둘은 지금 이렇게 있는 거잖아?”

나의 상냥함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 말을 듣고 나서일까, 아니면 머리를 쓰다듬었던 걸 좋아했는지, 어떤 이유인지도 모른 채 미엘은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우는 얼굴로 나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물론, 하운이 그렇게 해줘서 난 정말 고마워! 그 덕에 나의 마음은 변하지 않은 채 너 하나만을 보고 있을 수 있으니까.”

“크흐흠!”

갑자기 들려온 기침소리에 나와 미엘은 깜짝 놀라며, 미엘의 손에 끼워져 있는 반지에 눈을 돌렸다.

“하운, 나는 말했을 터다. 미엘을 울리지 말라고. 나의 계약자를 울리면 어떻게 되는지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다고 했을터다. 그런데 미엘을 울리는건 무슨 상황인거냐?”

저기, 키렌, 이건 나의 잘못이 아니잖아? 아니, 그보다 지금 우는 상황은 슬퍼서 우는 상황이 아니잖아. 그런데 왜 나한테 화를 내는거야?

“키렌, 괜찮아. 이미 그건 지나간 일이니까. 그냥 회상하다보니 심장이 철렁했던게 떠올라서 말이야.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미엘의 말에 나름 진정했는지 키렌은 다시 조용해졌다.

“하지만 한번 더 미엘을 울려보거라. 바로 현존하여 한 대 날려줄터니.”

정말 아무리 봐도 팔불출이잖아, 키렌? 물론 계약자와 피계약자의 입장이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왔으니 자연스런 부녀관계와 비슷한 관계로 성립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으려나.

“엄마, 아빠! 옷 다 입었어! 나가자, 얼른!”

문을 활짝 열어젖히며 나와 미엘에게 달려오는 아리카를 바라보며 미엘은 나를 보며 말했다.

“그럼 우리도 나갈 준비를 해볼까?”

나는 눈을 감으며 그러자고 대답했다.

그렇게 겉에 외투를 껴입으며 밖에 나가니 눈이 더 많이 내리는 듯 했다.

사박사박-

조용히 눈을 걷는 소리가 즐겁게 울려펴지며, 그 소리를 들려주는 세 사람이 걸어가고 있었다.

“헤헤!”

아리카는 이런 눈 오는 날을 좋아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런 날씨를 자주 겪어보지 않았던 거겠지.

평화로워진 세상이었다. 그렇게 시끄럽게 겪었던 날들이 거짓인 것처럼 조용히...아주 조용히 시간은 우리를 데리고 미래로 흘러가고 있었다.

“오늘은 여기서 먹을까?”

문득 들려온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며 난 옆을 쳐다보았다.

“헤에? 간단하게 먹고 가는거야?”

“굳이 거길 가면 배터지게 먹을건데 미리 배부를 필요는 없잖아?”

나의 장난에 미엘은 장난으로 대답하고, 배를 채우기 위해 그 가게 문을 열었다.

즐겁다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나와 미엘은 동시에 말했다.

“어서옵쇼! 어? 너희들 여긴 어쩐 일이야?”

그 목소리의 주인은 제운이었다.

“여어~밑으로 내려가기 전에 간단하게 뭐라도 먹고 갈려고.”

“오랫만이야.”

나와 미엘의 대답에 제운은 조금 고민하는 듯하더니, 무엇인가를 발견한 것처럼 말했다.

“모처럼이니까, 나도 같이 가자!”

제운의 말에 깜짝 놀라며 나는 제운에게 물었다.

“괜찮아? 지금은 아직도 영업시간이라고?”

그러자 나의 걱정은 쓸데없다는 듯이 제운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래도 거길 이럴 때 아니면 언제 가보겠어, 안그래, 네제?”

뒤를 쳐다보며 큰 소리로 말하자 한 아이를 손으로 받치며 긴 머리의 여자가 나왔다.

“그러게. 오늘은 크리스마스니까 신들도 별로 뭐라고 하진 않겠지.”

정말 오랜만에 보는 듯 했다.

설마 제운과 네제가 같이 살게 될 줄이야. 뭐, 그렇게 말하는 나도 이상하지만 미엘과 부부가 되어있는 상태고, 서로 잘 살고 있으니 상관없으려나?

“그나저나, 너희들 정말 빨리 결혼했다고. 아직 22살이란 말이야.”

난 제운을 가리키며 말했다.

“너가 우리에게 빠르다고 말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야. 너도 지금 결혼해서 애 아빠가 되어있잖아.”

“야, 나랑 네제는 이제 부모가 된거지만, 너희는 몇 년 전부터 부모였다고. 우리들은 서로 좋아해서 부모가 된거지만, 너희는 부모가 되고 서로 좋아한거잖아. 누구보고 뭐라고 하는거야?”

나의 물음에 기분이 좋은지 제운도 웃으며 대답했고, 미엘은 아리카와 함께 네제와 얘기하러 들어갔다.

저 둘이 모였으니 서로 주고받을 얘기는 많겠지. 서로에게 생겼던 일들도 많으니까.

“아, 여기에 간단하게 배 채우러 온거였지? 기다려. 간단하게 뭐라도 만들어 올테니까.”

“미엘에겐 제대로 해서 주라고!”

난 주방으로 들어가는 제운에게 소리쳤고, 제운은 그저 오른손을 들어올린 채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저 놈이 만드는 거니까 위험한 건 없을 것이다.

그나저나 그 곳이라...

하연이는 잘 지내고 있으려나?

지금 나 대신 고생하고 있을 하연이와 그를 생각하니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나를 그렇게 만들었었으니까 당신도 고생 좀 해보라고. 뭐, 그렇게 고생 시켜도 그는 나에게 웃으면서 나에게 예의를 다할 뿐이겠지만.

이제는 그를 인정해줘야 할려나?

나는 웃으면서 제운이 들고 올 라면과 밥을 기다리며 턱을 괴고 창 밖을 바라보았다.

창 밖은 조용히, 고요하게 하얀 물감에 물들어가고 있었다.


작가의말

이번 편은 솔직히 에필로그 같은 편입니다.

시간상으로는 마지막 에피소드 다음에 나올 엔딩이겠지요.

하지만 크리스마스에 맞춰 그에 따른 에피소드를 쓰고 싶었습니다.

별다른 에피소드는 없지만, 하운의 편안함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내일 본편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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