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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엘] 님의 서재입니다.

LSD[Last Sweet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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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엘]
작품등록일 :
2014.07.15 23:28
최근연재일 :
2017.03.03 01:19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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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23
추천수 :
26
글자수 :
176,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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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06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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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0부 2장 – 격명(搹命)

DUMMY

괜히 네제의 웃음에 불안감이 내 몸을 덮쳐왔지만, 영혼의 계약이 너무나도 궁금했던 난 네제를 보며 물었다.

“영혼의 계약이 뭐야? 알려줘!”나의 물음에 네제는 미소를 더욱 크게 만들며 입을 열었다.

“영혼의 계약이란...”

“으아아아아!!!”

네제의 말이 시작되기 직전, 미엘은 소리를 지르며 네제의 입을 막았다.

“읍읍읍읍~읍읍읍읍읍읍읍!”“..................”도대체 뭘 말할려고 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

갑작스런 미엘의 행동에 난 눈을 크게 뜨고 그 행동을 보고 있었다.

얼굴이 빨개진 채, 네제의 입을 양손으로 굳게 막고 있는 미엘의 모습을 처음 봤다.

그 빨개진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는 미엘을 보며 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 얼굴을 숨기기 위해 옆으로 홱 고개를 빠른 속도로 돌리며 말했다.

“말 못할 얘기야?”

“아, 아니. 그건 아닌데...내가 다음에 기회가 되면 설명해줄게.”

언제가 될 진 모르지만, 미엘이 나에게 다음에 설명을 해주기로 한다면 언젠가 이야기 해줄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알았어.”

그렇게 조금 미묘한 분위기가 계속 되고 있을 무렵, 뒤에서 나를 부르는 아리카의 목소리가 불렀다.

“아빠”

뭔가 뒤에가 찌릿찌릿하지만 난 고개를 돌려 아리카의 부름에 응하기로 했다.

“왜 그러니, 아리카?”

그러자 아리카는 미엘이 서 있는 방향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며 덤덤하게 말했다.

“저기, 저 아줌마 뭔가 이상해.”

나와 미엘은 그 말을 듣고 네제를 바라보았다.

“으아악!”

“으아아, 미안해, 네제!”

쿵-

네제는 눈을 뒤집으며 그대로 뒤로 쓰러졌다.

음...이 상황은 내가 초래한건 아니니까 모른 척 하기로 할까?

당황스러운 상황이 발생했지만 난 나의 일이 아닌 척 나의 몸으로 들어갔다.

슈우욱-

이젠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감각에 난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난 조금 비틀거리고 말았다.

요즘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단 말이지. 세라핀으로 변하고 돌아오면 몸의 어딘가가 뻐근해지는 그런 느낌과 함께 비틀거리는.

일단 세라핀으로 변하고 육체가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하면 나의 육체는 봉인진을 치기 전 상황과 똑같이 정지가 아닌 그대로 피가 순환하며 가만히 쓰러져있는 것이다. 밖의 사람들이 본다면 난 기절한 상태에 있는 거겠지만.

그런 자세로 몇 분 동안 쥐 죽은 듯이 가만히 있으니 갑작스레 움직인다면 몸이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 달 전엔 이렇진 않았는데, 요즘은 자주 일어난다는 것이 의문이다.

그나저나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미엘이 전화를 받고 친구를 마중 나온다는 것으로 할까?

“미엘, 일단 네제를 데리고 숨어 있어. 내가 신호주면 그때 네제와 같이 나와. 그때까지 네제가 정신 못 차리면 나 때리듯이 때려서 깨워.”

나의 말에 미엘은 입술을 내밀며 말했다.

“널 때릴 땐 그렇게 세게 안 때린다고!”

이번 한 달간 또 느낀 것은 미엘에게 나의 이야기를 꺼내면 뭔가 조심스러워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정확한 이유를 모르니 멋대로 추측할 수도 없고, 거기에 크게 신경을 안 쓰는 편이라 적당히 넘어가고 있었다. 왠지 그 행동으로 인해 미엘의 입이 더 뾰족하게 튀어나오지만.

“알았어. 일단 여기서 네제가 갑자기 나오면 위험하니까 일단은 네제를 데리고 가까운 곳에 숨어있어. 봉인진은 숨고 나서 해제하면 될 듯해.”

나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미엘은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대답 후, 가볍게 네제의 한쪽 팔을 잡아 일으켜 세운 뒤 부축하면서 복도 모퉁이로 돌아갔다.

후, 이제 조금 일단락되겠군. 난 그 자리에서 아리카를 안아 미엘이 봉인진을 펼치기 전의 장소로 걸어가 멈췄다. 언제 봉인진이 해제될지 정확히 모르니 그 장소에서 서있어야 아무런 문제도 없다.

그렇게 서있는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붉은 빛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회색빛으로 물들어 정지해있던 모든 것들이 자신의 색깔을 띄며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운군, 음?”

뒤에 서있던 감독님도 봉인진의 영향을 슬슬 안 받기 시작하셨는지 안경을 고쳐 쓰시며 질문을 던질려고 하셨으나, 이상한걸 발견하셨는지 말을 멈추셨다.

“왜 그러시죠, 감독님?”

나는 일부러 웃는 얼굴로 감독님을 보며 물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나를 당황하게 하기엔 충분했다.

“방금 전까지 미엘양과 얘기하고 계셨던 것 아니신지...미엘양은 어디로 가셨죠?”

그러고 보니 나 미엘과 이야기 하고 있던 중이었지! 어떡하지...

나의 정신은 이미 안드로메다를 향해 날라간 듯 시야가 서서히 흐려지기 시작했다.

그 위기에서 구해준 것은 다름아닌 아리카였다.

“엄마는 친구가 왔다고 해서 빠른 속도로 달려나가셨어요!”

손을 번쩍 들며 말하는 아리카의 말에 나의 정신은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우주선에서 내린 뒤 나에게 돌아왔다.

“아, 친구가 온다고 급하게 나갔는데 감독님은 못 보셨나보네요. 금방 돌아올겁니다.”

‘하하하...’

마음속으로 쓴 웃음을 지으며 억지로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날 감독님은 의아한 표정으로 보셨지만 곧 납득하신 듯 고개를 끄덕이셨다.

“미엘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금방 올테니 조금 있다가 해주실 수 있나요?”

나의 말에 감독님은 고개를 갸웃 거리다가 곧바로 끄덕이셨다.

“그러죠. 하운군에게 할 얘기지만 미엘양이 들으면 좋은 얘기니까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저 뒤에서 누군가 나를 보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난 그저 무시한 채 감독님을 보며 웃었다.

하연아, 이제 뒤에서 노려보는 건 그만둬주지 않으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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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엘은 하운의 말이 끝나자마자 네제를 부축하며 곧바로 보이는 모델 대기실로 들어갔다.

다행히도 이 건물은 큰 빌딩이라 많은 사무실과 대기실이 있었고, 운이 좋게도 미엘이 찾아 들어간 대기실은 사람이 없었고, 미엘은 네제를 의자에 앉히고 자신도 그 의자 옆에 앉았다.

“네제, 일부러 쓰러진 척 하는 것은 그만둬.”

미엘의 말에도 네제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빠직-

그러자 미엘의 이마엔 십자마크 하나가 튀어나왔고, 미엘은 영기를 주먹에 담기 시작했다.

영기가 어느 정도 모여 있다는걸 느낀 탓일까, 네제의 얼굴에서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알, 알았어! 일어날게!”

“이미 늦었어!”

정 안되겠다 싶었는지 빠른 속도로 일어나는 네제를 보며 미엘은 빠른 속도로 네제의 배를 가격했다.

“끄아아악!!!”

몸 속 깊은 곳에서 슬금슬금 올라오는 아련한 고통에 네제는 큰 소리를 질렀고, 곧바로 배를 잡고 주저앉았다.

“너, 너 말대로, 일어, 났, 잖아...”

“내가 말하자마자 일어났으면 때리지도 않았어.”억울한 표정으로 올려다보는 네제의 얼굴을 일고 가치도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리는 미엘은 손을 네제에게 내밀었다.

그 손을 본 네제는 빠른 속도로 웃는 얼굴로 바꾸며 그 손을 마주 잡고 일어섰다.

“자네의 계약자는 아직까지도 폭력적인건가, 키렌이여.”그러자 네제의 목에서 중후한 목소리가 나왔고, 그 목소리에 대답하는 미엘의 왼손에 껴져있는 반지를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키렌.

“자네의 계약자야말로 아직까지 미엘을 잘 놀리며 지내는군, 바란이여.”

그러자 바란이라고 불린 존재는 웃으면서 말했다.

“하하하! 자네나 나도 계약자들처럼 변하진 않았군 그래. 오랜만이군, ‘공포의 지배자’ 키렌.”

“자네나 나도 오래 살지만, 우리 계약자들도 나름 오래 살아가니 빨리 변하진 않는다네. ‘애정의 지배자’ 바란.”

그렇게 서로 말을 나누던 존재들은 미엘의 말에 같이 입을 다물었다.

“지금 바로 봉인진을 해제할게. 바란과 키렌은 조심해주길 바래. 여긴 ‘천국의 악’이 아니니까.”

그리고 곧바로 손가락에 피를 모아 가볍게 튕겼다.

서서히 사라지는 붉은 빛을 바라보며 미엘은 네제에게 내민 손을 놓으며 말했다.

“하고 싶은 얘기가 서로 있겠지만, 여기선 할 순 없어. 조금만 기다려줘. 나중에 영혼의 계약자 집에 가서 실컷 얘기하도록 하자.”

웃으며 말하는 미엘을 보며 네제는 맞은 것을 잊어먹은 천진난만한 얼굴로 웃으며 대답했다.

“오랫만에 서로 맘 놓고 얘기하겠네!”


작가의말

내일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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