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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엘] 님의 서재입니다.

LSD[Last Sweet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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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엘]
작품등록일 :
2014.07.15 23:28
최근연재일 :
2017.03.03 01:19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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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9
추천수 :
26
글자수 :
176,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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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04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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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0부 2장 – 격명(搹命)

DUMMY

그로부터 1달이 지났다.

학교 친구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는 하루와 하연이의 투정과 어리광을 받아주는 하루도 지나고, 아리카와 미엘과 함께 산책 가는 하루도, 누나가 집에 돌아와 다 같이 모여서 저녁을 먹는 하루도 착실하게 쌓여 시간을 흘러가게 하고 있었다.

물론 그 사이에 팬텀과 싸우러 가는 날들도 있고, 하연이가 다른 곳으로 촬영가는 날도 있었다.

팬텀과 싸울 때는 저번보단 나아졌지만, 언제나 한 군데는 맞고 왔다. 아파오지만, 육체에 들어가면 상처가 덜 아프게 느껴지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픈 것보다 좋았기에 조용히 싸움이 끝나면 육체로 들어갔다. 그리고 하연이의 촬영에 나도 가고 미엘도 갔지만, 미엘은 한동안 그저 나를 따라오기만 했다. 미엘이 따라오면 아리카는 당연히 따라왔고, 우리는 한 가족처럼 계속 붙어 다녔다. 하연이도 물론 한 가족인 것처럼 붙어다녔다.

전에 말했던 미엘과 친해지기로 한 자신의 결심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미엘에게 여러 가지 가르쳐주며, 옆에 계속 붙어 다녔다.

미엘도 그런 하연이가 완전 싫은 것은 아닌지 하연이가 붙어오면 조금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리고 말지만, 하연이의 말을 들어주며 같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하연이의 노력이 귀엽기도 하고, 하연이에게 맞춰주는 미엘이 대견해 난 언제나 아리카와 둘이 앉아 미엘과 하연이의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았다.

“......”

그 사이에 끼여 있는 키렌은 답답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쌤통이다. 만약 저 사이를 방해한다면 내가 바로 중재해주리라!

그래도 미엘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질 정도로 긴 시간동안 말을 못 하고 있는 키렌을 보니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해서 몇 일전에 키렌에게 넌지시 물어본 적이 있다.

“키렌.”

“무슨 이유로 부르는거냐? 너가 부르다니 생각지도 못했군.”

“..........”

거 참, 미안하구만! 미엘이 아닌 내가 불러서!

화가 살짝 머리 위로 올라왔지만, 여러 번 경험해봤기에 조용히 참을 인(忍)을 새기며 조용히 질문을 던졌다.

“하연이랑 미엘이랑 붙어있으면 답답하지 않아? 얘기하고 싶어도 못 하잖아?”

나의 질문에 키렌은 “음...”이라는 짧은 대답만 남기고 단시간의 침묵을 거친 뒤, 나에게 말했다.

“하운, 너가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안다. 하지만 걱정 안 해도 된다. 미엘이 현재 경험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미엘에게 좋은 방향으로 영향을 준다면 내가 말을 줄이는 것 정도로 간단한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오오? 의외다. 이 질문과 대답으로 인해 나와 키렌은 서로 조금은 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키렌은 미엘만을 배려한다. 그래서 나에게 조금 까칠한 말투로 대답했지만, 그 모든 말들이 미엘을 위한 말들이란 걸 생각하면 나도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나도 미엘을 배려하지만, 내가 배려해야 할 사람은 미엘만이 아니니까.

아마 키렌도 나의 생각을 조금은 알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안 그러면 저런 말을 나에게 해줄 리가 없으니까.

이러한 날들이 평화롭게 지나가고 있음을 추억하고 있을 때, 하연이가 나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오빠, 미엘 언니, 아직도 모델 일에 흥미가 없어? 내가 저번에 전해달라고 한 말은 전해줬어?”

어? 그러고 보니 하연이가 전해달라는 말이 무엇인지 기억이 안 난다. 분명 그때 누나에게 도시락을 전해줄 때까진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하연아, 미안! 무슨 말이었지? 시간이 지나서 그런가, 기억이 잘 안나! 하하하!”멋쩍은 웃음과 함께 뒤통수로 올라간 내 손은 그 자리에서 움직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난 하연이의 시선을 피했다.

퍽-

그러자 나에게 날라온 것은 하연이의 분노가 담긴 주먹 한 방이었다.

정말 몇 번이고 맞으면서 느끼지만, 뼈까지 시리다고! 도대체 이 여동생은 날 때리기 위해 아무도 모르는 훈련이라도 하는거야!

뼈까지 시려오는 아픔을 느끼며 난 또 신에게 불만을 던졌다. 정말 이 아픔은 경험해보지 않고선 이해할 수가 없는 그런 종류였다.

그 아픔을 입술을 깨물며 참고 난 하연이를 쳐다보았다.

하연이는 고통스런 나의 표정을 보더니, 주먹을 거두고 말했다.

“나와 같이 모델 일 하는 것 말이야! 난 언니랑 같이 일하면 좋겠어. 그러면 아리카도 같이 일 할 수 있지 않을까? 오빠가 우리 세 명의 매니저를 하면 지금처럼 다 같이 있을 수 있잖아!”

깜빡 잊고 설명하는 걸 잊었지만, 하연이는 아리카에게 푹 빠졌다.

너가 우리 아리카(어느 새 이렇게 부르는게 자연스러워진 나였다.)를 안 좋아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연이와 계속 붙여놨더니 나와 미엘 다음으로 잘 따르는 사람이 하연이가 되었다. 일단 이것은 나의 생각대로라고 할까?

하지만 세 명의 매니저라...조금 벅찰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전에 하연이에게 말해주겠다고 장담했었으니 빨리 물어보기로 하자. 안 그래도 감독님의 눈치 보느라 감독님을 피해다니고 있는 마당이니.

그런 결심을 한 채, 난 미엘에게 다가갔다.

“미엘”

내가 부르자, 미엘은 아리카를 무릎에 올려놓은 채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두근-

왠지 그 행동과 표정에 두근거린 나는 미엘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저기, 하연이가 너와 아리카가 같이 일해주면 좋겠다고 해서. 물론 너와 아리카의 매니저는 내가 하는 걸로 하고. 하연이는 그러길 원하더라고. 거기다 슬슬 감독님을 피해다니는 것도 힘들고...”

하연이의 바램을 전한 나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미엘의 대답을 기다렸다.

미엘은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아리카를 보며 물었다.

“아리카, 엄마랑 고모랑 같이 모델 해볼래?”

미엘의 물음에 아리카는 손가락을 볼에 갖다 대더니 고민하는 듯 했다.

정말 귀엽다! 넌 도대체 누구 아이니!

그런 아리카의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는 나와 미엘은 대답을 기다렸다.

이번 1개월 동안 내 방에서 같이 생활하면서(미엘과 나는 인간이 아닌 특별한 존재다. 거기다 약한 나를 단련시켜 주기 위해 내 옆에 있기로 결정한 미엘을 난 도저히 피할 수가 없었다.) 아리카와 나, 미엘의 사이는 하루가 지날수록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아리카는 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할래! 엄마랑 고모랑 같이 하는거면 아리카도 괜찮아!”

그럼 결정이네. 결국 우리 가족은 누나를 제외하고 전부 모델 쪽에서 일을 하는거로군.

“아리카도 한다고 하니까 결정이네.”

미엘은 아리카를 보며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난 고개를 끄덕이며 뒤돌아 서며 말했다.

“알았어. 그럼 내가 감독님께 말씀 드려놓을게. 언제부터 일이 잡힐지는 모르니까 각오해둬.”나의 등 뒤로 아리카의 꺄르륵 웃는 소리와 미엘의 웃음소리만 들려와 나도 기분이 좋아져 웃으며 감독님께 걸어갔다.

“저, 감독님”

내가 감독님을 부르자 감독님은 나를 보시더니 웃으며 나를 반기셨다.

“오! 하운군! 한동안 저를 피하는 것 같더니, 이번엔 좋은 소식을 전해주러 오신건가요?”

“하하하...”

감독님의 직설적인 말에 나는 그저 죄송하다는 표정과 함께 웃으며 말했다.

“미엘과 아리카가 모델 일을 한다고 해서요.”

나의 대답에 감독님은 안 그래도 웃는 얼굴이 하회탈로 변하시면서 나의 손을 잡으셨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로써 이쁜 모델이 늘어났군요. 미엘양과 아리카양의 미모를 더욱 빛나게 해드리겠습니다!”나의 손을 흔들며 말씀하시는 감독님을 보며, 난 나의 요구사항을 전했다.

“대신 하연이와 같이 일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매니저는 하연이의 일과 다른 게 없을테니 제가 맡았으면 하고요.”나의 요구사항을 들으신 감독님은 전혀 문제가 아닌 듯, 바로 흔쾌히 승낙하셔서 뭔가 이때까지 피하면서 다닌 내가 나쁜 놈이 된 것 같았다.

“전혀 문제가 안 됩니다! 하연양은 하운군의 여동생이니 믿을 수 있는 선배가 될 것이고, 미엘양과 아리카양은 하운군의 약혼녀와 딸이기도 하니까요. 걱정하지 마세요. 이 인선으로 무슨 일이 발생할 경우 제가 모든 걸 책임지겠습니다.”저기요, 감독님, 너무 좋아하시는게 티가 나서 잠시 정신이 멍해지는데 어떡하나요? 거기다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감독님의 감독 인생은 여기서 종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나의 생각은 언제나와 같이 저 멀리 걷어차이면서 웃는 얼굴로 감독님과 악수를 하고 있는 나였다.


작가의말

내일 또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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