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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엘] 님의 서재입니다.

LSD[Last Sweet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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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엘]
작품등록일 :
2014.07.15 23:28
최근연재일 :
2017.03.03 01:19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4,915
추천수 :
26
글자수 :
176,002

작성
16.11.20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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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0부 2장 – 격명(搹命)

DUMMY

띠리링-

핸드폰의 알람음이 들려서 눈을 감은채로 핸드폰을 찾을려고 팔을 움직였다.

그러나 그 팔은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뭐에 짓눌려있었다.

도대체 뭐지?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돌린 순간 난 그대로 숨을 멈추고 말았다.

미엘! 왜 그렇게 가까이 붙어있는건데!

지금 어떻게 된 상황이냐면, 난 오른팔로 아리카와 미엘에게 팔 베개를 해주고 있는 상태였고, 아리카와 미엘은 나를 마주보며 나에게 붙어있었다.

간단하게 말하면 아리카는 나와 미엘 사이에서 샌드위치 당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미엘이 얼굴이 가까워!

띠리링-

하지만 내 핸드폰은 자신의 알람을 끝내지 않은 채, 계속 방안을 울리고 있었다.

이 상태에서 오른손이 편한데, 오른손을 빼면 아리카와 미엘이 깰테고, 왼손으로 하자니 거리가 안 된다. 결국 미엘과 아리카를 깨우지 않는 이상 저 알람은 계속해서 울린다는게 정답.

그렇지만 미엘의 잠든 얼굴을 보니 역시 이뻤다.

아니! 이건 내가 미엘에게 반했다는게 아냐! 정말로 이쁜 얼굴이 옆에 있다고 생각해보자.

더 간단하게 예를 들어 아침 알람이 울려서 일어났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자신의 이상형이 옆에서 자고 있다고 가정을 해보자. 음. 이게 더 설명하기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자고 일어났는데 옆에 자신의 이상형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

그대로 지켜본다. 자신을 로맨티스트라고 생각 하는건가? 다른 사람이 자고 있는 얼굴을 봐서 어디에 자랑을 할려고? 그것은 자신이 변태라고 광고를 하는 방법이다.다른 방법은 억지로 깨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러 깨우게 되면 둘 사이는 더 어색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면 어떤 선택이 더 좋을까?

그냥 알람을 못 들은 척 자는 척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상대방을 먼저 일어나게 한 후, 자신이 일어나면 그 어색함은 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난 머릿속으로 계산을 마친 뒤, 그대로 다시 눈을 감아 잠든 척을 했다.

띠리링-

알람은 도무지 알아서 정지하질 않았다.

누군가 알람을 몇 분 울리다가 반응 없으면 알아서 꺼졌으면 좋겠다. 그런 기능이 왜 없을까?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사이 누군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끼이익-

문을 조용히 닫으려고 해도 어찌됐든 소리는 난다. 심지어 조용한 분위기에 나는 문소리는 엄청 크게 들려오는 법이다. 난 거기다 깨어있으니 그 소리로 누가 들어온다는 걸 당연히 알 수 있었다.

난 하연이가 내 알람소리에 깨서 날 깨우러 올 줄 알았다.

처음엔, 물론. 이때까지 내가 혼자서 정해진 시간에 못 일어났을 땐, 하연이가 언제나 깨워주러 왔기 때문이다.

난 당연했던 상황을 생각하고, 하연이가 깨워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나와 미엘은 어색하지 않게 일어나 서로 얼굴 붉힐 일 없이 조용히 넘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무죄판결을 바라고 있는데, 하늘은 나를 저버렸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하운! 미엘! 얼른 일어나!”그러면서 내 몸 위로 엄청난 충격이 가해졌다.

“커헉!”물론 내 몸 위에만이 아닌 미엘과 아리카에게도 충격이 갔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 다행이라면 아리카가 나와 미엘 사이에 있었고, 체격이 작은 탓에 내 품 안에 안겨있었다는 것이다.

“콜록! 콜록!”갑작스런 충격에 몸이 놀랐는지 미엘은 갑자기 기침을 하고 있었고, 난 충격이 오기전에 목소리를 듣자마자 그 주인이 누군지 알아버렸다.

“네제, 얼른 내려가. 미엘이 또 화내기 전에.”“응? 안돼! 이렇게 쉽게 내려가면 재미없잖아. 그러니 좀 더 있다가 내려갈게!”

그렇게 말하며 네제는 나와 미엘의 위에서 뒹굴거리기 시작했다.

“끄응...”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충격을 그저 참으며 네제가 내려가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절대 내려갈 기미가 안보인다.

“꺄하하!”재밌다고 크게 웃는 네제를 보며 최대한의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겨........데......”

얼레? 뭔가 위험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보통 저런 상황이면 폭팔할텐데?

난 아리카가 깨지않게 어떻게든 왼팔을 움직여 아리카를 내 품으로 끌어안았다.

그리고 시끄러운 소리에 깨지 않게 손으로 귀를 막아주었다.

그리고 나의 예감은 그대로 맞아 떨어지고 말았다.

“네제!”소리치면서 일어남과 동시에 네제의 팔을 잡아 그대로 벽으로 날려버리는 미엘.

쾅!

벽에 사람이 부딪히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있는 나로썬, 네제의 명복만을 조용히 빌어주고 있었다.

“컥-!”충격이 엄청났는지 짧은 숨을 토해냄과 동시에 내 뒤로 스윽 떨어지는 네제의 몸이 느껴졌다.

그리고 내 등엔...

뭉클-

부드러운 뭔가가 등에 닿았다.

거기다 자세가 이상하게 되어있었나 보다.

미엘의 화가 난 목소리가 들려온걸 보면.

“얼른 떨어져!”그와 동시에 난장판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미엘은 나의 위로 올라가 네제를 끌어낼려고 하는 듯 했고, 네제는 미엘이 왜 그렇게 하는지 이유를 아는 것처럼 나의 목을 한 손으로 껴안아 떨어지지 않을려고 애쓰고 있었다.

난 그저 조용히 아리카를 끌어안고 있었으며, 아리카는 다행히 내 품에서 새근새근 잠들어있었다.

몇 초가 지났을까? 이 아수라장이 시작된 지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았을 무렵, 또 다른 폭탄이 내 방에 강림했다.

콰앙-!

문 부수겠다, 하연아. 조금 살살 열어주지 않겠니? 내 문은 그렇게 강하지가 않다고. 거기다 여긴 내 방이라고!

얼굴에서 식은땀이 조금씩 흘러내리고 있었다.

네제의 가슴은 계속 내 뒤에 닿고 있었고, 네제의 손은 나를 조르고 있었고, 나의 위에선 계속 나를 짓누르는 압력이 있었다. 그 상황에서 아리카를 지키기 위해 조용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나를 깨운 건 다름 아닌 하연이의 목소리였다.

“다들 뭐하고 계세요?”낮게 깔린 하연이의 목소리에 네제와 미엘의 움직임이 바로 멈췄다.

“미엘 언니는 오빠 위에서 내려오세요. 네제 언니도 뒤에서 나오시는 편이 좋을 듯 하네요.”하연이의 말에 내 위에서 느껴졌던 무게와 뒤의 부드러운 감촉이 사라졌다.

으음...왠지 등에서 느껴졌던 감촉은 뭔가 아쉬움이 남았다.

흠흠! 나도 남자라고! 이건 당연한거잖아?

그런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자는 척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뭔가가 나를 짓눌렀다.

아니, 짓눌렀다기보단 내 위로 점프했다.

“일어나, 이 바보 오빠야!”

“컥! 오랜만에 느껴보는 뼈 속까지의 시림이다!”

정말 내 몸이 튼튼한 것에 감사하는 순간이었다.

하연이는 나의 위로 그대로 점프를 해서 나를 찍었고, 난 그저 아리카를 보호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버텼다.

“자는 척은 이제 그만해. 저 두 언니들은 몰라도 난 못 속여.”하연이는 그러면서 일어나 나의 핸드폰 알람을 껐고, 난 눈을 떠 왼손으로 아리카의 머리를 편하게 눕혀주었다.

“쳇, 일부러 하고 있었는데, 그 부분을 굳이 말로 하지 말라고.”

우와! 오른팔이 저려와. 피가 얼마나 안 통했던거야?

나의 오른팔은 그대로 힘이 안 들어간다는 듯이 축 쳐진채로 침대 위에 놓여있었다.

힘을 줄려고 해도 그저 찌릿찌릿한 느낌밖에 안 났다.

다음부터 팔베개 해줄려면 손에 두꺼운 토시를 감고 해줘야 할려나 보다.

그런 생각을 하고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각각의 반응이 틀렸다.

하연이는 서서 나를 그대로 쳐다보고 있었고, 미엘은 침대에 걸터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네제는 침대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여자 셋이서 나를 쳐다보고 있으니, 너무나 부담스럽다.

그렇게 쳐다보지 말라고. 부끄러우니까.

그 감정을 감추기라도 하듯이 난 급하게 내 방에서 나와 화장실로 들어갔다.


작가의말

다음편이 2장의 마지막편입니다.

다다음주부터, 즉 12월달 부터는 3장에 돌입하게 되겠네요.

슬슬 복잡해지는 상황이 오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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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0부 2장 – 격명(搹命) 16.10.11 209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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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0부 2장 – 격명(搹命) 16.10.06 26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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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0부 2장 – 격명(搹命) 16.10.04 277 0 9쪽
28 0부 2장 – 격명(搹命) 16.10.03 176 0 7쪽
27 0부 2장 – 격명(搹命) 16.10.02 302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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