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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엘] 님의 서재입니다.

LSD[Last Sweet Darkness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퓨전

EL[엘]
작품등록일 :
2014.07.15 23:28
최근연재일 :
2017.03.03 01:19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4,916
추천수 :
26
글자수 :
176,002

작성
16.10.0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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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0부 2장 – 격명(搹命)

DUMMY

감독님과 악수를 하고 있는데 내 바지를 누군가 잡아당기고 있는게 느껴졌다.

“아빠”

움찔-

밑에서 아리카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감독님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

아직까지 내가 아리카에게 아빠라고 불리는 일이 익숙하시진 않은 듯하다. 물론 그러실 수 있다. 내 나이에 아빠라고 불리는 사람은 이 세상에 절대 없을테니까.

“왜 그러니, 아리카?”일단 감독님의 행동을 무시한 채 나는 아리카에게 맞춰 몸을 낮췄고, 아리카는 미엘을 가리키며 말했다.

“엄마의 얼굴이 갑자기 무서워졌어.”

아리카의 손끝을 따라 미엘을 본 순간, 나는 소름이 돋았다.

미엘의 표정이 평상시의 냉정한 표정보다 더욱 더 냉랭하고 날 선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표정의 방향을 보아하니 나와 아리카 때문은 아닌 듯 하고, 요즘 하연이와도 잘 지내고 있으니 하연이에게 그런 표정을 짓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런데 저렇게 차가운 표정은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난 그 차가운 표정을 향해 아리카를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고, 미엘의 앞에 도착하자마자 미엘을 향해 물었다.

“미엘,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렇게 날카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거야? 아리카가 널 보고 무서워한다고.”

아리카의 존재가 미엘에게 확실히 크기 때문일까? 미엘은 아리카의 이름이 들렸는지 바로 표정을 풀고 아리카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미안, 아리카. 잠시 엄마가 날카로워졌나봐.”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미엘은 손가락 끝을 튕겨 봉인진을 펼쳤다.

피이잉-

봉인진이 펼쳐지는 소리와 함께 감독님과 주위 코디들, 하연이와 다른 모델들도 전부 움직임을 멈췄고, 눈에 보이는 색은 붉은 빛 뿐이었다.

“갑자기 왜?”나는 깜짝 놀라 미엘을 향해 물었고, 아리카는 그저 아무 말 없이 나를 더 세게 껴안았다.

미엘은 봉인진을 펼치고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더니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래도 깜짝 손님이 온 모양이야. 물론 프키루는 아니니까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돼.”혹시 프키루일까 라는 생각에 나는 온 몸에 긴장이 흘렀지만, 미엘의 답을 듣고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고 아리카를 놀래키지 말라고. 아직 어린 아이야.”내가 아리카의 이름을 말하며 미엘에게 전달했으나, 미엘은 그저 날카로운 표정을 한 채, 천장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하운, 혹시 모르니까 아리카를 잠시 내려놓고 세라핀으로 변해.”도대체 어떤 존재이길래 미엘을 저렇게 날카롭게 만들까? 요즘 미엘은 나에게 저런 표정을 지어본 적이 없었다. 언제나 나와 아리카, 미엘 세 명에서 계속 붙어 있다보니 저런 날카로운 표정보단 웃고 삐진 듯한 얼굴을 더 많이 보여줬고, 따끔한 말투로 말할 때는 팬텀과의 전투 후 피드백을 해줄 때뿐이었다.

일단 미엘의 말에 따르기 위해 나는 아리카를 내려줬고, 건물 벽에 기대어 심장에 영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티이잉-

나의 영혼이 육체를 떠나는 소리와 함께 내 손에 언제나 들려있는 검의 감촉을 느끼며 난 미엘의 옆에 섰다.

“주위 영기를 느껴봐. 어떤 느낌이 나?”

이럴 때도 훈련인건가...

잠자코 눈을 감아 주위의 영기를 느껴보니 천장에 한 존재가 있는 느낌이 들었다. 프키루에게선 저런 느낌이 안 났었기에 프키루가 아니라는 건 알아챘지만, 그 느낌은 내가 알고 있는 누군가와 닮아있었다.

살짝 무겁게 가라앉아 있는 기운. 그 기운은 나의 옆에 서 있는 존재와 비슷했다.

“설마...뱀파이어?”머리로는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그 부정은 미엘의 끄덕임에 곧바로 부정당했다.

“맞아. 영기를 이제 잘 느끼게 됐네. 이 정도면 나름 합격이야.”내가 당신 덕분에 얼마나 많이 힘들었는지 알아? 매일 맞고 구르고, 피드백을 들으면서 연습하면 ‘서당 개도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결과가 나오지!

하지만 이런 말을 미엘에게 했다간 나중에 어떻게 맞을지 모른다. 요즘 들어서 더욱 느껴지지만, 하연이와 누나, 미엘, 아리카에게 맞으면 일단 골로 간다는 걸 요 한 달간 뼈저리게 느꼈다.

일단 정신은 둘째 치고, 뼈가 아파온다.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난 다른 말을 선택했다.

“미엘이 날 잘 가르쳐 줬으니까.”

비겁하다고 욕하지 말아다오! 이것은 내가 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니.

그렇게 미엘의 꾸중을 피하고 나니, 미엘의 손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찌됐든 정체는 들통난 것 같으니 이만 등장하는 것이 어떻겠나?”

키렌의 목소리에 천장에 있던 존재는 움직이기 시작했고, 천장에서 바닥으로 그대로 떨어졌다.

쿠웅-

“..............”

“..............”

“..............”

나와 미엘, 키렌은 그 장면을 보고 그저 입을 다물기만 했다.

아리카만 그 장면이 웃겼는지 내 육체의 옆에서 웃고 있었지만, 모른 척 했다.

“아야야...”

그러자 바닥에 키스를 한 그 존재는 얼굴을 잡으며 신음을 내뱉었고, 몸을 일으켜 세우고, 손을 치웠다.

“오랫만이야, 미엘. 잘 지냈어?”

안녕의 포즈와 함께 산뜻하게 말을 건내는 그 존재를, 미엘은 조용히 쳐다보았고, 앞으로 다가가 뒤통수를 세게 가격했다.

퍼억-

쿠웅!

얼마나 힘을 주고 친건지 그 존재는 다시 바닥과 진한 키스를 나눴고, 미엘은 그 존재를 내려다보며 손을 털었다.

“무슨 짓이야!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그러자 곧바로 일어나 미엘에게 따지는 다른 한 명의 뱀파이어.

미엘은 그 뱀파이어를 쳐다보며 말했다.

“친구를 만난 건 좋은데, 왜 우리를 몰래 지켜보고 있었어?”

여전히 냉정한 표정. 미엘의 표정은 풀릴 줄 모르고 있었다.

난 미엘이 아니라면 눈치를 못 채고 있었을테니, 가만히 있기로 하자.

“그야 재밌는 상황에 있었으니까 그렇지! ‘천국의 악’에서 안 보이는 듯 했더니, 인간 계약자와 한 아이와 알콩달콩 살고 있다니! 너의 그런 모습을 보는 일이 얼마나 재밌는데!”

미엘의 말투와 행동에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대답을 하는 그 뱀파이어를 보며 난 손을 들었다.

“저기, 죄송하지만 당신은 누구죠?”내가 손을 들고 물어보자, 미엘은 머리에 손을 짚더니 한숨을 쉬었고, 나의 질문을 받은 그녀는 나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소개가 늦었네! 난 네제라 빈 안세스톨 코벤! 줄여서 네제라고 부르면 돼! 만나서 반가워!”

자신을 네제라고 소개한 그녀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고, 난 어떻게 반응을 해야할지 몰라 미엘을 쳐다보았다.

“내 친구 맞아. 소꿉친구지만.”네제의 말에 미엘은 손을 내리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고, 나는 미엘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네제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반가워. 세라핀 김하운이야. 편하게 하운이라고 불러도 돼.”미엘의 친구라면 나도 반말을 해도 상관없겠지. 저쪽도 이미 말을 놓고 있고.

그렇게 악수를 하고 있는데, 나의 왼손을 본 네제는 웃으며 말했다.

“그나저나 별일이네. 그렇게 결혼을 안 하겠다며 뛰쳐나간 미엘이 세라핀과 영혼의 계약을 맺었을 줄이야.”“네제!”네제의 말에 미엘은 곧바로 소리쳐 네제의 말을 막았고, 네제는 그런 미엘을 보며 그저 미소만 짓고 있었다.

순간 미엘에게 결혼이라는 단어가 들린 듯 했지만, 일부러 신경을 쓰진 않았다.

어떤 일들이 있었건, 미엘이 말해줄 때까지 기다리기로 내 나름대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저번의 가족에 관한 얘기가 나왔을 때도 일부러 미엘에게 묻지 않았다.

그나저나 영혼의 계약이라는건?

“영혼의 계약이라니? 이 반지에 큰 의미가 있는거야?”

네제가 나의 왼손을 보고 말한 걸 기억한 나는 반지를 보며 물었다.

“그 의미는 아직 미엘이 말하지 않았나 보네? 후후훗...”


작가의말

이것은 10월 5일자 연재분입니다.

밤새고 와서 이제서야 올리네요....쉬었다가 저녁쯤에 다음 편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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