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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co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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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9.01.29 13:24
최근연재일 :
2009.01.2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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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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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글자수 :
546,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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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9.24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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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Gloomy Feast - 여행

DUMMY

준성은 사브리나에게 받은 것들을 모두 들고 길을 나섰다. 마레크 제국으로 가기 위해서 먼저 육로로 모노스 숲을 통과했고, 그 뒤로는 에레니아 호(湖)를 건너기 위해 국제 항(港)으로 향했다. 그리고 지금은 마레크 제국 측 입국관리소에서 마레크 제국인임을 증명하는 여권을 관리소 직원에게 내밀어 확인시키고 있었다.


“매튜 버렛.”

“예.”


관리소 직원이 여권에 적혀있는 이름을 한번 읽고는 여권에 찍혀있는 출국 확인증명 도장을 확인한 뒤에 곧바로 입국 확인 도장을 찍은 뒤, 준성에게 다시 여권을 건네주었다.


“감사합니다.”


관리소 직원이 준성의 인사에 같이 살짝 고개를 숙여 답을 한 뒤, 뒤의 입국자를 향해 손을 내미는 것을 보며 준성은 입국장을 나섰다. 입국장을 나서서 항구를 빠져나가자마자 한국에서조차 경험해보지 못한 강추위가 뼛속을 에이기 시작했다.


“춥다.”


엘레시아 호에서부터 불어오는 바람까지 합쳐져 그 추위는 실로 대단했다. 다시 국제 항 청사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까지 생길 정도였지만, 준성은 생각을 고쳐먹고 차를 타기 위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서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이면 택시를 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젠장…”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된 욕설이 튀어나왔다. 낮은 음성으로 읊조린 탓에 들은 사람은 없었다. 하필이면 이런 계절에 마지막 시험을 보게 하고 밖으로 내보낸 이유가 뭘까? 그게 궁금했다. ‘아니, 이런 날씨에 굳이 북쪽을 택한 내 탓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더럽게 춥네.”


조금은 고음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짜증이 났다. 몇몇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이 준성을 쳐다봤지만, 준성은 그들에게 신경 쓸 생각조차 가지지 않고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택시를 타는 데 까지 꽤 많은 시간을 서있어야 했다.


“근처 호텔로 향해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회사의 교육 때문인 건지, 아니면 원래 성격이 그런 것인지 알 수 없는 밝은 인상의 택시 기사의 안내를 받아 시내를 달렸다. 국경지역인 만큼 기형적 발전이라 해야 할까. 거리엔 국경을 통과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상품을 비롯하여 온갖 향락시설이 가득했다.

그 모습들을 바라보며 준성은 굳이 이 추운 겨울 날, 마레크 제국까지 넘어온 목적을 위해 시공의 여신 헬케나의 신전의 위치를 택시 기사에게 물었고, 자세한 위치를 기사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헬케나의 신전은 제국의 서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가는 방법이라 하면 비행정을 타거나 제국의 국경지역을 순회하는 순회열차에 올라타는 것 뿐. 다른 방법은 없었다.


“후우…”


가장 싼 호텔에 들어서 방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침대에 그대로 엎어졌다. 입버릇이 되어버린 한숨만 밀려나올 뿐이었다. 마레크 제국에만 오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준성의 착각이었을 뿐이었다. 준성을 기다리고 있는 건 또 다른 장거리 여행. 그래도 희망은 생겼다.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 그것만 있으면 문제될 건 없었다.




“벨로드가 마레크 제국에 들어갔습니다.”


하르멘스 존 반 레인이 준성을 따라다니며 모은 정보가 루시아에게, 그리고 다시 미호를 통해 타루엘에게 준성의 행보가 전달되었다. 준성은 분명 시공의 여신 헬케나의 신전에서 시공을 초월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봤거나 들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선 순례자들의 탑에서 나오자마자 마레크 제국으로 넘어갔을 리가 없다. 무엇보다 준성이 가장 중점적으로 배운 역사가 바로 마레크 제국의 역사였다는 점에서 확실할 것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또 다른 피의 군주가 세상에 발을 디뎠다. 물론, 준성이 피의 군주 벨로드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무엇보다 순례자의 탑에서 나오자마자 돌아가려 애쓰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그가 벨로드 에르테르프가 될 확률은 매우 적었다.


“말해봐, 미호.”

“…죄송합니다. 주인님.”


미호는 타루엘의 명령에 그렇지 않아도 바닥에 거의 닿아있던 머리를 더욱 숙였다. 타루엘이 바라는 답. 그 어느 것 중에서도 미호가 결정지을 수 있는 건 없었다. 미호는 타루엘의 시녀일 뿐. 타루엘이 명령하는 것이라면 그것의 결말이 죽음이라 할지라도 따르는 게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것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았다. 그녀가 행동하는 모든 건 타루엘의 명령에 의거해 내려지는 결론일 뿐이니까.


“…아니, 괜찮다.”


타루엘은 혼자만의 결정을 내렸다.


“하르멘스에게 전해라. 메르헨 시로 향하는 비행정의 탑승 명단을 확인하라고 말이다.”

“예, 주인님.”


미호가 타루엘의 명령을 받고 곧바로 방을 나갔다. 명령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명령의 전달은 굳이 미호가 할 필요가 없었다. 무엇보다 정보 담당을 루시아가 모두 하고 있기 때문에 미호가 해야 할 건 타루엘의 명령을 루시아에게 전달하는 것뿐이었다. 그 탓에 방에서 나간 지 얼마 지나지 다시 들어왔다.

이미 명령이 전달된 것이었다. 타루엘은 빙그레 웃어보였다. 그러나 그 미소는 결코 좋은 쪽으로 해석될 수 없는 잔인한 미소였다. 타루엘은 알고 싶었다. 그가 피의 군주가 될 수 있는 자인지… 아닌지를.




시공의 여신 헬케나 신전이 있는 메르헨 시까지 가는 다양한 교통편 중 준성이 선택한 건, 타루엘의 예상대로 비행정이었다. 출발일은 이틀 뒤가 되었다. 더 빨리 가고 싶었지만, 이미 예약이 다 차있는 상태인지라 그것은 불가능했다. 그나마 가장 빠른 것이 이틀 뒤였기에 어쩔 수 없었다.

초조하게 기다리던 이틀의 시간이 흘러갔다.


-메르헨 시로 향하는 4 : 50분 출발하는 에린스 항공 3690편을 이용하시는 승객들께서는 지금 즉시 탑승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저 배우기만 했지, 익숙하지 않은 시간들이 흘러가고 겨우 탑승자 대기실까지 도착했던 준성은 안내방송에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곧바로 탑승 출구로 향했다. 이제 드디어 돌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쁘지 않을 리 없었다.

그러나


“벨로드의 탑승을 확인했습니다. 저도 따라 탑승하겠습니다.”


그 기쁨 속에 준성은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 몇몇의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 몇몇의 사람들 중 회사원처럼 정장을 입고 있던 한 여자는 어디론가 통화를 하더니 곧바로 준성의 뒤를 따라 탑승 출구로 향했다. 그 뒤로 준성과 여자를 지켜보던 또 하나의 눈은 남자였다. 그 역시 어디론가 통화를 하더니 역시 같은 비행정에 올라탔다.

비행정은 전체적으로 배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아니, 그냥 하늘을 나는 직사각형의 거대한 철제 박스 같은 느낌이었다. 비행정의 총 층수는 3층으로 1층엔 좌석이 설치되어 있었고, 2층엔 오락시설, 그리고 마지막 3층은 전망대와 조종실이 있었다. 이 전망대라는 건 벽은 물론 천장까지 모두 특수 강화유리가 설치되어 아무런 장애 없이 하늘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었다.


-오늘도 에린스 항공을 이용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준성이 정해진 좌석에 앉자 그 뒤를 따라 여자가 준성의 뒤로 한참 떨어진 좌석에 앉았다. 가장 늦게 뒤따라 왔던 남자는 준성이 앉아 있는 좌석의 복도 반대쪽 끝에 앉았다. 이 세 명의 얼굴은 모두 각기 다른 이유로 해맑게 빛나고 있었다.


-에린스 항공 3690편 지금 곧 이륙합니다.


비행정이 강한 추진력에 밀려 활주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활주로가 끝나기 직전, 비행정은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불과 몇 시간 뒤, 있을 최악의 상황을 모른 체… 그렇게 여유로운 비행은 시작되었다.


==========


잡설 1.

소설에 대한 지적부탁드립니다.


잡설 2.

고민한 만큼 제대로 안 나오는 것 같아 어제 결국 연재를 하지 못했었답니다. 죄송합니다.


잡설 3.

여기까지 연재했고, 또 가테고리도 신청해놨으니... 비하인드 스토리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본래 헌터즈 만으로도 한권 분량이 나오는 소설이며, 글루미 피스트는 본래 2권 짜리 소설로 쓰고 있던 글이었습니다. 교육 부분을 빼고 연재했다 해도 2권은 쉽게 뽑아낼 수 있을 소설이었죠.

그랬던 것을 한권으로 압축시킨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두 소설의 주인공이 모두 벨로드 에르테르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혀 다른 두 인물입니다만, 둘 다 피의 군주의 이름을 따른다는 점에서 공통적인 면이 있어 결국 한권 분량으로 압축되면서 3부작 소설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잡설 4.

전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시라면... 글루미 피스트는 읽지 않으시는 게 좋으실 수도 있습니다. 아마... 제 소설들 중 전투신이 가장 적은 소설이 될 것 같아서요.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갱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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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Gloomy Feast - 진입 +2 08.09.08 656 2 4쪽
21 Hunters - ending +4 08.09.07 544 2 15쪽
20 Hunters - third scene +4 08.09.06 43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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