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omy Feast - 진입
당신을 그리워하니까.
당신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니까.
당신을 그리워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니까.
당신을 사랑하니까.
사랑하니까.
그대를 만나고 싶습니다.
“하아아암.”
벌써 7년째에 접어든 대학생활… 아니, 대학원 생활. 제대로 감긴 한 건지 궁금할 만큼 헝클어진 머리를 한 박준성은 아예 입학한 학교에 돈 바르고 졸업할 작정인 건지 대학원에 진학하면서까지 졸업을 미루고 있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저 졸업해 봐야 딱히 할 일도 없는 거, 대학 핑계로 집 나온 김에 좀 더 있다 들어가자는 게 그 이유였다.
“졸리네.”
대학원까지 들어와 가방끈이 길어지면서 어느 순간부턴가 자연스럽게 입에 붙어버린 피곤하다는 말을 준성은 내뱉으며 학교로 가기 위해 버스에 몸을 실었다. 오늘은 주말이니 굳이 학교에 갈 필요는 없었지만, 집에 있어봐야 딱히 할 일도 없고, 학교에라도 가면 주말에 공부하겠다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으니 친해질 수도 있고, 이것저것 필요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주말이면 학교 가는 게 거의 일상이나 다름없었다.
그래봐야 이젠 후배들과 간간히 보이는 졸업한 동기들뿐이지만…
“어머, 박준성? 또 학교 가?”
“응?”
등 뒤에서 들린 여자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렇게 공공장소에서 아는 척 할 만큼 여자애들과 친하게 지낸 적이 없으니 이렇게 아는 척 하는 경우가 상당히 드문 일이라 할 수 있었다. 등 뒤엔 같이 입학해서 역시 같이 석사생활을 하고 있는 김미진이란 이름을 가진 여자가 반가운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같이 석사를 하고 있다 해도 결국 전공과목이 달라 거의 만나는 일이 없는 여자.
“아, 안녕. 오랜만이야. 2년 만이던가?”
“오, 네가 그런 걸 기억하다니 놀라운데?”
하긴… 시간을 기억하다니 놀라울 지경이군.
준성은 그렇게 생각하며 실없이 웃어보였다. 처음 대학에 입학하고 2년 좀 지난 뒤에 입학 년도수를 잘못 기억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만큼 시간에 대해 제대로 기억하는 게 없었다.
“하하… 뭐, 데이트 하러 가?”
“응? 아, 응. 시내에서 보기로 했거든.”
그러고 보니 예전에 사귀던 남자가 서양인이라던 것 같은데…
상관없는 일이기에 거기까지 생각하고 더 이상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곤 더 이상 할 말도 없기에 시선을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언제나 똑같은 창밖의 풍경… 주말인데도 아침부터 어딜 이렇게 가려는 건지 고스톱치기에 열중인 도로와… 그 정체 현상의 주범인 도로 절반을 먹어치운 지하철 공사현장… 그렇지 않아도 피곤한 몸, 정신까지 피곤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아, 다 왔다.”
준성은 미진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버스의 앞부분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학교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그럼, 난 간다. 데이트 잘해.”
“그래, 공부 열심히 해.”
버스가 멈추고 준성은 버스에서 내려 학교로 느릿느릿한 발걸음을 옮겼다.
지금까지 변함없던 일상의 아침…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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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1.
소설에 대한 지적 부탁드립니다.
잡설 2.
2부는 제목부터 바뀝니다. 제목은 당연하게도 부제이며, 뜻은 우울한 축제... 정도로 생각하고 썼습니다.
잡설 3.
글루미 피스트는 이계 진입물입니다. 그러나 다른 이계 진입물과는 달리 제목처럼 우울한 소설이 될 것입니다. 지금 생각으론 두 가지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발설할 생각은 없습니다. 쓰다가 결정 지어지면 그대로 연재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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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갱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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