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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AI만 초인공지능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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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내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0
최근연재일 :
2023.08.10 19:05
연재수 :
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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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41
추천수 :
573
글자수 :
288,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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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2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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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최종 면접

DUMMY

그렇게 홍 아무개에게는 인생의 기로가 될 수 있는 면접 시간이 다가왔다.


약속된 시간이 되자마자, 카톡으로 영상통화가 걸려왔고.


홍 아무개는 긴장을 감춘 채 해당 통화를 받고선, 자신의 모습이 드러나도록 조정을 했다.


“저희 회사에 지원한 홍사민 씨, 맞으시죠?”


‘여자잖아!’


“네, 네! 맞습니다.”


“좋습니다. 주변에 면접에 참고가 될 수 있는 것들을 보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면 실격처리 될 수 있으니, 이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옙!”


홍 아무개는 최대한 웃는 표정으로 온라인 면접을 진행했다.


상대 여성 측이 질문에 따라서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하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AI의 전문 지식을 물어보는 경우는 드물었다.


대신 이런 질문들이 많았는데.


“퇴근시간이 가까워졌는데, 본인이 오늘 해야 할 일을 끝마치지 못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이때 어떤 식으로 대응할 건가요?”


“오전에 재택근무를 하기 위해서 자리에 앉았는데, 전날 밤에 영화를 늦게까지 보다가 피곤한 게 쌓여서 실수로 잠을 자고 말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럼, 홍사민 씨는 일어나서 어떤 행동을 취할 건가요?”


딱히 회사생활을 해본 적이 없던 홍 아무개로서는, 그저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대답이나 도덕적인 판단을 기준으로 대답하는 수밖에 없었다.


“고생하셨습니다. 질문은 여기까지고, 빠른 시일 내로 합격 여부를 문자로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감, 감사합니다.”


뚜욱


홍 아무개가 스마트폰에 보이는 화면에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를 하자, 이후에 연결이 끊겼고.


그제야 어색한 미소를 해제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망했네···”


전문 지식만 달달 머릿속에 담고 있던 홍 아무개의 머리로는, 실무 경험이 전혀 없는 회사 생활에서의 올바른 대답을 제대로 답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대답을 못하는 최악의 상황만큼은 어떻게든 피했지만, ‘이런 대답은 아무리 생각해도 정답이 될 수 없을 것 같은데’라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던 것.


이번에는 정말로 다른 회사를 알아봐야 될 것 같았다.


···


그다음 날.


홍 아무개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싶어 메시지를 수차례 읽었지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 합격했으니 최종 면접을 보러 오라고?”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었던 온라인 면접마저 통과했다는 소식에, 어안이 벙벙한 그.


많은 사람들을 합격시킨 건가 묻는다면 그것도 아닌 것이, 3 배수인 12명만 최종 면접에 선발됐다는 내용이 담겨있었기 때문이었다.


홍 아무개는 문득, 이런 생각마저 들었다.


‘사실 내가 경력만 없지 자기소개도 잘 썼고, 부끄럽다고 생각한 면접도 생각보다 잘했던 건가?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 내가 내 스스로를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었을지도 몰라!’


어디까지나 가능성에 불과했지만, 자신감이 한껏 차오르는 듯했다.


그렇게 최종 면접 날이 다가왔고, 늦지 않게 도착하기 위해 여유롭게 집을 나섰다.


안양역에 내린 뒤, 면접 장소라고 나와있는 빌딩에 도착하고선,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 도달했다.


도착하자마자 홍 아무개가 느낀 것은, 갓 지어진 빵처럼 갓 지어진 인테리어로 인해 발생하는 ‘새곳’의 냄새와.


세련된 공간으로 인해 벅차오르는 기대감이었다.


‘매일 출근하고 싶어질 것 같은 곳이네. 그런데 저곳은 뭐지? AI를 보관하는 장소인 건가?’


아예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데다 안쪽을 들여다볼 수 없는 형식으로 되어있는 곳이 존재했는데, 꼭 튼튼한 금고를 연상시켰다.


홍 아무개는 이내 안내 표지판에 따라서 대기실에 위치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나머지 면접 보는 타 인원들도 차례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총 4명이 위치하게 됐는데, 면접을 보기까지는 십 분이 넘게 남은 상황.


‘지각이라도 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경쟁자가 줄어들었을 텐데 말이지.’


홍 아무개는 내심 아쉬워하면서, 미리 준비해 둔 예상 질의응답을 보며 기억을 되뇌었고.


나머지 세명도 침묵을 유지한 채 각자의 방식대로 면접 준비했다.


가끔 몸을 뒤척이는 소리만 제외하면 도서실에 온 것처럼 고요하던 그때.


끼익.


한 젊은 청년이 안쪽 문을 열면서 모습을 비췄는데, 서류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 면접자분들 다 오셨는지 이름 호명 좀 하겠습니다. 그리고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 각자 신분증을 꺼내주셔서 이름이랑 외모가 일치하는지만 보겠습니다.”


그렇게 네 명의 이름과 호적상의 인물과 동일한지 확인한 청년.


“잠시 후에 면접을 보게 될 건데요. 혹시 궁금하신 거 있으신가요?”


그 말에 홍 아무개는 해당 청년의 외모를 바라보며 물었다.


“되게 젊어 보이시는 데, 혹시 나이가···?”


“만으로 스물두 살입니다.”


“오. 실제로 젊은 거구나. 여기 회사 사람이에요?”


그러자 잠시 고민하던 청년은.


“네.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AI 개발자?”


“아··· 그 분야에 대해서 배워보고는 싶은데 그렇지는 않고요. 저도 오늘 여기 처음 출근한 겁니다.”


첫 출근이라는 말에 홍 아무개는 이렇게 생각했다.


‘첫 출근인 데다, 나이도 어리면, 알바라도 하는 건가?’


본인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닌 모양인지, 타 면접자들도 해당 청년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몇 번째 면접인가요?”


“마지막입니다.”


“혹시 합격 발표에 대해서 들은 거 있어요? 언제 나온다던지?”


“제가 알기론 빠르면 오늘, 아니면 내일 결정이 날 것 같더라고요.”


그러자 다른 면접자는 아예 친근한 모드로 청년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학생. 그럼 오늘 무슨 질문이 오갔는지 좀 얘기해 줄 수 있어?”


“음··· 그건 아무래도 타 면접자 분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얘기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니, 어차피 우리가 마지막이고 여기 넷이 다 알게 되는 거니까 상관없잖아? 형이 끝나고 좋은 술집 소개해줄 테니까, 어때?”


면접자는 재차 대답을 달라며 권유했으나, 해당 청년은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이내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역시 안될 것 같아요.”


“쯧, 아직 어려서 사회생활 할 줄을 모르네. 보니까 인턴으로 들어온 것 같은데, 상사가 될 수 있는 사람에게 잘 보일 줄도 알아야 되는 거야. 그게 인생인 거고.”


“그런가요?”


청년이 천진난만하게 묻자, 해당 면접자는 어깨에 올렸던 손을 풀고선 고개를 저었다.


“보니까 2차 면접 때도 별거 없더만. 신생 회사가 할 수 있는 질문은 거기서 거기지.”


“그럴 수도 있겠네요.”


기분 나쁠 수 있는 말에도, 청년은 딱히 표정의 변화가 없이 해당 면접자의 말에 동의했다.


청년은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더니, 이내 면접을 볼 시간이 됐다면서 안쪽 문을 열어주며 들어가라고 안내를 했고.


앉아있던 면접자 네 명은 긴장하는 기색이 가득한 채로 해당 방으로 들어갔는데.


““···?””


면접자들은 각자 자리에 앉았지만, 막상 면접 심사관의 자리가 비어있다는 사실에 의아함을 느꼈다.


그리고 노트북 한대가 면접자들이 앉은 쪽을 향해있었는데, 그 스피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최종 면접은 2차 때 온라인으로 면접을 진행했던 저와, 사장님이 질문을 번갈아가며 대화를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저는 한국에 있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음성으로만 면접을 진행하게 된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그리고 이어진 말.


“사장님, 자리에 앉으셔서 면접 진행해 주시겠습니까?”


홍 아무개는 노트북에서 나오는 음성이 대체 누구를 향하는 건가 싶어 주변을 살펴봤지만, 사장으로 보이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해당 물음에 대답이 들려온 곳은 다름이 아니라.


“응. 알았어.”


““!!””


21살이라고 소개했던, 청년의 입에서 나온 것이었다.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해당 청년은 비어있는 면접관의 자리에 앉았고.


이전까지 순진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면접자들의 시선을 한 번씩 마주하더니 무심하게 말했다.


“그럼, 면접 시작하겠습니다.”


그 말에, 누군가의 안색이 붉어지다 못해 퍼레지는 것은 착각이 아니었을 것이었다.


**


본격적인 면접에 각자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Artificial Intelligence and Computer Science’ 학과를 전공했고, 이후 AI와 관련된 인턴으로 약 16개월 동안···”


“··· AI 개발자로 근무한 지는 7년 차가 됐고, 현재도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회사에 지원하게 된 것은 워라벨을 중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 컴퓨터 전공 석사로 졸업 후 네이버에 코딩 기술자로 취업해 알고리즘에 관한 연구 및 업무를 진행했고요···”


홍 아무개는 앞서 세명의 자기소개에서 드러난 각종 스펙과 경력에, 그간 한껏 높아졌던 자신감이 급속도로 떨어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아니, 저런 스펙을 갖고 대체 신생 회사에 왜 지원하는 건데? 그리고 난 대체 왜 최종 면접까지 붙었던 거지?’


세 번째 면접자가 자기소개를 한 뒤에, 노트북 스피커에서 질문이 흘러나왔다.


“그러면 박재원 씨는 여러모로 AI의 알고리즘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고, 관리직을 맡게 됐을 때 보다 주체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다는 말을 하는 것 같군요. 맞나요?”


“네. 그렇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21살의 젊은 사장 쪽에서 질문이 나왔다.


“대신 그만큼 업무량도 더 늘어날 수 있을 거라고 보는데요. 주 4일제를 도입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업무량 자체가 빡빡할 텐데, 그러면 회사 측에서는 그만큼 더 월급을 올려주는 게 좋다고 생각하나요?”


그러자 박새원이라고 불렸던 지원자는 이내 다음과 같이 또박또박 말을 내뱉었다.


“그만큼 개발자의 피와 땀이 들어가는 거라면,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회사에서는 고려해야 되는 건 당연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앞으로의 AI 산업은 무궁무진해질 수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 응용하느냐에 따라서 고부가가치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겠죠. 그래서 월급을 올려주는 것도 좋지만, 보다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업무를 위해선 해당 AI의 스톡옵션이나 지분 지급을 진지하게 고려해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홍 아무개도 그렇지만, 나머지 첫 번째와 두 번째 면접자도 놀란 눈치였다.


스물두 살의 어린 사장은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턱을 쓰다듬더니, 이와 같은 질문을 꺼냈다.


“이건 모두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군요. 직원의 적극적인 회사생활을 위해 스톡옵션이나 지분 지급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은 손을 들어주시겠어요?”


그러자 해당 주장을 꺼냈던 인원이 제일 먼저 손을 올렸고, 나머지 세명은 눈치를 보기 시작했는데.


결국 홍 아무개를 제외한 나머지 두 명도 손을 들어 올리며 찬성 세명에, 반대 한 명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네. 손 내려주셔도 됩니다. 해당 요구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군요. 제 사견을 덧붙이자면, 확실히 그 정도의 매리트는 있어야 직원들의 사기를 높게 유지할 수 있을 듯합니다. 한 수 배웠군요.”


사장이 지분 요구를 한 것을 찬성한 것에 대해서 칭찬하자, 손을 들었던 세명의 표정은 밝아졌고.


홍 아무개는 망설이다가 결국 들지 않았던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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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자가부담 23.08.08 198 1 12쪽
» 최종 면접 23.07.27 272 3 12쪽
49 홍 아무개의 취업 수난기 23.07.26 229 3 12쪽
48 상황이 바뀌었다 23.07.25 231 2 12쪽
47 스스로 23.07.20 270 5 12쪽
46 노이즈마케팅 일지라도 23.07.19 249 3 11쪽
45 특약 23.07.18 255 3 12쪽
44 악덕 사장 23.07.13 296 5 12쪽
43 신뢰에는 신뢰로 23.07.12 282 6 12쪽
42 OO된 초대 +1 23.07.11 287 5 12쪽
41 똥멍청이 23.07.06 317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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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니가 그렇게 잘났어? 23.06.30 337 8 12쪽
37 OKAY, beach 23.06.29 355 7 11쪽
36 관계자 23.06.28 369 8 12쪽
35 XX 친구 23.06.27 378 9 11쪽
34 순수한 팬심 +1 23.06.23 391 8 12쪽
33 나비의 분노 23.06.22 416 9 12쪽
32 떡상 23.06.21 410 9 13쪽
31 손가락 걸고 약속 23.06.20 423 10 13쪽
30 합동 방송 +1 23.06.16 439 9 12쪽
29 오해를 풀다 +1 23.06.15 446 11 13쪽
28 여동생의 갈등 +1 23.06.14 465 12 12쪽
27 변한 것, 변하지 않은 것 23.06.13 454 11 13쪽
26 오늘부터 1일 +1 23.06.10 474 11 12쪽
25 신이 존재했다면 +1 23.06.09 473 11 13쪽
24 수익 계산 +1 23.06.08 487 11 11쪽
23 기쁜 날, 평화로운 날 23.06.07 487 11 14쪽
22 엠제트 23.06.06 508 11 12쪽
21 두번째 약속 +1 23.06.03 526 15 13쪽
20 나의 제안 +1 23.06.02 536 16 12쪽
19 파격적인 대우 23.06.01 545 14 12쪽
18 폭주 +2 23.05.31 559 15 12쪽
17 복덩이 23.05.30 573 15 12쪽
16 불법과 위법사이 23.05.27 586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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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스파링 +1 23.05.24 618 13 13쪽
12 시비를 걸다 +1 23.05.23 628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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