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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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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6.24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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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102,928

작성
22.08.22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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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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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36쪽

제 383화 어느날 갑자기 불멸자와 괴물이 날 찾아왔다?!

DUMMY

제국. 그곳은 현 드림랜드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인간들의 국가로, 스스로를 세상의 중심이라 칭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제국의 왕들은 먼 과거에 사라진 황제라는 직위로 스스로들을 칭했으며,

주위에 있는 국가들은 황제라는 이들이 보기에는 그저 야만족에 불과했기 때문에,

그들은 국력에 비해 다른 국가들을 침략하지 않는 상태로, 옆 국가들의 왕이 교체 될 때마다.

왕위를 인정하는 사신을 파견하는 것이 끝이었다.

제국은 자원도 풍족하고, 인구나 문화도 주변국과 비교하기에는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그들은 주위 국가들을 혐오할지는 몰라도, 전쟁 같은 대량학살을 일으키지 않았고,

전염병이 발생하면 제국의 자비라는 이름으로 도움까지 주니, 평판으로 볼 때. 대국이란 이름에 어울릴 정도로 이름이 높았다.

물론 그건 언제까지나 제국이 풍족하고, 영토가 충분하기 때문이겠지.

그러한 제국의 중심부. 천 년 전 전쟁에서 당당히 살아 돌아온 선왕이 처음 건국한 도시라 알려진 제국의 수도. ‘크레토스’가 있다.

그곳에서 제국은 황폐화된 대지 위에 세워졌으며, 생존자들을 모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발전할 수가 있었다.

그래.. 드림랜드에서 최고의 국가로 말이다.


“...후우.”


하지만... 현재 제국의 황제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제국의 최고권력자인 그가 원하기만 한다면, 그 어떤 궁녀도 취할 수 있을 것이고,

심지어 엘프들의 국가인 푸른 달에서 가져온 고급 옷감마저 손쉽게 구할 수 있겠지.

하지만 황제는 갑자기 나타난 문제에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다.


“하늘 위에 나타난 돌덩어리에 대한 조사는 어떻게 됐지?”


‘그것’이 나타난 것은 바로 하루 전. 하늘에 갑자기 빛이 반짝이는가 싶더니,

제국의 저녁 하늘 곳곳에 밝은 빛을 내뿜었고, 한순간이라지만. 깊은 밤이 낮처럼 밝아지고 말았다.

그 결과. 황제는 새벽부터 갑자기 기상하여, 하늘 위에 나타난 존재를 보고는 깊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빛들이 걷히니, 나타난 것은 거대한 돌덩어리. 일반적인 드림랜드 인간들이라면,

겨우 돌덩어리가 황제의 속을 썩이고 있다는 사실에 코웃음 치겠지만...

그것이 제국 하늘 위를 가득 채운다면 말이 달랐다.

그래... 정말로 그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겠지만...

하늘 위에 나타난 거대한 돌덩어리는 제국의 수도인 크레토스보다 컸고,

그 결과. 수도로 내려쬐는 태양이 가려져, 지금이 한낮의 시간대인데도 마법을 이용해. 억지로 불을 밝혀야할 정도였다.

이 정도면 단순히 불편한 정도로 끝날지 모르겠지만...

문제는 하늘 위에 떠있는 돌이 수도에 떨어지는 경우.

그 파장은... 제국의 수도는 완전히 붕괴될 것이고, 막대한 경제적, 인적 피해를 입겠지. 게다가 그 아래에는 황제 본인이 있었다.

그 결과. 성안에 있는 이들이 파벌로 갈려져. 지금 당장 대피해야하네, 부숴야하네. 하며 옥시각시 싸우는 중이었고,

그러한 모습에 황제의 한숨은 늘어난다.

비록 이곳이 마법으로 보호받는다지만... 그 충격을 견딜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그리폰 라이더들이 날아가 수색한 결과...

우리가 보고 있는 돌덩어리 위에 거대한 성이 있다고 합니다.”


“...성?”


“네. 저희가 현재 보기에는 아래 부분만 보이기 때문에 믿겨지지 않겠지만...

정말로 저곳의 위에 거대한 성이 있다고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고대의 유물인가?”


천 년 전 전쟁 이후. 발굴된 그 시대의 물건들 중에는 특별한 기능을 가진 유물들이 많았다.

어떠한 것은 사용자의 정신을 빨아먹는 위험한 마검 일수도 있었으며, 어떠한 것은 용도를 알 수가 없는 정체불명의 물건들이었다.

지금까지 발굴된 것만 하더라도 위험한 것들은 많았고, 발굴하다가 버섯구름의 폭발을 일으킨 적도 있었다.

그렇기에 당시의 유물들은 현재로선 ‘미지’. 그 자체였다.

어쩌면 현재 제국의 하늘 위에 떡하니 나타난 성도 그러한 유물일 수도 있었다. 그 사실에 황제는 턱을 괸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조사를 해봐야만 하겠지.


“내부를 수색해보도록.”


“그...그게.”


“?”


보통의 경우라면, 황제의 명을 바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

자신의 말에 토를 다는 기사의 말에 황제는 인상을 찌푸렸지만...


“그곳의 주위를 드래곤이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흥.”


드래곤이라면 충분히 이해가 될 반응이었다. 드래곤은 마법의 종족이자.

단 한 개체로서 나라를 멸한다고 알려진 몬스터들로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니었다.

물론... 제국인 만큼 드래곤을 상대할 수 있지만 말이다.


“드래곤은 좋은 마법재료가 되지. 사냥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


하지만 황제의 말에 기사는 입을 다물고는 겁에 질린 듯이 몸을 떨었다. 그 모습에 황제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왜 그러느냐?”


“그게... 한 마리가 아니라고 합니다.”


“하아?”


드래곤은 개별로 행동하는 존재들. 그것이 두 마리나 모여 있다? 있을 수가 없는 일.

물론 드림랜드의 상식으로 볼 때. 그런 일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드래곤 부부인가? 피해가 크긴 하지만. 경제적 이익을 생각하면 해 볼만 해.

그러니 당장 출진을 준비하도록!”


“..............”


하지만 기사는 황제의 말에 입을 다물 뿐이었고, 그러한 그의 모습은 황제가 보기에는 이상하기 짝이 없었다.

드래곤이란 확실히 공포의 종족. 하지만 자신은 인간들의 황제였다.

두 마리? 상대 못할 것도 없고, 잡기만 한다면. 돌아올 이익은 막대했다.

그런데 왜 눈앞의 기사는 겁에 질려있는 것인가? 자신이 그를 잘못보기라도 한 건가?

그는 황제를 수호하는 로얄 나이트로, 황제가 신뢰하고 있는 자였다.

그런 그의 반응에 황제는 그의 로얄 나이트란 지위를 박탈할까? 라고 속으로 중얼거렸지만...


“230개체....”


“....?”


“그리폰 라이더들이 겉으로 확인한 숫자만 하더라도... 드래곤 230개체입니다...”


“.........!?!?!?!?!?!?”


터무니없는 숫자였다. 분명히 귀로 들었는데도, 그 말이 머리로 이해되는 데에 시간이 걸릴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황제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자신의 귀를 후비더니...


“하하! 나도 늙긴 늙었나보군. 헛소리를 듣다니...

다시 한 번 말해보게. 드래곤이 몇 마리라고?”


“....230개체. 그 이상 입니다.”


황제의 분노를 두려워하는 듯이 기사는 지면에 이마를 내려찍는다.

그 자신도 현재 자신의 입에 나온 말이 터무니없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럼에도 보고를 받은 내용은 그것이었고,

몇 번이나 확인한 사항이었다. 그렇다면 좋든 싫든. 황제에게 진실을 말해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예상대로 황제의 온화한 인상이 순식간에 일그러지더니...


“어디서 나에게 거짓을 고하는 겐가!!!!”


쿵! 쿵 쿵!


황제의 분노에 로얄 나이트는 머리를 찍을 뿐이었다. 이마가 피범벅 되는 모습에 황제도 화를 내지 못한 모습으로 그저 볼 수밖에 없었다.

지금 제국의 하늘 위로 무슨 상황이 펼쳐지기 시작한 것인가? 드래곤 230마리?

웃기지도 않는 소리이다. 그들의 자존심은 하늘을 찌르는 마나의 종족이다.

그런데 그렇게 모인다고? 드림랜드 전역의 드래곤들이 단체로 수다나 떨려고,

하늘 위에 성을 지어놓고 모이기라도 한 것인가? 그것도 지금?

무언가... 알 수 없는 일이 펼쳐지고 있었다.


“미안하지만. 드래곤 캐슬에 거주하는 드래곤들은 230명이 아니야.”


끼이이이익!


낯선 목소리와 함께 알현실의 문이 서서히 열리고, 그러자 황제와 기사의 눈이 그곳으로 향했다.

이곳은 수십의 기사와 마법사로 보호되고 있는 영역. 황제의 허가 없이는 함부로 이곳에 발을 내딛어서도 안 되고,

문을 열어서도 안 된다.

그런데 겁도 없이 이곳의 문을 열다니? 그 사실에 화를 내려는 황제였으나...


“......!!!!!!!!”


하늘거리는 드레스를 입고 걸어오는 여인의 모습에 눈을 크게 떴다.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저런 궁녀는... 본 적이 없는데?”


빛에 따라 달라지는 은발의 머리카락이 보인다. 그녀가 발을 내딛을 때마다.

아름다운 마나의 파편들이 주위에 퍼져나갔고, 그녀가 내부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것들이 그녀를 위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마치 어머니의 품속과도 같은 따뜻한 감각. 그녀는 귀품 있는 발걸음으로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오더니,

싱긋! 웃어보였고. 여신과도 같은 미소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기사는 그녀의 허리춤에 있는 자그마한 레이피어를 볼 수 있었다.

눈앞의 여인이 어디서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은 이곳에서 황제를 지키는 기사였다.

그런데 검을 든 존재를 알현실에 들어오게 한다? 그것도 황제의 코앞에?

그것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그 사실에 기사는 실례임을 알면서도,

황제의 앞에 나선 후. 자신의 검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


“조심하십시오! 밖에는 저와 같은 수 십 명의 로얄 나이트들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아....!”


그제야 황제는 정신을 차린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눈앞의 여인은 밖에 있는 수 십 명의 로얄 나이트들을 소리 없이 처리하고는 이곳까지 온 실력자란 소리였기 때문이었다.

황제는 급히 뒤로 물러섰지만. 뒤에 있는 길이라곤 유리로 채워진 창문 뿐. 그곳으로 뛰어내린다면 추락뿐이었고, 이에 황제는 외쳤다.


“궁정 마법사! 다들 뭐하는 거지!? 당장! 이 침입자를...”


알현실에는 당연히 황제를 지키는 마법사들도 있다. 그 사실에 그는 고개를 돌려, 기둥 뒤에 있는 마법사들을 향해 외쳤다. 하지만..


“...뭐야?”


마법사들이 끈 풀어진 인형마냥 하나 둘, 지면을 향해 쓰러져가고, 눈앞의 여인은 생긋 웃어 보였을 뿐이었다.


“마법의 지배자에게 마법사라...

마나를 사용하는 마법사는 결코 날 이길 수가 없어. 그리고... 마나를 이용하는 검사도 마찬가지고.”


기사의 검에 피어오르던 마나가 멋대로 뭉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것은 구체 형태가 되어,

눈앞의 여인에게 날아가 그녀의 몸에 흡수되었다.

그러자 기사는 몸속의 모든 마나가 빨려 들어가는 감각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고, 그 모습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난 너희들과 싸우러 온 것이 아니야. 그러니 잠시 진정해줄래?”


서서히 다가오는 그녀의 모습에 황제는 자신이 겁에 질린 것을 느꼈다. 이제 곧 자신은 암살당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목에 힘을 주어 외쳤다.


“네 년이 항복한다면 지금 뿐이다! 지금 암살을 포기한다면... 네 얼굴을 봐서, 나의 비로 맞을 수도 있다!!”


[□□□□□□□□□□□□□□□□□□□□□□□!!!!!!!!!!!!!!!!!!!!!!!!!!!!!!!!!!!!!!!!]


황제의 무례한 외침에 답하는 듯이 굉음들이 사방을 채운다. 그 울음소리에 성 전체가 흔들렸으며,

황제는 자신의 머리 위로 천장에 붙어있던 먼지들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지만. 그것을 신경 쓰지 못하는 모습으로 자신의 귀를 부여잡고 말았다.

사방을 뒤덮는 울음소리에 그녀는 미안하다는 듯이 황제에게 고개를 숙였다.


“미...미안해!!! 본래는 나 혼자서 이곳에 오려는데... 저 바보들이 멋대로 이곳에 오고 있네.

필멸자는 이 소리를 견디기 힘들 텐데...”


....바보들? 그 말에 황제는 녹슨 기계처럼 창가를 향해 고개를 돌렸고.. 곧 수많은 그림자들을 볼 수가 있었다.


“허..........”


그저 숨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크레토스의 하늘. 절반 가까이가 드래곤들로 채워져 있었다.

230마리? 웃기지도 마라. 눈에 보이는 것만 하더라도 수 천 마리가 넘어갔다.

특히 하늘에서 이곳으로 오고 있는 드래곤들의 무리 중에....

선두에 있는 7명의 드래곤들이 특히 컸으며, 각자의 색상은 전부 달랐다.

그 모습에 황제는 자신이 아까 전에 계획한 것이 얼마나 웃기지 않는 계획인지 알 수 있었다.

그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제국을 하루내로 지워버리는 것도 일이 아닐 것이다. 그 상황에 황제의 머릿속으로 의문이 떠올랐다.

어째서 이렇게나 많은 드래곤들이 이곳으로 몰려오는 것인가? 단순히 눈앞의 여인에게 모욕했기 때문에?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넌... 정체가 뭐냐!?”


“나에겐 수많은 이름이 있어.

난 3세계를 관리하는 두 명의 주신 중 한 명이며, 모든 마나는 나로부터 출발해.

난 모든 드래곤들의 시초이고, 모든 용족들은 날 이렇게 부르지”


여인은 두 손을 펼치며, 뒷말을 이었다.


“‘용의 여왕’. 8명의 주신들 중 한 명이야.”


“.....!!!!!”


그 말에 황제는 안색이 창백해지는 것을 느꼈다. 제국에는 오직 직계 황족만이 볼 수 있는 자료가 있었다.

그 자료에는 ‘천 년 전 전쟁을 끝낸 영웅들은 영웅이 아닌 신들이었으며,

이 세상의 주신들은 8명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내용으로 용의 여왕이란 이름도 그곳에 새겨져있었다.

이 사실에 황제는 숨을 삼켰다.

그렇다면 저렇게 드래곤들이 몰려오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자신이 한 말은... 그들의 여왕을 직접적으로 모욕하는 발언이었으니까!!!

아무리 따로 노는 드래곤들이라도 다함께 격노해서, 이곳으로 우르륵 몰려올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망했군.’


마치 성난 벌떼와 같다. 차라니 벌 떼면 잠깐 아프고 끝나겠지만. 저들은 열 받은 드래곤들의 군집.

자신의 발언으로 제국은 이제 끝나는 걸까? 황제는 제국의 미래가 암울해지는 것을 느꼈다.


콰아아앙!


유리로 되어있는 창문과 벽면이 부수어지고, 그 틈으로 나타난 7마리 드래곤들의 몸에서 빛이 반짝이는가 싶더니,

인영으로서 그녀의 곁에 착지했다.

그들은 도착하는 순간. 황제를 향해 일그러진 표정을 지어보였다.


“당장 찢어 죽여주지! 버릇없는 필멸자놈!!!”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고!!!! 황제의 머릿속에 위험신호가 미친 듯이 깜박거린다.

그 사실에 황제는 뒤로 넘어지고 말았지만.. 그 누구도 이 상황을 본다면 황제에게 뭐라고 할 수 없겠지.

대다수의 존재들은 저들의 살의어린 눈빛이 향한 순간. 당연히 겁에 질리고 말 것이다.

오히려 지금 상황에 기절하지 않는 것만 하더라도, 황제가 얼마나 정신이 강한 인물인지. 알 수가 있었다.


“자자! 다들 그만! 우리는 ‘청소’를 하러 온 것이 아니야! 그것은 먼 과거에 끝난 일이라고!

그러니 진정해! 나의 꼬마용들.”


“...저희 드래곤 로드들을 그렇게 부르는 것은 당신뿐입니다! 여왕님!!!”


용의 여왕의 말에 순식간에 잦아들어가는 그들의 살기. 막아주는 그녀의 모습에 황제는 겨우 숨을 돌리며,

식은땀을 닦을 수가 있었다.


“...라고 해도, 내가 살아온 까마득한 옛날을 생각하면, 너희는 아직 나의 꼬마용들인 걸?”


“여왕님...”


드래곤 로드들의 중앙. 검은 피부가 인상적인 소년은 그녀의 말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에는 그녀를 모욕한 인간을 찢어발겨주기 위해, 직접 행차할 생각이었지만.

이렇게 말리는 그녀를 보면 어쩔 수 없이 포기하게 된다.

정말. 마음 같아선...


“히익!?”


저 귀찮은 필멸자를 치우고 싶은 것이 그들의 솔직한 심정. 하지만 이세리아는 손을 내저었다.


“여긴 빛의 주신과 어둠의 주신의 영역이란 것은 생각해줘. 이곳에서 사고를 치면, 모두 내 욕으로 온단 말이야.”


“....알겠습니다.”


겨우 인정한 드래곤 로드들이 물러난다. 하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황제를 노려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또 다시 실례되는 발언을 하면, 그녀가 말리는 틈도 없이 그대로 죽일 생각이겠지...

그 사실을 황제가 모를 리가 없었기 때문에 그는 침을 삼켰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용의 여왕은 밝은 표정으로 황제의 앞에 서더니, 입을 열었다.


“나의 애들이 실례되는 행동을 해서 미안해. 이 애들은 아직 어려서 말이야.

내가 나중에 훈육하도록 할게. 필멸자.”


“아...아닙니다!”


그녀의 미소를 보니, 심장에 안 좋다.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이 뛰는 심장은 드래곤 로드들의 공포 때문인지,

아니면 그녀의 미소 때문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대체... 이곳에 무슨 일이시죠....?”


절로 존칭이 나온다. 그 물음에 용의 여왕은 하늘 위에 떠있는 드래곤 캐슬을 가리켰다.


“아! 그거? 아무래도 나와 드래곤들이 한동안 이곳 상공에 있어야할 것 같아서. 허락받으러 왔어.”


““.........””


황제는 무슨 소리라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드래곤 로드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그러자 그들도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는 것이 똑똑히 그의 눈에 들어왔다.

까놓고 말해서, 현재의 황제로는 그들이 제국의 상공에 있든 말든. 간섭할 수 있는 힘이 있을 리가 없었다.

까닥 잘못한다면....

아! 사정이 그러신가요? 미안하지만 그럴 수는 없겠네요. 제국의 상공에서 나가주세요.

화르르륵!

이렇게 제국은 최후를 맞이할 것이다...

거기에 생각이 도달한 황제는 급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무...물론 허락해드려야 되죠! 아무렴요!”


“다행이다. 허락 안 해줄 것 같아서. 조마조마했어.

만약 그랬다면 할 일이 생기거든.”


용의 여왕으로는 다른 국가에 허락을 받느라. 할 일이 생긴다는 소리였지만...

황제에겐 가담이 서늘해지는 말이었다. 이에 황제는 드래곤 로드들을 힐끔! 살피면서도 그녀에게 물었다.


“저기... 총 몇 분이신지...?”


“우리들의 숫자? 실버. 드래곤 캐슬에 있는 용족 숫자가 몇 명이지?”


“7색 일족 전부를 합해서. 총 9천 5백만 명 정도 됩니다. 여왕님.”


“천 년 전 전쟁에서 너무 많이 죽었네. 이전에는 1억 5천만 명 정도로 기억하는데. 으으.”


“현재 있는 드래곤들 중 약 5천만 명 가량은 어린 드래곤들이라..

생존자는 약 4천 5백만 명 정도일 겁니다. 인구 중 약 66%가 전쟁에서 희생당하고 말았네요. 여왕님.”


점점 용의 여왕의 얼굴이 울상이 되어간다. 하지만 황제는 그녀의 귀여운 모습에 웃을 수가 없었다.


“.......”


더럽게 드래곤들이 많다. 그것도 제국의 인구수보다도 드래곤들이 많았다. 숨이 턱턱 막히는 상황에 황제는 애써 표정을 관리했다. 여기에서 표정 관리를 못했다간. 제국민 한 명당 드래곤 2명을 상대해야하는 최악의 사태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그렇다면 식량은....?”


그것이 문제. 드래곤들이 저렇게 바글바글 거리는 이상. 몇 마리가 내려와.

식사를 한다면 순식간에 수 만 명이 먹이가 되고 말겠지. 하지만 황제의 우려는 기우였다.


“국민들이 걱정되나 봐? 우리들의 식량은 자체 생산하니, 걱정하지 말아줘.

자급자족이 가능한 성이거든.”


다행인 사실이었다. 황제는 그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지만...


“앗! 가장 큰 문제가 있었지! 너에게 말하지 않는 것이 있어!”


용의 여왕이 손뼉 치면서, 깜빡 잊은 것이 있다는 듯이 말하자. 위장이 얼어붙는 착각을 받았다. 용의 여왕은 제국에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

그 요구가 무엇이든. 황제는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다. 그 아무리 굴욕적인 내용이라도 말이다.


“드래곤 캐슬이 하늘에 떠있는 동안, 너희 필멸자들이 일조권에 방해받잖아?

그러니 내가 드래곤 캐슬 아래로 인공적인 태양빛을 만들어, 낮 시간동안 대신 내려주도록 할게.

그러니 너희 필멸자들은 평소처럼 생활하면 될 거야.”


“......”


그녀의 말에 황제는 고개를 돌려, 하늘을 보았다.

크다. 저 거대한 것이 하늘에 떠있는데. 평소처럼 생활이라...

무리다. 당장 오늘부터 황제에게 수많은 항의들과 우려가 섞인 호소가 들어올 것이다.

그 일을 처리하는 것은 언제까지나 황제. 그는 머리가 지긋지긋하게 아파오는 것을 느끼며 그녀에게 물었다.


“용의 여왕님... 대체 언제까지 이곳에 있으실 예정인지....?”


“오래는 있지 않을 거야. 나의 친구가 나의 성에 방문할 때까지 정도?”


“....친구?”


“응응! 네메시스라고, 나의 오랜 친구가 있어.”


착각일까? 그 이름이 나온 순간. 드래곤 로드들의 안색이 실버라 이름 불린 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창백해진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내 딸의 사위가 될 거란 말씀! 아하하핫!!”


“?????”


이해가 안 되었다. 하지만 드래곤 로드들은 또 시작이라는 듯이 머리를 부여잡았다.


“저기. 네메시스님은... 드래곤...이신지?”


“아? 그렇게 들리나? 물론 네메시스가 자신의 종족을 드래곤으로 원한다면,

그렇게 유전자를 바꿀 수도 있겠지만... 현재 그의 종족은 인간일 걸?

뭐. 애초에 유전정보가 고정되어있지 않는 존재라서 별 의미 없는 말이지만 말이야.”


“.....?”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은 알겠지만... 그냥 정체불명의 생물체라고 생각하면 편해.”


“...네.”


모르겠지만. 일단 넘어가야할 것 같다. 황제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용의 여왕의 다음 말을 기다렸고...


“응? 왜?”


“.....또 다른 말씀은 없으신지?”


“없어. 이게 다인데? 난 내 친구를 만나러 온 것이 전부거든.”


“...드래곤들을 이렇게 모와 놓고요?”


“네메시스가 내 성에 오지 않는 동안 드래곤 캐슬도 많이 변했으니, 구경시켜 줘야지! 그리고 내 딸도 다시 만나고! 에헴!!”


그 말에 황제는 너무나 허무한 것을 느꼈다. 제국에 딱히 요구하는 것도 없다고?

그것도 이러한 전력들을 모두 데리고 와서도? 황제는 그 말에 어처구니가 없고...


“그게 1세계로 온 이유입니까? 여왕님...”


실버를 비롯한 드래곤 로드들의 한숨은 늘어날 뿐이었다.

가뜩이나 드래곤 캐슬 채로 1세계로 넘어오느라. 막대한 마나를 날렸는데.

그 이유가 이러한 이유라면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곧 웃고 있던 용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런... 역시 너무 눈에 띄었나?”


용의 여왕은 드래곤 캐슬을 향해 급히 고개를 돌렸고, 그러자 황제는 무슨 일이라는 듯이 그곳에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그는 볼 수 있었다.

수 십 갈래의 빛줄기가 드래곤 캐슬이 있는 하늘을 향해 치솟는 것을!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막대한 폭음이 퍼져나가더니, 드래곤 캐슬 주위를 감싸고 있는 마법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와 동시에....

황제는 자신이 있는 성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농담이 아니다. 목표는 분명 드래곤 캐슬인데도. 그곳에 충돌한 여파가 이곳까지 그대로 미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성이 무너질 것 같은 감각에 황제는 숨을 삼켰다.

그 모습에 드래곤 로드들은 급히 창가로 뛰어오르더니, 주위에 보호막을 폈다.

누구의 공격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용의 여왕을 노리고 있었다.


갸우뚱!


일시적이지만. 드래곤 캐슬이 지상을 향해 하강한다. 대체 누가 수많은 드래곤들이 마법으로 보호하고 있는 드래곤 캐슬에 저러한 타격을 입힐 수가 있는가?

수 십 개의 마법진들이 박살나. 허공으로 흩어지는 모습이 일반인들의 눈에 똑똑히 보일 정도였다.

마법사들이 저 모습을 보면, 그대로 거품을 물고 기절하겠지. 그 마법진들 하나하나가.

최고의 마법사들이 평생에 걸쳐. 그려야할 정도의 정교한 마법이기에...

한순간에 날아가는 것을 보면, 지식의 추구자들인 마법사들은 견디지 못할 것이다.


콰아아아앙!!


드래곤 로드들이 펼쳐둔 보호막들이 일시에 찢어발겨진다. 그러자 황성의 한쪽 면은 그대로 증발하였고,

그 틈으로 ‘무언가’가 용의 여왕을 노려왔다. 이에 그녀는 자신의 검을 빼들었다.


“하아아아아아앗!!!!! <강해져라>!!!”


순식간에 발동하는 수 천 개의 강화마법.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의 손에 느껴지는 무게감에 입술을 깨물더니, 곧 그것의 방향을 틀었다.


피이이이잇!!!!


빛줄기가 방향을 바꿔. 천장을 뚫고 하늘로 치솟는다. 그 빛을 흘깃! 살핀 용의 여왕은 입 꼬리를 들어올렸다.


“레일건의 탄환. 내가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 이를 한 명 알고 있는데... 아마도 너겠지?”


“그 추측은 맞을 것이다. 용의 여왕.”


끼이이이익!


창가 쪽의 공간이 일그러지는가 싶더니 그대로 열렸다. 그리고는 그 안에서 은발의 남성이 걸어 나왔다.

그는 어깨에 레일건을 짊어지고 있었고, 그의 주변에는 흉폭한 파괴 속성이 스파크를 튀면서 들끓고 있었다.

그 경악적인 모습에 황제는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으며, 드래곤 로드들은 급히 용의 여왕의 곁에 텔레포트로 나타났다.


“....서열 5위의 괴물.”


“시기의 오메가!!!!”


모르고 싶어도 알 수밖에 없는 이름. 그들은 천 년 전 전쟁 때. 적으로 지긋지긋하게 만났으며,

오메가의 손에 죽어나간 드래곤들은 숫자를 셀 수 없을 정도겠지. 하지만 오메가는 무표정으로 그들을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귀찮은 드래곤 로드들이군. 너희에겐 볼 일이 없다. 내가 볼 일이 있는 건...”


레일건의 총구가 용의 여왕을 향한다.


“지금 이 1세계로, 3세계 총 전력을 들고 온 용의 여왕뿐.

내가 이것을 못 볼 것이라고 생각했느냐? 마나의 주신?”


오메가는 드림랜드를 관찰하는 인공위성에서 갑자기 등장한 대형건축물이 드래곤 캐슬임을 확인.

바로 이곳으로 온 상태였다. 그는 흉흉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더니, 입을 열었다.


“나의 마스터에게 해를 가하려고 왔으면... 그대로 박살낼 뿐.

그건 너희 주신들도 예외가 아니다.”


“이 놈이...”


오메가의 말에 드래곤 로드들은 증오라는 감정이 담긴 눈으로 이를 갈았지만...


“잡것들은 비켜라. 난 마나의 주신에게 묻고 있다.”


오메가는 드래곤 로드들을 잡것으로 치부한 체. 용의 여왕에게 재차 물었을 뿐이었다.

이 상황에 용의 여왕은 팔을 들어. 드래곤 로드들을 물러나게 하였다.


“여왕님?”


“주신 말고는 서열 1자리 내의 괴물은 결코 상대하지 못해. 그러니 잠시 물러나주겠어?”


“하지만....”


그들은 1자리내의 괴물들이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었다. 주신들이 오든 말든.

연합군들 내에 걸어 들어와. 학살하고는 유유히 떠나버린다. 드래곤 로드들에겐 1자리 서열의 괴물들은 절대 죽지 않는 악마였다.

확실히 그 정도 서열의 괴물이라면 드래곤 로드들은 귀찮은 파리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그들을 상대로 정면승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주신들뿐이었다.


“괜찮아. 난...”


“대답하지 않는다면 좋다. 그렇다면 무력행위를 시작하지.”


오메가는 귀찮은 잡담은 싫어했다. 대답하지 않는다면... 머리를 잘라. 전기신호로 머릿속을 그대로 뒤져볼 뿐.

그것이 아무리 용의여왕과 같은 절세의 여인이라도...

오메가에겐 예외가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고, 그러자 과열된 레일을 통해서 발사된 탄환이 그녀에게 덮쳐들었다.


끼이이이익!!!


하지만 용의 여왕은 자신의 몸에 막대한 버프들을 바르며, 그것을 겨우 쳐내더니.

일반적인 존재들은 보지 못할 속도로 오메가를 향해 질주했다. 그것은 섬광과도 같아서. 은색의 선으로 보일 정도였다.


콰아아아앙!!!!!


그녀의 반격에 오메가는 자신의 증폭 능력으로 만들어낸 에너지를 물질화시켜.

검을 만들어내더니 그대로 그녀의 레이피어와 부딪혔다.

그러자 둘의 중심으로 막대한 폭발이 퍼져나갔고, 모든 것이 멈춘 것과 같은 순간. 그들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싸우고 싶지 않지만...

그 동안 너희들의 실력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확인해둬서 나쁘지는 않겠지?”


“모든 경로에 대한 계산완료. 넌 날 결코 못 이긴다. 용의 여왕.”


그러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황제는 드래곤 로드들의 보호막으로, 폭발을 겨우 피하며 숨을 들이켰다.

전설상에나 볼 것 같은 전투가 눈앞에서 펼쳐지려고 하니. 황제의 머릿속이 뒤죽박죽인 것을 떠나서.

그가 살아가는 현실이 왜곡되는 착각을 받을 정도였다.

자신은 분명... 평범한 황제였는데. 어째서 자신의 대에 이러한 일이 펼쳐지는가?

그는 힘겨루기를 시작한 용의 여왕과 오메가를 향해 겨우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중얼거렸다.


“내... 내 성에서 나가....”


하지만 그것을 들어줄 여유 따위는 없는 불멸자와 괴물들이었다. 오메가는 힘겨루기 끝에 검을 그대로 아래로 내려 그었으며,

그 순간. 용의 여왕은 오메가의 가슴을 발로 걷어찼다.


콰앙!


그러자 두 인영은 천장과 아래층을 향해 튕겨나갔고, 그들은 1개의 벽을 부순 후.

각자의 방향에 착지하였다. 아직은 피해가 없는 둘의 모습.

용의 여왕은 자신을 노려보는 오메가의 움직임을 살피면서도 자신의 손을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치직!!


거치적거리는 드레스의 밑자락을 찢어, 움직임의 편의성을 만든다.

그 모습에 드래곤 로드들과 실버는 얼굴을 붉히며 헛기침하였지만, 오메가는 무표정으로 일관할 뿐이었다.


“역시 7대악이라서 그런가. 손이 얼얼해. 하지만...”


용의 여왕의 레이피어에 수많은 마법진들이 스쳐지나간다. 이에 오메가 또한 주위 물질들을 일부 흡수하여, 검을 강화해나갔다.

그 모습을 보며 용의 여왕은 웃었다.


“너희들만 발전하는 것은 아니야! 우리 주신들도 발전한다는 것을 보여줄게! 시기의 오메가!!”


“흥!”


그들은 곧 서로를 향해 다시 도약했고, 서로 부딪힐 때마다. 충격파가 의식을 잃은 필멸자들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갔다. 까딱 잘못한다면 수백의 필멸자가 말려들 상황. 이에 용의 여왕은 오메가에게 눈짓했다.


“필멸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면 입장이 곤란해지는데... 힘 조절할 생각은 없어?”


“네가 멋대로 궤도를 수정하지 않는 이상. 그 정도는 충분히 나의 계산 아래다.

내가 그 정도의 계산조차 못할 것 같으냐? 용의 여왕?”


쾅! 콰르르르르륵!!


황성 내부를 초토화시킨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비명 지르는 필멸자들 사이로 그 둘은 통로에서 서로 부딪히면서도,

결코 필멸자들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둘의 검격에..


싸둑!


성의 상층부가 대각선으로 깔끔하게 잘려. 지상을 향해 미끄러져가더니, 곧 완전히 박살난 돌무더기가 되어버린다.

순식간에 망가져가는 자신의 성에 황제는 자신의 입에 침이 흘러나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으로,

그들이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빛줄기만을 멍하니 볼 수밖에 없었다. 음유시인들이 신화의 전투라고 칭송할만한 상황이었지만..

황제에겐 현 상황은 그저 악몽에 불과했다.


“.....나도 이제 모르겠다.”


해탈한 듯한 황제의 말과 함께... 제국 전체에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치지지지지직!!!


흡사 노이즈와 같은 소리. 그 소리에 오메가와 용의 여왕은 잠시 떨어지더니, 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것은... ‘그 아이’겠네.”


“..흥.”


환경이 변한다. 정확히는... 제국 전체의 지형들이 멋대로 변해간다. 이에 하늘을 올려다보니,

직선들이 보였고, 그것을 넓게 보면 거대한 상자와도 같은 모습이겠지. 그걸 살핀 용의 여왕은 쓴웃음을 지었다.


“‘세계’. 그 자체에 간섭하여, 자기만의 공간을 만든다라... 알고는 있지만. 정말 터무니없는 힘이야.”


하늘 위로 갑자기 푸른 달이 나타난다. 그곳을 향해 모두의 시선이 향하니. 곧 달의 중앙에 검은 그림자가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서열 4위 괴물... 나태의 벨제부브.”


한 쌍의 검은 날개를 펼친 상태로, 용의 여왕과 오메가를 내려다보는 그 모습은....

이야기 속의 ‘마왕’. 그 자체. 그것은 맞는 말이겠지.

오메가가 과학의 신이라면. 벨제부브는 먼 과거부터 필멸자들을 단독으로 청소해온 태초의 마왕이었다.

그녀는 하의가 보이지 않는 와이셔츠를 입은 상태로 서서히 그들을 향해 내려왔고,

이에 오메가와 용의 여왕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서로에게서 물러났다.


턱!


가벼운 착지소리. 벨제부브는 누군가를 지면에 내려놓더니, 날개를 접고는 용의 여왕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오랜만. 용의 여왕님.”


“건강해보여서 다행이네. 벨라작스의 부관.”


“난 이제 나태의 벨제부브일 뿐이야. 용의 여왕님.”


오랜 시간동안 알고 지내온 존재이기에 벨제부브는 예를 갖추었고,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오메가는 입 꼬리를 뒤틀었다.

그걸 본 벨제부브는 자신의 볼에 바람을 넣어. 볼을 부풀리더니, 오메가에게 다가가...


“싸우면 못 써.”


고사리 같은 손날로 그의 이마를 쳤다. 그러자 오메가는 아프다는 듯이 자신의 이마를 비볐고, 곧 그의 곁으로 누군가가 달려왔다.


“오메가! 지금 뭐하는 것이에요?”


“....정보수집 중이었다. 델핀.”


“뭐야? 저 아이는?”


오메가에게 따지는 인간 소녀의 모습에 용의 여왕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렸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벨제부브는 다가오더니, 간단하게 설명해주었다.


“빚쟁이야.”


“????????”


용의 여왕으로는 전혀 이해가 안 되겠지. 이에 벨제부브는 싱긋 웃더니, 용의 여왕에게 손을 내밀었다.


“1세계에 온 것을 환영해. 용의 여왕님.”


“환영해줘서 고마워. 4세계 서열 4위 괴물. 나태의 벨제부브씨.

내가 오메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해주겠어? 우리 둘 사이에 약간의 오해가 있거든.

난 네메시스에게 해를 끼치러 이곳에 온 것이 아니야.”


“알겠어. 오메가는 내가 설득할게.”


고개를 끄덕인 벨제부브는 델핀에게 잔소리를 듣고 있는 오메가에게 쪼르륵! 달려갔고,

그 모습에 용의 여왕은 귀엽다는 듯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언제 봐도 저 아이는 한결같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곧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이 황제가 있는 곳을 향해 텔레포트 하였다.

그러자 황제는 기겁하며 뒤로 넘어지더니, 그녀를 두려운 시선으로 보았고... 이에 그녀는 미소지어주었다.


“한 가지.. 작은 부탁 좀 해도 될까?”


“무...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저들이랑 차를 마실만한 자리를 마련해줘.”


“.........?”


방금 전에 서로 죽일 듯이 싸우면서 이게 무슨 소리인가? 황제는 어처구니없다는 시선으로 그녀를 보았지만...

곧 주위의 참상에 결국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황성이 현재 겨우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지만.. 또 아까처럼 싸웠다간 반드시 무너지고 만다.

좋든 싫든. 선택지는 없었고. 용의 여왕도 주위 참상을 보더니, 손뼉을 쳤다.


“아! 이거? 금방 수리해줄게. 잠깐만 기다려봐...”


“필요 없다. 내가 직접 수리하지.”


용의 여왕이 나서기 전. 오메가는 달갑지 않는 표정으로 그녀의 곁에 나타나더니, 손가락을 튕겼고.

그러자 부서졌던 부분에 빛이 모여들어. 그대로 수리하기 시작하였다. 용의 여왕이 그를 놀란 듯이 보자...


“원자 한 분자 차이도 없이, 원 상태 그대로 복구 중이다.

괜히 헛짓거리는 하지 말도록. 오히려 성의 수리에 방해된다.”


오메가에겐 물질세계란 얼마든지 뜯어고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는 에너지를 물질로, 물질은 에너지로 마음대로 바꿀 수 있었고, 원자구조도 자유롭게 배열이 가능했다.

즉 속성을 이용한 마법에는 간섭하지 못해도, 물리법칙으로만 이루어진 곳이라면 언제든지 혼자서 복구가 가능했다.

신과 같은 모습에 용의 여왕은 어깨를 으쓱였다.


“과학이란 것은 정말 이해가 안 돼. 오메가.”


“나도 마법이란 분야는 마찬가지다. 용의 여왕.”


그 둘은 그렇게 잡담 후. 동시에 황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우리들이 차를 마실만한 자리는?”


“저...저를 따...따라 오시죠.”


‘그래도.. 난 제국의 황제인데...’


하지만 눈앞의 존재들이 어떻게 날뛰었는지. 똑똑히 본 이상.

반발은 무리. 그렇게 황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의 사용인이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의말

오늘은 특별히 라노벨 같은 제목으로 해보았습니다.

음음. 새로운 느낌이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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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88 제 387화 어둠의 주신과 부관. +2 22.08.22 40 3 15쪽
387 제 386화 오메가의 수업. +1 22.08.22 34 4 21쪽
386 제 385화 평화를 위한 길. +1 22.08.22 41 4 25쪽
385 제 384화 이계의 손님들. +1 22.08.22 40 3 26쪽
» 제 383화 어느날 갑자기 불멸자와 괴물이 날 찾아왔다?! +1 22.08.22 39 3 36쪽
383 제 382화 종말자와 괴물. +1 22.08.02 45 3 25쪽
382 제 381화 폭풍 전의 고요함. +1 22.08.02 31 3 22쪽
381 제 380화 마리에게 다가오는 악몽. +1 22.08.02 33 3 33쪽
380 제 379화 타락한 존재들의 회의. +1 22.08.01 48 3 34쪽
379 제 378화 공동의 목적. +1 22.07.12 35 3 23쪽
378 제 377화 비스트들의 여왕의 탄생. +1 22.07.12 39 3 39쪽
377 제 376화 최흉의 비스트. 칼리. +1 22.07.12 34 2 40쪽
376 제 375화 4세계의 심연 속. +1 22.07.12 47 3 30쪽
375 제 374화 비극적인 운명. +2 22.07.11 29 3 38쪽
374 제 373화 잔혹한 현실. +1 22.06.22 34 3 19쪽
373 제 372화 추락하는 악마. +1 22.06.22 33 3 25쪽
372 제 371화 제 3세력. +1 22.06.21 47 3 38쪽
371 제 370화 말리고스. 처참하게 죽다. +1 22.06.08 35 3 35쪽
370 제 369화 눈에서 빔!!! +1 22.06.08 41 3 28쪽
369 제 368화 천 년 전 영웅들의 재림. +1 22.06.08 37 3 38쪽
368 제 367화 악마에 맞서는 필멸자들. +1 22.06.08 27 3 31쪽
367 제 366화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S.N.S.) +1 22.06.07 26 3 27쪽
366 제 365화 까마귀와 괴물. +1 22.06.07 25 3 30쪽
365 제 364화 세계수 내부에서의 술래잡기. +2 22.05.20 28 3 36쪽
364 제 363화 말리고스의 구출. 하지만... +1 22.05.20 26 3 22쪽
363 제 362화 괴물들의 왕의... 도주? +1 22.05.20 29 3 26쪽
362 제 361화 악마를 사냥하기 위해 날개를 펼치다. +1 22.05.20 23 3 27쪽
361 제 360화 괴물들의 왕에게 맞서다. +1 22.05.19 28 3 41쪽
360 제 359화 야누스의 경고. +2 22.05.04 36 3 24쪽
359 제 358화 대재앙을 막아내다. +1 22.05.04 31 3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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