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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5.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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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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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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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38쪽

제 368화 천 년 전 영웅들의 재림.

DUMMY

네메시스가 떨어지는 통로는 고열로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고 이에 옷자락의 일부가 불타오르자. 그는 힐끔! 자신이 들고 있는 무기를 살폈다.


“광자병기라... 내가 이걸 이렇게 써먹게 될 줄은 전혀 몰랐지만 말이야... 실비에게서 챙겨두길 잘했어.”


방금 네메시스가 사용했던 총기는 ‘잊혀진 문명’에서 화병기 다음의 무기로 한때 각광받았던 무기인 광자병기에 속해있는 물건이었다.

광자병기는 위력과 사격 속도는 확실하나 한 발을 쏘는데 막대한 에너지를 낭비하고, 기본적으로 고열과 빛이기 때문에 기체의 반사율을 높이거나 고열에 대한 내성을 갖출 수 있는 함대전을 기점으로 사장된 무기였다.

그렇기에 그때 당시로는 군사적인 용도보단 현재 네메시스가 사용한 것처럼 구멍을 뚫거나 건물 철거용으로 이용되었고 사실 말이 총기지. 공업용 공구에 가까운 물건이었다.


“...저기 보이는군.”


광자병기로 뚫어둔 길을 따라 추락해나가자. 네메시스의 시야에 공동을 향해 치솟는 검은 액체들이 보였다.

그것은 ‘거짓된 검은 피’라 불리는 것으로 한때 ‘인간’이었던 존재들이었다.

그러한 액체들이 치솟는 곳으로.. 네메시스는 현재 자신의 의지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역시나... 이걸 막을 수 있는 건. 나뿐이겠군.”


[죽어! 죽어! 왜 나만 죽어야하는 거야!!! 다른 인간들은 멀쩡한데!]

[난 마녀의 저주에 걸리고 싶지 않았어!!]

[아가... 아가야!!!]

[아파....아파... 너무 아파....]

[드루이드! 왜... 어째서]

[살려주세요! 드루이드님! 으아아앗!!!]

[드루이드들이 우리를 죽이고 있어! 딸이라도 숨겨야...]

[아아아아아.... 피부가 썩어가... 살려줘...]

[나만 이렇게 될 순 없어... 너희도... 너희도....]


거짓된 검은 피에 용해된 인간들은 모두 육체는 죽고, 영혼은 붕괴되었다.

이제는 단순한 사념체에 지나지 않는 저주. 저것은 현재 그저 맹독에 불과했다.

저것들에게서 나오는 지독하기 짝이 없는 저주의 사념들이 지즈 대신 희생하여 그가 조화를 다룰 수 있게 해주고 있었으며,

또한 세계수의 육체와 정신을 망가트리고 있었다.

저것에 일반적인 존재들이 휘말린다면... 그 즉시. 자아를 잃어버리고 저러한 저주들 중 하나에 포함되어. 또 다른 저주를 퍼트리는 마물이 되고 말겠지. 그것이 저 저주와 직접 닿아버린 야수정령의 말로였다.


“...내가 책임을 지겠어.”


거짓된 검은 피와 충돌 직전. 네메시스는 문뜩 자신이 내려온 구멍을 향해 시선을 올렸다. 저곳에서는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연인과 그리고 일행들이 네메시스가 만들어낸 괴물인 지즈를 상대로 맞서고 있었고 이 사태의 모든 원흉은 네메시스. 본인에 의한 것이었다.

만약 네메시스가 그 실험을 하지 않았으면... 이러한 희생자들은 발생하지 않았겠지...

하지만 그것을 후회할 시간 따윈 없었고, 되돌릴 방법도 없었다. 그렇다면.. 스스로가 책임지고 이 사태를 막아야겠지.

자신이 벌인 일에 책임을 지는 것. 그것이 ‘괴물’이니까...

다만 네메시스가 걱정하는 것은... 이 사태가 끝난 후. 일행들의 시선이었다.

그들이 괴물들의 왕인 네메시스를 믿어주는 것은... 더 이상 과거의 그가 아니라고 믿기 때문. 하지만 그 사실이 흔들린다면... 그래도 그들은 네메시스를 신뢰해줄까?

그리고 플로라. 아니 이제 ‘세레나’란 이름을 가지게 된 그의 연인은... 이번 일을 이해해줄 것인가? 그것은 알 수가 없었다.

이 일은 천 년 전에 네메시스. 스스로의 과오가 부메랑처럼 되돌아오게 된 일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네메시스는 그러한 잡념들을 고개를 흔들어 떨쳐냈다.

미래를 생각하는 것은 ‘필멸자’들의 일이지. 자신과 같은 ‘괴물’이 할 일이 아니었다.

괴물은 ‘현재’를 걸어가는 존재들. 그렇다면 네메시스가 해야 할 일은 분명했다.


‘최선을 다해... 희생자를 줄인다!’


“헤카테! 시간이 되었다! 남은 시간동안... 필멸자들을 도와라! 네가 할 일은 알고 있겠지?”


“남은 시간은 5분! 문제없어요! 네메시스님!.. 아니 아빠!!”


네메시스의 등 뒤의 그림자에서 한 쌍의 은빛 날개를 지닌 소녀가 하늘로 치솟는다.

그 모습을 희미하게 바라보며 네메시스는 거짓된 검은 피에 빨려 들어가는 듯이 집어삼켜졌고,

네메시스는 서서히 어둠으로 뒤덮이는 시야의 일부로 헤카테의 뒷모습을 보며 미소 지었다.

저 아이라면... 스스로의 판단으로 충분히 자신의 일을 해낼 것이므로...


---------------------------------------------------------------


하늘에서 죽음이 떨어져 내린다. 현재 존재하는 9개 속성 중 정면에선 그 어떤 속성도 막아낼 수 없는 최악의 속성이자. 괴물들의 왕을 막아낸 성스러운 속성으로 이름 높은 ‘조화’가...

지즈의 무기가 되어 그를 제외한 모든 존재들을 향해 송곳니를 드러내고 있었다.

수 백, 수 천... 조화 속성에 대해 아는 존재라면 절망할 수 없는 상황에 모두가 멍하니 하늘을 바라본다. 피하기엔 그 숫자가 너무나 많고,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최악의 전개였다. 하지만...


“제가..... 막겠습니다!!!!!!”


그러한 절망 속에서 희망이 하늘로 치솟는다.


“...피닉스!?”


보기만 해도 편안해지는 생명의 불길이 몸체를 감싸는 새가 하늘로 치솟는 모습은 마치 희망과도 같았지만. 현실은 하나라도 막으면 기적일 상황. 하지만 피닉스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불길은 서서히 그 양을 더해가더니 천장을 가리는 듯이 생명의 불꽃이 치솟았다.


“막히고 있어!”


조화 속성이 유일하게 생명 속성에 취약하기 때문인가? 용케 피닉스 혼자서 막아내는 데에 성공했지만...


“으윽!!!”


그러나 곧 피닉스의 육체에 금이 가기 시작하였고 그에 따라 생명의 불길은 그 기세를 더해간다.


“저로서는 얼마 못 버팁니다! 필멸자들이여! 제가 최대한 시간을 끌 테니! 부디!!!”


콰지지지직!!!


피닉스의 육체의 금이 사방으로 퍼지는가 싶더니 곧 그곳 내부에서 나온 모든 불꽃이 천장을 가렸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인지는 모든 존재들이 알 수 있었다. 피닉스가 자신의 목숨마저 버려. 그것을 통해 최대한 하늘의 공세를 막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필멸자들이 물러나는 일은... 불가능. 그렇기에...


“내가 막겠어!!!”


공간의 주신. 말리고스가 그 다음으로 하늘로 치솟더니 거대한 공간 속성의 결계를 만들었다. 그와 동시에 생명의 불길을 통과한 탓인지. 약해진 조화 속성들이 말리고스의 푸른색 결계를 두드리기 시작하였고 그러자 순식간에 흔들리기 시작한 말리고스의 결계였다.

모든 속성 통틀어, 그 어떤 속성보다 단단하다고 알려진 공간 속성이라고는 결코 믿을 수 없는 장면. 만약에 생명 속성에 의해 약화라도 되지 않았으면 순식간에 관통되었을 것이다.


“크으으으윽!!!!”


말리고스는 순식간에 지쳐가는 것을 느끼며 날개를 퍼덕였다. 마음 같아선 불멸자답게 관통시키고 재생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물러난다면 아래의 필멸자들과 네메시스 일행들은 모조리 전멸이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해 막고 있던 말리고스였지만... 그가 핀 결계의 높이가 서서히 내려오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고 그 모습에 지즈는 비웃었다.


[헛수고다! 포기해라 퍼런 도마뱀! 그것은 희망고문에 불과해!]


“혼자라면 그렇겠지요! 하지만.... 말리고스는 혼자가 아니에요!”


말리고스의 곁으로... 은백색의 날개를 펼친 천사가 날아오더니 자신의 양손을 말리고스의 결계에 대었다. 그러자 푸른색에 은백색이 뒤섞이기 시작하였고 말리고스의 결계의 흔들림이 잦아들었다.

그걸 확인한 말리고스와 람히르는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에게도 공간 속성은 있으니까요.”


“고마워! 람히르!”


[잡것들이... 음?]


지즈가 무언가 이상을 눈치 챈 듯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그곳엔 앞길을 방해하는 뿌리들을 잘라내며 세계수의 아바타에게 접근하고 있는 세레나가 있었고 그녀의 주위에는 뿌리를 자르기 위함인지.

초식동물 출신의 야수정령과 강신한 드루이드들이 그녀를 돕고 있었다.그들의 돌진속도는 빨라서.

순식간에 플로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고 그 모습에 지즈는 그들을 막기 위해 달려나갔다.


[내 것에 손대지 말란 말이다!]


[언제부터 세계수가 당신의 것이었습니까? 대드루이드 로키여?]


하지만 그러한 지즈의 돌진은 헤임달을 비롯한 육식동물 출신의 야수정령과 강신한 드루이드들에게 막혔고 그들은 죽음도 불사하겠다는 듯이 흉흉한 기세를 내뿜으며 지즈의 앞에 섰다.

원거리 지원과 초식형 드루이드들이 자리를 비운 이상. 그들은 아까의 인원보다 적은 숫자로 힘들게 싸워야겠지. 하지만 그들은 겁먹지 않는 모습으로 지즈의 앞에 있었다.


[이곳은 내 것이다! 전부 다!]


[녹색의 성녀와 세계수님에겐 손가락 하나 대지도 못하게 해라!!! 우리는 반드시 이 자리를 사수한다!!!!]


얼마 남지 않는 드루이드들과 지즈가 부딪히고 그러한 장면을 멀리서 흘깃! 본 벨라는 입술을 깨물었다.

마음 같아선 자신도 저 전투에 합류하고 싶지만...


“너무 많이 오잖아!!!!”


제우스를 통과해. 넘어오는 것만 하더라도 수 백기. 하늘에서 끊임없이 이곳으로 오는 것만 하더라도 수를 세기 힘들 정도였고 벨라는 서서히 지쳐가는 것을 느끼며 마나를 모왔다.

자신이 이곳을 비우는 순간. 저 대군들은 내부 인원들을 덮치게 된다. 하지만... 마나가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좋아! 나랑 한 번 해보자 이거지?”


제우스를 통과해. 어느 던 코앞까지 기어온 고깃덩어리들을 본 벨라의 루비 같은 눈이 어둠 속에서 반짝인다. 그리고....


[내 입으로 이곳을 맡겠다고 한 이상! 이 입구는 내가 지킨다!]


벨라의 그림자가 커지는가 싶더니 곧 세계수의 수피에 발톱을 박아 넣은 상태로 거대한 레드 드래곤이 되었고 그녀는 자신의 앞을 지나는 고깃덩어리를 자신의 이빨로 씹어 먹은 후. 내뱉더니 곧 아래를 향해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하아아아아아아아앗!!!!!!!!!!!!!!!!!!!!!]


일시적으로 주위가 환해질 정도로 거대한 불길이 아래를 휩쓴다!

드래곤 브레스에 휘말린 고깃덩어리들은 잠시 움직이는가 싶더니 곧 재가 되어 사라져갔고,

그 모습을 바라보며 벨라는 날개를 퍼덕였다.


[올 테면 와봐! 아무도 통과 못해!!!]


그러한 벨라의 불꽃은 아래에서도 훤히 보일 정도였고 곧 그 불꽃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낸 제우스는 자신의 아스트라페를 어깨에 짊어지어 뒤로 점프했다.


“저 아가씨는 아래에 내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건가? 후우~!”


그래도 벨라의 브레스가 지나간 탓인지.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그걸 확인한 제우스는 자신의 창에 파괴 속성을 집중한 후.

정면을 향해 투척하였고 그러자 창이 지나간 주위가 모조리 초토화되어나간다.

적들이 직선으로 몰려온 이상. 이런 기술이 꽤나 효과적인 위력을 발휘하였다. 하지만....


“....내 창이 막혔다?”


제우스의 무기인 아스트라페는 어느 순간. 고깃덩어리들 군세에 멈추어버렸고 곧 서서히 제우스를 향해 다가왔다.

그걸 제우스가 가만히 바라보니... 그것은 누군가의 손에 잡혀있었다.


“칫! 꼭두각시 놈들이잖아!”


인간형 지즈와 꼭 닮은 존재들. 그것들은 제우스를 보며 오만하게 웃고 있었고 그들의 손에는 ‘조화’속성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현재 지즈 본인이 조화를 흡수하고 있다 보니 그들이 사용하는 양은 극히 밋밋하지만... 그 숫자는 20명이 넘어갔다.


“이것 참... 내가 제일 손해 보는 것 같은데...?”


하지만 제우스는 자신의 창을 사라지게 한 후. 자신의 손에 재소환 하더니 그들을 향해 천천히 걸어 나갔을 뿐이었다.


“대부분의 괴물들을 4세계 처넣은 주신이 바로 나. 파괴의 주신 제우스다! 어디 놀아보자! 개자식들아!!!! 모조리 처 죽여주마!!!”


파괴 속성을 분출하여 제우스가 돌진해나간다. 아래에 그러한 접전이 펼쳐지는 동안. 세레나는 드루이드들과 함께 세계수가 갇힌 호박석에 도달하였고 그녀는 호박석에 손을 올리며 주위 드루이드들에게 입을 열었다.


“세계수의 의식을 되돌리겠어요! 뒤는 부탁드릴게요! 드루이드분들!”


[알겠습니다!]


세레나를 방해하기 위함인지. 사방에서 나무뿌리들이 찔러오고 초식형 야수정령과 강신한 드루이드들은 그것을 이빨로 물어뜯거나 혹은 뿔로 걷어내고 있었다. 그러한 뿌리들이 뻗어오는 틈으로 지즈와 맞서는 드루이드들이 보인다.


콰지지직!!!


얼마 버티지 못하고 드루이드들의 목이 잘린다. 하지만 반혼향에서 나오는 연기는 그 드루이드를 감싸더니 부활시켜나갔고 그것은 지즈에게도 익숙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쨍그랑!!!


그 드루이드를 마지막으로 반혼향에 금이 가더니 유리 깨지는 소리와 함께 박살나고 말았고,

그것을 보고 현 상황을 알지 못할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반혼향의 부활횟수가... 모조리 소모된 것이었다. 그 모습에 지즈는 드루이드들을 비웃었다.


[반혼향의 효과가 다 떨어졌네? 이제 어떻게 할 거지? 드루이드들? 응!?]


[당연히.... 당신을 막는다 입니다!]


하지만 드루이드들은 지즈의 예상과는 달리 물러나지 않았다. 더 이상 죽음으로부터 되돌아 올 수 없는데도...

그들은 지즈의 앞길을 막았고 이에 지즈의 부리가 뒤틀렸다.


[상황을 이해 못 해?! 너흰 이제 부활 따윈 못해! 죽으면 완전히 끝이라고!!!! 개죽음이란 말이다!!!]


드루이드들의 방해를 무력으로 뚫으며 지즈는 소리쳤고 이에 헤임달은 담담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저희는 인간. 아니 정확히는 당신들이 ‘필멸자’라고 부르는 존재입니다.

저희는 모두 언젠간 죽습니다. 우리들의 육신은 늙고 병들고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겠지요.

그리고 저희들의 신체는 어떤 벌레의 먹이나, 혹은 단순히 흙이 될지도 모릅니다.

영원을 걸어가는 당신이 보기에는 이런 저희가 너무나 하찮아 보이겠지요.

저희들의 끝은 확실히 정해져있습니다. 그래... 죽음이란 것으로 말이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희들의 삶이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로키... 아니 지즈. 당신이 볼 때. 당신을 막다가 죽는 것이 개죽음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희는 수 십 년 동안 세계수를 섬겨왔으며, 녹색의 성녀가 되돌아오길 기다렸습니다!

당신이 보기에 저희들은 삶은 고작 몇 십 년! 하지만!!!!! 저희에겐 이것이 모든 삶이고!! 저희가 평생토록 걸어온 길입니다!

언젠가 죽는다면 당신에게 개죽음이라 비웃어질 지어라도! 스스로가 원하는 자리에서 죽겠습니다! 어차피 우리는 필멸자. 언젠가는 모두 죽게 될 것이니까!!

확실히 당신을 막는 우리가!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죽게 된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헤임달은 세레나를 돕는 드루이드들을 흘깃 보더니 웃었다.


[저희들의 희생은 후대 세대가 기억해주겠지요. 악마를 막기 위해 죽어간 선조라고 말이지요!

그렇다면 저희들의 육체는 죽어도, 저희들은 영원토록 살아갈 겁니다!

그들의 기억으로서, 하나의 전설로서 말입니다!!!!

그러니 이곳에서의 우리들의 죽음은 헛되지 않습니다. 당신을 이 자리에서 막고!

후대 세대의 미래를 열기 위해! 우리 필멸자들은!!!! 당신에 맞서겠습니다!!!!!!]


[하찮은 잡것들이!!!!]


어떤 드루이드는 지즈의 몸에 이빨을 박은 채로 그대로 목이 잘려나간다. 어떤 드루이드는 지즈의 다리를 할퀴고 지나가다가 지즈의 부리에 몸통이 물려 그대로 반 토막나버렸고 그럼에도 그 드루이드들은 마지막까지 힘을 짜내어 지즈를 할퀴어갔다.

철저한 그들의 항쟁에 지즈는 더 이상 앞으로 가지 못한 상태로 막혀 있었고 드루이드들의 피는 사방에 뿌려져갔다. 그 아래의 상황에 말리고스와 람히르는 입술을 깨물었다.


“힘이...”


“부족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지금 자신들이 무너져버리면 아래에서 철저하게 항쟁하는 드루이드들의 희생은 의미 없는 개죽음이 되어버린다. 그렇기에... 마지막까지 버터여만 했다. 하지만... 그들의 결계는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하였고 이에 그들은 절망했다.


“우후후후훗! 힘들어 보이네요?”


“헤카테!!!!”


네메시스가 사라진 통로 속. 한 쌍의 은색 날개를 지닌 소녀가 하늘로 치솟아 말리고스와 람히르의 곁에 섰다. 그녀는 말리고스와 람히르에게 미소 짓더니 결계에 손을 올렸다.


“불멸자와 필멸자라... 여러분만 있으면 안 되죠. 이 자리에 괴물도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헤카테 자신도 공간 속성에는 자신이 있었으므로 그녀는 손을 올렸고 그러자 무너져가던 결계의 금들이 사라져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불멸자와 필멸자. 그리고 괴물은 서로를 보며 웃었다.


“저와 함께 하죠. 아래에 있는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그리고 저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말이에요!!!!!”


천장에 있던 생명의 불꽃이 모조리 사라져가고, 그 벌려진 틈으로 조화가 쏟아져 내린다. 하지만 세 명은 서로의 힘을 모와 그곳에 결계를 쳤다.


[망할!! 조화를 막아낸다고!?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에에엣!!!! 이 자식들이!!!!!]


정면에서 막히고 있었다. 그 모습에 지즈는 경악했고 세레나도 흘깃! 하늘 위에 막는 이들을 바라보더니 중얼거렸다.


‘다들 자신의 몫을 하고 있어. 나도 술식의 해석은 완료되었지만...’


세레나는 어두운 표정으로 자신을 지키는 드루이드들을 살핀 후. 곧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그곳은 네메시스가 있는 방향이었다...


------------------------------------------------------


“지독한 악성이지만...”


거짓된 검은 피의 내부. 그곳에 휘말린 네메시스가 그것들이 더 이상 위로 치솟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다.

그곳 내부에서 나오는 희생자들의 분노와 증오어린 울음소리들이 끊임없이 네메시스를 덮쳐오지만..

네메시스는 아무렇지도 않는 모습으로 그곳에 있었다.

아니. 오히려...


“나에겐 너무나 편안한 곳이야.”


네메시스에겐 고향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너무나 편안해서. 이 안에서 낮잠을 즐겨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

네메시스가 아닌 다른 존재가 이곳에 들어오면 괴로운 감각에 몸서리치겠지만...


“하찮군.”


네메시스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이곳에 퍼져있는 저주가 끊임없이 네메시스를 침식하려고 했지만.

전부 헛된 노력이었을 뿐이었다. 왜냐하면...


“난 너희보다 썩을 대로 썩어버렸거든.”


네메시스의 본인의 악성은... 이것들보다 추악하고 끔찍했다.

아니. 비교하는 것이 네메시스에겐 큰 모욕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네메시스란 괴물은 타락의 끝에 도달한 존재였다.

흔히들 ‘악성’이란 수많은 색이 뒤섞인 물감과 같다고도 한다.

본래의 색에 다른 색을 첨가하면... 물감은 탁하고 점점 진한 색이 되어간다. 그런 것이 악성이고. 그것이 진행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남을 죽이고 싶어 하는 살육 본능이나 고통스럽게 하고 싶어 하는 가학증 같은 것들이 같이 따라오게 된다.

그렇기에... 보통의 악성은 선과 악에서 말하는 ‘악’이라 칭해질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하도 많은 물감이 첨가되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전부 하나의 색상으로 모이게 된다.


“검은색으로 말이지...”


검다. 물감들이 하도 뒤섞인 나머지. 본래 색을 알 수 없을 만큼 검게 되어버린다. 그것은 너무나 타락해버려서... 오히려 검은색으로 볼 때. ‘순성’. 즉 순수하다고 칭해야 할 정도였다.

그것이...


“나의 검은 피지....”


네메시스의 의지대로 몸 밖으로 검은 액체가 서서히 흘러나온다. 이것은 네메시스가 악성의 정점에 도달해버렸다는 증표이자. 그가 왜 다른 악성의 존재들을 굴복시킬 수가 있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물질이었다.

검은색에 그 어떤 광기어린 색을 첨가한다고 하들... 모조리 검은색으로 집어삼켜지고 말기에... 썩을 대로 썩은 악성은 오히려 창조주나 주신들처럼 순수해지고 마는 것이었다. 그것이 네메시스란 이름의 괴물이자 그의 몸 속에 흐르는 검은 피였다.


“너희가 한때 일반적인 인간이자. 피해자인 것은 이해하지만 말이지.....”


네메시스는 검은 피를 감지하고 날뛰기 시작한 거짓된 검은 피의 움직임을 보며 미소 지었다.

저것들이 무엇을 하든. 네메시스에겐 헛된 저항이었을 뿐이었다.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이들에게 손을 댄 이상. 쥐꼬리만큼의 동정을 베풀 생각은 없어. 너희 모두를 ‘잡아먹겠다.’”


타락이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된 검은 피에 의한 것이 아닌. 네메시스 본인의 검은 피였다.

검은 피가 거짓된 검은 피 사이로 흩어져가며, 악성의 종양처럼 주위를 잡아먹고 자신들의 숫자를 늘려나간다. 이에 거짓된 검은 피에 녹아내려있는 인간들의 사념이 비명을 지르지만...

네메시스란 괴물은 망설임 없이 모조리 잡아먹어간다.

그 어떤 악성의 종양도 따라올 수가 없는 급격한 속도. 그렇게 빠른 속도로 숫자를 늘린 검은 피들은 오히려 아래를 향해 퍼져나가기 시작하였고 네메시스의 검은 피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세계수 곳곳으로 말기의 암처럼 퍼져나갔다.

네메시스가 원하기만 하면 그것들은 망설임 없이 세계수의 몸에 정착. 주위의 모든 것들을 잡아먹고 세계수를 죽이는 종양이 되겠지...


“........”


먹고 싶다. 네메시스는 이 영역에서 하도 약화된 나머지 상당히 굶주려있었다. 그런 그에겐 현재 접촉한 세계수란 존재는 탐스러운 먹이였다. 이것들을 모조리 집어삼키면 다시 힘을 회복할 수도 있을 텐데...


“안 돼지... 그랬다간 세레나가 실망해버릴 테니...”


사랑이라 포장된 네메시스의 초월적인 광기는 그러한 욕구를 가볍게 밞는다. 이것이 진짜 사랑일지는 네메시스 본인도 모르는 문제였지만... 사랑이란 이름의 ‘광기’는 네메시스가 가지고 있는 그 어떤 광기들보다 훨씬 강력했고 이에 네메시스는 세계수를 집어삼키고자 하는 욕구를 억눌렸다.


“음음. 역시 여기저기를 침식하였군. 말기 암도 이런 말기 암이 없네.”


세계수 곳곳에 지즈가 퍼트려둔 저주가 보인다. 하지만 그 저주를 네메시스의 검은 피가 잡아먹고,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해버리기 시작하였고 그러한 모습에 네메시스는 중얼거렸다.


“악성이 악성을 잡아먹고 타락을 정화해나간다라... 이 무슨 아이러니인지...”


한 때 세상을 구했던 조화 속성으로 지즈는 모든 이들을 살육하려고 하고 있고

한 때 세상을 죽였던 검은 피로 네메시스는 살리려고 하고 있었다.

그것은 네메시스가 보기에도 웃기기 짝이 없었다.


“물론 도구는 사용하기에 따라 다르지. 그것이 조화든... 검은 피든... 사용자의 문제이니까 말이야.”


병들어 있는 세계수의 곳곳에 자신의 검은 피를 퍼트리는 작업이 끝났다.

그 이후. 네메시스는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그 시각은 세레나가 네메시스를 향해 시선을 돌리던 시점이었다.


“세계수의 신체는 내가 회복시킬 수가 있지만... 지배권은 그대로. 그것을 풀지 않으면 회복된 힘으로 세계수가 날뛰겠지.”

“세계수의 지배권은 내가 풀어줄 수 있지만... 이대로 풀어주면 약해진 세계수는 죽어버려. 지금 지즈가 이용하기 위해 겨우 목숨이 붙어있는 상태니..”


네메시스와 세레나는 서로를 생각하며 말을 이었다.


“세레나. 네가 지배권을 풀어주지 않으면...”

“네메시스. 당신이 세계수를 회복시키지 않으면...”


현재 통신은 불가능. 네메시스와 세레나는 급격히 돌아가는 상황에 고민하더니 곧 동시에 쓴웃음을 지었다.


““바보 같네.””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이 고민은 바보 같았다. 왜냐하면...


““믿으니까.””


둘은 너무나 서로를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서로를 믿고 있었다. 상대방이 자신의 일을 해낼 것임을... 그리고 서로가 어떤 생각을 할지도... 그렇기에... 그들은 도박이 아닌 도박에 뛰어들었다.


“세계수에 걸린 술식을 해제하겠어!”

“세계수를 회복시켜야겠어!”


세계수 곳곳에 종양처럼 퍼져있는 검은 피가... 네메시스의 의지대로 세계수의 유전정보를 복제하여 그녀의 신체일부로 전환되었고 그 시각 지즈의 술식이 세레나에 의해 산산조각이 되어갔다!!!!

그 순간. 네메시스와 세레나는 세계수의 신체가 회복되는 것과 지배권이 풀리는 것이 동시에 일어났음을 서로가 느낄 수가 있었고 그 상황에 둘 다 자기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그리고....


찌지지지지직!!!


세계수의 아바타를 둘러싼 호박석에 금이 가는가 싶더니 그곳에서 곧 녹색의 빛이 방출되어 호박석을 찢어발겼고 플로의 모습이 순식간에 변해갔다. 엘프의 뾰족한 귀에서 나뭇가지의 뿔로 변해갔고 키는 작아져. 약 150cm 정도의 소녀가 되었다. 그녀의 은발이 청록색으로 변해가더니 곧 에메랄드와 같은 눈동자를 떴다.


“내 이름은 세계수... 오랜 잠에서 깨어난 느낌이야...”


그녀는 그 말과 함께 세레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지즈의 타락이 지금 이 순간. 모두 씻겨나갔어.

아이러니하게도 역겨운 괴물들의 왕의 검은 피에 의해서 말이지... 이제 나는 본래의 나로 되돌아왔어. 정말.. 열 받는군. 날 속인 그 남자에게 도움을 받을 줄은 상상조차 못했는데 말이지...”


“오랜만이야. 세계수.”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지만. 그것은 다음에 하도록 할까? 플로라?”


지면에 뿌려진 수많은 피에 세계수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세레나에게 그렇게 말하였고 이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에 만난 세계수라 기쁘긴 했지만 지금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당연한 사실이었다.

세계수가 손가락을 튕기자. 천장에서 열매형상으로 맺히던 과일들은 모조리 사라졌고

그런 그녀의 등장에 지즈는 몸이 굳은 상태로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가장 귀찮은 상대가 부활해버렸기 때문이었다.

반면에 드루이드들은 환송하다는 얼굴로 세계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까지 희생해준 드루이드들에게 미소를 지어준 세계수의 모습이 사라지더니, 지즈가 들어온 구멍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역겨운 타락의 냄새가 진동하는군! 나의 영역에서 이런 것들이 나오도록 방치하다니! 다들 뭐한 거지!?]


세계수 영역 곳곳으로 그녀의 외침이 울려 퍼진다. 이에 깜짝 놀란 새들이 숲 속에서 하늘로 날아올랐고 그 모습을 살핀 세계수는 자신의 손에 뿔피리를 소환하더니 그것을 입으로 가져갔다.


[□□□□□□□□□□□□□□□□□□□□□□□□□□□□□□□□!!!!!!!!!!!!!!!!!!!!!!!!!!!!!!]


세계수 영역 전체에 청명한 울림이 퍼져나간다. 이에 숲 곳곳에서 흔들림이 감지되었고 그 모습에 세계수는 외쳤다.


[뭣들 하는 거야! 나와의 계약에 따라! 이 타락을 모조리 몰아내라! 너희들이 그 동안 거주해온 것에 대한 권리에 대한 책임을... 지금 치를 시간이다!!!!!]


[■■■■■■■■■■■■■■■■■■■■■■■■■■■■■■■■!!!!!!!!!!!!!!!!!!!!!!!!!!!!!!]


그 외침과 동시에 또 다른 울림이 숲 속에서 화답해왔고 이에 세계수 영역 곳곳이 흔들리더니 곧 반투명한 야수정령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고 그걸 확인한 세계수는 외쳤다.


[자연의 군대여!!!!]


그 말을 끝으로 온갖 야수의 포효가 사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온다.

그와 함께 세계수의 영역에 있는 모든 야수정령들이 세계수의 줄기를 타고 올라오기 시작하였으며,

그 앞길을 막아서는 모든 고깃덩어리들을 정면으로 짓밟아 전진하였다.

하늘로는 수많은 새 형태의 야수정령들이 이곳을 향해 날아오르며 사냥을 시작했다.


[엉덩이 느린 드루이드들! 너희도 빨리 내려와!!!]


세계수의 줄기 상부에 거주하는 어린 드루이드들도 공동의 상황에 대해서 전해들은 후.

마침내 지원군으로 도착해오고 있었고 그들은 곧 레드 드래곤인 벨라의 곁을 지나가 지즈가 끌어온 것들을 막아서기 시작했다.

그 결과. 세계수의 줄기 위를 타고 오르고 있던 고깃덩어리들은 드루이드들과 야수정령들에게 포위당한 형세가 되었고,

세계수는 그러한 상황을 확인하더니 그곳에서 등을 돌리며 지즈를 노려보았다.


“날 멋대로 이용하고 속였겠다?! 역전의 시작이다! 이 망할 자식아!!!!!”


그런 모습을 본 헤카테는 지쳤는지. 희미한 미소를 짓더니 자신이 올라온 통로를 향해 떨어져내렸고.

그녀의 모습이 사라진 직후. 그 통로에서 손이 올라왔다.

그걸 본 세레나는 그 손을 잡아주어. 그 내부에서 끌어올려주었고 그곳에는 희미하지만 8개의 날개를 가진 네메시스가 있었다.

그것은 세계수의 육체를 회복시키고 남은 타락을 모조리 네메시스가 집어삼켰기 때문이겠지... 그는 세레나를 보자. 반가운 미소를 지었고 이에 세레나는 그를 끌어올린 후. 안아주었다.


“수고했어.”


“세레나야 말로...”


“....여긴 헐리우드가 아니야. 내 딸과 연애할거면 끝나고 해. 망할 네메시스야.”


그러한 네메시스와 세레나 주위로 네메시스의 일행들이 몰려들었고 말리고스가 가장 먼저 한 마디 하였다. 벨라와 람히르는 지친 표정으로 그런 그들의 모습에 부러운 눈빛을 보내었고 이에 네메시스와 세레나는 동시에 헛기침하며 떨어졌다.


“상황은?”


“....저를 비롯한 대다수 드루이드들이 중상이거나 사망. 지즈의 저주받은 불꽃들이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강신이 풀린 헤임달은 칸다자와 함께 절뚝거리며 네메시스에게 다가왔고 그 모습에 람히르는 급히 다가가 상처를 치료했다. 헤임달이 당장이라도 과다출혈로 쓰러지져도 이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 결국 사망자가 생겨버렸군...”


아티펙트들은 어느 사이에 빛을 잃고 그대로 파괴되어 있었다. 최악의 환경에서 너무나 과용한 탓이겠지.. 이에 네메시스는 혀를 차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주받은 불꽃을 정화하던 피닉스가 없으니 사방이 저주의 불꽃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네메시스가 그걸 확인하고 있자. 람히르는 네메시스의 앞에 다가오더니. 두 손으로 황금빛 알을 네메시스에게 조심히 건네었다.


“죽어버린 피닉스가 남긴 것이에요.”


“알로 되돌아갔네? 애는 걱정하지 마.”


“?”


“이 알이 깨지지 않는 한. 1달 정도면 다시 부활하거든.”


“정말로요?”


“응. 그래도... 열심히 싸웠나보네. 이 아이의 어머니인 벤누에게 말을 전해줘야겠어. 그럼... 모두 모여 주겠어?”


지즈가 세계수를 경계하는 동안 움직이지 못하자 네메시스는 드루이드들과 일행들을 모왔고 곧 말리고스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에 임시적인 차원을 만들어줘. 모두 대피시켜야하니까 말이지. 말리고스.”


“알겠어.”


“자...잠깐 그건 왜!?”


말리고스가 작은 차원을 만들어 그곳으로 통하는 길을 열자. 벨라는 어리둥절하며 네메시스에게 물었고 이에 네메시스는 주위에서 서서히 다가오는 저주받은 불꽃들을 가리켰다.


“이제 곧 이곳은 지즈의 저주받은 불꽃으로 가득 차게 돼. 저 불꽃에 닿으면 필멸자는 싸울 수가 없어.

그들은 충분히 피를 흘렀고. 그리고... 이제 그들은 지쳐서 싸우기 힘든 상황이야. 그러니 대피시켜야지.

이런 환경에서 싸울 수 있는 이는 조화를 다루거나, 불멸자들 뿐이거든.”


“...일행인 우리도 말이야?”


벨라의 물음에 네메시스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에 람히르는 가기 싫다는 듯이 네메시스에게 매달렸다.


“싫어요! 저희도 충분히 싸울 수 있어요!”


“너희들의 마음은 잘 이해하고 있어. 하지만 이 일은... 우리들이 할 수 밖에 없는 일인 걸?”


네메시스는 그 말과 함께 람히르의 손을 서서히 때내었고 그런 그의 곁으로 말리고스와 세레나가 섰다.


“이건 천 년 전 일의 연장선.”


“당사자인 우리가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야.”


말리고스와 세레나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 일은 천 년 전에 7명의 악마를 토벌했던 일의 연장선.

그 둘과 세계수는 당사자였고 그때 당시에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이상.

지금 당사자끼리 이곳에서 끝내야만 했다.


“....그렇다면 알겠어.”


그 말에 벨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저들은... 과거에 이번 사건의 당사자들. 그렇다면 외부인은 물러나주는 것이 도리겠지.

게다가 벨라는 다수와 싸우느라, 람히르는 조화 속성을 정면에서 버티느라 힘이 너무나 빠져있었다.

그렇다면 현재로서는 짐밖에 되지 않겠지.

하지만 람히르는 다소 아쉬운 표정으로 네메시스를 보더니 곧 얼굴을 붉혔다.


“그럼 하나만 약속해줘요.”


“?”


“돌아... 오실 거죠?”


“그건 당연하잖아?”


“...그럼 알겠어요.”


람히르는 그제야 물러나더니 드루이드들이 대피하고 있는 차원의 입구 앞에 섰다.


“살아서 다시 만나요. 네메시스님.”


“응.”


그 말을 끝으로 람히르는 그곳으로 사라졌고 벨라는 슬그머니 네메시스에게 다가오더니...


쪽!


“....벨라스트라즈?”


“흥! 죽지 말란 의미로 한 거야. 그럼 안녕.”


네메시스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사라져가는 벨라의 모습.

그녀를 끝으로 그 차원은 닫혔고 이에 세레나는 의심의 눈길로 네메시스를 바라보았다.


“...네메시스.”


“저기... 세레나?”


“내가 없는 동안 둘을 유혹했어?”


“아....아니야! 무슨 말이야!!!!”


“흐음.....”


세레나의 의심어린 시선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를 타계하고자 네메시스는 세계수를 향해 걸어갔고,

이에 세레나도 별 수 없다는 듯이 의심의 시선을 거두고는 그 뒤를 따라갔다.

눈앞에 지즈가 있는 이상. 저것을 처리하는 것이 먼저였다. 그들이 움직이자. 지즈는 네메시스를 비롯한 4명을 살폈다.


[천 년 전과 같군.]


“그래. 그때 당시의 일을... 끝낼 시간이야.”


[그건 나도 동의하지.]


세계수와 말리고스, 네메시스와 세레나는 천 년 전에도 이렇게 지즈의 앞에 섰고 그리고 그를 토벌했다.

하지만 지즈는 다시 되돌아왔고 그것은 그들도 마찬가지. 그 상황에 그들은 서로가 적임에도 자기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


[확실히 이편이 낫겠군! 과거의 수모를 청산하기에는... 최고의 멤버들이야!]


지즈가 대피를 기다려준 것은 그 이유 때문이었다.

과거의 자신을 패배시킨 동일한 적들을 상대로 지즈가 이길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나오는 오만.

오히려 저 4명이기에 지즈는 솔직하게 기쁠 수밖에 없었다.


“다시 힘을 합치게 될 줄은 몰랐는 걸? 세계수?”


“닥쳐! 네메시스! 이 상황만 아니면 넌 내 손에 죽었어!”


“이런! 이런! 못 보던 사이에 입이 험해지셨군. 예전에 날 보고 결혼해달라는 고백도 하지 않았던가?”


“예전 일을 멋대로 꺼내들지 마!!! 괴물들의 왕!!”


세계수는 예전 일을 떠올리더니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고 이에 네메시스는 두 손을 들어 그녀를 진정시켰다.


“자자. 농담 따먹기는 그만!”


“네가 시작한 거잖아!!!!!”


겨우 흥분을 가라앉힌 세계수는 얼굴을 붉히더니 고개를 돌렸다. 그때 당시에는 네메시스가 인간 영웅인 줄 알고 한 것뿐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가 네메시스의 자식들을 만들어낸 원흉인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 그걸 알고 난 후의 자괴감이란...


“지즈를 이길 가능성은... 상당히 낮을려나?”


“약간의 힘을 회복했다지만 빌빌거리는 4세계 괴물들의 왕.

반쪽짜리 기억과 약간의 힘 밖에 없는 나..

조화를 정면에서 막느라 지칠 대로 지쳤고, 환경 때문에 제대로 힘도 쓰지 못하는 공간의 주신.

그리고 오랫동안 지즈에게 이용당하느라 몸 상태가 말이 아닌 세계수.

막장파티네.”


현재 전력을 살핀 세레나는 그 말과 함께 툴툴거렸고 그런 그녀의 어깨에 네메시스는 손을 올렸다.


“그리고 다시 상대할 지즈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해져 있지. 이것 참. 하드모드도 이런 하드모드가 없다고?”


그런 네메시스의 곁에 있는 말리고스는 날개를 퍼덕이며 웃었다.


“그래도 우리가 천 년 전처럼 다시 힘을 합치잖아? 한 번... 다시 해보자고!”


“아주 엿 같아. 저 바보 도마뱀도, 이 사태의 원흉인 괴물 자식도... 사이좋게 지즈와 죽어버리면 참 편해질 텐데...

그래도 그 전에 저 지즈를 조지는 데에는 나도 찬성이야.”


세계수는 그 말과 함께 두 손을 문지르더니, 오랜만에 자신의 뿔을 만지며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난 저 자식의 연극에 이용당하느라. 제대로 열 받았거든.”


“그럼 됐네. 이 사태 이후는.... 지즈를 없앤 다음에 토론하자고.”


“역겨운 4세계 괴물과 이야기 할 것은 없어! 이번 일이 끝나면 넌 내 손에 죽었어! 흥!”


“이런! 이런! 눈물 나게 무서워라!”


네메시스는 과장되게 어깨를 으쓱이더니 총기를 어깨에 짊어지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도와주는 거지?”


“.....그래!”


“그럼....”


네메시스는 일행들을 보며 피식 웃더니 지즈를 노려보았다.


“나도 오랜만에 ‘영웅’ 노릇이나 해보자고. 한때 드림랜드를 구했던 영웅으로 말이지!”


“닥쳐! 이 사기꾼아!!!”


네메시스의 정체를 알고 있던 세계수는 네메시스의 말에 딴죽을 걸었고 그런 그들의 모습에 지즈 또한 활짝 웃으며 날개를 펼쳤다.


[너희들의 죽음으로! 나는 과거의 굴레를 벗어던지겠다! 오거라!!!!]


그 말을 끝으로 천 년 전. 7명의 네메시스의 자식들을 토벌했던 당시의 일이... 다시 한 번 이곳에서 재현되고 있었다.

그래.. 최초로 필멸자와 불멸자. 그리고 괴물이 힘을 합치는 일의 재현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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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 제 377화 비스트들의 여왕의 탄생. +1 22.07.12 36 3 39쪽
377 제 376화 최흉의 비스트. 칼리. +1 22.07.12 34 2 40쪽
376 제 375화 4세계의 심연 속. +1 22.07.12 45 3 30쪽
375 제 374화 비극적인 운명. +2 22.07.11 29 3 38쪽
374 제 373화 잔혹한 현실. +1 22.06.22 32 3 19쪽
373 제 372화 추락하는 악마. +1 22.06.22 33 3 25쪽
372 제 371화 제 3세력. +1 22.06.21 43 3 38쪽
371 제 370화 말리고스. 처참하게 죽다. +1 22.06.08 34 3 35쪽
370 제 369화 눈에서 빔!!! +1 22.06.08 40 3 28쪽
» 제 368화 천 년 전 영웅들의 재림. +1 22.06.08 37 3 38쪽
368 제 367화 악마에 맞서는 필멸자들. +1 22.06.08 24 3 31쪽
367 제 366화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S.N.S.) +1 22.06.07 26 3 27쪽
366 제 365화 까마귀와 괴물. +1 22.06.07 25 3 30쪽
365 제 364화 세계수 내부에서의 술래잡기. +2 22.05.20 28 3 36쪽
364 제 363화 말리고스의 구출. 하지만... +1 22.05.20 25 3 22쪽
363 제 362화 괴물들의 왕의... 도주? +1 22.05.20 28 3 26쪽
362 제 361화 악마를 사냥하기 위해 날개를 펼치다. +1 22.05.20 22 3 27쪽
361 제 360화 괴물들의 왕에게 맞서다. +1 22.05.19 27 3 41쪽
360 제 359화 야누스의 경고. +2 22.05.04 36 3 24쪽
359 제 358화 대재앙을 막아내다. +1 22.05.04 30 3 35쪽
358 제 357화 행성붕괴권! +1 22.05.04 29 3 22쪽
357 제 356화 대단한 궁극의 오의! +1 22.05.04 28 3 21쪽
356 제 355화 괴물에게 사냥 당하는 종말. +1 22.05.04 31 3 31쪽
355 제 354화 각성. +1 22.05.04 36 2 31쪽
354 제 353화 플레이어와 사냥개. +1 22.04.21 28 3 29쪽
353 제 352화 전초전. +1 22.04.21 30 2 31쪽
352 제 351화 네메시스의 연구. +1 22.04.21 31 3 28쪽
351 제 350화 마리의 공개 수치플레이. +1 22.04.21 44 3 24쪽
350 제 349화 최악의 적의 등장. +1 22.04.21 29 2 22쪽
349 제 348화 분노한 4세계 괴물들의 왕. +1 22.04.08 32 3 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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