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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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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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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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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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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40쪽

제 376화 최흉의 비스트. 칼리.

DUMMY

“악성 대상자! 소멸해라! <메테오 스웜>!!!


3세계의 아바타의 등 뒤로 지구가 들어갈 정도의 거대한 검은 구멍이 생기는가 싶더니,

곧 우산이 펼쳐진 것처럼 그 크기를 넓혀갔고, 그러자 그 내부의 지평선으로부터 돌진해 수많은 파편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들은 하나하나가 위성이라고 불러야할 정도의 크기를 지닌 소행성들이었다.

그것들은 모두 마나 속성 기반의 마법에서 최고위 마법이라는 메테오 주문에 의해 이곳으로 오고 있었고,

하나하나가 행성의 지표면에 떨어지면 하나의 국가,

크게는 문명이나 행성의 생태계를 리셋 시킬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을 가진 것들이었다.

그러한 마법 수 십 개를 한 번에 소환하다니... 그것도 하나의 존재를 멸하는데 말이다.

만약 메테오란 고위마법에 대해 알고 있는 존재들이 이 사실을 듣는다면 헛소리라고 코웃음을 칠만한 말이었지만...

실제로 그것이 이곳에 펼쳐지고 있었다.


[아하하하하핫!!! 겨우 그 숫자들이야!?]


검은 구멍을 통해 자신에게 쏟아져 내리는 유성우들을 보며, ‘여명의 칼리’라는 이름을 가진 최흉의 마물은 수시로 오는 세레나의 공격들을 문스톤으로 막으며, 세계들을 조롱했다.


“아니! 네가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내릴 것이다!”


수 백, 수 천. 마치 개미떼를 연상시키는 듯한 소행성들이 검은 구멍에서 빠져나와. 칼리에게 돌진해간다!!


콰앙!!!


소행성이 충돌 할 때마다. 칼리의 몸의 여기저기서 불꽃이 튄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몸 여기저기에 메테오가 떨어지는데도 입 꼬리를 들어올렸다.


[간지럽지도 않는데? 내가 너희들에게 한 수 보여줄게~☆.]


거대한 앞발을 위로 들어올려, 메테오들이 쏟아지는 방향으로 좌에서 우로 가볍게 휘두른다.


파파파팟!!!!!!!


그러자 지평선에서 오고 있던 소행성들이.. 그 손짓 한 번에 모두 빛에 휩싸여 가루가 되었고,

그 모습을 본 칼리는 즐거운 듯한 울음소리를 냈다.


[야누스랑 놀 때에 비하면 이건 너무 쉬워! 쉽단 말이야! 아하하하하핫!!!!!]


“제거되어라!!!”


하지만 그 틈을 타. 다른 세계들의 도움으로 칼리에게 고속으로 도약하는 데에 성공한 세레나는 오른손에 조화를 집중하여,

칼리의 얼굴을 향해 내질러갔다.

말이 얼굴이지. 행성의 크기의 육체를 지닌 칼리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지평선 너머의 땅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그러한 곳에 세레나는 눈앞의 마물과 함께 네메시스를 같이 소멸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주먹을 내려찍었다!


파아아아아아앗!!!!


생명 속성을 제외한 그 어떤 속성도 대항하지 못한다는 조화가 내질러지자. 그것은 멀리서 볼 때. 마치 성스러운 녹색의 빛을 내뿜는 혜성과도 같았다. 그러한 기습에 세계들은 기뻐했지만...


까앙~!


[위험~ 위험~]


칼리는 팔을 움직여, 그곳에 있는 문스톤 사슬로 그 공격을 막아냈다. 그 모습에 세계들의 표정이 사이좋게 일그러진다.

벌써 몇 번이나 저 상태였다. 세레나가 칼리의 육체를 노려보지만. 저 마물은 어찌된 영문인지. 조화 속성에서도 멀쩡한 푸른색 금속으로 계속해서 세레나의 공격을 막아내는데 성공하고 있었다.

공격이 무위로 돌아간 세레나는 아무런 동요가 없는 무심한 표정으로, 그 쇠사슬의 이음매를 야수화가 된 손으로 잡더니, 곧 다리마저 야수화가 되어 빠르게 그 위를 네 발로 뛰어갔다.

쇠사슬의 두께가 2km정도인 이상. 그녀의 초월적인 육체는 순식간에 그걸 뛰어넘어, 칼리의 육체에 닿을 수가 있었다.

일단 육체에 닿기만 한다면... 저 마물의 속성은 순식간에 조화에 불타기 시작하겠지...

그녀가 지나간 자리로 녹색의 잔영만이 남았고 그 모습을 확인한 칼리는 씨익! 웃더니....


팟!


세레나가 달려가던 길이 사라진다. 아니. 정확히는 문스톤 사슬을 포함한 마물의 육체 자체가 사라졌다. 그 상황에 세레나는 칼리를 찾는 듯이 고개를 두리번거렸지만...


[여기야!]


곧 머리 위에서 아래로 휘둘려진 거대한 푸른색 장벽만을 볼 수가 있었다!!!


콰직!!!!!


양 팔로 공격을 막았던 세레나의 육체가 오체분해 되어 저 멀리 날아갔다. 그와 동시에 몸을 아르마딜로처럼 동글게 만 상태로 위아래로 회전시켰던 칼리는 다시 몸을 펴더니, 저 멀리 날아가는 세레나의 육체 파편들을 보며 비웃었다.


[홈런~! 홈런이야! 칭찬해줘! 네메시스! 아~! 이건 선물용으로 괜찮겠네!]


순수한 어린아이와도 같은 외침에 세계들은 이를 갈았다. 그녀들의 대표자가 불멸자인 만큼. 곧 재생하여 되돌아오겠지만... 자신들의 작품을 너무나 쉽게 부수는 모습에 그녀들은 분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공간 속성을 사용한다고!?”


그렇다. 칼리는 공간 속성을 이용해. 자신의 그 거대한 육체를 세레나의 위쪽으로 이동시키는 동시에 몸을 동글게 말면서 회전력을 담아. 자신의 꼬리에 있는 문스톤 사슬을 휘둘렸고,

그 결과. 정신 나갈 정도의 질량이 담긴 공격을 막았던 세레나는 그대로 박살이 났던 것이었다. 덩치에 맞지 않는 기동력에 세계들은 한탄이 나오는 것을 느꼈고 그 모습에 칼리는 가슴을 피며 외쳤다.


[4세계는 생명과 공간의 세계인 걸? 너희들도 각자의 세계에 해당하는 속성은 쓸 줄 알잖아? 이것도 그런 거야~. 난 특별해서 공간과 생명 속성. 둘 다 쓸 줄 알거든.]


“빌어먹을 필멸자가!!!!! 듀얼 속성이라고? 세계도 아니면서!?”


[우후후훗. 글쎄...? 나는 어찌 보면 4세계. 그 자체이기도 해서~.]


“???”


영문을 알 수가 없는 칼리의 대답이었다. 이에 세계들의 시선이 그녀를 향했지만. 칼리는 깔깔거리며 웃을 뿐이었다.


[조금만... 나의 힘을 보여줄까? 우후후훗!]


그 말을 끝으로 칼리의 날개 안쪽으로 거대한 마법진들이 형성되는가 싶더니, 곧 그녀의 앞으로 나아가 겹쳐졌고, 그 겹쳐진 내부로 수많은 빛들이 반짝이더니, 곧 세계들을 향해 쏟아져 내렸다.


“이런 망할!!!!”


세계들은 급히 자신들의 앞에 보호막을 전개하였지만. 각자가 두 명의 주신들에게 힘을 받는 세계들인데도 막기 벅찰 정도였다.


[아하하핫!!! 역시 주신들에게 힘을 빌려서 그런가? 잘 버티네!!!!]


“빛...어둠... 어째서... 어째서.....!!!! 조화속성을 제외한 모든 8대 속성들의 공격인데!?!!!”


칼리에게서 그녀들로 쏟아져 내리는 빛들은 각자가 전부 다른 속성들로, 분포 또한 다양했다.

마치... 여러 색상의 물감을 아무렇게나 뒤섞는다면 이런 색이 나올까? 제대로 섞이지도 않았지만.

공통적으로 그것들은 8개의 속성을 따르고 있었고, 그 숫자는...


“크으으윽!!!!”


세계들이 아바타를 통해 뿜어내는 힘을 넘어서고 있었다! 그 경악적인 상황에 그녀들은 신음성을 흘리며 서서히 뒤로 밀려나갔고, 이 상황에 경악한 2세계는 외쳤다.


“이건... 불가능! 어떻게....?”


[내가 바로... 4세계의 힘의 정수. 그 자체나 다름없으니까! 쿠큭!!!]


“버텨라! 자매들이여! 놈은 필멸자야! 언제까지고 이 정도의 힘을 사용하지 못할 터! 놈은 곧 자멸하고 말 거야!”


[아하하핫! 미안하지만. 자동으로 보충 되는 정도를 고려해서 하는 거라서... 이 정도의 공격이라면 자면서도 가능해~.]


“거짓말! 거짓말!!!! 너는 필멸자! 결코 무한이 될 수 없을 터인데...”


[우웅?! 그거 참 이상한 말이네~. 너희들의 대표자인 세레나도 마찬가지인 입장인데.

9번째 주신이 되어버렸잖아? 그것도 필멸자들의 힘으로 말이지...

그렇다면 너희가 알지 못하는 방식으로도 무한에 도달할 수 있지 않겠어?]


피이이이이이이이!!!!!


“닥쳐라!!!!!!!”


수많은 빛의 세례들의 옆구리가 부풀어 오르는가 싶더니, 억지로 몸을 빼낸 1세계가 그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칼리의 공격에서 벗어나는 순간. 두 손을 자신의 앞에 내밀더니, 외쳤다.


“빛과 어둠! 그 둘은 나의 이름하에 합쳐질 지어라!!!!!”


칼리의 위와 아래로, 토성의 고리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두 개의 고리들이 만들어진다. 그것들은 빛과 어둠의 속성으로,

모두 1세계의 근원이 되는 속성들이었다. 그것이 펼쳐지자. 칼리는 ‘호오?’하면서 감탄사를 내뱉었다.


[응응! 역시 세계는 담당하는 주신이 두 명인 만큼. 듀얼 속성인 걸까~? 듀얼 속성은 주인님 말고는 못하는 줄 알았는데~. 신기해~.]


“극성으로서 서로를 파멸시켜라! <선악의 붕괴>!!!!!”


위의 고리에서는 빛이, 아래의 고리에서는 어둠이 서로를 향해 뻗어나가. 칼리의 몸을 둘러싼다.

그러자 그것은 순식간에 체스판 모양의 무늬들이 새겨진 구형이 되었고, 그걸 본 1세계는 자신의 두 손을 하나로 모왔다.


“하아아아아앗!!!!!!”


칼리의 공격이 멎어지고, 체스판 모양의 구체가 급속도록 응축된다!!! 그리고 결국...


콰아아아아앙!!!!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 사방으로 빛이 퍼져나갔고 그 모습에 1세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빛과 어둠. 서로 상반된 속성이 뒤섞이면서 일으킨 폭발에 휘말린 이상. 아무리 놈이라도...


[겨우 이거야?]


차르르르륵!!!!!


폭발 속에서... 푸른 쇠사슬이 폭발을 찢고나오더니, 안심하고 있던 1세계를 그대로 맞추었다!


콰지직!


다행인 점은 제대로 조준하지 못했는지. 그 공격은 스쳐지나갔다고 할 수가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1세계 아바타의 하반신과 왼쪽 팔은 그대로 짓이겨졌고,

1세계는 슬로우 모션 같은 시야로 폭발 속에서 날개를 펼쳐. 가볍게 몸을 털어내는 칼리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거짓말!!!!’


눈앞의 상황은 있을 수가 없다. 저런 일이 가능하려면... 그녀가, 아니 그녀들이 알기로는 단 한 명의 존재.

네메시스뿐일 텐데.. 그러한 존재가 더 존재했었다니 말이다...

거리가 하도 멀어서 자세히는 보이지 않았지만... 네메시스는 분명 이 상황을 칼리의 머리에서 보고는 실컷 비웃고 있겠지...


[내 차례지? 그럼 간다!!!]


칼리는 서서히 입을 벌려. 그 내부에서 끓어오르는 듯한 검은 빛이 도는 액체를 1세계에게 보여주더니, 곧 오메가의 레일건마냥 빈사상태인 1세계를 향해 직선으로 쏘았다.


“....망할.”


“제가 왔습니다. 1세계님.”


포기한 듯한 1세계의 모습. 하지만 그런 그녀의 곁으로 녹색의 빛이 반짝이는가 싶더니, 곧 세레나가 모습을 드러냈고,

그녀는 곧 자신의 앞으로 날아온 검은 액체를 향해 손을 내저었다.


파아아앗!!!!!


얇은 막처럼 퍼져나가는 조화. 하지만 거기에 닿는 검은 액체는 순식간에 소멸하여 사라져갔고,

세레나는 무심한 시선으로 칼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아~! 짜증나! 저 놈의 조화 속성이란~.]


“<조화의 신창>.”


세레나가 오른손을 들자. 그녀의 주위로 수 십 개의, 조화 속성으로 이루어진 창들이 생겨났다.

그것들의 크기는 하나하나가 20층 건물 수준이었고,

이 장면을 본다면 조화 속성을 아는 존재들은 바로 그 자리에서 절망하고 말겠지...

조화 속성으로 이루어진 창들을 만든 세레나는 술식이 완성되자. 무심하게 손을 내렸다.


“사라져라.”


파아아아앗!!!


그것은 세계에 대적하는 이에게 내리는 심판. 그 어떤 존재도 이 심판을 피할 수는 없었다.

생명을 제외한 모든 속성을 배척하기에... 설사 8대 속성들 중 가장 강력하다는 파괴 속성과 혼돈 속성이라도 이 공격을 결코 막지 못하겠지...

필멸자들이 만들어낸 조화란 속성은 그러한 것이었으며, 그렇기에 조화를 다루는 세레나는 그 어떤 주신보다도 강할 것이다.


콰앙!! 콰앙!!!


그녀가 만들어낸 창들이 칼리를 향해 돌진해가자. 네메시스의 아공간 속. 여기저기서 폭발이 생겨났다.

하나하나가 주신을 그대로 의식을 잃게 할 정도의 일격이기에... 이거라면 반드시 이길 거라고 세계들은 생각했다.

그래... 그녀들은 그렇게 희망을 가졌다...


[조화 속성이 위험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런 어설픈 기술로는 소용없어.]


칼리는 모든 투사체들이 자신의 몸을 휘감고 있는 문스톤 쇠사슬만 부딪히도록 만들어, 하나하나씩 쳐내기 시작하였고,

그러자 문스톤과 부딪힌 조화의 신창은 폭발과 함께 사라질 뿐.

칼리의 육체 여기저기를 감싸고 있는 문스톤 쇠사슬에 흠집조차 못 내고 있었다.


“이럴 수가....”


모든 투사체의 격추. 칼리는 그 덩치에 맞지 않는 속도로, 자신의 몸에 하나도 닿지 않도록 처리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날 우습게 보나본데.. 난 말이야? 야누스와 네메시스에게 질리도록 얻어터지면서, 경험을 쌓아왔다고?]


칼리마저 압도하는 야누스의 정신 나간 화력이나, 철저하게 압박하여 외통수를 향해 나아가는 네메시스에 비해서는 코 흘리게 수준의 기술.

그녀는 오랜 시간동안 그들과 전투(그녀의 입장에선 ‘놀이’)를 해왔고, 그 결과. 상황에 따른 대응책이라든지. 응용력을 666의 괴물들 못지않게 제대로 배워왔다.

하지만.. 세계들은 달랐다. 그녀들은 아바타로서 직접 싸워온 경험도 없었고, 그녀들로서는 전투는 이번이 처음. 하물며 세레나조차 그녀들이 프로그램 한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된 이상. 몸은 기억하더라도, 그에 대한 대응력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즉. 경험과 평소에 해둔 훈련의 차이가 압도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하물며....


[너희는 불멸의 육체와 주신들에게서 받는 힘 때문에 기세등등하나 본데...

미안하지만. 나의 힘은 너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해서 말이야~.]


4명의 불멸자들을 상대로 칼리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녀로선 이번 전투는 네메시스에게 처음으로 받은 임무이자.

아이의 순수함이 섞인 ‘놀이’에 불과했다.

그래... 아이들이 벌레를 가지고 노는 것처럼...

곤충의 날개와 다리를 잔인하게 뜯은 후. 꿈틀거리며 괴로워하는 것을 즐겁게 보는 아이처럼 말이다.

만약 벌레의 사지를 뜯어내며 노는 아이에게 초월적인 힘이 주어진다면... 그녀와 같은 행동을 하겠지...


파앗!!!


[응!?]


칼리는 급히 머리를 옆으로 틀면서, 볼에 있는 문스톤을 기척이 느껴지는 곳으로 돌렸고,

그러자 그곳에 있던 문스톤에 불꽃이 튀었다.


[어느 사이에 놀러 온 거야?!!!]


그 불꽃은 어느 사이에 칼리에게 돌진해온 세레나의 야수화된 팔이 문스톤에 부딪힌 것이었다.

문제는... 저 느린 세레나가 무슨 수로 벌써 여기까지 왔는가?


[..너였네? 2세계.]


칼리의 상황판단은 빨랐다. 현재 2세계가 자신의 속성들(파괴와 시간) 중 하나인 ‘시간’을 이용해서, 칼리의 시간을 최대한 늦추고 있었다.

세레나는 일시적으로 칼리의 시간이 멈춘 동안 최대한 접근한 거겠지. 그 상황에 칼리는 혀를 찼다.


[일단 너부터 떨어져주고.]


세레나가 다시 공격을 하기 전. 자신의 앞발로 그녀를 쳐냈다. 그것은 인간이 날파리를 손으로 쳐내는 것과 같아서.

세레나가 조화를 통해 훌륭히 막았는데도 불구하고, 저 멀리 튕겨져 나갔다.

하지만 급하게 쳐낸 것은 칼리도 마찬가지. 그녀는 자신의 앞발에 녹색의 균열이 퍼져나가는 것을 흘깃! 살펴보았다. 그 장면을 다른 세계들이 못 볼 리가 없었다.


“좋아! 놈이라도 신체에 접촉하기만 하면, 제대로 된 피해가 들어가고 있어!”


스르르륵!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그러한 균열들은 순식간에 아물어 사라져갔고, 그 장면에 세계들의 얼굴이 굳어진다.


[다 나았네~.]


칼리는 장난스러운 말투와 함께 아까 전에 균열이 생겼던 앞발을 공간 속성을 이용해서, 저 너머로 넘겼다.


“?”


다른 세계들이 보기에는 칼리의 앞발이 갑자기 잘려나가. 사라지는 것으로 보였겠지. 하지만...


콰직!!!


멀리서 칼리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있던 2세계의 육체가 머리부터 아래로 짓이겨져, 곤죽이 되었고, 그 위치에는 공간 너머로 튀어나온 칼리의 발톱이 있었다.


“자매들이여! 모두 움직여! 아무리 멀어도 가만히 있으면 당하고 말아!”


[느려~ 느려~.]


칼리는 위를 향해 얼굴을 치켜들더니, 입을 벌렸고 그러자 위를 향해 수천발의 빛줄기들이 치솟아갔다.

그리고... 어느 정도 나아간 이후. 모두 모습을 감추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리가 없는 1세계와 3세계였기에, 그녀들은 자신의 주위를 살폈고, 곧 위쪽에서 아래로 쏟아지는 빛의 세례를 볼 수가 있었다.


“마안! <혼돈의 마안>!!”


3세계는 자신의 자매인 1세계의 어깨를 잡고는 뒤로 던져버리더니, 자신의 눈을 변화시켜나갔다.

그것은 혼돈의 주신. 시온이 가지고 있는 마안.

그녀가 시온과 용의 여왕에게 속성을 받고 살아가다보니, 그녀 또한 쓸 수 있는 기술이었다.


[혼돈의 주신이라면... 분명... 야누스처럼 인간 출신이었지?]


흑요석이 떠오르는 보석의 눈. 그것이 만들어진 순간. 3세계의 앞으로 칼리가 쏟아낸 빛줄기들과 동일한 것들이 생성되더니,

곧 위를 향해 쏟아져. 서로 같은 것끼리 부딪혀, 소멸해가기 시작하였다.


[현재 혼돈의 주신은 인간 출신이라. 무한한 혼돈 속성을 모두 응용하긴 부족.

따라서 혼돈 속성을 마안으로서 가공하여, 상대의 기술을 복제한다. 음음! 역시 야누스와 네메시스의 설명대로야!]


시온이 평소 머리카락으로 숨겨둔 마안은 전투 때를 제외하고는 보통 가려둔다. 그것은 그가 본래 인간으로서 무한한 혼돈이란 개념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기에..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방식으로, 혼돈의 주신. 시온은 상대의 기술을 마안을 통해 저장, 그리고 혼돈으로 똑같이 구현화가 가능했다.


“<그랜드.. 메테오!!!!!>”


3세계는 칼리의 공격을 막으면서, 용의 여왕의 최고마법들 중 하나를 사용하였다.

그러자 칼리의 위쪽으로 검은 구멍이 열리더니, 그곳 내부에서... 무언가가 칼리를 향해 내려오기 시작했다.


[하아? 메테오는 얼어 죽을... 그 따위 기술로는..]


칼리는 비웃었지만... 그것은 아까 전의 메테오 스웜과는 달랐다. 왜냐하면...


[가스형 행성이잖아!! 대체 어디서 주워온 거야?]


칼리의 현재 키보다 20배가 넘어갈 정도로 거대했기 때문이었다. 거대괴수에 속한 칼리로서는 무언가를 올려다본다는 것은 꽤나 신선하기 짝이 없는 경험이지만...

그것 자체가 무기로서 자신에게 투척된다면 상황은 달라졌다. 웬만한 공격이라면 웃으면서 맞아줄 자신이 있는 칼리라지만.

인간으로서 볼 때. 짱돌 수준이 아니라. 탱크가 자신에게 투척되는 상황이니. 그게 될 리가 있나? 이번만은 칼리도 안색을 찌푸리며, 자신의 두 앞발을 위를 향해 올렸다.


[□□□□□□□□□□□□□□□□□□□□□□□□□□□!!!!!!!!!!!!!!!!!!!!!!!!]


“맙소사! 뭐 저딴 놈이 있어?!”


힘으로 받아낸다. 아무리 칼리라고 하들. 가스형 행성에 비해선 너무나 작았는데도..

그럼에도 칼리는 자신에게 투척된 행성을 두 앞발로 견뎌내며 버티고 있었다. 그 모습에 세계들조차 경악했다.

그 어떤 조건보다 최고로 설정된 자신들의 아바타로도 저런 힘은 내지 못하는데...

칼리는 대체 어떤 존재이길래. 저런 미친 짓이 가능한가? 하지만 3세계는 1세계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외쳤다.


“네메시스를 노린다면... 지금뿐!”


3세계나 칼리나 서로의 공격을 막느라 바쁜 상황. 2세계는 한동안 못 움직일 타격을 받았고, 세레나는 돌아오려면 한참 남았다. 그 말에 1세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나에게 맡겨! 자매여!”


1세계는 빛의 주신의 이동방식처럼 빛과 같은 형태로 변하더니, 빠르게 칼리의 머리를 향해 나아갔고, 그 모습을 칼리는 미처 보지 못했다.


“좋아! 이제 얼마 안 남았어!”


그 어떤 방해를 받지 않고 칼리의 머리에 도달하여, 아까 전에 네메시스와 협상을 했던 곳으로 고속으로 이동한다.

그것은 빛의 속도이기에 아무리 칼리와 거리가 멀다고 하들. 1세계는 금방 도달할 수가 있었다.

그녀는 곧 네메시스와 카르마를 다시 볼 수가 있었다. 이제 시야에 보이는 네메시스만 처리하면... 이곳의 전투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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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잘 타는 걸? 카르마.”


“평소에 ‘르뤼에’에서 자주 마시거든.”


카르마는 자신의 타준 차를 마시는 네메시스를 보며 대답해주었다. 그녀는 현재 의자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네메시스를 대신해 차를 타주었던 것이었다. 물론 그에 대가로 지금 그녀가 먹는 과자들은 네메시스의 아공간에서 공급받았지만 말이다.

카르마는 차와 과자를 즐기며, 책을 읽고 있었고 곧 하늘에 그림자가 생기자. 그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별똥별이네.”


그들이 있는 장소에서 보기에는 별똥별들이 하늘에서 쏟아져내려오고 있었고, 그것들은 곧 한 순간에 모조리 터져. 불꽃놀이와 같은 잔해를 남기고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러한 광경들이 카르마의 눈동자에 새겨져갔다.


“음음!”


바깥과는 달리. 이곳은 평화롭기 짝이 없는 상황. 하지만 곧 누군가가 헛기침을 하여, 그들의 관심을 돌렸고. 이에 카르마와 네메시스의 시선이 헛기침을 한 존재를 향했다.


“주인님~!! 나왔어!”


칼리의 아바타였다. 그녀는 본체가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도, 현재 네메시스와 카르마에게 오고 있었다.


“칼리? 무슨 일이야? 세계들과 노느라. 지금 바쁠 텐데?”


“바깥에서 재미있는 것을 발견해서 주인님에게 ‘선물’을 주러왔어! 이건 나의 사고의 일부를 따로 빼내서. 아바타로 사용하는 거라 바깥쪽도 문제가 없어~. 난 이래도 그들을 압도할 자신이 있는 걸?”


“....선물이라고?”


“응응!”


네메시스의 물음에 칼리는 잠시 동안 볼을 붉히더니, 자신의 등 뒤에 숨겼던 ‘선물’을 꺼내었고 그 내용물을 본 네메시스는 어이가 없었는지. 사례가 들려, 지금 마시던 차를 입으로 내뿜고 말았다.


“세레나의 다리잖아...”


칼리는 자신의 공격에 세레나의 육체가 부수어졌을 때. 공간 속성으로 주워온 세레나의 한 쪽 다리를 현재 네메시스에게 자랑스럽게 보이고 있었다...


“...그걸 왜 주워온 건데?”


“우웅? 주인님의 신부 다리인데... 먹고 싶지 않아? 주인님에게 간식거리가 필요할 것 같아서.

세레나의 재생이 끝나자마자. 필요 없는 부위라 챙겨왔지!”


“.......”


세레나의 신체일부를 먹고 싶냐고 물어보는 말에... 네메시스는 묵묵히 칼리를 보았고,

이에 그녀는 의외라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싫어?”


“난 필요 없으니. 네가 먹든가, 저 멀리 버리고 와.”


“너무해!!! 난 주인님이 좋아할 것 같아서. 가져왔단 말이야!”


“....넌 날 평소에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


네메시스의 질문에 칼리는 잠시 생각하는 듯이 턱을 괴더니, 곧 활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신부가 아직 아기였을 때부터 키워서 잡아먹는 것을 계획한 희대의 악성이자. 성적 취향도 독특해서,

우리 악성들에게 역겹기 짝이 없는 순성인 조화 속성을 사랑하는 변태?

응응! 이게 맞겠다! 그래서 좋아할 줄 알고 챙겨왔지!”


“...누구에게 들은 거야? 아니. 말 안 해도 알겠군.”


분명 헤카테가 칼리에게 저런 식으로 귀띔한 것이 틀림없었다. 이에 회복중인 헤카테를 ‘다그칠까?’라고 고민한 네메시스였지만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그런 취향은 없어. 칼리.”


“음? 그럼 이건?”


칼리는 자신의 능력들의 일부를 사용해서, 대야를 만들더니, 그곳에 물을 부어넣었고,

그 직후. 그곳에 잘려나간 세레나의 다리를 집어넣어. 휘젓고 있었다. 그런 엽기적인 상황을 네메시스는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


칼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세레나의 다리를 그곳에서 빼내더니, 대야를 들고. 네메시스 앞에 다가왔다.


“세레나가 발 담근 물이야! 가지고 싶지 않아?”


“육수를 잘못 말한 거겠지... 나에게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 거야? 칼리?”


악의적인 개그에 네메시스는 그렇게 물을 수밖에 없었고, 그 반응에 칼리는 화들짝! 놀라더니,

어디선가 책을 꺼내어. 그 내용을 읽었다.


“이상하다? 분명 수컷들은 사모하는 여자의 발 담근 물을 좋아한다고...”


“그 빨간 책의 내용 따위는 잊어버려. 대체 헤카테는 언제 저런 것을 칼리에게 줘버린 거지?”


확실히 세레나가 발 씻은 물이라면... 나쁘지 않을 지도.... 네메시스는 거기까지 생각한 후.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다. 자신이 아무리 악성의 괴물이라고 하들. 발 페티시즘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칼리는 그런 네메시스의 생각 따위는 모르는 듯이 화사하게 웃으며, 세레나의 다리를 네메시스에게 건네주었다.


“배고프지 않아? 주인님? 여기 먹을 거 있어.”


“........필요 없어.”


“웅? 그럼 내가 먹는다?”


“...그러든지.”


네메시스는 조용히 시선을 돌렸고, 그러자 칼리에게서 오도독! 오도독! 무언가를 씹어 먹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애써 무시한 네메시스는 과자나 씹을 뿐이었다.


“음음! 역시 이족보행의 다리에는 뼈가 많아서. 씹을 때에 바삭해! 연체동물인 쇼거스는 이런 식감이 없어서 지루한데!”


“그건 나도 동의하지.”


네메시스도 필요하면 모든 것을 잡아먹다보니, 그런 차이점 정도는 알고 있었고,

긍정적인 그의 대답에 칼리는 네메시스에게 다가왔다.


“다리 해줘! 다리!”


“그래... 그래라.”


네메시스가 허락하자마자. 칼리는 네메시스의 왼쪽 허벅지로 올라가. 그곳에 앉더니,

곧 탁자에 있는 과자들에 손을 가져갔고, 그 모습을 카르마는 조용히 지켜보았다.


“아빠와 딸?”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 기껏해야. 삼촌과 조카정도가 맞겠지. 실제로도 나와 칼리는 그 정도의 관계니까 말이지.”


그 말과 함께 네메시스는 기다리기 심심한지. 칼리의 트윈 테일을 풀어서. 빗으로 빗겨주길 시작하였고,

그러자 칼리는 눈을 감아. 골골거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휴가 나온 듯이 너무나 평화로운 상황. 그러나 곧 칼리는 눈을 뜨더니, 귀찮다는 듯이 하늘을 바라보았다.


“칫! 놓쳤나? 금방 처리하고 올게. 주인님.”


그 방향으로 1세계의 기척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본체의 시선을 돌리고, 그 틈을 타. 네메시스를 노리는 거겠지.

칼리는 이에 나서려고 했지만. 네메시스는 하지 말라는 듯이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눌렸다.


“웅?”


“머리 흩트려져. 전부 빗어줄 때까진 기다려.”


“...응!”


그러한 아래의 상황과는 별개로 1세계는 그들에게 들리도록 마법으로 외쳤다.


[네메시스!!! 이제 죽을 시간이다!!!!!]


이 정도로 다가온 이상. 거대한 덩치를 지닌 칼리는 자신을 방해하지 못한다!

그 사실에 1세계는 자신의 손에 빛의 창을 만들어내어, 양손으로 든 상태로 네메시스를 향해 돌진해나갔다.


100m. 50m. 서서히 네메시스와의 거리가 좁혀질수록, 1세계가 들고 있는 창에 빛이 더해진다.

이 속도. 그대로 박는다면.. 네메시스는 확실히 죽는다!!!!


채앵!


“.....어째서.”


“내가 말했잖아. 1세계. 너는 결코 나에게 손조차 대지 못해.”


1세계는 자신의 두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네메시스는 칼리의 머리카락을 빗어주면서 가만히 앉아이었을 뿐인데도... 그녀의 창이 그에게 닿지 않았다.


“....무슨 짓이야?”


푸욱!


그녀의 몸통이.. 수 십 개의 나뭇가지에 꿰뚫린다. 그럼에도 1세계는 경악한 눈으로 자신을 이렇게 한 존재를 보았다.


“4세계... 나의 자매여...”


카르마가 1세계의 빛의 창을 자신의 손으로 막는 것도 모자라서, 자신의 등 뒤로 뻗어 나온 나뭇가지들로 1세계의 아바타를 그대로 뚫어버린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자매나 다름없는 존재를 공격했는데도, 아무런 표정변화 없이 1세계의 목을 자신의 손으로 낚아채더니, 그녀와 시선을 마주했다.


“그건... 네메시스가 나의 ‘왕’이기 때문이야.”


“......뭐? 겨우 대표자 때문에... 자매를 공격한다고?”


1세계는 카르마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반응에 카르마는 비웃었다.


“말했을 텐데? 그는 나의 ‘대표자’가 아니라... 나의 ‘왕’이야.”


카르마는 그 말과 함께 1세계의 목을 쥐고 있지 않는 다른 팔로 그녀의 배를 관통했다.


“커억!”


신음성과 함께 1세계의 척추 뼈가 그대로 박살나. 살을 찢고 등으로 빠져나온다. 카르마는 서서히 자신의 손을 빼내더니,

자매에게 미련이 없다는 듯이 육체를 지면에 던졌다.

이걸로 1세계는 한 동안 네메시스에게 손조차 대지 못하겠지. 그렇게 판단한 카르마가 물러나자. 1세계는 겨우 숨을 토해내며, 카르마에게 외쳤다.


“대체... 같은 자매에게 무슨 짓이야!!!! 대체 무엇이.... 널...”


“난 말이야... 나도 과거에는 너희와 같았어.”


“.....”


그 말에 1세계의 시선이 카르마를 향했다. 그녀는 다시 네메시스의 곁에 앉더니, 1세계를 보며 눈을 좁혔다.


“바보 같았지. 나에게 에너지를 주는 주신들이 언제까지나 나와 함께할 거라 생각했어.

그래... ‘그 날’에도 말이야....

처음에는 사정이 있어서 공급이 늦는 줄 알았어.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내가 아무리 굶주려도... 4세계의 주신들은 돌아오지 않았어.

그들은 모두 3세계의 혼돈의 주신. 시온에게 살해당했고, 시온을 막은 창조주도 나를 돌볼 주신들을 보내주지 않았거든..

그래... 난 창조주에조차 버림받은 세계였던 거야... 당시의 나는 이런 사정 따위는 몰라서...

그저 스스로를 향해 계속해서 빌었어.

내가 잘못했으니까 주신들이 되돌아오기를.. 그래... 어리석었던 아이에 불과했으니까...

나는 서서히 죽어가면서... 계속 빌었지... 세계는 식어가고... 에너지 공급이 끊긴 관계로 나는 내 일부를 소화시켜가면서 겨우 삶을 이어나갔지.

그래... 세계들 중 유일하게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거야.

그때의 감정이 상상이라도 돼? 곁에 아무도 없는데... 버림받은 강아지마냥 죽어가는 그 더러운 기분을? 하지만 버림받은 강아지는 결코 주인을 원망하지 않아.

전부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나도 그랬어. 주신들이 돌아올 때까지 생존하기 위해서.. 지능과 사고를 급속도록 발달시켜나갔지.

그렇게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던 어느 날. 나에게 속삭임이 들려왔어. 4세계 주신들의 권한을 멋대로 강탈해서 나에게 말을 걸어온 목소리를 말이야...

그는 나에게 내가 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고, 난 그 방법을 승낙. 현재처럼 변하게 되었지.”


카르마는 자리에서 일어나. 1세계에 다가가더니, 쭈그려 앉아서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너희 자매들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아닌... 내 스스로가 ‘포식자’가 되는 방법을 말이야...”


“.....무슨?”


“난 내 세계로 수많은 이들을 초대했어. 그래.. 윤회의 궤에서 버려진... 나와 같은 이들을 말이지...

물론 공짜는 아니야. 주신들이 자신의 세계에 간섭하는 권한을 응용해서. 그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거든. 그래... ‘능력’이란 이름의 달콤한 덫을 말이야.

어차피 자연 소멸할 운명인 존재들의 영혼으로 육체로 만들어주고, 그들의 무의식적인 신념으로 ‘능력’이란 시스템을 만드는데 성공했지.

그 결과. 그들은 영원한 수명을 얻는 동시에, 강력한 육체. 그리고 능력도 손에 쥐게 되었어.

그래... 나의 생존을 위해 상대를 죽이고, 죽을 수가 있는... ‘괴물’들의 탄생이지...

하지만 그것으로는 나의 생존을 대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어. 이걸로 일시적으로 목숨은 연명하겠지만.. 미래는 알 수가 없는 법이거든.

그래서 난 생각했어. 나에게 유일하게 남아있는 ‘대표자’란 권한으로... 나의 생존을 도모할 수 있는 이를 만들자. 난... ‘대표자’의 권한을 변형하여. ‘왕’이란 것을 만들고는 괴물들의 우두머리들에게 속삭여 경쟁시켰지.

그들 모두가 강력하기 짝이 없는 존재들. 그들은 점점 수가 줄어들어가더니. 결국....”


카르나의 시선이 네메시스를 향하더니, 그녀는 그를 향해 다가갔다.


“그 자리에 어울리는 왕이 탄생하게 되었지.”


네메시스의 무릎에 뺨을 기대어 앉으며 볼을 붉힌다. 그 모습에 1세계는 인상을 찌푸렸다.


“네가 대표자를 변형하여 만든.... 왕이란?”


“나의 ‘모든 것’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이야. 나의 왕이 원하기만 한다면, 모든 괴물들에게 ‘명령’을 내릴 수가 있고, 필요하다면 나에게 도움을 청할 수가 있어.

그러면 그 어떤 상황이라도 난 그를 도와야하고, 그러므로 그를 지키는 일도 당연한 것. 나는... ‘왕의 것’이니까.”


“미쳤군...! 대표자 따위에게!! 너의 모든 것을 다준다고?”


푹!


“큭!”


1세계의 독설에 카르마의 등 뒤로 뻗어 나온 가지들이 길게 늘어나. 위에서 아래로 그녀의 몸을 꿰뚫었다.


“1세계. 입 조심해. 네메시스는 현재 나의 왕이고, 그가 나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이상... 난 그를 죽게 내버려둘 수가 없어.”


“피를 나눈 자매들보다! 그 녀석을 택하겠다는 거냐!!!!”


“응.”


1세계의 원망어린 말에 카르마는 당연하다는 듯이 즉답했다.


“너희는 내가 죽어갈 때. 나에게 에너지를 나눠주기라도 했어? 아니잖아?

너희는 보나마나 아이처럼 어리광을 피우며, 주신들에게 에너지를 공급받았겠지. 그래... 다른 자매인 내가 죽어가는 데도 말이야.

그런 너희들 따위보다... 날 직접적으로 돕고, 내 생존에 도움이 되는 왕을 선택하는 것이 낫지 않겠어?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면...”


카르마는 냉소를 지으며, 1세계를 보았다.


“다른 세계들의 모든 주신들을 전멸시키고, 너희도 나처럼 죽어가도록 나락으로 밀어버리면 되겠는 걸? 안 그래? 나의 왕?

당신이 그렇게 ‘명령’을 한다면 군말 없이 따르겠어. 당신에겐... 그럴 힘이 있어.”


“난 그럴 생각 없다고... 카르마...”


“흐음....”


네메시스의 대답에 카르마는 아쉬운 듯이 콧소리를 냈고, 그 모습에 1세계는 속이 역겨워지는 것을 느꼈다.


“타락했군! 네 년은 타락했어. 4세계!”


“맞아. 타락했지. 이곳에 있는 나도, 네메시스도, 칼리도, 그리고 바깥의 쇼거스도...

우리들은 모두 타락한 존재들이야. 하지만 그거 알아? 1세계?

타락했어도. 이것이 나의 생존에 도움이 된다면. 난 얼마든지 이 독을 마실 거야.”


“너어.....”


“그러니 칼리...”


“네! 엄마~.”


카르마의 부름에 어째서인지. 칼리는 카르마를 엄마라고 부르며, 네메시스의 허벅지에서 내려와 그녀에게 달려왔다. 이에 카르마는 칼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장난은 그만. 나의 어리석은 자매들에게 너의 본래 힘을 보여줘.”


“네에~~! 그럼 최대의 기술로 갈게요~.”


1세계가 들을 수 있던 것은 그것으로 끝. 끈이 끊어진 마리오네트처럼 땅에 쓰러져 있는 1세계를 향해 칼리가 시선을 돌리는 순간. 그녀가 있던 지면에 검은 구멍이 생겨났고, 1세계는 그곳에 자신의 몸이 빨려 들어가는 것을 저항할 수가 없었다.


“젠장!! 또 원점이군.”


그녀가 의식을 되찾으니, 1세계의 눈앞에 2세계와 3세계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은 칼리에게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숨을 고르고 있었다.

반면에 칼리는 자신에게 돌진해온 가스형 행성을 두 앞발로 버티다가. 용의 브레스와 비슷한 걸로 밀어내더니, 아무렇지도 않는 모습으로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좀 더 너희와 놀고 싶은데... 엄마가 너희가 절망하는 걸 보고 싶나봐~. 그러니 보여줄게...]


치지지직! 치지지지지직!!!!!


노이즈 소리가 그들이 있는 모든 공간을 채워나간다. 이에 세계들이 어리둥절하면서 주위를 살펴보니... 쇼거스의 바로 앞에 수많은 빛들이 채워지고 있었고, 그것은 모든 방향에서 볼 수가 있었다.


“뭐야...?”


“항성계 전체를... 채울 정도의 힘이라고...? 그것도 개인이?”


쇼거스의 크기는 엄청났다. 그의 몸속이 항성계라고 착각될 정도였으니까. 문제는... 그 내부 전체를 혼자만의 힘으로 현재 코팅하고 있는 것이 바로 칼리라는 이름의 괴물이었다.

세계들의 물음에 칼리는 깔깔거렸다.


[혼자? 내가 혼자라고? 아하하하핫!!! 미안하지만.... 착각하나본데.. 난 혼자가 아니야.]


칼리의 입 꼬리가 위로 올라간다.


[4세계에 지금까지 죽어간 모든 이들의 힘이... 내 몸 속에서 꿈틀거려! 내가 혼자라고?

아니야... 아니야...!

너희가 자랑하는 것이 필멸자들의 세력의 중심에 있는 힘의 정수라면!

너희가 상대하고 있는 바로 나. 칼리는 괴물들의 세력의 중심에 있는 힘의 정수다!]


하늘의 별을 세는 것이 빠를 정도의 수많은 빛의 구체들. 그것들의 색상을 각각 달랐으며, 빛 하나하나에 기척이 느껴졌다.

그래... 마치 살아있는 생물체들처럼... 모두의 시선이 쇼거스가 있는 바깥쪽을 향한다.

이곳 전체가... 칼리의 힘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아하하하하핫!!! 내가 왜 네메시스 다음가는 ‘악성’으로 타락할 수가 있었는지! 너희들의 눈으로 똑똑히 보여줄게!

이 힘은...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니야! 바로 우리 4세계의 힘이자!!! 내 어머니의 힘!!

그리고 4세계에 꿈을 품고 왔지만, 냉혹한 현실에 짓밟혀져버린 자들의 힘!

이것이 괴물의 힘의 정수일지어리!!!

모든 것은... 우리 괴물들의 송곳니 앞에 갈기갈기 찢어질 것이다!!!!

보아라!!!!! 내 이명이 왜 ‘여명’인지를!!!!!]


쇼거스 내부를 코팅하고 있던 힘들이... 서서히 세계들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하였고, 그 장면은 시야 전체를 메우는 탄막슈팅게임이 떠오를 지경이었다.

오히려 빈 곳을 찾는 것이 어려울 정도의 빽빽한 빛의 쇄류. 하지만 그 사이로 녹색의 빛이 뚫고 들어와. 세계들의 곁으로 섰다.


“그 누구도! 세계님들에게 손을 댈 수가 없다!”


수를 셀 수가 없는 빛의 쇄류. 하지만 세레나에게서 나오는 녹색의 빛은 그녀들을 보호하는 듯이 원형의 구체로 감쌌다. 그렇게 세레나는 사방에서 몰려오는 힘의 쇄류를 막아내기 시작하였고, 그 모습에 칼리는 웃었다.


[아하하하핫!!!! 의지가 없는 꼭두각시라도, 역시 필멸자들의 힘의 정수라는 거야?!

순식간에 소멸해가는 4세계 괴물들의 능력들이 느껴져. 하지만...]


칼리는 웃음을 멈추고, 빛의 쇄류에 저항하는 세레나를 노려보았다.


[4세계로 온 이들의 욕망이 얼마나 무한한지를 너희는 상상조차 못하겠지.. 그래...

‘욕망’. 우리 괴물들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 그것은 결코 채워지지 않기에, 너희 불멸자와 같은 ‘무한’에 도달할 수가 있는 거겠지.

네가 조화 속성으로 막대한 교환비를 자랑하는 것은 알아. 하지만... 유한이 무한에 도달하는 길은 그것만이 아니야. 그러니 버텨봐...!!!]


사방에서 밀려오는 힘의 쇄류에 서서히 녹색의 구체가 줄어들어가고, 그럴수록 외부의 빛은 꺼져갔지만. 어디서 보충되는 듯이 다시 빛이 되살아났다. 무한한 힘의 쇄류.

칼리는 그것을 욕망이라 칭하며 깔깔 웃었을 뿐이었고, 곧 빛들이 하나로 뭉쳐서. 내부에서 저항하는 세계들과 세레나를 둔 상태로 달 크기로 줄어들었다.

그러자 칼리의 모습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파아아아앗!!!


그리고 그녀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곳은... 구체의 아래쪽. 그곳에서 칼리는 서서히 위를 향해 도약하더니, 달 크기의 구체를 향해 입을 쩌억! 벌렸다.


[<종말마저 집어삼키는 괴물들의 ‘욕망’!!!>]


달 크기의 구체를... 칼리가 이빨로 으깬다. 그러자 힘의 균형이 깨져버렸고, 구체 내부의 힘들이 길을 잃었다. 그 결과. 칼리의 입을 기점으로 폭발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렇게 그곳에 있는 모든 것들이... 빛에 휘감겨 모습을 감추어갔고, 쇼거스는 비명을 질렀다.


[아오! 적당히 힘을 쓰란 말이다! 이 망할 여명의 칼리 녀석아!!!!!]


온갖 종류의 4세계 능력들과 속성들이 뒤섞인 폭발이... 마침내 쇼거스 내부를 모조리 채웠다...


작가의말

미친 듯한 위력을 자랑하는 칼리의 활약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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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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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 제 387화 어둠의 주신과 부관. +2 22.08.22 40 3 15쪽
387 제 386화 오메가의 수업. +1 22.08.22 34 4 21쪽
386 제 385화 평화를 위한 길. +1 22.08.22 41 4 25쪽
385 제 384화 이계의 손님들. +1 22.08.22 40 3 26쪽
384 제 383화 어느날 갑자기 불멸자와 괴물이 날 찾아왔다?! +1 22.08.22 39 3 36쪽
383 제 382화 종말자와 괴물. +1 22.08.02 45 3 25쪽
382 제 381화 폭풍 전의 고요함. +1 22.08.02 31 3 22쪽
381 제 380화 마리에게 다가오는 악몽. +1 22.08.02 33 3 33쪽
380 제 379화 타락한 존재들의 회의. +1 22.08.01 48 3 34쪽
379 제 378화 공동의 목적. +1 22.07.12 35 3 23쪽
378 제 377화 비스트들의 여왕의 탄생. +1 22.07.12 39 3 39쪽
» 제 376화 최흉의 비스트. 칼리. +1 22.07.12 35 2 40쪽
376 제 375화 4세계의 심연 속. +1 22.07.12 47 3 30쪽
375 제 374화 비극적인 운명. +2 22.07.11 29 3 38쪽
374 제 373화 잔혹한 현실. +1 22.06.22 34 3 19쪽
373 제 372화 추락하는 악마. +1 22.06.22 33 3 25쪽
372 제 371화 제 3세력. +1 22.06.21 47 3 38쪽
371 제 370화 말리고스. 처참하게 죽다. +1 22.06.08 35 3 35쪽
370 제 369화 눈에서 빔!!! +1 22.06.08 42 3 28쪽
369 제 368화 천 년 전 영웅들의 재림. +1 22.06.08 37 3 38쪽
368 제 367화 악마에 맞서는 필멸자들. +1 22.06.08 27 3 31쪽
367 제 366화 선동과 날조로 승부하자(S.N.S.) +1 22.06.07 26 3 27쪽
366 제 365화 까마귀와 괴물. +1 22.06.07 25 3 30쪽
365 제 364화 세계수 내부에서의 술래잡기. +2 22.05.20 28 3 36쪽
364 제 363화 말리고스의 구출. 하지만... +1 22.05.20 26 3 22쪽
363 제 362화 괴물들의 왕의... 도주? +1 22.05.20 29 3 26쪽
362 제 361화 악마를 사냥하기 위해 날개를 펼치다. +1 22.05.20 23 3 27쪽
361 제 360화 괴물들의 왕에게 맞서다. +1 22.05.19 28 3 41쪽
360 제 359화 야누스의 경고. +2 22.05.04 36 3 24쪽
359 제 358화 대재앙을 막아내다. +1 22.05.04 31 3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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