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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하층민이 기사재능을 타고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강제이
작품등록일 :
2024.02.19 19:39
최근연재일 :
2024.04.06 10:20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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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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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9
글자수 :
287,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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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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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여정의 시작 (4)

DUMMY

망치가 날아들자 도널드는 반사적으로 몸을 숙였다. 그와 동시에 브웨인이 망치의 손잡이를 붙잡았고 그 뒤 스터치가 망치의 머리를 손으로 잡았다.


거의 동시에, 하지만 순차적으로 일어난 보기 드문 볼 거리에 망치를 던진 자는 잠시 그들을 지켜보다 입을 열었다.


“언 놈들이여? 죽을래?”

“할매! 나야!”

“스터치?”

“어르신,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

“낯익은 목소리인데··· 그나저나 친구들을 데리고 와? 죽을래?”


병장기를 조각 내고 있던 그녀의 위압적인 모습에 스터치는 말을 더듬었다.


“그, 그게 말이지···”

“어르신, 낮에 잠깐 뵈었는데 그새 기운을 차리셨군요.”


도널드의 목소리를 한 번 더 듣자 인상을 쓰고 있던 노인은 밝은 표정을 지었다.


“아, 네가 약을 지어줬구나? 고마워!”

“아닙니다. 어르신께서 기운을 찾으셨으니 저희는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늦은 시간에 어딜가?”

“초대받지 않은 손님을 불편해하시는 것 같아 이만 가보려고 합니다. 실례했습니다.”


도널드의 말에 그녀는 그를 향해 큰 걸음으로 다가왔다.


“올 때는 마음대로 지만 갈 때는 아니란다. 집주인이 허락할 테니 여기 좀 있다가.”

“집주인은 누가 집 주인이야!”


노인이 방문을 열고 뛰쳐나오자 그녀는 그의 얼굴을 큼직한 손으로 움켜잡았다.


“내가 노망이 났나? 갑자기 왜 헛것이 들리지?”

“다 죽어가던 처자가 어디서 이런 힘이 나와?”

“여기 죽어가는 사람이랑 처자가 어디 있나? 어쨌든 내가 허락했으니까 쟤들 눈치주지마.”


그녀가 기운을 완전히 되찾은 걸 깨달았는지 노인은 팔다리를 늘어뜨렸다.


“임자, 알겠으니 놔주시오.”

“가서 잡이나 자.”


노인은 힘 없이 방으로 향했지만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버텼다.


“뭐해?”

“임자가 외간놈들이랑 있는데 불안해서 들어갈 수가 있나!”

“재밌는 말을 하네? 내 생각은 좀 다른데? 자네, 이리로 와봐.”


노부인이 도널드를 부르자 그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저 양반한테 가봐.”


도널드가 다가가자 노인은 그와 거리를 두며 물러났다. 그 모습에 노부인은 소리를 내며 웃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지요?”

“네놈은 도대체 뭐하던 놈이야?”

“용병일을 했습니다만.”

“뭔놈의 용병이 장비를 주렁주렁 달고 있으면서 걸을 때 달그락 거리는 소리 하나를 안 내?”


그의 말에 도널드는 눈을 크게 떴다.


“이걸 인지하는 사람은 도통보지 못했는데···”

“암살자 아니냐?”

“아닙니다. 제게 궁술과 단검술을 알려주신 분께서 쓰던 보법 때문에 이런 것 같습니다.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


예의바른 그의 태도에도 노인은 그에 대한 경계를 풀지 않았다.


“이 양반아, 우릴 해하려고 온 놈이 약까지 지어 바치겠냐? 그만 하고 잠이나 자.”


노부인이 노인을 방으로 밀어 넣자 그는 그대로 방으로 던져졌다. 그 뒤 그녀는 그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니들도 가서 자.”

“어르신, 괜찮으시면 나무라도 해 오겠습니다.”


도널드가 예의 바르게 말하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스터치가 어디서 저런 친구를 구해왔데? 그럼 나무만 좀 구해오고 가서 자.”

“네. 어르신.”


세 사람이 나무를 구해오자 그녀는 칼 같이 그들을 쫓아냈다.


“이제 됐어. 가서 자.”

“병장기를 조각내는 일 정도는 도울 수 있습니다.”

“자꾸 들러붙으면 무기 안 만들어 준다?”

“할매! 기억하고 있었구나!”


스터치의 말에 그녀는 힘차게 망치를 내려치며 말했다.


“당연하지! 이 정도 실력이면 네놈이 무기를 들고 설쳐도 걱정 없겠지.”

“사실 기사들은 도널드가 활을 쏴서 죽인 게 더···”


브웨인의 말에 스터치는 그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쳤다.


“하하하, 우리 셋이 보병 스물에 기사 아홉을 잡았어!”

“대단한데? 그나저나 자네는 활을 쏜다고?”

“네. 어르신.”

“그럼 언제 나랑 활쏘기 내기 어떤가?”

“제가 어떻게 어르신과 내기를 하겠습니까? 그저 한 수 알려주신다면 기쁜 마음으로 배우겠습니다.”


침 한 번 안 바르고 듣기 좋은 말을 하는 그의 모습에 스터치와 브웨인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말이 싫진 않았는지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예의 바른 청년이네? 그래도 내기를 해야 재미있지? 다들 어서 가서 자. 내일부터 뭘 해야 할지 모르니 말이야.”


날이 밝자 그들은 가지고 있던 식량을 모아와 노인들을 대접했다.


“보잘것없는 건식이지만 함께 끓여서 먹으면 먹을 만할 겁니다.”

“마음 씀씀이도 어찌나 고운지! 하지만 걱정 마라. 우리집 바깥 양반이 사냥을 잘 하니 뭐 좀 잡아올 거야.”


그녀가 말을 마치기 무섭게 노인이 돌아와 문을 열며 말했다.


“임자, 허탕이야.”

“··· 물을 올릴 게.”

“저희가 하겠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 그녀는 스터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어떤 무기를 원하는 데?”

“자루까지 쇠로 된 창을 원해!”

“무거워서 들기나 하겠냐?”

“그건 걱정 마.”

“통쇠라고 마냥 좋은 건 아니야. 겨울에는 손이 자루에 붙어 버릴 걸?”

“천을 감든 가죽을 감든 알아서 쓸 테니 만들어줘!”


꺾이지 않는 그의 기세에 그녀는 미소 지었다.


“그래, 그건 니가 알아서 해야지. 무게는 어떻게 해 줄까?”

“50파운드면 될 것 같아.”

“미친놈.”


도널드와 노인 부부가 동시에 입을 열자 스터치는 당혹스러워했다.


“왜, 왜 그러는데?”

“양손검도 10파운드 정도인데 50파운드짜리 무기를 들겠다고?”

“난 사람도 가뿐하게 들어올린다고!”

“단순히 들어 올리는 거랑 반복적으로 휘두르는 건 다르지.”

“찌르기가 주무기인 창을 필요이상으로 무겁게 만들 필요도 없고 말이야.”


세사람이 한 마디씩 내뱉자 그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 그럼 할매가 알아서 만들어줘!”


그의 말에 그녀는 웃으며 브웨인을 보았다.


“알았다. 그쪽 잘생긴 총각은 어떻게 만들어 줄까?”

“아니, 임자. 저놈들 것까지 만들어 줄려고?”

“다 죽어가던 처자를 살려줬으니 이 정도는 해줘야지. 안 그래?”

“끙···”


노인이 고개를 돌리자 그녀는 대답을 재촉하듯 브웨인을 향해 턱짓을 했다. 이에 그가 대답했다.


“저도 자루까지 쇠로 된 빌을 가지고 싶습니다.”

“빌? 날을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 줄까?”

“팔시온처럼 넓적하고 한쪽면에만 날이 서있는 형태가 좋겠습니다.”

“이건 뭐, 글레이브에 가깝지 않나?”

“뭐라 부르시든 상관없습니다.”


그의 대답에 그녀는 턱을 매만지며 입을 열었다.


“좋아, 그럼 무게는?”

“100파운드는 되야···”


그의 말에 모두가 침묵하자 그는 얼굴을 붉혔다.


“너희들 힘 좋은 건 알겠는데 상식적인 무기를 써, 알겠어?”

“저는 사람도 잡고 휘두를 수 있습니다.”

“사람이랑 쇳덩이랑 똑같냐? 무기도 제대로 써 본적 없는 놈들이 헛바람만 들어가지고···”


그녀가 노려보자 브웨인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알아서 만들어 줄 테니까 그렇게 알아.”


말을 마친 그녀는 도널드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자, 그럼 우리 똑 부러지는 청년은 어떤 전설의 무구를 원하실까?”

“저는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호오, 얼마나 대단한 무구기에 이 엄청난 기회를 걷어 차는 걸 까나?”


그녀가 손을 내밀자 그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롱소드를 풀어 그녀에게 건넸다. 검을 받은 뒤 그녀는 검을 뽑아 유심히 살펴보았다.


“호오, 괜찮은 검이야. 넌 딱히 뭐 만들어 줄 필요가 없겠다. 활은 어때?”

“활대의 탄성이 조금 떨어졌지만 아직 쓸만합니다.”

“흐음, 검은 괜찮은 걸 들고 다니는데 활은 영, 판이네. 검은 누구한테 물려받은 건가?”


그녀의 물음에 도널드는 고개를 숙였다.


“··· 스승님께 물려 받았습니다.”

“오로라, 행동거지부터 귀티가 느껴지더니 검술사범도 있었고··· 자네는 명문가의 자제신가?”

“친부는 얼굴도 본적 없고 어려서 용병대에 넘겨져 운 좋게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의 말에 그녀는 헛기침을 했다.


“험험, 미안하네.”

“아닙니다.”

“쇳덩이는 있는데 활을 만들 재료가 부족해. 기회가 된다면 꼭 괜찮은 활을 하나 만들어 주지.”

“감사합니다.”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그녀는 노인을 향해 언성을 높였다.


“애들 데리고 무기라도 구경시켜줘.”

“무슨 바람이 불어 이놈들한테 자식들까지 보여준 담?”

“하라면 할 것이지 말이 많아!”


불호령이 떨어지자 노인은 급히 대장간 밖으로 나갔다. 이에 그들은 노인의 뒤를 따라 나갔다. 대장간 옆 창고의 문을 열자 병장기 몇 가지가 그들을 맞아주었다.


범인의 눈으로 보아도 보통의 것들과는 다르다는 게 확연히 느껴지는 무구들의 모습에 그들은 감탄했다.


“대단하군요.”

“그렇지? 이 정도 품질의 무구는 보기 힘들 거야.”

“전부 직접 만드신 겁니까?”

“수집품도 있고 그래.”


노인은 무구들을 보며 꿈을 꾸고 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때 스터치의 목소리에 노인은 상념에서 벗어났다.


“할배! 이거 한 번 휘둘러봐도 돼?”

“안 된다, 이놈아!”

“아, 거참. 더럽게 비싸게 구네!”

“어떤 부모가 자식을 남의 손에 함부로 맡기냐!”

“내가 남이야?”

“남이지 그럼!”


옥신각신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 도널드는 한숨을 쉬었다.


“스터치, 이게 무슨 무례냐?”

“형씨! 형씨도 한 번 휘둘러보고 싶지 않아?”

“나도 장비 욕심이 많은 편이지만 남의 보물을 빌려달라 때 쓸 정도는 아니야.”

“때, 때를 쓴다고? 내가?”

“그럼 뭐냐?”

“말 다 했어!”


스터치가 고함을 치자 창고밖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애들 무기 좀 빌려주고 당신이 좀 봐줘.”

“봐주긴 뭘 봐줘?”

“똑 부러지는 놈 말고 다른 두 놈은 힘이나 쓸 줄 알지 닭 한 마리도 제대로 못 잡을 놈들인 거 알잖아? 당신이 좀 봐주라고.”


그녀의 말에 그는 팔짱은 낀 채 대답했다.


“싫어. 제자를 안 둔지 몇 십년이 지났는데 무슨···”

“내가 노망이 났나? 왜 자꾸 누가 말대꾸를 하는 것 같지?”


그녀의 말에 노인은 벽에 걸려있는 창을 하나 꺼내 들었다.


“귀찮으니 한꺼번에 덤벼라. 애송이들.”


그의 말에 각자 무기를 쥔 채 마당으로 나온 세사람은 노인을 보며 머뭇거렸다.


“진짜 덤벼?”

“오냐. 오너라.”

“어르신, 연세도 있으신데 저 둘을 감당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네놈이 제일 까다로우니 겸손 떨 필요 없다.”


그 말에 브웨인의 이마에 핏줄이 굵어졌다.


“일단 저랑 대련해 보시지요.”

“흠, 한 놈 잡고 나면 좀 나으련가? 오냐, 그럼 덤비거라.”

“그럼 먼저 공격하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브웨인이 할버드를 높게 치켜들자 노인은 창을 내질렀다.


“!”


노인, 아니, 사람의 움직임이라고 볼 수 없는 움직임으로 노인이 창을 뻗자 섬광 같은 속도로 뻗어져 나가는 창의 모습에 세 사람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렇게 브웨인이 반응할 틈도 없이 창촉은 그의 목에 닿을 듯 가까워져 있었다.


꿀꺽.


브웨인이 마른침을 삼키자 그의 울대가 움찔거리면서 창촉에 닿아 핏방울이 맺혔다.


“힘이 장사면 뭐하나 닿기도 전에 죽을 텐데. 이래서 기골이 장대하게 태어난 놈들은 대성하기 힘들어.”


노인이 창을 거두자 브웨인은 할버드를 늘어뜨렸다.


“한 수를 더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상대도 안되는 놈이 무슨··· 그냥 셋이서 덤비거라.”

“할배가 이 정도 실력자인지는 몰랐네.”

“스터치는 어르신을 알고 지냈고 나는 몸놀림이 빠른 편이니 우리 둘이 어르신을 붙잡으면 네가 일격을 날려.”

“알겠네.”

“알았어. 형씨.”


도널드의 지시에 노인은 흥미롭다는 듯 턱을 매만지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오호, 이제 한낱 노인이 아닌 사냥감을 보는 듯한 눈빛이구먼.”

“사냥이 아닌 생존을 위한 싸움입니다.”

“말은 겸손하다만 눈은 그런 게 아닌 것 같은데?”

“상대를 안심시키되 기세를 잃지 않는 게 싸움에 돌입하는 자세라고 배웠습니다.”

“훌륭하군. 이러니 네놈에게는 절대 방심할 수 없지.”


그 말과 함께 한낱 촌부였던 노인이 범상치 않은 기세를 내뿜기 시작했다. 노인의 분위기가 바뀌자 세사람은 진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형씨, 혓바닥을 잘 못 놀린 것 같은데?”

“인정하지.”

“어차피 우리가 어르신을 상대해야 하는 건 변함이 없네.”

“젊은 놈들이 혓바닥이 길어. 어서 덤벼.”


노인의 말에 세사람은 시선을 교환한 뒤 노인에게 달려들었다.


***


브웨인의 할버드를 밟고 있는 노인은 자신의 창으로 스터치의 목을 겨누었다. 노인의 겨드랑이 사이로 빠져나온 스터치의 창은 브웨인을 겨누고 있었고 도널드는 노인에 의해 팔이 꺾여 완전히 제압당했다.


“이, 이게 무슨···”

“작전은 그럴 듯했지만 연계가 전혀 되지 않으니 이런 묘기를 부릴 여유도 있는 거다. 이놈들아.”


노인이 세사람을 놔주자 그들은 자연스럽게 노인의 앞에 정렬해 바로 섰다.


“너희 모두 연계를 해 본적이 없겠지. 머리 긴 놈이랑 멍청한 놈은 힘만 믿고 설치느라 연계와는 거리가 멀 테고 똘똘이 녀석은 활 들고 설치느라 단독행동을 주로 했을 테니 말이야.”


그의 말에 두사람은 침묵했다. 이에 도널드가 대신 대답했다.


“맞습니다.”

“이럴 땐 오히려 함께 싸우는 게 독이 될 수 있어. 저 놈들이 무기 좀 다룰 줄 알았다면 내가 고전했을 거고 너희가 연계가 가능했다면 내가 필히 졌겠지.”


노인의 말에 브웨인이 자리에 엎드렸다.


“어르신, 제게 무예를 가르쳐 주십시오.”

“임자가 봐주라고 했으니 좀 봐줄 게.”

“감사합니다.”

“너는 뭐라도 안 하냐?”

“할매가 그냥 가르쳐 주라고 했잖아.”

“너는 예의라는 게 없어.”


노인이 혀를 찬 뒤 도널드를 보자 그는 고개를 숙였다.


“어찌 사내가 두 스승을 모실 수 있겠습니까?”

“허, 얼마나 대단한 스승이길래 내 가르침을 거부해?”

“한낱 용병대의 대장일 뿐이지만 제겐 은인입니다.”

“마음씨는 곱다만 의리가 세상만사를 전부 해결해 주는 건 아니야. 기회가 있다면 배워야지. 궁술이랑 네 특이한 보법, 그리고 단검술도 스승이 알려준 거냐?”


그의 물음에 도널드는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아닙니다. 함께 익혀도 좋다는 허락이 있어서 같이 익혔습니다.”

“그럼 가서 허락을 받아오던가. 넌 마음에 드니 언제든지 오면 알려주마.”


노인의 말에 도널드는 자신의 검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


“그는 이 검을 제게 맡기고 죽었습니다.”

“어··· 미안.”


분위기가 엄숙해지자 노인은 헛기침을 하며 말을 꺼냈다.


“험험, 그래도 검술사범이 꽉 막힌 사람은 아닌 가보네. 대부분의 스승은 제자가 대성하길 바라지. 나를 스승으로 모실 필요는 없으니 기술이라도 좀 익혀보진 않겠나?”


그의 말에 도널드는 드피서를 떠올렸다. 그는 자신이 스미스와 대련하는 것을 굳이 막지 않았다. 그리고 스미스는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기꺼이 배우라고 그를 가르쳤다.


“그렇다면 감사히 배우겠습니다.”

“좋아, 그럼 해결된 거지?”

“네.”

“어, 할배.”

“네. 스승님.”

“그럼 일단 이놈들 기본기부터 가르칠 테니 똘똘이 너는 좀 쉬고 있어라. 너는 이 놈들만큼 강골은 아니잖냐.”

“알겠습니다.”


도널드가 잠시 앉아 쉬고 있자 대장간에서 나온 노부인이 그의 곁에 다가왔다.


“할 일 없으면 활쏘기 내기 어때?”

“좋지요.”


그의 말에 그녀는 멀리 있는 나무를 가리켰다.


“저걸 맞추면 돼.”

“여기서 800피트는 될 것 같은데요? 제 활로는 무리입니다.”

“나는 될 것 같은데?”

“이걸로는 700피트도 힘듭니다.”


도널드의 말에 그녀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내가 맞추면 어떻게 할래?”

“이 활로 말입니까?”

“물론이지.”

“맞추시면 맞추신 거죠.”


심드렁한 그의 표정에 그녀는 미소를 잃지 않은 채 고개를 저었다.


“재미없는 녀석. 활 줘봐.”


도널드가 활을 건네자 그녀는 매듭이 달린 막대기 하나를 꺼냈다. 그 뒤 매듭을 손가락에 건 뒤 막대를 시위에 걸었다.


“그게 뭡니까?”

“이거? 솔레나리온이라고 들어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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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브란호스 국경지대 전투 (3) 24.04.01 125 7 13쪽
42 브란호스 국경지대 전투 (2) 24.03.28 143 7 15쪽
41 브란호스 국경지대 전투 (1) 24.03.27 173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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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여정의 시작 (10) +1 24.03.13 318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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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여정의 시작 (8) 24.03.11 338 12 13쪽
23 여정의 시작 (7) 24.03.10 362 14 14쪽
22 여정의 시작 (6) +1 24.03.09 375 1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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