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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악마 3권] 너의 그 작은 티끌까지도 나에게 바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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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문학과 순수문학의 소통, 도서출판 청어람

도 서 명 : 악마 3권

저 자 명 : 신동휘

출 간 일 : 2008년 7월 14일

죽음[死]을 죽음[死]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방황하는 망혼(亡魂)들아.

네 존재 의미에 있어 가장 귀한 것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라!

세상[世]으로부터 격리된 지독한 원념(怨念)들과

세상[世]으로부터 낙오된 늦어버린 한탄(恨嘆)들을!

나는 아직 살아 있다.  아직 나는 살아 있는 것이다.

네 속에 자리한 그 작은 티끌까지도

너는 나를 위해 바치거라!

신동휘 新무협 판타지 장편소설 『악마』제3권 회상(回想).

第一章  회상, 그 첫 번째 이야기

가아아아아.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너울거리며 주변을 장악해 가는 그것은 분명 무거웠다. 모든 것이,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이 무거워 보였다. 바닥에 들러붙은 채로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는 듯했다.

그토록 단단하게 가라앉은 공기 사이에서 아스라이 들려오는 풀잎 소리,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그 소리마저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었다.

일행들은 자꾸만 숨이 막혀왔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무언가 아른거리는 것이 보였다.

자박!

그때 들려온 작은 발자국 소리에 모용혜가 흠칫 놀랐다. 여전히 같은 보폭으로 걷고 있는 장천휘가 보였다. 그가 아득하게만 보였다. 분명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그였지만 까마득하게 보이는 것이다. 어째서일까?

문득 냉정해 보이는 그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조금은 야윈 뺨과 굳게 닫힌 입술이 딱딱하고 메마르게 느껴졌다. 마른장작을 보면 저런 느낌이 나는 걸까? 까닭 모르게 가슴이 아려온다.

“망각이란 언제나 일방적인 것이지. 당연한 거야, 그건.”

장천휘가 중얼거리듯 내뱉었다. 그의 입가를 살짝 스치고 지나간 웃음은 어둠 속에서 힘을 잃어가는 촛불처럼 희미했다. 한순간 일행은 소름이 스륵 끼쳤다.

그 웃음을 보고 있으니 그가 텅 비어버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이름 모를 영혼이 그의 몸을 장악하고는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장천휘라는 껍데기만 남은 채, 그의 영혼이 사라져 버린 기분이었다. 알 수 없는 상실감이 찾아왔다.

제1장  회상, 그 첫 번째 이야기

제2장  현실, 그리고 그의 저주

제3장  회상, 그 두 번째 이야기

제4장  귀안공자(鬼眼公子)

제5장  회상, 그 세 번째 이야기

제6장  스러진 삶과 죽음의 경계

제7장  회상, 그 네 번째 이야기

제8장  뜻밖의 적들과의 조우

제9장  망자(亡者)와의 대화

제10장  회상, 그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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