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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명 : 북천십이로 9권 완결
저 자 명 : 허담
출 간 일 : 2013년 3월 13일
ISBN : 978-89-251-3205-1


먼 시간을 돌아 인간 세상에서 사라졌던
두 개의 신경이 다시 사람의 손에 들어왔다.

신경의 정한 운명의 끈에 이끌려
두 남녀가 패자와 검노의 길을 걷는다.

북천십이로!

야망과 탐욕, 비정과 정염으로 가득 찬
두 남녀의 강호행이 지금 시작된다.

허담 新무협 판타지 소설 『북천십이로』제9권 완결 - 운명

제1장 만남

숲이 죽음으로 가득했다. 적아의 구분이 없는 혼전이 반나절 동안 이어졌다. 피가 대지를 덮었다. 인간이 인간일 수 없는 시간이 흘렀다. 석요송은 그 속에 있었다.

“죽엇!”

석요송의 눈에 살기 번들거리는 눈으로 금문의 장로 무탕과 겨루고 있는 천왕신이 들어왔다. 그는 이미 석요송에게 부상을 입은 몸이므로 무탕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아니 싸울 수도 없는 지경이다. 금문의 구원대가 단심맹의 퇴로를 끊었기에 도주할 길이 없었다. 눈치 빠른 공손을 정도가 몸을 뺀 유일한 사람이었다.

추가락은 이미 고혼이 되어 있었다. 그를 벤 사람은 금무해 본인이었다. 금무해의 유한 성정 속에 숨어 있던 무인의 본성이 터져 나오는 순간 추가락은 자신의 목숨을 지켜낼 수 없었다.

당금 무림의 천하제일문 금문의 명성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일단 승기를 잡자 금문의 고수들은 처음과는 전혀 다른 고수들로 변모했다. 여전히 숫자로 보면 단심맹의 고수들이 많았으나 전세가 일변하자 금문의 고수들은 일당백의 용사로 거듭나 단심맹의 고수들을 베어 넘겼다.

그 중심에 있는 금무해는 그에 걸맞은 무공을 드러내며 추가락을 베고 십여 명의 단심맹 고수를 벤 후 태산처럼 우뚝 서서 전장을 호령하고 있었다. 이쯤 되면 석요송이 이 싸움에 관여할 필요는 없다. 석요송이 천천히 전장에서 물러나기 시작했다.

“어딜 가요?”

옷에 선혈이 낭자한 금불현이 석요송 곁으로 다가서며 물었다. 석요송이 고개를 돌렸다. 금불현의 눈에 살기가 어른거린다. 이 숲에서 일어난 피의 광란이 금불현조차도 변화시킨 것이다. 석요송은 한순간 소름이 끼쳤다. 금불현에 대해서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섬뜩함이다.

사람은 누구나 그 내심에 이런 살기를 숨기고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다가 한 계기를 만나면 그 살기를 토해내며 살귀로 변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석요송이 몸을 떨었다.

“왜 그래요? 다쳤어요?”

석요송의 표정이 심상치 않자 금불현이 석요송의 팔을 잡으며 물었다. 그런데 그 순간 석요송은 금불현의 눈에 깃들어 있던 살기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오직 석요송을 걱정하는 애정 가득한 눈빛을 보았다. 따뜻한 눈빛이다.

“아! 사람이라…….”

석요송이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무슨 말이에요?”

뜻 모를 석요송의 말에 금불현이 급히 소리쳤다. 필시 석요송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아니야, 금 매. 아무 일도 없어. 그런데 이젠 조금 물러나 있어도 되지 않을까?”

제1장 만남
제2장 차유
제3장 큰 그물을 치다
제4장 암중혈투
제5장 유인(誘引)
제6장 끊을 수 없는 인연
제7장 백림(白林), 피로 물들다
제8장 금문인검(金門人劍)
제9장 전설의 부활
제10장 오경의 운명
종장